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 4일 (토) / 제 30 회
▣ 28번째 사과나무 장학생 - 문산여고 김지나 양(3학년)
"솔직히 대학에 붙는 것 보다 떨어지는 게 마음 편할 것 같아
요."
28번째 사과나무 장학생은 문산여고 김지나 양(문산여고 3학년)으
로, 그녀는 올해 수시 1학기로 대학 지원을 했다. 여느 아이들 같으
면 한창 면접 준비에 여념이 없을 이 시기에 지나 양은 아르바이
트 구하러 다니기 바쁘다. 어떻게든 대학 등록금을 제 손으로 마련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나 양은 친구들 사이에서 짠순이로 통한다. 고등학교 3년 내내 1
시간 걸리는 등교길도 회수권이 아깝다며 걸어다녔고, 수시 전형
료 7만 원이 부담되어 일주일에 500원씩 저금을 하며 적은 돈도 아
껴 썼던 그녀다.
지나 양이 이렇게 짠순이로 생활했던 이유는 바로 자신이 어릴 적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홀몸으로 삼남매를 키운 어
머니 때문이다. 자식 공부만큼은 빚을 내서라도 시키겠다고 온갖
궂은 일은 도맡아 했다.
지금은 유치원 선생님인 언니의 벌이가 집안 수입의 전부인데, 없
는 집안 형편에 대학 포기하겠다는 지나 양에게 손사래를 치시며
노심초사하시는 어머니의 "포기하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하라" 말에
지나 양은 화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나 양은 불편해진 자신의
몸 때문에 자식들에게 부담이 될까봐 노심초사하는 어머니의 마음
을 알게 되었다.
대학진학을 앞둔 지나 양은 '사회복지사'라는 꿈을 꼭 이뤄서 어머
니에게 웃음을 안기고 싶어졌다. 이에 <사과나무 장학금>에서는
지나 양의 꿈을 응원하고, 지나 양과 그녀의 어머니를 위한 깜짝
선물을 마련했다.
▣ 내 인생의 사과나무 - 무술감독 정두홍 1편
"나는 나를 믿는다!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 끈기와 오기로 마침
내 움켜진 성공, 대한민국 최고의 무술감독 정두홍
부러지고 터지고 깨지는 일이 직업이라면 누가 과연 그 일에 목숨
걸고 덤벼들까? 쇄골이 부러져 쇳대로 간신히 이어놓고, 허파 파열
로 한 움큼의 피를 쏟아낸 것도 모자라 어깨뼈는 12개의 볼트를 박
아놓을 만큼 부스러졌고, 척추 관절 5개는 인조 관절로 교체해야
한다는 진단까지 받으면서도 아직 멀쩡하게 살아서 움직이는 사람
이 있다면 과연 믿을 수 있을까? 그런데 이런 사람이 바로 우리 옆
에 있다. 현재 대한민국 최고의 무술감독으로 통하는 정두홍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정두홍 씨는 가난한 시골 농가의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우연하
게 시작한 태권도로 대학까지 마친 후 선배의 권유로 스턴트맨을
시작했다. 그러나, 액션배우의 꿈을 품고 시작한 첫 작업에서 그
는 전혀 인정받지 못했다. 선배의 짐가방만 들고 다니기를 몇 달이
었다.
지고 못사는 그의 오기가 고개를 들었고, 하루 세 시간씩 자면서
도 오직 운동 만으로 자신을 단련시켰다. 그 결과, 그는 영화 <장
군의 아들>에서 스턴트맨 '정두홍'이란 이름 석자를 당당하게 각
인시킬 수 있었다. 그 후 그는 최연소 무술감독이란 기록까지 낳으
며 승승장구했고, '정두홍은 한국 영화의 역사와 함께 한다'는 찬
사가 있을 만큼 최고의 무술감독으로 인정받고 있다.
몸으로 뛰는 사람들의 위치가 아직은 열악하기만, 한국 영화계에
서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강한 집념과 오기로 버텨온 정두홍 씨
의 17년을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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