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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25일 목요일 <음악에세이 / 미소속에 비친 그대>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431 화  - 미소 속에 비친 그대

 

(M) 주제음  미소 속에 비친 그대 / 신승훈

 

* 오늘 음악에세이 노래가 있는 풍경은 경기도 구리시에서 익명을 요구하신 청취자의 실제 사연을 드라마로 각색한 것입니다.

 

(E) 전화 거는

여  여보세요? 나야. 요즘 왜 이렇게 연락이 안돼? 뭐가 아니야.

    어젯밤에도 전화 안받았잖아. 내가 문자 남겼는데 씹구.

    바뻐? 뭐가 바뻐. 여보세요? 여보세요? 이런....

(E) 전화기 탁 닫고

 

여  아무래도 수상했다.

    남자친구는 얼마 전부터 나를 슬슬 피하는 것 같았고.

    난 그를 좋아해서 붙잡고 싶은 마음보다는

    자존심이 상해서 이대로 물러날 수 없다는 오기가 슬슬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래서.

 

(E) 전화 거는

 

여  여보세요?

남  여보세요?

여  안녕하세요. 저 현준 오빠 여자친구.. 윤은서에요.

남  (반갑게) 은서씨.

여  불쑥 전화 드려서 죄송해요. 지난번에 주신 전화번호가 있어서.

남  네. 그런데 무슨 일 있으세요?

여  혹시... 저 좀 만나주실 수 있으세요?

    뭐 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

(M) 말해줘/ 지누션

 

(E) 커피숍 분위기

 

여  죄송해요. 바쁘셨던 거 아니에요?

남  괜찮아요. 안그래도 연락 한번 드릴까.. 그랬었어요.

여  네? 왜요?

남  ..은서씨 먼저 말씀해 보세요. 물어보고 싶다고 하셨던 거.

여  현준 오빠가요. 요즘 연락이 너무 안되고..

    또 제 느낌이긴 하지만 저를 피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남  ....

여  내가 싫어졌다거나 헤어지고 싶다거나 그럼

    얘길 하면 되잖아요. 이유 같은 걸.

    그런데 그런 얘기도 없구요. 너무 답답해서...

    친구시니까 뭐 좀 아는 게 있나 하구요.

    현준 오빠.. 여자 생겼어요?

남  아뇨. 그런 건 아니고...

여  그럼요?

남  얼마 전에 현준이가 생년월일이랑 뭐 그런 거 물어본 적 있죠.

여  생년월일... 아 몇주 전에...

남  현준이네 아버지가 편찮으시잖아요.

    그래서 현준이 빨리 결혼시키려고 서두르시나봐요.

여  결..혼요? 나한텐 그런 얘기 없었는데.

남  현준이가 만나는 여자가 있다 그러니까..

    생년월일 좀 가져와 보라고..

여  네에? 궁합 맞춰보려구요?

남  네.

여  그랬는데 궁합이 나쁘게 나왔대요?

남  그랬나봐요.

여  기가 막혀.

남  저도 많이 뭐라고 했는데. 그 자식이 의외로 꽉 막힌 데가 있어요.

여  있죠. 가서 현준오빠한테 전해주세요. 그거 호적상 생년월일이라구.

    나 1년 늦게 호적에 올라간거라구. 그런데 일년 빠르든, 늦든,

    사주가 좋든 나쁘든, 나도 이제 더는 볼 생각 없으니까

    사주 좋은 여자 만나서 결혼해 잘먹고 잘살라구요.

    저 그만 가 볼께요.

(M) 넌 그렇게 살지마 / 박미경

 

(E) 거리 소음

(E)화나서 또각또각 걸어가는데, 뒤에서 따라온다

 

남  은서씨.

여  왜요. 저는 할 말 다 했는데요.

남  나도 할 말 있다고 그랬잖아요.

여  ...(눈물 쓱 닦는 듯) 뭔데요. 하세요.

남  타이밍이 참 나쁘긴 한데요. 나 은서씨 좋아했어요.

여  지금 누구 놀리세요?

남  정말이에요. 여기 나오기 전에 어젯밤에

    현준이하고 통화했어요. 내가 은서씨 좋아해도 되냐고..

여  뭐가 어째요?

남  기분 나쁘실 건 알아요. 그런데... 지금 아니면 이런 마음 얘기할

    시간 없을 것 같아서...

여  현준오빠.. 아니 그 인간이 뭔데 그 사람한테 나 좋아해도 되냐 마냐

    허락을 받아요? 그리구요. 난 이제 그 인간이랑 연관된 거라면

    뭐든 다 싫거든요? 그러니까 미안한데요. 좀 비켜주세요.

(M) When You Are Gone / Avril Lavigne

 

여  생전 처음 당해보는 실연의 상처는 나름 크고 깊었다.

    몇날 며칠 입맛도 없고 잠도 잘 안오고

    유령처럼 회사에 출근해 멍하니 앉아 있다가

    부장님께 혼나는 일도 잦아졌다.

    기분이 바닥을 친다는 게 뭔지, 알 것 같았다.

    그렇게 몇 주쯤 지났을 때.

 

(E) 걸어나오는데

 

남  은서씨.

여  ....

남  근처 지날 일이 있어서 가다가...

여  .....

남  그때 일 사과하려고 왔어요.

    내가 너무 급한 마음에.. 경솔했어요.

    은서씨 기분은 생각도 않고...

여  .....

남  미안했어요.

여  ...

남  그럼 가 볼께요.

 

(E)가는데

 

여  저녁은 먹었어요?

남  ..아뇨.

여  무슨 사과를 맨입으로 해요. 저녁이라도 사면서 하면 모를까...

(M) Something Special / 장연주

 

(E) 보글보글 해물탕

 

여  (먹고) 국물 시원한데.. 소주나 한잔 할까요?

남  괜찮겠어요?

여  안그래도 요 며칠 술 한잔 하고 싶다.. 그러던 참이었어요.

남  그럼 몇잔만 마셔요. 너무 마시면 속 버리니까..

    여기요. 소주 한병요.

 

(E) 또르르 따르고 건배

 

여  (마시고) 으... 써.

남  안주 먹어가면서 먹어요.

여  그런데요. 언제부터였어요?

남  뭐가요?

여  나 좋아한 거.

남  현준이가 은서씨 데리고 모임에 처음 나왔을 때부터.

여  그래서 내가 소개팅시켜준다고 했는데 싫다 그런 거에요?

남  ...그냥 뭐...

여  그래서 저번에 같이 등산 갔을 때 내 배낭 들어주셨구나?

    현준이 그 인간은 지껏두 무겁다고 내꺼 안 들어줬는데.

남  은서씨가 말랐잖아요. 무슨 배낭을 은서씨 덩치보다 더 큰 걸

    매고 와서..

여  남자친구 친구들이랑 놀러가는 건데... 잘 보일라구 그랬죠.

남  도시락 진짜 맛있었어요.

여  사실은.. 그거..

남  네?

여  우리 엄마가 싼 거에요. 나 계란 후라이도 못해요. (푸하하 웃는)

(M) 키친 / 이소은

 

여  너무 힘들 때라서 그랬을까.

    친절하고 다정하고 따뜻한 그 사람의 마음 씀씀이에

    위로 받는 게 좋았다.

    그는 아침 저녁으로 전화하고 문자해서

    하루 일과를 챙겨주는 사람이었고

    언제나 자기 자신보다는 나를 배려해주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전 애인의 친구라는 사실과

    내가 정말 그 사람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정식으로 사귀는 거에 대해선

    자꾸만 망설이게 됐다.

    그 사람을 냉정하게 뿌리치는 것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내 사람으로 만들지도 않는

    애매한 상태로 꽤 오랜 기간을 지낸 것이다.

    그런데도 그 사람은 단 한 번도

    불만스러워하지 않고 언제나 그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어 주었다.

(M) 언제나 그대는 / 서영은

 

 

(E) 사무실 소음, 컴퓨터 키보드 두드리고

(E) 전화벨

 

여  여보세요.

남  어. 나야.

여  응. 왜. 나 지금 좀 바쁜데.

남  오늘 너 생일이잖아. 저녁에 뭐하나 하고.

여  친구들 만나기로 했는데?

남  아.. 그래? 나도 갈까?

여  거길 뭐하러 와. 애들 불편하게.

남  아 그렇지? 맞다. 그 생각은 못했네. 알았어. 그럼 잘 놀다가

    조심해서 들어가.

여  응.

 

여  그 사람이 지난번부터 내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한다는 걸

    빤히 알면서도 난 애써 모른 척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전 애인의 친구와 만난다는 걸

    알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나도 모르게 그 사람에게 마음이 가고 있었지만

    그걸 애써 부정하고 싶었던 것 같다.

(M) 앵콜요청금지 / 브로콜리 너마저

 

(E) 걸어오는 소리

 

여  요란한 생일파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왠지 허전했다.

    

(E) 전화해보는데

 

여  그 사람에게 전화를 해 봤지만 받지 않았다.

 

여  ....뭐야... 전화도 안받고... (가볍게 한숨 쉬고 걷는데)

 

남  (좀 멀리서) 윤은서. 이제 오냐?

여  어? 오빠.. 이게 다 뭐야...

 

여  집 앞 골목엔 촛불로 길이 만들어져 있었고

    그 끝엔 꽃다발과 선물상자를 든 그 사람이 서 있었다.

 

여  뭐야... (깔깔) 사람들이 뭐라고 안해?

남  ....아까 통장 아저씨가 얼른 하고 끄라고...

    한 소리 하시더라.

여  내가 언제 올 줄 알고..

남  이거 벌써 몇 번 불었다 껐다 한 지 알아?

여  몰라 정말.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구.

남  들어가. 늦어서 부모님 걱정하시겠다.

여  오빤.

남  나 이거 뒤처리하구 가야지.

    이벤트 이거.. 한번은 해도 두 번은 못하겠다.

 

여  그 사람은 쭈그려 앉더니 종이컵 속의 초들을 수거하기 시작했다.

    순간. 그래. 나도 이제 안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여  ..오빠.

남  응?

여  우리 사귈까? 정식으루.

 

여  그 사람은 뒤로 엉덩방아를 찧더니

    5초쯤 그 자세 그대로. 그표정 그대로. 날 바라봤다.

    밤바람이 차지 않다.

    봄이 오고 있나보다.

(M) 봄봄 / 양양

 

------------1부 끝 -----------

 

(E) 백화점 소음

 

남  이건 어때.

여  별로야. 노티 나.

    이거 입어 봐 이거. 산뜻하잖아.

남  너무 날라리 같잖아.

여  괜찮아. 우리 엄만 이런 색깔 좋아해.

남  ..그래?

여  언니. 이거 사이즈 좀 줘 보세요.

 

(E) 걸어가는 두 사람

 

남  어떡하냐. 니네 부모님이 나 마음에 안 들어하시면.

여  인사 잘하고 싹싹하게 굴면 괜찮을 거야.

남  후.. 떨려 죽겠다.

여  난 다행이다.

남  뭐가..

여  오빠는 부모님 안 계시니까.. 난 이런 거 할 필요 없잖아.

남  것도 농담이냐?

여  (히히 웃고) 긴장하지 말라구. 우리 엄마 아빠는 내 말이라면

    깜박 죽는 분들이셔.

남  ... 그러니까 더 긴장된다. 고명딸 뺏어가는 날도둑놈 치고

    내 처지가 그래서...

여  으유 또 그 소리. 들어가자.

(E) 띵똥....

 

여  엄마. 우리 왔어요.

(M)     Can't Buy Me Love / King's Singers

 

(E) 대문 열고 나오는

 

남  (힘없는) 들어가..

여  버스 타는 데까지 같이 가.

(E)걷는

남  어떡하냐. 부모님이 나 마음에 안 들어하시는 거 같지.

여  ....오빠두 정말.. 너무 솔직한 게 탈이야.

남  .... 내가 뭐.

여  아니... 엄마가 결혼하면 집은 어떡할 거냐 그러면

    그냥 대충... 20평대 아파트 전세 정도는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럼 되잖아.

남  ..아닌데 어떻게 그렇다 그래.

여  왜 아니야. 우리 둘이 대출해서 해두 되구...

남  거짓말이잖아 그럼.

여  거짓말 좀 하면 어떠냐구 글쎄.

남  ...그거 때문에 실망하셨을까?

여  그것뿐이야? 누가 오빠네 사정 어려운 것까지 속속들이 말하래?

남  난... 어른들이 물어보시니까 최대한 정직하게...

여  어유.... 못살아 정말.

남  미안하다.

여  됐어. 암튼 나는 이제 우리 엄마한테 들볶일 거 생각하면...

남  반대하실까?

여  반대하시겠지만. 걱정 마. 내가 싸울거니까.

 

(E) 버스 오고

 

여  버스 왔다.

남  그래. 들어가. 집에 가면 전화할게.

여  응. 잘 가.

(E) 버스 가는

 

여  (한숨 나고) 어떡하냐....

(M) 작은 거짓말 / 김동희

 

여  예상대로 부모님의 반대는 거셌다.

    난 밥을 굶어보기도 하고. 말을 안해보기도 하고.

    버럭버럭 소리를 질러보기도 하고.

    별별 수를 다 썼다.

    그래도 부모님도 없는 가난한집 장남에게

    딸을 보내고 싶지 않다는 두분의 의지는 굳건했다.

 

(E)밥먹는

 

남  아직도 그러셔?

여  몰라. 엄마한테 반항하느라 그냥 쫄쫄 굶었더니

    배고파 죽겠어.

남  이거 더 먹어.

여  응.

남  이거 먹고 너희집에 가자.

여  뭐하러 가.

남  일단은 내 얼굴을 자주 보여드려야겠어.

여  오빠가 뭐 장동건이야? 얼굴 자주 보여준다고 엄마가 오빠한테

    확 반해서 허락할 것 같아?

남  너 혼자서 그렇게 힘들게 할 수 없잖아.

    결국 안된다고 해도, 두분 마음 얻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해볼게.

여  ....쉽지 않을걸?

남  알아. 니 마음 얻는 것도.. 쉽진 않았다.

여  ....치...

 

여  내가 뭐라고. 난 아무 것도 아닌데. 이 사람은 왜 이렇게 나를

    좋아해줄까. 부모님의 반대에 대처하는 그 사람의 모습을 보며

    내 믿음도 더욱 강해졌다.

(M) Loving You / 보보

 

(E)방문 열고 나오는

 

여  아직도 이러고 있음 어떡해. 엄마 아빠 안방에서 나와보지도

    않으시는데.

남  조금만 더 있다가 갈게.

    아까 가져온 사골국물.. 니가 꼭 드시게 해. 그거 한우야.  

여  주말마다 이게 뭐니. 만나주지도 않는 사람들한테

    이거저거 싸들고.

    그 돈만 아꼈어도 집 샀겠네.

남  나는 니 부모님 마음 이해한다니까?

    나한테 너 같은 딸 있어도.. 나 같은 놈한테 주기 싫을 것 같애.

여  ....잘났다.

    무릎 꿇지 말고 편하게 앉아서 좀 있어. 죄졌어?

남  나는 괜찮아.

여  배 안 고파?

남  난 괜찮아.

여  자긴.. 뭐든 괜찮대. 속상해 증말.

(M) 또르르 / 지연

 

여  주말마다 그렇게 집에 와서 부모님 마음을 돌려놓으려고

    그 사람은 참 많이 애를 썼다.

    하지만 그 일은 쉽지 않았다.

    그렇게 몇 개월 쯤 지났을 때.

    보다 못한 나는 폭탄 선언을 했다.

    허락 안해주면 우리끼리 결혼해버리겠다고.

    엄마는 펄쩍 뛰셨지만. 아버지는 그 사람을 다시 한번

    데려와 보라고 하셨다.

    그동안 아닌 척 했지만 한결 같은 그 사람의 모습에

    부모님의 마음도 조금은 움직였던 것 같았다.

    아버지의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온 건

    반은 허락한 거나 마찬가지란 얘기였다.

    난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E) 통화음

 

남  여보세요.

여  난데.. 저녁에 뭐해?

남  저녁에 우리 부서 회식 있는데. 왜?

여  늦게 끝나?

남  좀 그럴 것 같아. 왜. 무슨 일 있어?

여  어. 일이 좀 있지.

남  ...뭔데. 무슨 일?

여  전화로 하긴 그렇고. 만나서 얘기해.

남  궁금한데..

여  만나서 다 얘기해 줄게. 이건 전화로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야.

남  그럼 내일 만나자.

여  으유.. 그때까지 입 간지러워서 어떻게 참냐.

남  뭔데.

여  아니에요. 내일 만나서 얘기해줄께요.

남  알았어. 이따 회식 끝나고 다시 전화할게.

여  응. 술 조금만 마시고~

(E) 전화 끊고

여  아... 말하고 싶어 죽는 줄 알았네. (웃고)

(M) 사랑은 선율을 타고 / 소녀시대

 

여  그리고 그날 밤.

 

(E) 전화벨

 

여  (자다 깨서 받는) 여보세요.

남  (약간 취한) 은서야.

여  응.. 이제 끝났어? 몇시야.. 어후..

남  사랑하는 우리 은서..

여  취하셨구만? 술 조금만 마시래니까.

남  응. 괜히 기분이 좋아서 좀 마셨다.

여  얼른 들어가 주무셔.

남  아까 하려던 얘기가 뭔데?

여  됐어. 내일.. 아니 12시 지났으니까 오늘 만날거잖아.

남  그래두... 궁금해.

여  좋은 얘기야.

남  ...그래?

여  그래.

남  그럼 아침 일찍 만나자.

여  출근 안하고?

남  출근 하기 전에. 아침 일찍.

여  몰라. 그럼 아침에 통화해.

남  어. 은서야. 잘 자.

여  (졸린) 응

남  사랑해 은서야.

여  알았어.

 

여  그날 새벽. 난 어떤 꿈인가를 꾸고

    깜짝 놀라 깼다. 뭔가.. 쿵.. 하는 소리를

    들었던 것도 같았다.

    왠지.. 불안했다.

(M) Morning Bird / Sade

 

여  그리고 아침.

(E) 전화걸어도 안받는

여  그 사람에겐 연락이 없었다.

    오전 내내 통화가 안돼 회사로 전화를 걸었는데

    출근도 안했다는 거였다.

    무슨 일 있나.. 불안한 마음에 초조했는데.

(E) 전화벨

 

여  여보세요? 네. 아.. 안녕하세요.

    그 사람 아직 회사 안 나왔나요?  

    네? 위생병원 응급실요? 네.. 알겠습니다.

 

(E)뛰어가는

 

여  그 사람이 병원 응급실에 있다니.. 무슨 일인지...

    난 혼비백산해서 뛰어갔다.

    병원에 도착해.. 응급실로 달려가 간호사에게

    그 사람 이름을 대니..

    지하 장례식장에 가 보라고 했다.

    몇 번을 다시 묻고..또 확인했지만 대답은 같았다.

(M) Too Far Away / 정여진

 

여  회식이 끝난 후 집으로 가지 않고

    우리 동네 버스 정류장에서 날을 샌 모양이었다.

    아직 술이 깨지 않은 채여서

    새벽 속도를 내고 달리던 버스에 부딪쳤고

    뇌출혈로 병원에 옮긴지 얼마 안돼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내 이야기가 빨리 듣고 싶어서

    좋은 소식을 빨리 듣고 싶어서.. 거기 왔던 거겠지.

    그 사람의 사진을 붙들고 나는 오열했다.

    아빠가 오빠 데려오라 그랬다구...

    이제 허락해줄 것 같단 말야... 빨리 일어나.. 일어나.... 이 바보야...

    그 사람은 사진 속에서도 웃고만 있었다.

    난 괜찮아... 하는 것처럼.

(M) Too Far Away / 정여진

 

여  너무 아픈 상처여서 다시는 누군가를 만나거나

    사랑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 사람에게 미안해서라도.

    하지만 10년이 지났고.

    난 그 사람처럼 따뜻하고 좋은 사람을 만났고

    결혼도 했다.

    예전처럼 날마다.. 아침마다.. 저녁마다..

    생각나는 건 아니지만

    난 아직도 가끔 그 사람을 생각한다.

    그리고.. 아파한다.

    만약.. 정말 다음 세상이 있다면

    내가 먼저 그 사람을 찾아..

    내가 더 사랑해 줄텐데.

    햇살이 따뜻하다.    

    봄이 오고 있는 것 같다.

(M) 주제음

 

 





2010-02-25(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