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421 화 - 중매결혼 (M) 주제음 흩어진 나날들 / 강수지 (E) 바람 부는 데 걷는 소리 들리고 여
춥다. 날도 춥고. 맘도 춥다. 바람은 왜 이렇게 찬지.. 얇은 스타킹밖에 못신은 다리가 얼음통에 빠뜨려진 것처럼 오돌돌..떨린다. (E) 현관문 열고 들어가는 여
그래도 호텔 안으로 들어서니 좀 낫다. 거울을 보며 흐트러진 머리모양을 가다듬고 푸리딩딩해진 입술에 립글로스를 덧바른다. 엄마와 이모들로부터 단단히 얘기 듣고 나온 참이다. “너 이제 내년이면 서른 일곱이다.. 더는 갈 데도 없다.. 상대가 총각인 것만도 감지덕진데 거기에 회계사에 시아버지는 대학교수란다. 이런 자리가 또 어딨겠니. 공부하고 일만 알다가 여태 장가도 못간 순진한 총각이라고 하니 얼굴이 기절하게 못생기지만 않았으면 그냥 식 올려라....” 얼마나 여러번 얘기 듣고 나왔으면 아직까지도 그 말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속으로는 그래도 웬만큼 좋아야 결혼하지... 라고 하면서도 나도 어느쯤은 마음을 비운 상태였다. 그래.. 이만한 자리가 또 어딨겠나... 이제 고집 그만 피우고.. 나도 그만 좀 가보자.. (M)
개구리와 코끼리의 사랑이야기 / 김종환 (E) 걸어들어오는 여
창가에 혼자 앉은 남자가 서넛이다 토요일 이 시간에 호텔 커피숍이면 대부분이 선 보러 나온 사람일 것이다. 그들을 잠깐 훑어보았다. 사진도 보지 않고 나온 터라 누군지 알 수 없었다. 그
중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다른 이들은 조금 긴장한 티가 역력하고.. 물잔을 들이키고 하는데... 한 사람만이 무심한 표정으로 창밖만 보고 있었다. 그렇다고 누굴 기다리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옷도 정장 차림이 아니었다. 그냥 대충 걸쳐 입고 나온 것 같았다. 그런데도 편안한 멋이 났다. 왠지 저 사람이었으면.. 싶었다. (E) 전화 눌러보는 여
그리고 받아놓았던 번호로 전화를 했다. (E) 저쪽만큼에서 울리는 여
그 사람의 전화기였다. (M)
텔레파시 / 윤하 여
아.. 제가 전화했어요. 남
네.. 앉으세요. (E) 와서 앉고 여
제가 5분 정도 늦었죠. 남
괜찮습니다. 여
버스 타고 왔는데.. 꽤 걸어야 하더라구요. 남
날이 춥죠. 여
남자는 날이 춥죠..라고 묻더니 내 대답은 기다리지도 않는다는 듯이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E)커피잔 놓여지는 여
커피가 나오고. 늘상 하는 말들이 오갔다. 그 사람은 좀 시큰둥한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예의에 벗어나는 것도 아니었고. 날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참 애매한 태도였다. 남
그럼.. 이만 일어나실까요? 여
...네. 여
적당한 시간이 되자 일어나자고 했고 자기 차로 집까지 태워다 주기도 했고. 잘 들어가라고 인사도 깍듯이 챙겼다. 처음부터 끝까지, 좋지도..싫지도 않다는 태도였다. (M)
그대는 인형처럼 웃고 있지만 / 핑클 (E) 사무실 소음 여
선본 게 토요일. 그리고 다음 주 금요일이 될 때까지 남자에게선 아무 연락이 없었다. 중매 아주머니와 통화한 엄마 말로는 그 남자도 날 마음에 들어했다고 하는데. 마음에 들었다면 여태 전화가 없을 리 없었다. 어머니들끼리 한번 잘해보려고 하는 말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켠으론.. 그래도 혹시... 진짜 마음에 들었으면서 전화를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도 했다. 왠지,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 전화벨 여
그 사람에게 전화가 온 건 금요일 일과도 다 끝나갈 무렵이었다. 여
네. 남
안녕하세요. 저 지난번에 ?던.. 여
네.. 안녕하셨어요. 남
...혹시 내일 시간 되십니까? 식사라도 하고 싶은데... 여
... 네 좋아요. 여
주말 약속을 금요일 다 끝나가는 시간에 정하다니.. 이건 좀 기분 나쁜 일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은근히 속으로 기다려온 전화여선지 별로 기분 나쁘지가 않았다. 대신, 내일은 뭘 입고 나가나... 그 고민으로 마음이 바빠졌다. (M)
빙고 / 코요태 (E)레스토랑 소음 여
잘 지내셨죠. 남
..네. 음식은 입에 맞으세요. 여
....네. 남
날씨가 춥죠. 여
....네. 여
하나마나한 대화들이었다. 날씨가 춥다는 건.. 지난번에도 말했고..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한 얘긴가. 겨울에 안 추운 게 문제지.. 추운 게 뭐 얘기할 꺼리라고. 이 사람의 태도가 너무 형식적이란 생각에 불만이 쌓이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론.. 이렇게 무뚝뚝하고 무심한 사람이니 여태 혼자였겠지... 내가 이 사람 마음을 흔들어놓을 수 있는 여자였으면... 이런 마음이 생기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남
제가 좀.. 재미없죠. 여
네? 솔직히.. 좀 그래요. (약간 웃고) 남
저 원래 이래요. 재미없는 사람이에요. 여
.... 남
그래도 괜찮으면.. 저랑 결혼하시는 거 어때요. 여
먹던 고기가 목구멍에 걸릴 뻔 했다. 만난 게 두 번. 전화통화 한 번. 알게 된 지 일주일 된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에게 청혼을 받은 거였다. 그것도 송아지 스테이크를 먹다가... (M)
16/20 - 주주클럽 (E) 강물 소리 여
밥을 어떻게 먹었는지 모르게 정신없이 먹고 한강변에 나왔다. 남
아깐 놀라셨죠. 여
네. (사이) 전.. 저를 그렇게 마음에 안들어하시는 줄 알았는데요. 남
그럼 오늘 왜 또 보자고 했겠어요. 여
그렇지만.. 우리 만난 거 겨우 두 번인데... 남
중매가 그렇죠. 두 번 만나나 스무번 만나나... 서로에 대해 더 자세히 알기는 힘든 구조라고 생각해요. 서로 소개된 말들이 있고 그 말들에 맞게 행동하고 얘기하잖아요. 여
..... 그런데 왜 중매결혼을 하려고 하세요. 남
(조금 웃으며) 은서씨는요 여
전.... 글쎄요. 운명적인 사랑 같은 거 기다린 적도 있지만 기다린다고 오는 것도 아니더라구요. 중매 말곤 별다른 방법도 없고... 또 솔직하게는... 가족들의 지지를 업고 만나는 만남이니까 그 뒤에 골치 아플 일은 좀 덜할 것 같고... 그리고 전 나이 드신 분들의 얘긴 존중하는 편이거든요. 살아보니 별로 틀린 말이 없더라구요. 남
.......그래요? 여
.....네. 남
부모님껜 제 의사 말씀드릴께요. 은서씨도 잘 생각해보고 결정해서 알려줘요. 여
좋은 조건으로 나온 집을 구경하고 나서 복덕방 아저씨에게 얘기 듣는 것 같았다. 잘 생각해 보고 결정해서 알려줘요.... 로맨틱한 것까진 바라지 않지만 마음은 느껴졌으면 좋겠는데... 중매결혼에서 그건 욕심인가? (M) 사랑해도 될까요 / 박신양 여
중매 결혼은 정말 속전속결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상견례가 이뤄지고 날이 잡혔다. 부모님들끼리 이것저것 정하고 사고 하는 사이에 나도 바빴다. 웨딩드레스니 맛사지니 예물이니 하면서 뛰어다니다가 집에 돌아와 잠이들려고 할 때... 그런데... 신랑될 사람 얼굴은 어떻게 생겼더라? 생각하면....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아서 당황할 때도 있었다. 내가 왜 이 고생을 하고 돌아다니는데... 정작 결혼할 당사자 얼굴이 떠오르질 않는다니.... 갑자기 억울한 맘이 들어 전화를 했다. 그 사람에게 한밤중에 전화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E)전화벨 소리 여
전화벨이 한참 울린 끝에... 목소리가 들렸다. 여자 목소리였다. (M)원하고 원망하죠 / As One (E) 차가 끽 멈춘다. 내리는 소리 여
한밤중이라 언니차를 끌고 밖으로 나왔다. 한강변이었다. 그 사람이 미리 와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E) 걸어간다 여
..어떻게 된거에요? 남
.... 여
아까 전화 받았던 여자는.. 누구에요? 남
(조금 있다가) 애인이에요. 여
...뭐라구요? 남
10년 만난 애인이에요. 여
지금.. 뭐라구.. 10년 만난... 뭐요? 남
헤어지려고 만난 자리였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너무 흥분을 해서... 내 전활 뺏어 받은거였어요. 여
그 사람..? 꼭 무슨.. 부인 얘기하듯 하네요? 그 여자가 조강지처에요? 그럼 난 뭔데요? 남
그런 건.. 아니고.... 암튼 끝까지 모르게 했어야 했는데.. 미안해요. 여
(기막힌) 끝까지 모르게 해요? 내가 멍청이처럼 모르고 결혼하길 바랬어요? 아무리 나에 대해 관심이 없고..애정이 없다고.. 한 여자의 인생이 걸린 문젠데... 어쩌면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남
10년 동안 그 여자 만나면서 정말 결혼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집에서 허락해주질 않았어요. 여
그래서요? 남
헤어지려고 작정하고 선보러 나간 거였어요. 제 성격상.. 부모님 거스르고 그 여자랑 결혼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여
그런데 왜 그 희생양이 나냐구요! 번갯불에 콩 궈먹듯이 일 추진해서 이제 청첩장까지 다 돌린 마당에.. 나더러 어쩌라구! 남
헤어지려고 만났다고 하잖아요. 그리고 헤어졌어요. 여
10년을 만났다면서요! 남
은서씨 말대로 결혼하기로 했잖아요. 그러고 나서도 계속 만나면 안되는 일이구요. 여
안되는 일? (기막혀웃고) 무슨..본인이.. 굉장히 깨끗하고 도덕적인 사람인 것처럼 말하네요? 지금까지 양다리 걸친 건.. 되는 일이었어요? 남
미리 얘기 못한 건 미안해요. 얘기하면 지금처럼 문제가 될까봐 못했어요. 여
그 여자랑 헤어지기 싫어서 그런 거 아니구요? (M)사랑... 그게 뭔데 / 양파 여
결혼식이 2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내 나이도 있었고.. 결혼하고 되도록 빨리 아이를 갖고 싶어 회사에 휴직계까지 내놓은 상태였다. 핵폭탄이라도 맞은 기분이었다. 집에 돌아와 이불 뒤집어쓰고 두 시간은 족히 울었던 것 같다. 당장이라도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친척분들께 예비 사위 자랑하느라 침이 마르는 엄마 아버지를 보면서 그럴 수가 없었다. 가슴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기분이었다. 다시 그 사람을 만나러 갔다. (E) 까페 문 열리고 여
여기에요. (E) 와서 앉는다 남
오늘 저녁쯤 전화하려고 했는데. 여
맘이 있었으면 어제 했겠죠. 남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안했어요. 여
말은.. 꼭.. 모든 게 날 위해서라는 것 같네요? 남
그런 마음도 있어요. 암튼, 여러 가지로 미안해요. 여
나 이 결혼 안해요. 남
...! 여
이런저런 이유로 선보러 나왔지만요. 그리고 중매결혼 하려고 했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조건이 괜찮은 것 같아서.. 뭐 이정도면.. 하고 결혼하잔 건 아니었어요. 급한 마음 반에... 그쪽이 마음에 든 것도 반이었어요. 좀 서둘러져서 당황은 했지만... 결혼 생활에 대해서 살짝 기대도 했었어요. 당신 알아가면서.. 배워가면서.. 맞춰가면서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남그렇게 하면 돼요.
여
내가 왜요? 다른 여자 맘에 품고.. 안타깝게 막 헤어진 남자랑.. 내가 왜?
남
노력할께요. 여
내가 털끝만큼이라도 마음에 들었어요? 남
처음에는 아무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거 사실이에요. 하지만 두 번째 만나서 결혼 청한 건 온전히 내 뜻이었어요. 왠지 은서씨하곤 결혼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여
그 사람의 한마디 한마디를 새기며 생각했다. 내가 그 사람에게. 선언하듯이 결혼안한다고 해버린 건.. 이런 말을 듣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순간 스스로의 나약함과 타협하고 싶어하는 마음에 나 자신도 염증이 날 지경이었다. (M)Chelsea Burns / Keren Ann 여
모양새는 그런대로.. 그 사람이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하고.. 잘하겠다고 맹세도 하고.. 날 달래고 얼러서 결혼하는 방향으로 매듭지어졌다. 찜찜하지 않다면 거짓말이었겠지만 그래도 결혼 전이니까.. 결혼 전이니까.. 하며 애써 마음을 추슬렀다. 결혼 전에 그런 연애 한번 못해본 내가 바보지... 이렇게도 생각했다. 휴대폰 두고 나온 거 알면서도 출근 시간이 급해서 그냥 가야하는 사람처럼.. 마음이 초조하고 허전했다. 그리고 결혼식 전날이 되고 말았다. 일찍 자야 화장 잘 받는다는 말에 밤 8시부터 누워 있었지만 말똥말똥 잠이 오질 않았다. 올 리가 없었다. 결국 밤 11시 쯤 됐을 때 침대에서 일어나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중이었다. 다시 걸었다. 또 통화중이었다. 그러자... 내 마음이 견딜 수 없어지게 됐다. 이건 분명히... 그 여자와 통화하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M)총맞은 것처럼 / 백지영 (E) 차 끽 멈추고, 내리고, 달려가는 여
그 사람이 살고 있는 오피스텔로 갔다. 건물 앞까지만 가봤지 한번도 들어가 본 적 없는 곳이었다. 7층에 산다는 정보만 가지고 무작정 올라갔다. 701호와 702호... 어느 쪽 벨을 누를까하다가 702호의 벨을 눌렀다. 잠시 후... (E)문열리고 여놀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남
웬일이에요 이 시간에? 여긴 어떻게 알고.. 여
7층이라고 지난번에 그랬잖아요. 남
.... 들어와요. (E) 들어가고 문 닫고 남
차..뭐.. 여
됐어요. 남
.... 진짜 무슨 일이에요. 여
전화했어요? 남
네? 여
.....그 여자랑.. 혹시 전화했어요? 남
... 여
아까 여러번 전화했는데 계속 통화중이었어요. 이 시간에 친구랑 그렇게 오래 통화할 이유도 없고.. 일로 통화할 것 같지도 않고.. 그냥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계속 그 여자랑 통화하는 것만 같았어요. 나 미친 여자 같죠. 남
아니에요. 여.
... 달려오면서 그랬어요. 내가 미쳤구나.. 통화했으면 뭘 어쩔건데... 남
.....통화했어요. 여
....! 남
그쪽에서 먼저 전화를 걸어왔어요. 결혼 축하한다.. 잘해라.. 뭐 이런 얘기 해주려고 걸어온 것 같은데 얘기 하다 보니.. 눈물도 나고 그랬나봐요. 술도 먹은 것 같았고... 말이 길어졌어요. 여
그 여자가 여기로 안 온 게 다행이네요. 나랑 삼자대면할 뻔 했으니까. 남
마음 쓰이게 해서 미안해요. 여
완전히 끝난 거 맞아요? 남
.... 여
네? 남
....네. 완전히 끝났어요. 여
흐릿한 조명을 받은 그 사람의 옆모습이 보였다. 눈썹은 짙고 길었고.. 콧날은 적당히 우뚝했고 입매는 부드러웠다. 걱정스러웠다. 기대와 애정이 없으면 실망하지 않겠지만.. 난 차츰 더 이 사람이 좋아지는 것 같았고... 그 애정 때문에 내가 날 괴롭힐 것만 같았다. (M)사랑아 어떻게 / 아이비 남
데려다줄께요. 여
차 가지고 왔다니까요. 남
...... 그럼 내일 아침에 봐요. 여
저기.. 남
.... 여 혹시 마음이 변하면 안와도 돼요. 남
무슨 그런 말을... 여
잘 생각해 봐요. 나도 다른 사람들 시선.. 부모님 실망... 너무 두려웠지만. 정말 중요한 게 걸렸잖아요. 우리 나머지 인생... 남
.... 여
자신 없으면... 지금이라도 관둬요. 그게... 어쩌면 나를 더 위하는 길일지도 몰라요. 남
..알았어요. 여
그 사람을 뒤에 두고 돌아서서 나오는데 그 사람에게 했던 말이 부메랑처럼 되돌아와 내 가슴에 꽂혔다. 자신 없으면.. 지금이라도 관두자... 그게 어쩌면... 나를 위하는 길일지도 모른다... (M)날 위한 이별 / 린 여
거의 잠을 자지 못한 채 눈을 떴다. 미용실로 빨리 가라는 엄마의 채근에 차를 타고 가다가.. 문득.. 확신이 섰다. (E) 차 유턴하는 여
차를 돌렸고. 마음을 가다듬은 후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자초지종을 간단히 말씀드리고 아무래도 결혼은 하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 얘기했다. 엄마는 기절 직전이셨지만 아버지는 오히려 차분해지셨다. 내 생각이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일을 돌리는 게 낫겠다고도 하셨다. 그리고 십분쯤 지난 후 그 사람에게 전화가 왔다. (E) 전화벨 여
네. 저에요. 남
얘기 들었어요. 여
아무래도 안될 것 같아요. 남
고집 부리지 말고 와요. 정말 잘하겠다고 했잖아요. 여
아니에요. 더 빨리 결정하지 못해서 미안하지만.. 내 결정은 안 바뀔 것 같아요. 남
일단 와요. 와서 얘기해요. 여
짧은 기간 동안 그쪽이 좋아졌던 거 사실이에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나한텐 내가 더 중요해요. 남
..... 여
서로 인생이 합쳐질 뻔 했는데.. 암튼 유감이에요. 잘..살길 바랄께요. (E) 전화 끊고 여
전화를 끊고 나니 주책맞게 눈물이 났다. 한참 울고 나니 좀 시원해지는 것 같기도 했다. 내가 잘한건지, 잘못한건지
아직 확신이 서질 않는다. 단지, 아무 것도 모르겠는데... 그대로 흘러가도록 두지 않았던 건 그래도 잘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내가 나를 위로하면서, 나를 칭찬하면서, 난 오래 오래 그 자리에 서 있는다. (M)주제음
2009-12-17(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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