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27일 (목) / 제 19 회
1. 내 인생의 사과나무 - 변호사 오세훈 편
▶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는 변호사! 오세훈
변호사, 방송인, 환경운동가, 국회의원.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일
이지만 매번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한 인물이 있다. 그러나 우리에
게 가장 익숙한 직함은 변호사. 이번 주 ‘내 인생의 사과나무’ 주인
공은 바로 변호사 오세훈이다.
16대 국회의 환경위원회에서 4년간 활발한 활동을 하기도 했던 그
는 올 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다시 변호사 사무실로 돌아왔
다. 그리고 17대 국회 개원을 앞둔 요즘, 프로 전문가들조차 힘들
다고 말하는 철인3종 경기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어 화제를 낳
고 있다. 수영장에서 만난 그는 40대 불혹을 넘긴 나이라고는 도저
히 믿어지지 않는 완벽한 몸매를 자랑했고 싸이클을 타는 그의 모
습에선 강인한 체력을 느낄 수 있다. 완주를 목표로 부지런히 체
력 훈련을 하고 있는 변호사 오세훈을 김성주 아나운서가 만났다.
부유한 집안에서 어려움 없이 자랐을 것만 같은 오세훈에게도 가
난했던 유년의 경험이 있다. 중학생 시절 밥을 굶기도 했던 그는,
가장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나이 어린 직장 상사에게도 깍듯하게
예의를 갖추던 아버지를 보고 샐러리맨은 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고 한다. 그리고 법대에 진학, 한번 자리에 앉으면 일어서지 않는
강한 집념으로 사법고시를 비교적 쉽게 통과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황당한 사건을 겪으며 2년 과정이던 사법연수원을 3년간 다
니게 되는 좌절을 맛보았다. 가난에도 결코 절망해 본 적 없던 그
에게 사법연수원에서의 3년은 가장 우울했던 시기. 하지만 그를 지
탱해준 사과나무가 있었기에 그 시련을 잘 버틸 수 있었다고 하는
데... 변호사 오세훈의 사과나무는 무엇일까?
2. 무료 이사해 드립니다
우리 가족, 함께 살고 싶었어요. - 인천, 김은형씨 댁
다섯 번째 무료이사 주인공은 IMF 당시 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져
힘들게 살아온 인천의 김은형(52)씨 가족이다. 연이은 아버지의 사
업실패로 힘겹게 살았던 가족들은 이사 다닌 수만 해도 20번에 먹
고살 생활비는 커녕 오갈 데 조차 없어 어쩔 수 없이 외할머니 댁
에 신세를 지기 시작한 것이 99년. 그때부터 아버지는 가족들과 떨
어져 혼자 자취방에서 살며 안산에서 자동차학원에서 일을 하고,
어머니는 식당 설거지에 전단지 배포, 빵집 판매원 등 밤잠을 설
쳐 새벽부터 일을 해가며 어지러진 빚을 갚아나가고 있는 처지, 게
다가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며 학교를 다니
기까지 했다. 이 가족은 IMF 폭풍이 몰아치던 해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웃는 얼굴로 서로를 마주대하거나 가족 모두가 함께 살 수 조
차 없는 형편이었다.
우리 집이 생겼어요 - 아무것도 없이 그냥 기쁩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 살아왔던 가족들에게 5월 16일 집안에 경사
가 났다. 그렇게 가족들이 바라던 내 집을 마련한 것! 그것도 뿔뿔
이 흩어졌던 가족들이 드디어 같이 모여 살 보금자리가 생긴 것이
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 내 집 마련을 꼭
하겠다는 결심으로 가족들이 똘똘 뭉쳐 시작한 아파트 청약저축
이 드디어 결실을 맺어 당당히 내 집 문패를 달고 살 32평 아파트
를 마련한 것이다. 김은형씨 가족은 “이제 아무것도 필요없다. 그
냥 기쁘다” 고 말하며 연신 행복한 표정이다. 이 가족에게 이번 이
사는 단순한 내 집 마련이 아니라 새롭게 또 하나의 인생이 시작되
는 것이다.
3. 사과나무 장학금 - 충남 공주여고 황은하
'모의고사 성적 100점 상승!",
일취월장(日就月將)을 몸소 보여준 공주여고 황은하양(19).
호탕한 웃음이 특기인 은하양은 3학년 7반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
재다. 교실 맨 뒷좌석에 앉기를 자처해 수업시간 분위기를 살려 친
구들의 졸음을 싹 날려 버리는가 하면, '고3은 체력이다'를 외치며
친구들의 건강 챙기기에도 적극적이다. 밑바닥 성적이었던 은하양
이 쉬는 시간에도 책을 놓지 않는 '공부벌레'가 될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아버지와 언니'다.
어렸을 때부터 간질 증세를 보였던 연년생 언니 진하는 가족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신장애까지 앓게 됐다. 유독 맏딸을 애지중
지 했던 아버지는 그 충격으로 중풍으로 쓰러지신 후 반신 불수가
됐고 매일 같이 술에 의지하며 사신다. 그 후 어머니가 식당 허드
렛일을 하며 살림을 도맡아 하신다. 은하가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
지 언니 진하가 이상 증세를 보이면 술 취한 아버지는 언니와 함
께 은하를 찾아와 도움을 청했다. 그런 아버지와 언니가 한때 곤혹
스럽기도 했지만 은하는 씩씩한 딸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은하는
아버지에겐 고스톱 친구, 언니에겐 노래 친구다. 앞으로 경영학과
를 진학해 집안을 일으켜 보겠다는 당찬 소녀, 황은하양! '아버지
와 언니' 그리고 '어머니'의 기둥인 황은하양을 사과나무가 응원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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