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8일 (목) / 제 25 회
1. 내 인생의 사과나무 - 연극배우 윤석화
▶ 소녀의 웃음을 간직한 영원한 연극배우- 윤석화(49)편
강함과 부드러움을 이름으로 간직한 여자가 있다. 그는 석화(石花)
라는 이름만큼이나 꺽일 듯 부러질 듯 연약해 보이지만 절대 쓰러
지지 않는 강한 집념을 가지고 무대를 지켜왔다. 그를 만나는 사람
들은 쉰이라는 그의 나이에 놀라고, 쉰이라는 나이에도 여전히 열
정적으로 살고 있는 그의 모습에 또 한번 놀란다. 그런 그가 오랜
만에 무대에 선다. 그 무대에서 그는 연출을 맡았고 20대의 여자
주인공 역할까지 해낸다고 한다. 최고령(?) 여자 주인공으로 화제
가 되고 있는 뮤지컬 ‘토요일밤의 열기’ 준비에 한창 바쁜 윤석화.
가스가 떨어져 라면조차 끓여먹을 수 없을 정도의 가난까지 경험
했지만 연극은 배고픈 예술이란 편견에 맞서며 TV로, 영화로 무
대를 옮겨간 선후배의 빈자리를 묵묵히 지켜온 그의 열정은 어디
서 나온 것일까? 악성 기관지염과 인후염으로 ‘더 이상 공연을 할
수 없다‘는 의사의 만류에도 병원과 무대를 오가면서 공연을 해냈
던 지난 30년간 그는 그렇게 무대를 벗어난 ‘윤석화’의 자리를 알
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그는 ‘수민이 엄마’라는 새로운 자리에 너
무나 행복해 한다. 수민이는 1년 전 입양한 아들. 윤석화는 수민이
를 위해 틈틈이 육아일기를 쓰고 아들을 위한 연극을 만들기 위해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란 대본도 쓰고 있다. 이제는 무대 외에 그
의 전부가 돼버린 아들 수민이에 대한 윤석화의 사랑은 뒤늦게 찾
아온 그의 소중한 행복이다. 무대 안팎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러나 여전히 보조개 띈 소녀의 웃음을 간직한 배우 윤석화의 오
늘을 있게 한 사과나무는 무엇일까? 뮤지컬 연습에 오늘도 땀 흘리
며 열정을 쏟아 붓고 있는 윤석화를 김성주 아나운서가 만난다.
2. 무료 이사 해 드립니다 - 경기도 구리시
김일남, 김보배씨 부부
<무료이사 해드립니다> 열 한번째 주인공은 7월 2일 결혼 한지 38
년 만에 처음으로 내 집을 갖게 된 김일남(63)씨, 김보배(60)씨 부
부다. 부부는 1967년 양가 친지의 소개로 만나, 20일 만에 결혼을
하고 시골로 내려가 농사를 지었다. 시골로 내려간 직후 시작된 시
집살이.. 당시 어머니 김보배씨는 농사를 지으시는 시부모를 대신
해 4살짜리 시동생부터 고등학교에 다니는 시누이까지 6명이나 되
는 아이들 뒤치닥거리를 해야 했고, 집안 살림을 도맡아야 했다.
그렇게 시작된 시집살이가 36년.. 계속되는 흉년에 농사로는 도저
히 먹고살기 힘들다고 생각한 부부는 시댁식구들과 같이 쌀 서말
과 돈 3만원을 가지고 서울로 무작정 상경한다. 서울 면목동 3만원
짜리 하꼬방(쪽방)전셋집을 시작으로 지하 셋방살이만 거의 20년!
그 많은 대식구를 이끌고 방을 얻기가 워낙 힘들어 늘 지하를 벗어
날 수 없었던 생활... 어려운 셋방살이를 탈출하기 위해 부부는 안
해 본 일이 없다고 한다. 선지 팔기, 북어포 손질, 방범대원, 하우
스에서 토마토 따기, 파출부, 대학구내식당 설거지 등 하루 4시간
을 채 못자고 일했다. 그렇게 해서 모은 돈이 1억여원! 부부는 안
쓰고 안 먹고 힘겹게 모은 돈으로 소원을 풀었다 38년 만에 생애
처음으로 33평짜리 아파트를 산 것이다. 입주를 하기 전 점검하던
6월 초, 온가족이 모인 가운데 아버지 김일남(63)씨는 그동안 회한
이 밀려온 듯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3. 사과나무 장학금 - 서울 동북고 왜소증 김신권
서울 동북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신권이는 왜소증 환자이다.
키가 136cm밖에 안 된다. 유치원 때야 도토리 키 재기니까 본인
은 물론 가족중의 그 누구도 신권이가 그런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없었다. 초등학교 들어가서야 비로소 자신의 운명을
깨달은 신권이.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키가 작다 얼굴이 크
다” 놀리는 친구들한테 집단 따돌림도 당하고, 싸움도 붙어 보고,
학교를 옮기고, 견디다 못해 학교를 안 간다 떼를 써 보기도 하고
극단적으로 자살도 생각해 봤다.
사람들이 무서워 골방에 틀어박혀 닥치듯이 책만 읽던 신권이.
하지만 뜻한 바 있어 장애에 개의치 않고 공부에 승부를 걸기로 했
다.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도 좌절하지 않고 열심
히 살아가는데 거기에 비해 자신은 키만 작다 뿐이지 그들보다는
나은 처지에 있다는 깨달음이 생긴 것이다. 지금은 반에서 중간 정
도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곧 1등 하겠다고 큰소리치는 신권
이. 신권이의 손에선 영어 단어장이 떠나지 않는다. 어두웠던 과거
의 그늘은 간데 없고 지금은 밝고 적극적이고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 하는 멋진 고교생으로 변신한 신권이. 어려운 집안형편을 생각
해서 안정된 공무원을 꿈꾸는 신권이의 미래를 사과나무에서 후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