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1일 (목) / 제 24 회

1. 내 인생의 사과나무 -  어머니의 마음으로 나경원

▶ 장애아의 어머니로, 차별 없는 사회를 위해 뛰겠습니다! 
아름다운 외모의 성공한 커리어우먼, 나경원. 
서울 행정법원의 판사와 변호사를 거쳐 제 17대 국회의원이 된 그
녀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그야말로 완벽한 사람일지 모른
다. 단지 눈에 보이는 이력만 본다면 누구나 그리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내 뜻대로만 움직여 주지 않는 곳이 세상이라 했던가. 나경
원은 다운 증후군이란 장애를 가진 딸의 어머니다. 장애인에 대한 
시선도, 대우도 불평등한 우리 사회에서 그녀와 아이는 예상치 못
한 부당한 차별들을 겪으며, 싸우며, 단단해져야 했다. 그러나 딸
의 입학허가를 거부했던 사립학교를 고발하기 위해 교육부에 관
련 법조문까지 찾아내 조목조목 항의해보았지만 서면 경고장 하나
로 사건은 일단락, 달라진 것도 변한 것도 없었다. 사회의 벽을 다
시 한번 절감한 나경원. 사람들 앞에 나서기 싫어하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녀는 더 큰 용기를 내기로 했다. 
아픈 내 아이가, 장애를 가진 우리 아이들이 절대 차별 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에서 우연히 제의가 들어온 정치 입문 
기회를 수락했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제 17대 국회의원으로 새로
운 길에 첫 발을 내딛고 있다. 국회의원 나경원의 사과나무는 과
연 무엇일까? 국회에서 만난 나경원. 어머니의 마음으로 4년의 임
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그와 함께 김성주 아나운서가 
새로워진 국회의 구석구석도 함께 돌아봤다. 
 
2. 무료이사해드립니다 - 서초구 비닐하우스촌 ‘안골마을’
석호용,최호식씨 가족

열 번째 주인공은 6월 24일 난 생 처음으로 내 집을 갖게 된 석호용
(45)씨, 최호식(41)씨 가족이다. 1982년 결혼한 석씨 가족은 늙은 
시부모님까지 모시고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다. 어려운 형편을 감
안하고 서울로 왔지만 단 돈 몇 만원을 가지고는 집을 얻기가 정
말 어려웠다. 그래서 결심한 것이 서울에서 가장 싸다는 서초구 
‘안골마을’ 생활. 
이곳은 생활능력이 거의 없는 사람들이 모여 비닐하우스 막사를 
지어 생활한지 오래된 터다. 이 가족은 충정도 토박이로 태어나 한
번도 번듯한 방 한 칸 없이 연탄아궁이에 재래식화장실을 끼고 살
던 곳을 벗어나 난생처음으로 내 집의 문패를 다는 것이다. 집안
의 가장인 석씨는 10여 년 전 대장과 직장에 암이 발병해 두 번의 
수술로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이고, 22살의 딸은 형편
이 어려워 대학을 들어가지 못해 제과제빵 기술을 배우고 있으며, 
아직은 엄마의 보살핌이 필요한 초등학교 6학년 막내아들, 그리고 
가장을 대신해 두 군데의 식당을 뛰며 설거지를 하고 있는 부인 최
씨까지.평생 내 집 한번 갖는 게 소원이라던 이 가족에게 꿈이 이
뤄진 것이다. 이 가족에게 꿈을 이루게 해준 것은 다름 아닌 12평
의 영구임대아파트다. 평생 내 것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이 가족
에게 작지만 소중한 이 보금자리는 세상을 다 얻은 듯 했다. 이 가
족에게 이번 이사는 아주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것 같다.
 
3. 사과나무 장학금 - 영신실업고 쌍둥이 자매 
정지혜․정은혜

이번엔 한 큐에 두 명이다! 영신여자실업고의 쌍둥이 자매 정지혜
정은혜(3학년)가 그 주인공. 일란성 쌍둥이인 지혜와 은혜는 외모 
뿐 아니라 성격이 밝은 것도, 성적이 전교 상위인 것도 꼭 닮았다. 
친구들 사이에선  '너무 친한 자매' 로 유명하다. 쌍둥이라면 알게 
모르게 미묘한 알력이 있게 마련인데 둘은 자매 이상으로 서로에 
대해 각별하다. 늘 붙어 다니고 뽀뽀도 해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쌍둥이인 점은 둘이 '소녀가장' 이라는 점. 그리고 부모님에 대한 
효성이 남다르다는 거다. 소녀가장이지만 부모님이 안 계시는 게 
아니다. 하지만 두 분 다 장애인이라 돈벌이를 할 수 없다. 아버지
는 경직성 척추염이란 병으로 양팔과 한쪽 다리를 제외하곤 온몸
이 굳어있어 앉거나 구부릴 수가 없다. 어머니는 오른쪽 팔 다리
를 쓰지 못한다. 덕분에 쌍둥이는 여섯 살 때까지는 장애인 시설에
서, 그 후엔 줄곧 정부보조금에 의지해 살아야 했다. 하지만 자매
는 한번도 부모님을 원망하거나 부끄러워한 적이 없다. 장애인들
을 많이 보면서 자란 탓에 장애인에 대한 마음도 각별하다. 동생
인 은혜는 장래 사회복지사가 되어 부모님 같은 장애인들을 돌보
는 게 꿈이다. 어려운 성장기를 이겨낼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바
로 '쌍둥이' 라는 점. 언니가 힘들 때면 동생이, 동생이 힘들 때면 
언니가 곁에서 위안이 되고 위로가 됐다. 지금도 한쪽이 잠시라도 
옆에 없으면 허전할 만큼, 둘은 서로에게 없어서는 반쪽이다. 어렵
고 힘든 길. 서로가 등이 되어 함께 가는 쌍둥이의 미래를 사과나
무가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