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13일 (목) / 제 17 회
1. 내 인생의 사과나무 - 연기자 김혜자
한국의 어머니 ‘김혜자’를 있게 한 사과나무는?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과거 ‘희생적인 어머니’에서 최근에는 ‘친구 같은 어머니’까지. 시
대가 요구하는 어머니 상에서도 ‘격세지감’을 실감 할 만 하다. 그
러나,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40년을 한결 같이 우리의 ‘어머니’
로 살아온 사람이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어머니 상이라 불리는 연
기자, 김혜자!
얼마 전 그녀는 잔잔한 연기만큼이나 꾸준하게 계속해왔던 봉사활
동을 정리하는 책을 출간했다. 세계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10년
간 해왔던 봉사활동과 그 동안에 느낀 바를 고스란히 책에 담은 것
이다. 또한 이 책의 수익금 6200만원을 용천역 참사 어린이 성금으
로 내놓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금도 세계에 고통받는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고단함도 잊고 달려가는 김혜자. 세상 모
든 아픔을 보듬어 줄 것 같은 그녀에게도 좌절의 시간이 있었다.
이화여대 재학 중 방송국 오디션에 합격하고도 연기력이 부족해
스스로 연기를 포기해야 했었던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연기
자 김혜자’는 그녀가 결혼 후 다시 연기자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라고 하는데.
길다면 긴 시간, 김혜자씨가 연기와 봉사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
던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지금껏 그녀를 지탱해준 힘, '김혜자
의 사과나무'는 무엇인지 김성주 아나운서가 그녀를 만나봤다.
2. 무료이사 해드립니다 - 신림동 가방공장 최영수씨 댁
가방공장 최영수씨 부부 - 힘겨운 30년 고생담..
<무료이사 해드립니다> 세 번째 주인공은 서울 신길동 한 건물의
지하에서 가내수공업으로 가방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최영수(48)씨
와 박경자(42)씨 부부다. 각 각 충남 공주와 안면도가 고향인 부부
는 어릴 적 가정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
온지 30년... 가방공장, 봉제공장 가발공장 등 등 일을 하면서 어
린 동생들과 몸이 아픈 형님까지 돌보며 억척을 부려 집안 살림을
꾸려왔다고 한다. 미싱 1 대로 시작한 가방공장에서 새벽부터 밤늦
은 시간까지 엉덩이에 땀띠가 앉을 정도로 한 번도 쉬지 않고 일
을 해온 부부,, 그들이 이렇게 해오기까지의 목표는 단 하나! 집을
갖는 것이었다고 한다.
드디어 우리집이 생겼어요.
최영수씨 부부는 1992년 결혼 당시 형편이 어려워 옥탑 방에서 신
혼살림을 시작했고, 이사 가기만 수차례.. 그것도 한 번도 지상으
로 나오지 못하고 지하 셋방을 전전하면 살았다고 한다. 그런 가족
이 드디어 햇빛을 보게 되었다. 그렇게 바라던 지상! 그것도 당당
히 2층 집의 집에 주인이 되는 것이다. 이제 5월 2일 이 부부의 이
사는 단순한 이사를 넘어 일생일대의 전환점을 맞이한 것이다. 안
쓰고 안먹고 알뜰하게 모은 돈으로 마련한 집... 이들은 요즘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며 한껏 이사 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3. 사과나무 장학금 - 성심여고 장미래
이번엔 진짜 우리의 ‘미래’를 만난다! 서울 성심여고 3학년 ‘장미반’
의 한 떨기 장미, ‘장미래’! 몸도 마음도, 이름까지도 미래인 장미래
는 하필이면 반 친구들에게 ‘아줌마’로 불린다. 물론 나이는 열 아
홉 살. 그런데도 ‘아줌마’라니? 풍채도 풍채지만 그보다는 ‘억척스
러움’ 때문이다. 미래는 친구들이 밥을 남기거나 청소를 게을리하
는 꼴을 못 본다. 봤다 하면 아줌마처럼 잔소리를 해대고 아줌마처
럼 등짝을 후려친다. 그뿐인가. 아줌마처럼 한 푼을 쓰는 데도 벌
벌 떨기 일쑤. 그런데.. 그 아줌마들이 누군가. 바로 우리의 ‘엄마’
들! 미래의 억척스러움 뒤에는 바로 그녀의 ‘엄마’가 있다. 엄마가
고생하고 계시는 한, 한푼이라도 아끼려 애쓰고 가사에 눈감을 수
없는, ‘아줌마 근성’을 버릴 수 없다.
엄마는 갈비집 주방에서 일하신다.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지만 쉴
수도 없다. 미래 아버지가 당뇨로 몸이 아파 더 이상 막노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어머니에게 내신점수 올 수에 전교 3등인
미래는 자랑이요 미안함이다. 어머니가 미래에게 미안해하는 이유
는 ‘나이’ 때문이다. 어머니의 나이 환갑을 2년 앞둔 58세. 나이 먹
어 괜히 낳아서 고생만 시키는 것 같다. 그러나 미래는 그런 엄마
가 한없이 존경스럽고 자랑스럽다. 어머니는 미래가 기반을 닦기
전에 죽어 아이가 오갈데 없어질까봐 걱정.. 미래는 어엿한 직장인
이 되어 어머니를 편히 모시기 전에 아프시고 돌아가실까봐..그게
늘 걱정이다. 사랑하면 닮아간다는데.. 그래서일까. 친구들은 미래
가 문득문득 꼭 ‘엄마’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엄마처럼 포근하게
감싸주고 따뜻하게 안아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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