2005년 1월 20일 (목) / 제 78 회
◎ 아직도 '야한 여자' 가 좋다! - 판화전으로 돌아온 마광수 교수
소설 '즐거운 사라' 에 대한 음란물 판정, 그에 이은 구속으로 세간
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마광수 교수가 돌아왔다. 이번에는 문학
이 아닌 미술이다. 18년 지기 우정을 이어가는 판화가 이목일과 함
께 판화전을 준비 중인 마광수 교수. 지난 2000년 연세대 국문학
과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 2003년 부교수로 강단에 복귀하기까지
심한 우울증과 대인기피 증세를 보이며 사회적인 노출을 피해왔
다. 지난 92년부터 지금까지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그에게 친구
가 되어준 건 미술이었다고. 2005년 재기를 노리는 그가 미술을 선
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여자(즐거운 사라)를
잘못 만나 통째로 잃어버린 40대' 라고 회고하는 마광수 교수, 하
지만 아직도 그는 '야한 여자' 가 좋다고 한다. 이런 생각을 담은
산문집 출간과 판화 전시회 준비까지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마
광수 교수와 그의 재기를 돕는 판화가 이목일을 함께 만나본다.
◎ 우리 문학과 문예지가 걸어온 길
1920년대 최초의 시 전문 동인지 <장미촌> 이후 문예지는 한국문
학에서 독특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최초의 자유시 '해에게서 소년
에로' 가 게재되었던 <소년>을 비롯해, <창조> <폐허> <백조> <
조선문단> <동명> 등의 문예지는 1920년대 한국 문단을 이끄는
중요한 장이 되었다. 이런 문예지들이 차지하던 역할은 현대에 이
르러 변화를 겪었는데, 한국전쟁 이후 문화의 공백기에 창간되어
올해 50주년을 맞은 <현대문학>은 전후 한국문단에서 주류세력으
로 자리 잡았다. 이후 4.19 세대가 문학으로 진입한 이후인 70년대
부터 <창작과비평> <문학과지성>등의 문예지는 문학뿐 아니라
당대의 사상에도 영향을 끼쳤다. 90년대 이후부터 문예지는 새로
운 위상을 모색해왔고, 새롭게 창간된 문학전문지들은 젊은 작가
들을 계발하면서 자신의 몫을 다져왔다. 영상세대가 주인공인 21
세기가 되면서 문학이 젊은 세대들에게 상대적으로 외면을 받으면
서 문예지는 존립의 위기를 맞고 있다. 결호 없이 600호를 내고 창
간 50주년 기념 행사를 준비하는 현대문학사를 찾아가 문예지가
겪어온 반 세기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문학평론가 김윤식 교수, 구
인환 교수에게서 한국의 문예지에 대한 이야기도 듣는다.
◎ 동구리 아빠 권기수의 동그란 꿈
동그란 얼굴에 까치머리, 기쁘거나 슬프거나 한결같이 웃는, 얼굴
깡통 로봇 같은 몸뚱이를 가진 캐릭터 '동구리'. 1년 내내 각종 미
술 전시장에서 심심찮게 마주치는 예술 캐릭터인데... '동구리' 하
나로 미술계 주목받는 젊은 작가가 된 작가 권기수씨.
그의 작품에 '동구리'가 등장한 것은 지난 2001년. 동양화를 전공
한 그가 작품 속 인물을 표현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발견해낸 것인
데... 이후 설치작품부터 회화, 애니메이션까지 변화무쌍한 '동구
리'의 활약이 펼쳐지면서 대중들도 '동구리'를 좋아하게 된 것. 열
쇠 고리, 핸드폰 줄 등 캐릭터 상품으로도 인기가 좋아서인지 미술
계에선 작가 권기수씨를 팝아트 작가라 규정짓고 있는데... 이에
더욱더 "동구리는 동양화다"라 외치는 화가 권기수씨 그의 이유있
는 항변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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