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이, 돌돌이, 똘이, 녹두, 똑딱이, . . . . . . .
제가 사랑했던.. 것들의 이름입니다. 심사숙고해서 지은... 보람이
있는 걸까요..? 역시..... 다들 촌시렵군요.. -,.-;
사람이 아닌, 다른 것에 이름을 붙이는 것.. 참으로 한심하고 쓸데없는 짓이라
할 수 있지요.. 하지만, 그만큼 흥미롭고 신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처음
물건에 이름을 붙였던 건... 음.. 그러니까.. 폭신폭신한.... 거북이 인형이었던
것 같아요. 워낙 없이 자라서.. -,.-; 변변한 인형이 없었는데... 초등학교
6학년.. 다 큰 나이에.. 엄마한테 인형을 선물 받았습니다.
무지하게 애지중지하며.. 잠 잘땐 이불도 덮어주고, 건강하라고 국민체조도
시켜주고, 눈을 부릅뜨고 자는 것이 불쌍해.. 눈꺼풀도 만들어주고.. 우리
집 막내라며.. 이름도 지어주고.. 한 마디로... 엄청시리.. 오바를 했죠.
그 인형을 시작으로... 이름짓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연필, 필통, 지우개, 공책,
밥통, 숟가락, 냉장고, 세탁기... 눈에 보이는 오만가지 것들에게 이름을 지어줬지요.. 이름만
지어줬으면 다행일텐데.. 정신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말도 걸었습니다. 저는.
어찌보면.. 미친 짓 같기도 하지만.... (한 때.. 어머니께서 심각한 눈초리로
감시하기도..ㅠㅠ) 뭐랄까, 이름을 지어주면.. 우리 둘 사이는 너무나 가까워졌습니다.
마르지 않는 애정이 샘솟아, 그것들을 더욱 정성껏 돌볼 수 있었죠.
한동안 잊고 있던 이름짓기... 최근에 다시.. 시작했습니다.
지난주에 구입한 화분에게... <써니>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창문을 열고.. 햇빛을 보여줍니다. 우린, 함께.. 아침을 맞이합니다.
쓰고보니.. 정말 미친짓 같다는 생각이.. 그래도 함 해보세요.. 재밌어요..
심심치도 않고.
2003-05-30(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