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434 화 - 돌아온 싱글
(M)
주제음 Track 3 / 이소라
여 돌아온
싱글. 돌싱이라고 한다던가..
나는
남들이 말하는 돌싱이 되었다.
처음엔
힘이 들었다.
가족
모임에도 안 가게 되고
친구들도
피하게 되고.
하지만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가족들과도
왕래하고
친구들
앞에서도 별 일 아니라는 듯이 웃으며 이혼 얘기를
할
수도 있게 됐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난
그 시간이 아무 의미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아픔이 없었다면 할 수 없었을 여러 가지 생각을 했고
많이
성숙했다.
(M) 봄눈/
박지윤
여 처음
몇 년간은 다시 누군가를 만나는 일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
남자에게 너무 데였을 뿐인데
남자
모두가 싫어져 버렸다.
하지만
아픔에서 벗어나면서
너무
닫아놓고 힘들게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고.
친구들을
통해 이런 저런 사람들을 소개 받기도 하고
가끔
데이트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누군가를 만나고 집에 들어가는 순간.
(E)
열쇠로 문 열고 들어서는
여 아무도
없는 집안에 들어설 때
(E)
불 딸깍 켜고
여 혼자서
불을 켜야 하는 게 싫어지기 시작했다.
(E)
강아지 짖는 소리
여 그게
싫어서 강아지를 사다가 키워보기도 했지만
그것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M) Amor
/ 웅산
여 친구의
권유로 모임에 가입하게 됐다.
재혼을
원하는 사람들이 들어가는 클럽 같은 곳이었다.
(E)
파티 분위기
여 주말
저녁 같은 때
대형
홀에 모여 식사도 하고 간단한 와인도 마시고 하면서
사람들을
사귀는 식이었다.
토요일
저녁에 강아지 껴안고 드라마나 보고 있느니
이
편이 훨씬 재밌겠다 싶어
한껏
차려입고 모임에 나왔다.
그렇게
두세번쯤 나갔을 때... 난 정말 황당한 일을 겪었다.
(E)
누군가 걸어오는
남 윤은서.
여 누군가와
재미있게 얘기를 나누던 중..
난
너무 놀라 와인잔을 떨어뜨릴 뻔 했다.
여 여..여보!!!
(M) Honey
Honey / Abba
여 나도
모르게 나온 소리였다.
여보라니.
헤어진
지가 언젠데. 아직도 여보라니.
내
앞에 서 있던 남자는 기막히다는 듯이 나를 한번 째려보더니
그대로
자리를 떠나 버렸고.
난
전남편 앞에서 무슨 바람 피다 들킨 여자처럼 당황스러워했다.
남 여기서
뭐해?
여 뭐..뭐하는
거 같애? 사람을 갑자기 그렇게 부르면 어떡해!
남 그럼
뭐.. 예고편이라도 찍어서 내보내고 나서 부를까?
여 여긴
왜 왔어?
남 왜
오긴 왜 와. 당신이랑 같은 이유로 왔겠지.
여 하..
기막히네. 아니, 없으면 죽고 못살겠다던 그 여자는
어떡하구
여길 와?
남 내가
뭐 그거까지 얘기해야 되나?
여 아니?
안해도 돼. 사실은 관심도 없거든.
가던
길이나 가셔.
남 그런데
참 의외다. 당신.. 나랑 이혼할 때 뭐랬어.
남자라면
지긋지긋하다며. 정 뚝 떨어져서 이젠 쳐다보기도
싫다며?
여 응.
그랬지. 그땐 그렇게 생각했는데.. 내가 뭘 좀 잘못 생각했더라구.
알고
보니까 세상엔 괜찮은 남자들이 너무너무 많아~
내가
운이 지지리도 없어서 너무 이상한 남자랑 살았던 거 뿐이지~
(M)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 / 버블시스터즈
(E)
파티 분위기
여 처음엔
기분을 확 망쳐서 그냥 나와 버릴까도 했지만
내가
낸 회비가 얼만데 저 인간 때문에 그 돈을 날려? 싶으니
그러기도
싫었다.
그래서
차분히 앉아 밥 먹고 차 마시고 와인도 마시고
많은
사람들과 웃으며 이야기도 나눴다.
한참
그러다 보니 내 전남편은 전혀 의식되지 않았다.
남 재밌어
보이네?
여 응.
재밌어.
남 술도
마시고?
여 마셨지.
남 옷이..그게
뭐냐?
여 옷이
왜?
남 파티..파티
하니까 여기가 외국도 아니고 진짜 무슨 드레스
입고
와야 되는 줄 알았어? 등 파인 거 봐라.
여 가슴도
확확 파이게 입고 온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남이야 드레스를 입든 거적떼기를 걸치든
그쪽이
무슨 상관이야?
남 누가
상관이 있어서 그래? 예전에..한때.. 알던 사람으로서!
보기
안좋아서 충고해 주는 거지.
여 나는,
내가 예전에 좀 알던 사람이, 내 지금 모습을
보기
좋아하든, 보기 싫어하든, 정말로 관심이 없어.
그러니까
그런 충고 같은 거 받고 싶지도 않고.
지금
그쪽이 내 옆에 있는 것도 싫어.
그러니까
좀 비켜줄래?
남 ...
당신 진짜 무슨 여기서 남자 만나서 결혼이라도 하게?
여 할
수 있으면 해야지!
남 나한테
그렇게 데였다며! 또 이런 데서 남자를 만나겠다고?
여기
나오는 남자들.. 내가 봤을 때 절반 이상은
결혼
마음 없어. 그냥 외롭고 심심하니까 나와본거지.
이런
놈들이랑 뭘 도모해.
여 어디
외국 나갔다 왔어? 왜 이렇게 사람 말을 못 알아들어?
내가
여기서 백수를 만나든 바람둥이를 만나든
세상에서
젤 못된 놈을 만나든 누굴 만나든....
그건
내 마음이야. 상관 마!
(M) 멍
/ 김현정
(E)주차장
걸어오는, 삑삑 차 찾고
여 파티가
끝나고 조금은 지쳐서 차를 찾았다.
남 내
이럴 줄 알았다.
여 엄마야..
남 음주운전하시게?
여 와인
딱 두잔 마셨어.
남 와인
딱 두잔은 술 아니야? 주량이 와인 반잔도 안되는 게..
여 모르는
모양인데 나 그동안 술 많이 늘었거든?
아
왜 이래 자꾸 따라다니면서! 비켜 봐 좀!
남 혹시나
하고 와봤더니.. 내 차가 이게 꼬라지가 뭐냐?
여 그게
왜 당신 차야?
남 이혼할
때 내가 준 거 아냐. 아니지. 당신이 뺏어갔지.
여 웃기고
있네!
남 내가
그렇게 아끼던 걸 줬더니.. 여기저기 다 긁히고 박고..
어후...
이제는 음주운전까지 할라구?
여 알았어.
대리 부를 거니까... 가.
남 내가
운전해 줄게.
여 미쳤어?
비켜!
남 내가
운전해 준다구. 오랜만에 내 차도 타볼 겸. 키 줘.
(E)키
뺏어가는, 차 타는
여 왜
이래! 키 내놔?! 야!
(M) 야
/ 소호대
(E)
차 가는
여 정말
어이가 없다.
남 뭘
그렇게 궁시렁대냐.
여 당신이
뻔뻔한 건 알았지만.. 좀 심한 거 같지 않아?
예전엔..
그래. 예전에 내가 다 받아줬던 건, 그래도 당신이
내
남편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도 내가 그때 그 여자로 보여?
당신
말이라면 깜박하고 다 받아주던 그 여자?
남 (하!)
당신이 내 말이라면 깜박하고 다 받아줬다구?
솔직히
말해서 그건 아니었지~
여 아니
내가.. (하다가) 말자. 내가 왜 여기서 말싸움을 하고 앉았냐?
남 ......
여 ......
남 7년만인가?
여 .....
남 윤은서..
너도 이제 나이 먹은 티가 나는구나. 예전엔 참 동안이었는 데.
여 대꾸하고
싶지 않으니까 도착하면 깨우기나 해.
남 3년
연애해서 7년 같이 살았고. 이혼하고 7년 지났고.
우리
인연도 참.. 오래 됐구나.
(M)
슬픈 인연 / 015B
남 은서야.
도착했다.
여 나도
참... 그 사이 잠들어 버렸다니.
남 아직도
여기 살았구나? 이사 갔을 줄 알았는데.
여 키나
줘.
남 여?다.
(E)
차 문 열고 나가는
남 잘
가라는 인사도 안하냐?
여 내가
그런 인사를 왜하냐? 가다가 확 자빠져서 코가 깨지든
뒤통수가
깨지든 그랬으면 속이 다 시원하겠구만!
(E)
가는데
남 참...
니 물건 하나가 나한테 있다.
여 뭐?
남 언제
만나면 줘야지.. 그랬는데. 뭐 그럴 기회가 없었으니까.
니
일기장.
여 뭐!!!!
남 10년
일기장.. 그거 내 짐에 섞여서 왔더라구.
여 아씨..
어쩐지.. 그거 읽었어?
남 아아니.
내가 니껄 왜 읽냐?
여 당장
돌려줘.
남 지금?
여 아
내일이라도 퀵으로 부쳐달라고.
남 싫은데?
여 약올리지
마라. 폭발할 거 같으니까.
남 다음주
토요일 저녁이나 같이 먹자. 그때 줄게.
여 내가
왜? 미쳤어? 소화 안되게?
남 멀리
갈 거 없이 공원 옆에 파스타집 있지?
아까
오면서 보니까 거기 아직 있더구만. 장사가 좀 되나봐?
여 아
몰라.
남 암튼
거기서 보자. 7시.
(M) 흑백영화처럼
/ 이승환
여 내가
무슨 미국 드라마 주인공도 아니고
전남편과
쿨하게 저녁 식사라니.
그것도
내가 싫다고.. 다른 여자가 좋다고...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간 남자랑.
겨우
평화로워졌던 내 일상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기분이었다.
그
사람과의 결혼 생활이 고스란히 담긴 내 일기장..
그건
당연히 돌려받아야 한다... 라고 나 자신을 다독이며
토요일
외출 준비를 했다.
하지만
집을 막 나서려는 순간..
내가
나 스스로에게 묻게 됐다.
정말...
일기장 때문에 가는건가?
그
사람이 그 여자와 어떻게 됐는지
왜
나를 다시 만나려고 하는지
나한테
그렇게 못할 짓 해놓고 미안했던 적은 없는지
궁금한
건 아니고?
화장을
다 마친 얼굴에 이유 모를 눈물이 쏟아져
난
현관에 주저앉아 울고 말았다.
결국..
그곳엔 가지 않았다.
(M) 지지리/
베이지
-----------------------1부
---------------------
*잠시
후 2부 -
여 며칠
뒤 주말 오전.
(E)
벨소리, 안에서 강아지 짖고
여 누구세요?
남 나야.
여 누구요?
남 니
전남편.
여 왜
왔어.
남 문이라도
좀 열어주고 말해라.
(E)문열고
여 왜
왔냐고.
남 이거
돌려주러. 너 그날 왜 안나왔어!
여 안
간다고 했잖아!
남 하여튼...
남자 혼자 봉골레 파스타 먹으면서 얼마나
초라했는지
알기나 해?
여 내가
그걸 알아서 뭐해.
남 강아지
샀냐?
여 암튼
가져다 줘서 고마워. 잘 가.
(E)신발
벗으며
남 커피
한잔만 주라. 그건 줄 수 있잖아.
여 어딜
들어와!!
남 도배
새로 했네?
여 경찰
부르기 전에 나가라.
남 그런데..
주방 불이 왜 저러냐? 저거 전구 갈아 껴야겠네.
........껴
줘?
(M) 밤
하늘의 별을 / 양정승. KCM
남 다
됐다. 아니 무슨.. 주방불은 그렇다 치고
화장실에
불도 안 들어오는데 그걸 안 갈고.
여 오늘
갈려고 했어.
남 그래도
커피 한잔 값은 했지? 커피나 한잔 줘.
그것만
마시고 갈게.
(E)
커피 따르고
남 그런데
너 강아지 싫어했잖아.
여 ....
남 강아지까지
키우고. 외로우신가?
여 그냥
누가 주길래 키우는 거 뿐이야. 오바하지 마.
남 이
집 냄새.. 가끔 그리울 때 있었는데.
여 헛소리도
하지 말고.
남 .....
잘 지냈냐 윤은서?
여 인사
참 빨리도 하네.
남 넌
그마저도 안하잖아.
여 계속
잘 지냈다고 할 순 없지만, 최근엔 잘 지내고 있었어.
.........당신은?
남 물어봐
줘서 고맙다. (사이) 난 그다지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진 않다.
여 다행이네.
남 가시
좀 빼고 말해라.
여 그러게
뭐하러 여기 앉아서 가시 박힌 말이나 듣고 있어.
남 ....그러게.
(커피 마시고)
여 ....
그 여자랑은 헤어졌어?
남 ....
여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 아니야. 대답 안해도 돼.
남 그렇게
됐다.
여 (기막힌
한숨)
남 ...
왜. 좋아할 줄 알았더니.
거봐라.
그러게 내가 뭐랬냐. 그러면서.
여 거봐라.
그러게 내가 뭐랬냐.
남 그럼
그렇지.
여 내가
뭐랬어. 사랑? 얼마나 갈 거 같냐고 내가 그랬잖아.
나한텐
안 그랬었냐구. 사랑한다구. 안 그랬었냐구.
그래놓고...
딴 여자한테 또 그러는 게 사랑이면.
그런
거.. 그딴 거... 얼마나 갈 거 같냐구. 그거 얼마 안 간다구.
미친
짓 하지 말라구..... 내가 그랬잖아!!!!
(M) 사랑
둘이서 / ab 애비뉴
(E)
설거지통에 커피잔 놓고. 물 틀고
여 그가
가고 나서 커피잔을 씻다가
왜
갑자기 그랬는지... 울음이 터졌다.
7년
전 느꼈던 배신감. 애써 잊고 있었던 아픔.
이런
것들이 봇물 터지듯 터져 버렸다.
난
이제 괜찮은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아니었나보다.
(E)
서랍 열고
여 그에게
돌려받은 일기장을
서랍
속에 집어넣는다.
이
안에는 그 사람과 지냈던 행복한 시간.. 불행한 시간..
모두
적혀 있겠지.
다시
꺼내보고 싶지가 않다.
(E)
서랍 닫고
여 하지만
그 사람과 나 사이에는 뭔가, 아직 남아있는 게 있었다.
(M)
미워요 / 정인
(E)
전화벨
여 여보세요.
남 나야.
번호도 그대로네.
여 왜.
남 어디야?
여 나
일하는 데.
남 일하는
데가 어딘데.
여 광장동
학원이야. 왜.
남 몇시에
끝나?
여 용건을
말해 그냥.
남 오늘
당신 생일이잖아. 강아지랑 둘이만 보낼 것 같으면
내가
같이 밥이나 먹어줄까 하고.
여 나한테
왜 이러는데?
남 글쎄...
눈에 안 보였을 땐 몰랐는데 보이니까 또 궁금하고
뭐..
여러 가지로 그러네.
여 오늘은
선약 있어.
남 누구랑?
여 대학
동기들.
남 누구.
그 지용인지 하는 자식 껴있는 그 모임?
여 지용이가
왜 당신 자식이야?
남 그
자식.. 결혼했어?
여 결혼했다가
이혼했지.
남 내가
그럴 줄 알았다. 걔는 이혼할 줄 알았어.
여 당신도
이혼남이야.
남 ...암튼.
여 당신
혹시 외로워?
남 뭐?
여 나랑
이혼했는데 그 여자한테 차이구. 그냥 가만 있을 걸 그랬나..
후회되면서..
그러다가 날 봤는데. 나는 그냥 좀 잘해주면 다시
넘어올
것 같구. 만만하구. 그래서 이래?
남 아니.
여 그런
거 아니면 이런 쓸데없는 전화질 하지 마.
(M) 내
마음에 들어오지마세요 / BMK
(E)걸어오는
소리
남 늦었네,
이제 끝났어?
여 ....뭐해
여기서.
남 선물
사놓은 게 있었거든. 그거나 주고 가려고.
여 당신이랑
나랑 헤어지고 일곱 번째 생일이야.
그동안
여섯 번은 선물안해주고 미안해서 어떻게 견디고
이제
와서 이래?
남 그냥
그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온 거야.
여 무슨
얘기.
남 ...미안하다는
얘기. 너랑 그렇게 이혼하면서도 끝끝내 미안하다는
얘긴
한번도 못했지.
여 안했겠지.
안 미안했을테니까.
남 그래.
살면서 더 미안해지는 건 있더라.
여 나는,
당신이랑 살면서 최선을 다했었어. 살아보려고 끝까지 노력한
것도
당신이 아닌, 나야.
남 ....
여 난..
당신이랑 살아보고 싶어서... 아이 갖자는 얘기도 했었고...
그런데
당신 한번이라도 협조해줘 본 적 있어? 시간 없다구 바쁘다구
병원
한번 같이 가주지 않고... 그렇게 바쁜 사람이 다른 여자
몰래
만날 시간은 있었지. 당신은 그런 사람이었어.
남 내가
당신 가장 좋았던 점은, 그거였어. 내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대도
믿었던 거.
여 뭐?
남 남편이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됐다는데. 그 여자랑 삼자대면 한번
안해보고...
그 여자가 어떤 여잔지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이혼도장
찍는 여자가, 세상에 몇이나 될까?
여 .....뭐?
남 ......
간다.
(E)
뚜벅뚜벅
여 무슨
소리야! 설명을 해주고 가!
(M)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 신수경
(E)
서랍 여는
여 집에
돌아와 일기장을 꺼내본다.
그냥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는데..
마지막
장에 그 사람이 쓴 글이 있다.
남 일기
하나도 안봤다는 말, 그 말을 넌 또 믿더라.
미안한데..
다 봤어.
그리고
거짓말한 게 몇 개 더 있는데...
널
정말 많이 좋아해서 결혼했고.
결혼해서
살 땐 매일매일 좋고 설렌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결혼 잘했다.. 그랬었다.
그런데
니가 아이를 너무 많이 기다리고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걸 보면서는
내가
견디기 어려웠다.
왜냐면
모든 문제가 나에게 있다는 걸 난 알고 있었거든.
모든
걸 사실대로 말하면 니가 참아줄 거라는 건 알았지만
그건
내가 더 못참을 것 같았고.
여자가
있었던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 여자 때문에 이혼하는 건 아니었어.
그럴만큼
좋아했던 것도 아니었고..
그냥
떠나는 핑계를 만들고 싶었던 거야.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때 나는 정말 못났던 것 같다.
이거저거
다 두려워 도망만 치고 싶었으니까.
(M) 사랑이라서
/ 임재범
(E)
일기장 탁 덮고
여 일기장을
덮으며 난 한참동안 마음을 추스르려고 노력해야 했다.
나에겐
아이 자체만이 중요한 건 아니었다.
언젠가부터
결혼 생활에 싫증을 내 하는 것 같은 남편 모습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 보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바로 그 점 때문에
나와
헤어지고 싶어 했다니.
정말
이기적이다.
(E)
전화 거는
여 여보세요.
남 어.
전화할 줄 알았어.
여 우리
좀 만나.
(M) 늦은
후회 / 보보
(E)
공원 소음
여 추운데
까페에서 보자니까.
남 간만에
공원 오니까 좋은데 왜.
여 일기장
봤어.
남 그걸
이제 봤냐?
여 내가
그렇게 형편 없는 마누라였어?
어떤
비밀도 털어놓을 수 없을 만큼?
남 그런
게 아니라.. 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어.
여 참...
변명도 구질구질하다.
남 너를
아니까 더 그랬어. 니가 얼마나 아이 갖고 싶어하는지
다
지켜봐 왔는데. 나 때문에 안된다는 말을 어떻게 해.
더
늦기 전에 보내줘야겠다..그랬지.
여 그런
건 줄 알았으면 좀 더 빨리 딴 남자 만나서
결혼해
애낳고 잘 살았어야 되는건데.
남 그러게.
그러라고 보내준건데 왜 아직도 이러고 사냐?
여 어젯밤엔
정말 너무 얄밉고 기막히고 원망스럽고 그랬는데.
......
어쨌든 그래도.. 고마워.
남 ....
여 왠지
자신감이 회복되는 기분이거든. 다른 여자 때문에 7년 산
남자한테
까인 여자로 사는 건.. 정말 끔찍했어.
남 그래.
자신감을 가져라. 너는 좋은 여자야.
여 참...
왜 그렇게 못났냐? 뭘 부딪혀 해결할 생각 못하고 혼자고민하고
이리
돌려치고 저리 돌려치니까... 말도 안되는 오해나 생기고...
인생이
몇 번이나 된다고.
남 .....
여 정말
좋은 여자 만나서 이번엔 정말 잘해 봐. 당신 사는 동안엔 정말
좋은
남자였단 말이야.
남 가려구?
여 응.
추워서 못 있겠다. 봄이 오는거야..마는거야..
남 가끔..
만나서 차 마시고.. 그런 거 해도 돼?
여 난
정말, 그런 애들 딱 질색이거든? 지들이 무슨 미국 드라마 주인공
이나
되는 것처럼 쿨한 척 하는 것들? 그런데... 그러지 뭐.
남 ....
여 대신
다시 잘해보고 싶은 마음은 쥐똥만큼도 없으니까 그렇게 알아.
남 은서야.
여 왜.
남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여 뭐?
남 어떻게
한 이혼인데... 얼마나 힘들었는데.. 사람들 눈치도 보이고.
그런
거 다 감수하면서 이혼했는데 옛날 부인이랑 다시 잘해보고
싶겠니?
여 하...
남 암튼...
서로 미운 건 털자.
여 뭐하니
지금?
남 악수하자구.
여 내가
아무리 미드 흉내 내고 싶어도 악수는 못하겠다. 닭살돋아서.
나...
갈게.
(E)
걸어가는
여 아직도
울컥울컥 원망스럽고 미운 점이 있지만
어느
한 때는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던 그 사람을
이제
용서하고 싶어진다.
내내
가슴 한쪽을 붙들고 있던 무겁고 질척했던 무언가가..
탁....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다.
(M)
주제음
2010-03-18(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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