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조회:
2010년 2월 11일 목요일 <음악에세이>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429화 -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M) 주제음  겨울 이별 / 이소라

 

* 오늘 음악에세이 노래가 있는 풍경은 광주에 사는 청취자 송은옥씨의

사연을 드라마로 각색한 것입니다.

 

여  옛날 남자친구 결혼식에 갔을 때만 눈물이 나는 게 아니다.

    남동생 결혼식장에선 피눈물이 난다.

    귀하디 귀한 3대 독자인 남동생이

    어느날 갑자기 예쁜 여자친구를 데리고 와

    결혼하게 해달라고 선언을 한 후.

    가만히 있던 난, 한 순간 똥차가 돼 버리고 말았다.

    아버지는 니 누나가 저러고 있는데 니가 어떻게 먼저 결혼을

    하냐는 둥... 니가 먼저 결혼을 해 버리면.. 남자도 없이 혼자

    늙어가고 있는 니 누나의 심정이 어떻겠냐는 둥...

    난리를 치셨고.

    동생은... 그럼 누나가 결혼할 때까지 나는 사랑하는 여자랑

    결혼도 못한다는 것이냐는 둥...

    누나가 언제 결혼할 줄 알고 기다리냐는 둥..

    지금 하는 꼴로 봐선 마흔 넘어서까지 결혼 안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둥...

    정말 사람을 가운데 놔두고 해서는 안되는 망언들이 오갔다.

    난 너무나 기분이 나빴지만.

    쿨하게 말했다. 됐다고. 나 괜찮으니까 결혼들 하라고.

    나는 뭐.. 결혼? 그거 그렇게 좋은 지도 모르겠고...

    커플이 부럽지도 않고... 

    겨울이라고 해서 춥거나.. 쓸쓸하거나.. 난 진짜 그렇지도 않다고.

    나는 진짜... 괜찮다고...  

(M) 난 괜찮아 / 진주

 

(E) 결혼식장 소음들.

 

여  그런데 오늘 내 남동생의 결혼을 보는데

    마음이 왜 이러는 것이냐 말이다.

    여기서 눈물까지 보이면

    온 친척들로부터 비웃음을 살 것 같아

    눈물을 꾹 참고 애써 웃으면서 인사를 하고 다녔다.

    그랬더니 뒤에서 수군거리는 소리들이 다 들렸다.

    쟨 참 속도 없지.. 지 동생도 결혼하는데... 결혼도 못하고 저러는

    주제에 또 뭐가 좋다고 웃고 다니냐고.

    그럼 나보고 어쩌라는 건가.

    울라는 건가? 웃으라는 건가? 아예 오질 말라는건가?

    결혼을 안한 게 죄도 아니고. 다들 왜 저러는 건가?

    난 가족 사진을 찍자마자 식장을 빠져나와

    피로연장으로 갔다.

    나머지는 나 없어도 잘들 알아서 하겠지.. 싶은 심정으로

    비싼 뷔페인데.. 많이 먹고 본전이나 뽑자... 했다.

    

(E) 뷔페 식당 소음들

 

여  그래서 누가 보거나 말거나 열심히 먹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흑임자 죽이 나왔길래

    그걸 또 열심히 먹고 있는데.

 

(E) 뭔가 씹히는

 

여  아야...

 

(E) 후 뱉고... 병조각 댕그렁..

 

여  이게 뭐야... 병뚜껑 아니야!!!

 

여  정말이지, 뚜껑이 확 열리는 기분이었다.

(M) Volcano Girls / Veruca Salt

 

여  웨이터가 와서 보더니 퉁명스런 표정으로

    죄송하단다...

    아니.. 이게 죄송하면 다란 말인가.

    이게 일인분에 얼마 짜린데...

    사람 먹는 음식 안에서 병뚜껑이 나오게 해놓고...

    너무 열받아, 난 진상을 피기로 했다.

 

여  저기요! 다 필요없고! 책임자 나오라 그래!

    책임자 어딨어요? 여기 총책임자 같은 사람 있을 거 아냐!!!!

 

(E) 웅성이는

 

여  그러자 웨이터들끼리 뭐라뭐라 수근대더니

    한 사람이 밖으로 나갔다.

    그러더니 누군가가 안으로 들어왔다.

    나 오늘 완전 열받았다.

    어디 한번 해 보자, 싶었다.

    내가 제대로 사과 받아 내겠어!

    도대체 음식 관리를 어떻게 하는거야?

 

(E) 누군가 오는

 

남  죄송합니다.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다구요?

여  네!!!!!

 

여  ...해놓고 얼굴을 들어 보니. 아니 이게 웬... 오지호?

    서구적인 마스크에... 파르스름한 턱선.

    양복으로는 숨길 수 없는 야성미 넘치는 몸매.

    완전... 짐승남이잖아.

    순간 나도 모르게 숨을 흡.. 멈추고

    그 남자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남  손님. 안색이 창백한 게... 어디 많이 안좋으신가요?

여  예? 아니... 예. 뭐.. 좀..

남  병뚜껑이 들어가 있었다구요? 이겁니까?

여  예...아니... 뭐... 있더라구요 그게.. 그 안에...

남  정말 죄송합니다. 어떻게 사과를 드려야 할 지...

여  아니 뭐..그냥...

남  어디 다치신 데는 없으신지...

여  글쎄요.. 아직 잘...

남  이게 제 명함인데요. 일단 병원 가 보시고.. 혹시라도 다치신 데가

    있으면 저희가 다 치료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일은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리겠습니다.

여  아유..뭘.. 일단 알..겠어요.

(M) Mr. / Kara

 

여  집에 와서도 그 남자의 목소리와 얼굴이 잊혀지질 않았다.

    다시 만날 방법을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E)전화 거는

 

남  여보세요.

여  네. 저 이틀 전에.. 뷔페 갔다가 병뚜껑..

남  아... 그 손님. 안 그래도 궁금했는데. 병원에서 검사 받아

    보셨습니까?

여  네. 받아봤는데.. 많이는 아니구요. 입천장이 살짝.. 까졌다고

    하더라구요.

남  아 그래요. 정말 죄송합니다.

여  아뇨. 뭐... 제가 원래 막 깐깐하고 그런 여자는 아닌데...

    그래도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남  그럼요. 전화 잘 주셨습니다. 제가 한번 찾아 뵙고

    다시 한번 사과도 드리고... 치료비도 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여  네? 찾아... 뵙고? 여길 오신다구요?

남  그럼요. 저희 때문에 피해 입으셨는데.. 오라 가라 할 순

    없죠. 제가 댁으로 직접 찾아뵙겠습니다.

(M) Waltz Lesson / Alex

 

(E) 드라이 윙.... 하는 소리

 

여  정말 무방비 상태로 있던 나는 떡져 있던 머리도 감아 말리고

    화장도 곱단하게 하고

    집안도 대충 치우고 하느라 바빴다.

    그리고 얼마 후.

 

(E)벨소리

 

여  누구세요?

(E)문 열고

 

남  안녕하세요.

 

여  그 남자는 한손엔 꽃다발. 한손엔 케익을 들고 있었다.

    난 다시 가슴이 쿵쾅거렸다.

 

남  들어가도 될까요. 혹시 불편하시면 밖에서 얘기하구요.

여  아니에요. 불편하긴요. 어서 들어오세요.

남  네.. 그럼..

(E) 문 닫히고

 

여  부모님이 잠깐 나가셨어요.

남  네에.

여  차 뭐.. 드실래요?

남  아니요. 사과드리러 왔는데...

여  사과는 하실 만큼 하셨잖아요. 이제 괜찮아요. 사실 이렇게

    안 오셨어도 되는데.. 제가 더 죄송하네요.

남  저.. 이건 약소하지만 치료비구요.

여  아닌데.... 정말 괜찮은데....

남  그리고 이건... 저희 뷔페 식사권이에요.

    나중에 남자친구분이랑 같이 오세요.

여  (순간) 어머. 저 남자친구 없어요!

남  네?

여  아니... 그래서 저는 남자친구가 없으니까... 친구랑 갈께요.

    감사..합니다.

(M) Bo Peep Bo Peep / T-ara

 

(E) 은은한 클래식

 

여  그러고 바로 가면 너무 속보일 것 같아서

    약 2주 후에 나보다 외모가 좀 떨어지는 친구와 함께

    그 곳에 갔다.

    맛사지 하고 미용실 가고

    새 원피스에 코트까지 내 질렀으니

    공짜 뷔페 한번 먹으려다 내 돈이 더 든 셈이다.

    그래도 상관 없었다.

    서른 넘은 나이에 한눈에 반하는 그런 인연이 어디 쉬운가?

    유부남만 아니길... 간절히 바라며

    난 한껏 차려입고 식당에 들어섰다.

    저만치서 웨이터들에게 뭔가 지시를 내리고 있던 그 사람이

    날 발견하더니.. 서둘러 걸어왔다.

 

남  오셨네요? 왜 이렇게 안오시나.. 했는데..

여  좀 바빴어요. 덕분에 잘 먹을께요.

남  뭘요.. 이 쪽으로 오세요. VIP들만 모시는 좋은 자리가 있거든요.

 

여  전망 좋은 자리에 앉아 맛있게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했는데

    그 남자가 보이질 않았다.

    내가 밥 먹으로 왔나.. 자기 보러 왔구만... 궁시렁거리며

    한참을 찾다가... 바쁜가보다... 싶어 친구와 함께

    그냥 나오고 말았다.

    섭섭한 마음을 누르고 가고 있는데...

(E) 뒤에서 뛰어 나오는

 

남  윤은서씨.

여  네?

남  인사도 안하시고 그냥 가시면 어떡해요.

    저 잠깐 본사랑 통화할 일이 있어서 사무실 들렀다 내려왔는데

    벌써 나가셔서 놀랐어요.

여  바쁘신 거 아니에요? 일 보셔야 할 것 같아서 전....

남  저... 커피 한잔 대접하고 싶은데....

    지금 꼭 가 보셔야 하는지...

 

여  멀리 밤하늘로 폭죽이 터지는 느낌이었다.

    이 사람.. 유부남 아니야..

    이 사람... 나한테 관심 있어...

    속으로만 속삭이며.. 난 손 떨리는 걸 안 들키려고

    핸드백을 꽉.. 부여잡았다.

(M) 마쉬멜로우 / IU

 

----------------1부 끝 ----------------------

 

(E) 커피잔 소리

 

남  갑자기 커피 마시자고 하셔서 놀라신 거 아닌지..

여  조금요..

남  친구분한테 괜히 미안하네요. 먼저 가시게 해서...

여  아니에요. 걘 약속 있었어요.

남  오늘 식사는 입맛에 맞으셨어요?

여  그럼요. 거기 원래 맛있기로 유명하잖아요.

    그래서 제 동생 피로연도 거기서 한건데요.

남  나름 맛이나 청결도 면에선 자신이 있었는데.. 그날 하필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여  그래도.. 그 덕에 우리가 이렇게 만났잖아요.

    라고 하고 싶은 걸 꾹 참고 있는데.

 

남  그래도 그 덕에 우리가 이렇게 만났네요.

여  네?

남  사실은 그날 은서씨 처음 보고.. 만나보고 싶단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집까지 찾아간 거였구요.

여  어..어머. 그러셨어요? 전.. 전혀 몰랐어요.

남  은서씨.. 혹시 2월 14일에 뭐하세요?

여  네?

남  실은 모임이 있는데요. 그게.. 파트너 동반 모임이에요.

    제가.. 데리고 갈 여자친구도 없고 해서..

    은서씨가 괜찮기만 하시다면.. 같이 가고 싶어서요.

(M) Valentine girl / Newkids on the block

 

여  그렇게 우리는 연애를 시작했다.

    그 사람은 요리도 잘했고, 예쁘게 식탁을 차려서

    내가 맛있게 먹는 걸 보는 것도 좋아하는

    참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이었다.

 

(E) 뭔가 먹는 소리

 

여  뭘 그렇게 봐. 파스타 먹는 거 첨 봐?

남  맛있게 먹으니까 이뻐서 그렇지.

여  맛있게 만들어 놨으니까 맛있게 먹지. 내 입맛이 보통 까다로운 줄

    알아?

남  주방장이랑 의논해서 이 메뉴 다음주부터 내놔볼까 하는데

    괜찮을 것 같아?

여  응. 여자들이 좋아할 것 같애.

남  그래?

여  자기두 참 일 열심히 해.

남  여기 잘 키워놓고... 본사로도 올라가고. 그래야지.

여  서울 본사?

남  응.

여  여기서 총지배인하고 그것도 괜찮지 않아?

남  처음 입사할 때부터 그게 목표였어.

여  아.. 그래?

 

여  그 사람이 더 넓은 곳에서 더 큰 일을 하고 싶다는

    의욕을 내비칠 때마다

    왠지 조금 불안한 마음이었다.

 

남  표정 왜 그래..

여  응? 뭐가..

남  나 본사 가면 같이 가면 되잖아.

여  그래.. 그렇지.

(E) 먹으며

여  이거 진짜 맛있다. 반응 좋겠어.

(M) 귀여운 넌 / 애프터스쿨

 

(E) 차 와서 멈추는

 

여  오늘 고마워. 맛있는 밥에. 드라이브에.

남  잘 들어가.

여  우리집에 들어갔다 갈래?

남  어? 너무 늦었잖아.

여  부모님이 자기 궁금해하셔.

남  ...나를?

여  어. 만나는 사람 있는 거 아니까... 어떤 사람인지...

    뭐 그런 거.... 동생도 결혼했고.. 그래서..

남  ...결혼?

여  ......

남  지금 당장 뭐라고 해야 할 지...

여  응? 그게 무슨 말이야?

남  나도 결혼을 아주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니야. 그런데..

    자기도 알잖아. 지금 할 일이 너무 많고... 해야 할 일도 많고...

여  ... 알지.

남  물론 나도 너 생각하면..

여  (갑자기 유쾌하게 웃으며) 아유 쫄기는. 괜찮아. 사실은 나도 지금의

    자유가 더 좋은 사람이야. 엄마 아빠가 하두 뭐라고 하셔서

    그냥 해본 소리야.

남  정말.. 괜찮아?

여  당연하지! 그리구 막말루.. 우리 만난 지 일년도 안됐어.

    사람을 최소한 몇 년은 겪어봐야 아는건데... 내가 자기 뭘 믿구?

남  어어?

여  (웃으며) 부담 갖지 말라구. 얼른 가. 늦었다.

남  그래. 고마워. 잘 자.

여  응. 잘 가. 운전 조심하구.

 

(E)차 문 닫고 출발

 

여  웃으면서 손까지 흔들어 가며 그 사람을 보내놓고

    난 대문 앞에 앉아 한참을 울었다.

    왜 그렇게 서러웠는지

    왜 그렇게 섭섭했는지...

    왜 그렇게.. 불안했는지...

(M) 사랑했잖아 / 린

 

여  그리고 그해 12월.

    그 사람이 굉장히 심각한 표정으로 날 불러냈다.

 

(E)캐롤...

 

여  왜 그래?

남  나... 본사로 발령났어. 새해부터 서울 본사로 가게 될 것 같아.

여  ...그래?

남  어..

여  잘된 일인데 표정이 왜 그래.

남  ....

여  계속 기다려왔던 일이잖아. 안 그래?

남  그렇긴 한데... 너 생각하면...

여  나 생각 뭐?

남  너랑 헤어져 있어야 되잖아.

여  .......

남  우리 같이 가자.

여  ....

남  같이 가자.

여  같이 가자는 거야... 결혼하자는거야?

남  응?

여  .... 그걸 확실히 해줘야 나도 결정하기 쉬울 것 같아서.

남  ..... 같이 가자.

(M) Vivaldi song / Michael Franks

 

여  며칠 동안 시간을 갖기로 했다.

    그 며칠이 나에겐 지옥 같았다.

    그 사람을 너무 많이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에

    헤어지는 건 생각만 해도 힘든데

    그렇다고 그 감정 하나로 무작정 낯선 곳까지 따라갈 순 없었다.

    그 사람에게 그게 오히려 더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마음이 복잡하고 심란해

    그 사람이 일하는 곳으로 갔다.

    빛나는 조명 아래, 멋진 옷을 입은 그 사람이

    활기차게 일하고 있는 모습을

    문 밖에 서서 지켜보다가 다시 돌아왔다.

(M) Could've Been / Tiffany

 

여  그리고 또 며칠 후.

 

(E) 들어오는

 

남  윤은서.

여  응. 앉어.

남  전화도 안되고. 문자 보내도 소식도 없고.

여  생각 좀 해본다 그랬잖아.

남  그래서. 생각해 봤어?

여  어. 질리게 생각했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남  그냥 간단하게 생각해. 같이 가서. 서로 일 열심히 하다가.. 나중에..

여  난 안 갈래.

남  .....

여  지금은 좀 섭섭할 지 몰라도.. 나중에 생각하면 잘했다고 할 것 같아.

남  멀리 떨어져 있는 거.. 힘들어.

여  그런 부담도 갖지 마.

남  ...헤어지자구?

여  1년도 안되는 시간이었지만. 난 진짜 그동안 행복했었어.

    가서 당신 꿈 꼭 이루길, 진심으로 응원할게.

남  내가.. 결혼하자고 안해서.. 그래?

여  섭섭한 거 없지 않았어. 하지만 절대 강요하고 싶진 않아.

    왜냐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그런 사람이랑 좋았던 시간을, 기억을, 망치고 싶진 않아.

(M) 어쩌다가 / 란   

 

여  영화 속에만 있는 줄 알았다.

    쿨하고 담백한 이별 같은 건.

 

(E)기차역 소음

 

남  나와줘서 고맙다.

여  잘 가라구. 언제 볼 지 모르는데.

남  내가 찾아와도 안 볼거야?

여  안 올 것 같은데?

남  ....... 일주일에 한번 오다가.. 이주일에 한번.. 한달에 한번...

    육개월에 한번... 이렇게 될까봐. 나도 무서워.

여  신경쓰지 마. 지금 그런 마음 있으면 됐지 뭐.

    인연이.. 짧고 길고.. 이런 게 분명히 있는 것 같아.

남  잘 지내.

여  응. 잘 가.

 

여  그렇게 몇걸음 가던 그 사람은 다시 돌아와

    나에게 가벼운 입맞춤을 해 줬다.

    우리 둘 다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 인연은 이게 끝이라는 걸.

(M) 달에 지다 / Beige

 

여  그리고 4년이 지났다.

    난 아직도 혼자고. 아직도 집안의 구박떼기다.

    그리고 아직도... 누군가를 만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그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까?

    결혼은 했을까?

    혼자 생각하다 보면, 허탈한 웃음도 나지만

    갑자기 뜨겁게 목이 메이며 눈물도 난다.

    내가 그때 너무 쉽게 포기한 건 아닐까?

    내가 너무 쉽게 보내준 건 아닐까?

    난 그냥, 내 생애 그렇게 순수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은, 마지막일 것 같아서

    그 사랑을 망치고 싶지 않았던 것 뿐이었는데.

    내가 이렇게, 이런 마음이었던 것처럼

    그 사람도 그랬을까?

    다른 누군가를 만나 다시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해서 살아간다고 해도

    난, 가끔 궁금할 것 같다.

(M) 주제음

 

 

    

 

    





2010-02-11(1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