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27일 (목) / 제 49 회
◎ 한글 타이포그래퍼 안상수
도심 속 거리간판에서 지하철, 주민등록증까지 대한민국 국민이
면 모두 다 알 수 있는 한글로 씌여진 문자들인데... 백성을 가르치
는 올바른 소리, 훈민정음. 세계에서 유일하게 탄생의 기원을 알
수 있는 과학적, 독창적 문화유산을 읽는 문자에서 보는 문자로의
변화를 꾀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인상수체의 안상수 한글 타이포
그래퍼. 1980년대 초반부터 안상수체를 비롯해 '이상체' '미르
체' '마노체' 등 다양한 서체개발을 통해 한글의 태생적 제약으로
일컬어지는 네모를 탈피하면서 그간 한글이 가진 경직성을 파괴했
다는 평을 듣고 있는데.. 한글을 이용해 편집 디자인의 개성을 살
린 무크지 <보고서/보고서> 등 한글로 할 수 있는 모든 것, 한글
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상상하며 실험해보는 열정의 예술
가 안상수 씨를 만나보고 최근 네티즌들 사이 또 하나의 문자로 인
정받는 '이모티콘' 에 대한 가능성도 고민해본다.
◎ 대중의 정서를 담은 '이발소 그림'
- 모던뽀이 이건수의 그림 읽기
호랑이, 돼지, 산수화 등 어렸을 때 친구 집이나 동네 이발소, 다방
에서 한번쯤 본 그림들. 우리의 정서를 대변하는 그림은 어쩌면
고흐나 피카소의 명화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접하는 이런 그림들
이 아닐까? 흔히 '이발소 그림' 이라 불리는 상업 그림들은 그 시
대 대중의 정서를 가장 잘 담고 있음에도 '대량 생산'이라는 이유
로 폄하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무명화가들의 작업장이자 '한국의
몽마르트르' 라 불리는 삼각지. 미군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면서 생
겨나기 시작한 이 거리는 90년대 천여 호에 이르는 화실이 번성할
만큼 붓칠만 해도 잘 팔리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경제사정 악화
와 중국 그림의 유입 등으로 지금은 하나, 둘 문을 닫고 현재 60호
정도 남았는데. 이곳엔 간판 그림을 시작으로 70년대 수출 그림,
이후 상업 그림에 이르기까지 그림과 함께 나이를 드시는 분들이
있다. 3, 40년 그림 인생이 말하는 '이발소 그림' 인생들.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붓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돈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그
림을 그리고 싶은 열망 때문이라고... 그런가하면 '이발소 그림'
천여 점을 모아 전시회를 열고, 책을 낸 박석우 씨. 고등학교 미술
교사인 그는 '이발소 그림' 이 조선시대 민화에서 시작돼 90년
대 '유치함과 값싼 정서를 가진 미술품', 키치의 개념으로 논의되
기까지 '이발소 그림' 에도 역사와 유행이 있다고 말하는데... 작가
적 정신을 담은 한 장의 그림보다 정서의 공유를 나눌 수 있는 대
량의 그림을 그려낸 삼각지의 화가들과 '이발소 그림' 이 갖는 문
화적 의미에 대해 월간미술 편집장 이건수와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 닫힌 공간이 아닌 열린 마당에서 - 야외 전시, 공연들
칭얼대는 아기를 당당히 안고 슬리퍼를 끌며 공연을 관람하고, 전
시장의 창백한 조명 대신 생동감넘치는 자연햇살 아래 작품을 감
상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야외에서 펼
쳐지는 전시, 공연들. 주말,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을 소개한
다.
1) 유니버설 발레단의 봄빛발레축제 - '시민들과 친해지는 행사'
를 마련하기 위해 5월 한 달 동안 주말마다 펼쳐지는 유니버설발레
단의 봄빛 발레축제. 지난 주말엔 1000여 명의 가족들이 몰릴 만
큼 시민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전단원이 출연해 '발레 속의 동물
캐릭터' '발레 속의 동양' '고전발레와 신고전발레' 등 매주 다른
테마로 간단한 해설과 함께 공연될 예정.
2) 야외설치미술전 <미술관 '봄' 나들이>- 서울시립미술관이 처음
으로 시도하는 야외설치미술전으로 기린과 표범, 호랑이 모양의
조각작품이 의자를 대신하고 행사 홍보를 위한 현수막, 정원수 등
도 모두 작가의 작품이라고. 자연과 시설들 사이에 숨어있는 작품
들을 찾아 감상해 보는 재미가 있다. 3) 3일간의 대장정, 황해도 정
통 꽃맞이 굿을 국립국악원 야외무대에서 느껴본다.
◎ 문화현장
<미술관 봄 나들이> 전
현수막부터 의자까지 모두 작품인, 자연과 생활 속의 미술을 보여
주는 야외전시 소개.
<봄빛 발레축제>
야외 무대에서 매주 다른 테마로 열리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공연
소개.
<황해도 꽃맞이 굿>
신명나는 굿판으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멋을 전하는 열린마당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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