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14일 (토) / 제 29 회
▣ 방학특집 사과나무 장학금 - 조선족 ③
▶ 사과나무 장학금 중국을 가다, 마지막 시간.
- 조선족 완전 중학 이봉화양.
90년 역사를 가진 조선족 완전중학을 찾았다. 일제시대 항일 운동
가들이 민족의 뿌리를 지키기 위해 피땀으로 일군 학교에서 우리
의 아이들을 만났다. 턱없이 열악한 환경에 일선 선생님들이 푼돈
을 모아 학교 시설 수리비를 모으고,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
해 아이들은 조선어 배우기를 멈추지 않는데.. 사과나무 장학금 조
선족 장학생 발굴 대 프로젝트 그 마지막 시간. 올해 조선족 완전
중학을 최상위 성적으로 졸업하고 길림북화대학에 합격한 이봉화
양의 이야기가 방송된다.
21세기를 살아가는 먼 땅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 이제 우리가 귀기
울여야 할 때이다.
▶27번째 사과나무장학생 조선족 완전중학 이봉화양
심양의 한 커피?에서 만난 이봉화양. 봉화양은 24시간 일하고 24
시간 쉬는 중노동을 하며 돈을 벌고 있다. 올해 길림북화대학의 회
계전문과에 합격했지만 대학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한 터였다.
아버지가 벽돌공장에 다니던 어렸을 때만 해도 생계를 잇기가 빠
듯하지는 않았다. 한족의 공장에서 착실히 일하다가 독립해 꾸렸
던 공장이 망하자 아버지는 술에 의지해 시름을 달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봉화양의 가족들에겐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
했다.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잘하던 봉화양을 위해 오빠는 진학을 포
기한 채 여동생을 위해 일찍 돈을 벌러 나갔고 어머니도 가족의 생
계비를 위해 10년째 외지를 떠돌고 있다.
동생을 위해 꿈을 포기 한 오빠, 온갖 고생을 다하며 편한 잠자리
한 번 가져 본 적 없는 엄마를 위해 봉화양은 3년간 누구보다 열심
히 공부했다. 19세 소녀가 꿈을 위해 가는 길은 그만큼 모진 결심
이 필요한 것이었다. 3년 간 불 꺼진 복도에서 창 밖의 빛으로 책읽
기를 멈추지 않았고, 한 가지 옷으로 3년을 버티면서도 봉화양은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가족들에게 감사했다.
사과나무 장학금 취재진이 봉화양과 함께 “가족 상봉”에 나섰다.
반년에 전화 목소리 한 번으로 가족의 끈을 놓지 않았던 가족들..
그러나 봉화양의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차가 물에 잠길 정도로 물난리가 난 것. 천신만고
끝에 찾은 어머니와의 짧은 해후 그리고 알코올 중독증인 아버지
를 만나러 가는 길. 그리고 가족 상봉. 조선족 한인 3세 19살 이봉
화양의 길을 함께 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절대 절망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겠다는 우리의 딸, 봉화양을 사과나무가 응원한다.
▣ 내 인생의 사과나무
▶ 나는 누가 뭐래도 내 갈 길을 간다!
우리 시대의 대표작가로 떠오른 늦깎이 소설가
- <칼의 노래> 저자. 김훈 (56)편
침체된 경기와 우울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혹자들은 요즘 같은
때가 바로 ‘영웅’이 필요한 시대라는 말을 종종 한다. 그래서일까.
역사 속 인물 ‘이순신’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그 관심의 촉매제 역할은 소설 <칼의 노래>였다. 노무현 대통령
의 추천도서라는 명성을 안고 다시 서점가를 휩쓸며 베스트셀러
가 된 소설, 그 소설을 쓴 작가 김 훈. 그가 이번주 ‘내 인생의 사과
나무’ 주인공이다.
김 훈은 나이 쉰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장편 셋과 단편 하나를
쓴, 신인이라면 신인이랄 수 있지만 평생 글을 쓰면서 밥을 벌어먹
고 살았던 ‘글쟁이‘ 이긴 했다. <한국일보> 입사를 시작으로 17년
간 언론인으로 일해왔기 때문이다. 독립운동가 출신인 그의 아버
지 김광주씨 또한 문인이자 언론인. 마치 오늘의 김훈의 삶이 아버
지의 그것과 닮아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그는 기자
가 된 것도, 소설을 쓰는 것도 신념이나 사명이 아닌, 오로지 먹고
살기 위해서라고 잘라 말한다. ’해방동이‘였던 김훈은 어려서부터
지독한 가난을 경험했고 돈이 없어 대학을 그만두기까지 했다. 그
의 인생에서 먹고사는 문제, ’밥‘은 최고의 화두였다. 그러나 먹고
사는 문제에 불과한 글쓰기에 그는 왜 그렇게 사력을 다하는 걸
까. <칼의 노래>를 쓸 당시, 여덞 개의 이가 저절로 빠져 버릴 만
큼 몰두했고 빠진 이를 쓰레기통에 집어 던지면서도 계속 글을 썼
다고 한다. 컴퓨터가 일상화된 요즘, 아직도 연필과 지우개를 양손
에 들고 원고지에 한자한자 적어 가는 고집스런 작가, 그런 고집으
로 ’동인문학상‘과 ’이상문학상‘ 연속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룬 김훈
의 사과나무는 과연 무엇일까? 더운 여름, 선풍기 하나 없는 작업
실에서 종일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는 김훈을 김성주 아나운서가
만난다. 그리고, 그가 즐겨 찾는다는 수원 남한산성으로의 짧은 자
전거여행도 함께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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