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419 화 - 전화
(M)
주제음 우리들의 사랑 / 유재하
여 처음
그 사람이 나에게 전화를 걸었던 때가 언제였을까.
정확한
때가 기억나는 건 아니지만
이
소리만은 기억난다.
(E)
공중전화 동전 떨어지는 소리
여 내가
전화를 받았을 때
이
소리가 났었다.
철커덩...
동전이 떨어지던 소리.
남 여보세요.
여 라던
그의 목소리도.
남 거기
은서네 집인가요?
여 전데요.
누구세요?
남 아..
너 집에 있었구나? 나 봉덕이.
여 어?
선배... 우리집 번호 어떻게 아셨어요?
남 동아리
연락처 보구 알았지.
여 웬일이세요
그런데?
남 나
지금 서울역이야. 바다 보러 가거든.
여 ...이
시간에요?
남 응.
학교에서 나오는데 갑자기 가고 싶어져서.
여 ...네에..
남 너도
갈래?
여 네?
...아뇨. 저는 집에 부모님 계셔서...
남 당황하기는.
농담이야. 집에 부모님 안계시면 뭐.. 따라올거야?
여 아니..
그런 건 아니구요.
남 그냥
기차 타기 전에 누구랑 전화통화라도 해보고 싶어서...
누구랑
할까 하다가.. 너한테 걸어본거야.
(M) 겨울바다/
푸른 하늘
여 친했던
사람이 아니었다.
동아리방에서
서로 얘기를 나누거나... 그랬던 사이도 아니었다.
그냥
얼굴과 이름 정도만 알고 눈 마주치면 인사만 했던 사람이
어느날
저녁. 갑자기 바다에 간다고 전화를 걸어왔던 것이다.
(E)비오는
소리
여 그날
밤엔 비가 내렸고. 난 창문 밖을 보면서
그
사람이 타고 가는 기차 밖으로도 이런 비가 오고 있을까.
그
사람이 도착할 바다에도 이렇게 비가 오고 있을까.. 생각했다.
생각하다가
흠칫 놀라기도 했다.
내가
왜, 갑자기 그 사람 생각을 하고 있나... 해서.
(M) 사랑은
창밖의 빗물같아요 / 양수경
여 주말이
지나고 학교에 갔을 때.
난
왠지 그 선배와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E)
문 열고 들어가는
여 선배.
남 어.
안녕. (좀 가는) 민식아! 내가 말한 거 해놨어?
여 나는
가까워진 느낌인데
그
사람은 아니었나보다..
특별해서가
아니라 그냥 어쩌다 내가 생각나서 한 전화였던 건데
나만
혼자 착각했던 거였다.
부끄러움과
왠지 모를 허탈감에 하루 종일 기분이 안좋았다.
그리고
집에 가는 길.
(E)
걸어가는데 뒤쫓아오는 발걸음
남 윤은서
여 어..
선배...
남 집에
가?
여 네.
남 역시
모범생. 해 떨어지기 무섭게 집에 가고...
여 ....
(E)
불쑥 뭔가 꺼내는
남 이거.
여 이게
뭔데요?
남 그날
바다 갔다가 주운 거. 소라껍질. 이쁘지.
여 뭐..
별로....
남 왜?
별로야? 이쁜데? 내가 고르고 고른건데?
여 저기요.
죄송한데.. 앞으로 그런 시간에 집에 전화하고 그러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부모님이 뭐라 그러시기도 하구요.
뭐
암튼... 좀 불편해요.
남 ....
여 어...
이런 게 아닌데...
난
그냥 좀 섭섭하다는 표시를 하고 싶었던 거 뿐인데.
여 저..
그럼 가 볼께요.
(E)
가는데
남 그럼
그런 시간에 말고 다른 시간에는 전화해도 돼?
여 ....네?
남 알았어.
그럼 그런 늦은 시간 말고 이른 시간에 전화할게.
어...
이번주 토요일 오후 2시쯤. 그때 전화할게.
(M) 전화
/ 봄여름가을겨울
(E)
전화벨 울리면
(E)
미친 듯이 뛰어가 전화받는
여 여보세요.
(실망) 아.. 안녕하세요. 아버지 지금 집에 안 계세요.
아침에
등산 가셨어요. 네. 그렇게 전해드리겠습니다. 네.
(전화
끊고)
여 토요일
오후 2시라고 하지 않았나.
그때
전화한다고....
그래서
나는 12시부터 전화기 옆을 서성였는데.
3시가
넘도록 전화는 오지 않았다.
그리고
4시가 넘도록...
5시가
넘도록..... 전화는 오지 않았다.
혹시
만나자고 할까봐 아무 약속도 정하지 않고 기다렸는데.
그리고
6시가 됐을 무렵.
(E)
전화벨
여 (힘없이)
여보세요.
남 윤은서.
여 .....왜
이제 전화해요!!!
여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었다.
남 내
전화 기다렸어?
여 아뇨!
누가요. 그런 거는 절대 아니구요. 나는 전화를 한댔으니까..
뭐
할 말이 있나... 싶어서. 전화올까봐 어디 가지도 못하고 집에 있 느라...
남 그러니까
내 전화 기다린거네?
여 아아뇨.
누가요?
남 지금
집앞인데. 나올래?
(M)
그냥 걸었어 / 임종환
여 그
사람은 그후로도 가끔씩 전화를 걸어왔고.
집앞으로
찾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좋아한다거나..
사귀자거나.. 하는
내가
기대하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후 군대에 가 버렸다.
동아리에서
해주는 송별식에 참석했지만. 그때마저도 그는 나에게
특별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 혼자서 마음 아파하다가
혼자서
마음을 정리해야 했다. 누가봐도 짝사랑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
(E)
삐삐 소리
여 어?
누구 번호지?
(E)
걸어가 공중전화기 들고 동전 넣고 전화버튼 누르는. 신호 가다가 받고
남 여보세요.
여 네.
삐삐 치신 분이요.
남 윤은서.
삐삐도 샀어?
여 .....선배?
남 나
휴가 나왔어.
여 제
삐삐 번호는 어떻게 아시고...
남 집에
전화했는데 너 없다고 삐삐 번호 가르쳐 주시더라. 지금 어디 니?
여 저
도서관 앞이에요. 기말 고사라..
남 거기
잠깐 기다려. 갈테니까.
(M) 좋은
날/ 이승환
(E)
자판기에서 커피 뽑고
여 커피
드세요.
남 응.
여 언제..
나오셨어요?
남 며칠
됐어.
야
간만에 사회 나왔더니 완전 달라졌다. 너도 나도 다 삐삐 차 고 다니고.
어디 있어도 다 연락 되니까 진짜 편하다.
여 그렇죠.
삐삐 없을 땐 어떻게 연락하고 살았나.. 싶다니까요.
남 너
임마. 앞으로 내가 삐삐치면 빛의 속도로 전화해야 된다.
여 (좋으면서)
치... 선밴지 아닌지 어떻게 알구요.
남 내가
삐삐칠 땐 끝에 1004를 붙일게. 천사.
여 선배가
무슨 천사에요?
남 메시지
남기고 나서도 천사라고 찍을테니까 난 줄 알고 재깍재깍
확인하고..
여 ...왜요?
남 응?
여 아니..
선배가 내 남자친구도 아니고. 왜 그래야 돼요?
남 뭐?
여 ....그게
그러니까... 아니에요
(E)
걸어오는 소리
여 자꾸
기대하게 하는 게 싫었다. 기다리게 하고. 생각하게 하고.
그러면서
내가 언제? 하는 얼굴로 날 실망시키는 게 싫었다.
집에
거의 도착했을 때. 음성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소리가 들렸다.
천사였다.
(E)
메시지 확인은 1번..
남 윤은서.
그럼 내가 니 남자친구해도 돼?
대답
듣고 싶은데. 내가 지금.. 군대 다시 들어가는 길이다.
대답은
나중에 들을게. 전화할게.
(M)
내 남자친구에게 / 핑클
(E)
삐삐 소리
여 그
뒤로도 그는 천사라는 번호로 메시지를 남겼다.
난
그 메시지를 기다리느라 소개팅도 못했고 연애도 못했다.
그
사람이 기다리라고 한마디 한 것도 아닌데
난
그 사람 제대할 때까지 그 사람 생각만 하고 있었다.
용기를
내서 면회를 가볼까도 했지만
왠지
그럴 수가 없었다.
언젠가부터,
그 사람은 전화 목소리로만 내게 익숙했다.
막상
얼굴을 보면 다른 사람 같아서 너무 낯설었다.
(E)
공중전화 동전 넣고 전화 거는
남 여보세요.
여 선배...
삐삐 치셨어요? 서울이세요?
남 은서야.
나 제대했다.
여 아
그러셨어요? 축..하드려요.
남 지금
학교 뒤에 호프마당에서 애들 만나고 있는데. 올래?
여 아니에요.
저.. 통금 있어서 집에 들어가 봐야 돼요.
남 그래..
그럼 나중에 학교에서 보자.
여 저기
선배.
남 어?
여 저번저번에...
메시지 남기신 거 있잖아요.
남 어?
여 아니...
(심호흡하고) 제 남자친구가 되고 싶다고 하셨던...
남 어.
여 아니...
제가.. 대답할래두.. 뭐 대답할 기회가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좋아요.
남 어?
여 ..
저는 좋다구요. 선배가 제 남자친구 되시는 거...
얼굴
보면... 이런 말 죽어도 못할 것 같아서...
남 거기
어디라구?
여 네?
남 기다려.
갈테니까.
여 아니...
술 마시는 중이라면서...
남 기다려.
갈게.
여 그
사람은 정말 내가 있는 곳으로 한달음에 달려왔다.
전화로만
익숙해져서 막상 얼굴 보니 서로 쑥스러워 죽을 지경이었지 만.
그래도 우리는 사귀기로 했다.
그리고
3개월 후. 나는 졸업을 했고. 그와 동시에 취업을 했다.
그리고
지방 발령을 받았다.
(M) 보랏빛
향기 / 강수지
---------------1부
끝 ------------------
여 연애를
시작하자마자 서울과 부산에 떨어져 있어야 했던 우리는
거의
모든 대화를 전화로 해야 했다.
(E)
집전화 버튼 누르는 통화음
남 여보세요.
여 나야.
전화 기다렸지.
남 삐삐친
게 언젠데 이제 전화해.
여 미안.
버스 안에서 받아서.. 집까지 오느라.
남 그럴
줄 알았다. 내일 쯤 소포 갈거야.
여 무슨
소포?
남 내가
휴대폰 샀거든.
여 뭐어?
휴대폰? 뭐하러!!
남 떨어져
있는데. 그거라도 있어야지. 답답해 살겠어?
여 그래두...
휴대폰이야 무슨 장사하는 사람이나 진짜 바쁜 사람들이
쓰는거지.
나같은 사람이.. 뭐하러. 회사랑 집에도 전화 있고
삐삐도
있는데.
남 원거리
연애 하는 사람한테도 필수품이거든. 내가 다 등록해 놨으니 까 내일부터 잘
갖고 다니다가 오빠가 전화하면 바로바로 받는거다.
여 비쌌을텐데.
학생이 무슨 돈이 있다고.
남 주말마다
공사장에서 아르바이트 좀 했지.
여 뭐어?
미쳤어 암튼!
남 서울에
언제 올거야?
여 원랜
이번주에 가려고 했는데. 일이 생겨서 힘들 것 같애.
남 그럼
내가 갈까?
여 정말?
(M) 캔디
/ H.O.T
(E)
바닷가 갈매기 소리 등등.. 걷는
남 두달만인가?
여 그러게.
얼굴 보기 참 힘들다. (사이) 그래도 다행이잖아. 전화가
있어서.
남 목소리랑
니 얼굴이 매치가 안된다. 가끔은 눈 감고 니 얼굴
생각하면
떠오르질 않는다니까.
여 ....하긴...
우리 만난 거 다 합치면 몇 번이나 될까?
사귄
건 벌써 1년 다 돼 가는데.
남 아
몰라. 생각하면 열받아.
여 (웃고)
취직 준비는 잘 돼 가?
남 .....그냥
열심히 하는 거지 뭐.
여 나두
내년쯤엔 서울 본사로 다시 갈 수 있을 것 같아.
그때쯤엔
오빠도 졸업해서 취직하고. 매일매일 얼굴 볼 수 있을 거야.
남 그래야지.
여 기대돼...
(M) 그대와
영원히 / 이소라
(E)
옛날 휴대폰 벨소리 작게 들리고. 떠들썩한 소리
여 여보세요?
남 은서야.
아직 집에 안들어간거야?
여 응.
회식중.
남 밤
11시가 넘었는데?
여 오늘
우리 과장님이 다른 지점으로 가게 되셔서.. 송별회..
남 그래도
빨리빨리 집에 들어가. 술 많이 마셨어?
여 아니야
몇잔 안 마셨어. 걱정 말고 먼저 자. 내일 통화해.
남 안돼.
집에 들어갈 때 전화해. 안자고 있을테니까.
여 뭐하러
그래. 먼저 자지.
남 전화해.
여 난
그날 전화하지 않았다. 아니 전화할 수 없었다.
술을
잘 마시지 못했던 내가 억지로 권하는 술을 받아 마시다가
완전히
취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결국 회사 동료가 집까지
데려다
줬고. 끊임없이 울리는 전화를 동료가 받았던 모양이었다.
다음날
아침.
(E)
휴대폰 전화. 안받자 집전화.
여 여보세요.
남 야
윤은서! 너 어떻게 된거야!
여 응?
뭐가..
남 뭐가?
너 어제 새벽 3시에 남자한테 업혀서 집에 갔어?
여 응?
업혀? 업히긴 누가..
남 그
시간에.. 니 전화를 왜 남자가 받냐구!
여 아....
그거 내가 좀 취해서... 데려다 주느라.
남 부모님
떠나서 산다고 너 그렇게 막가도 돼?
여 막가?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남 너
나랑 서울에서 연애할 때 밤 10시 이후에 밖에 있은 적 있어?
9시만
돼도 난리난 것처럼 집에 가고 그랬잖아.
여 그만해.
나 씻고 출근해야 돼.
남 내가
어제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여 알았다구.
출근해야 되니까 나중에 얘기해. 늦었어.
(E)끊는다.
다시 울리는 전화벨
여 얼굴을
보지 못하는 대화에는 오해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걸
그땐
잘 몰랐던 것 같다.
전화로만
대화를 하면서 우리 사이에는 서로에 대한 섭섭함..
풀지
못한 오해들이 벽처럼 쌓여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점점 멀어져갔다.
(M) 애이불비/
양파
여 일년
뒤. 나는 서울 본사로 복귀했다.
그때도
우리는 자주 싸우던 상태였다. 난 풀고 싶었다.
(E)
통화음
남 여보세요.
여 나야.
지금 어디야?
남 어?
나 도서관.
여 혼자
있어?
남 그렇지
뭐. 졸업논문 때문에.
여 그래?
나 지금 어딘 줄 알아?
남 어딘데?
여 그때
내 눈에 그 사람이 보였다. 그리고 그 사람 옆에 서 있는
어떤
여자도.
남 어딘데.
여 그냥
퇴근하는 길. 그런데 오빠.. 혼자 있어?
남 ...그래...
왜.
여 누구랑
같이 있는 거 아니고?
남 은서야.
나 지금 좀 바빠서. 내가 나중에 전화할게.
여 거기
옆에 있는 여자는 누군데?
남 어?
여 다음
순간 그가 나를 봤다.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화들짝 놀라는
모습에
더 기분이 나빠졌다.
(M) 사랑이
지나가면 / 이수영
남 그냥
후배라니까?
여 그냥
후밴데. 그렇게 다정히 있어? 그냥 후배면 왜 거짓말을 해?
남 니가
오해할까봐 그랬지.
여 오해?
오해는 오빠 전문 아냐? 나 부산 있을 때 얼마나 오해를 많이
했어?
조금만 늦게 들어가도. 옆에서 무슨 소리만 나도
얼마나
난리를 쳤냐구!
남 니가
그렇게 행동했잖아 그땐!
여 뭐?
그럼 나는 그렇게 했고. 오빠 행동은 정당해?
남 그만
하자.
여 뭘
그만해.
남 너도
지겹잖아 이런 거. 맨날 떨어져 있어야 되고.. 싸우고...
우리가
무슨 견우직녀도 아니고.
여 그래서
내가 올라온거잖아. 나 연차도 안되는데 서울 오려고
용썼다구
선배들한테 얼마나 미움샀는지 알기나 해?
남 .....은서야.
여 왜.
남 사실은
아까 그 후배.. 졸업해서 취업한 애야. 오랜만에 한국 왔길래
내가
뭐 물어볼 게 있어서 보자고 했었고.
여 그래서
뭐.
남 그
후배네 회사가 일본에 있는 회사야. 그 회사에 지원하려고.
여 ....뭐?
남 나도
고민 많이 했는데. 나한테 거기만큼 좋은 조건이 없어.
여 그래서..
또 떨어져서 지내자구? 이제 겨우.. 얼굴 보고 살게 됐는데?
남 .....그냥
우리 헤어지자.
여 ......오빠.
남 알잖아
너도. 너 부산에 있을 때 우리가 어땠나...
나
일본 가면 또 그걸 반복해야 돼. 너 자신있어?
여 ......
남 헤어지자.
그리고 시간 지났는데도 우리가 다시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 다시 보자.
(M) 텅빈
거리에서 / 015B
여 그땐
안된다고 말릴 힘이 없었다.
그
사람 말대로 나도 지쳐 있었던 것 같다.
우리가
자꾸만 엇나가는 건 뭔가 이유가 있는 것 같았고.
나도
편한 사랑이 하고 싶었다.
그래서
떠나는 그 사람을 잡지 않았다.
시간은
잘 지나갔고. 그렇게 5년이 흘렀다.
그런데
신기한 건...
난
그때까지 혼자였고. 누군가를 만날 준비도 안돼 있었다는 거였다.
어떤
사람과 가까워지려고 하면
내가
애인을 두고 바람이라도 피우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래된
휴대 전화 번호를 바꾸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였다.
언젠간
그 사람이 나에게 전화를 할 것 같았고
그때
내 번호가 존재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나를 찾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기약도 없는. 막연한 기다림이었다.
(M) 소중한
너 / 럼블피쉬
(E)
거리 걸어가는, 전화벨(최신벨)
여 여보세요.
아 김대리님. 그거 아까 메일 보내드렸어요.
네
확인하시고 뭐 틀린 거 있으면 다시 전화주세요.
(E)전화
끊는데 다시 전화벨
여 네
김대리님.
남 저
혹시 윤은서씨 전화 맞나요?
여 우뚝
멈춰섰다. 그 사람이었다.
내가
참 오랫동안 기다렸던 그 전화였다.
남 은서니?
여 응.
남 번호가
그대로네.
여 응.
남 잘
있었어?
여 .....
여 잘
있었냐는 질문엔 대답할 수 없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아서.
그쪽도
조용했다.
여 ......지금
어디야?
(M) 키작은
하늘 / 장혜진
(E)
까페 소음. 캐롤 조용히 들리는.
남 그대로네.
여 뭘
그대로야. 언제 왔어.
남 한
2주일 됐어.
여 아주
온거야?
남 일단
몇 년간은. 워낙 돌아다니는 일이라서.
여 여전하네.
남 넌
아직 그 회사 다니고?
여 아니.
옮겼어.
남 .....
결혼은?
여 ....
아직. (사이) 오빤?
남 나두
뭐... 바빴어.
여 아무리
바빠도 결혼할 시간이 없냐?
남 ...그러게.
(차 마시고) 전화번호 바꿨으면 어쩌나 했는데....
여 절대
바꾸지 않을 작정이었다.
언젠가
한번은 꼭 받아보고 싶은 전화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런 말은 할 수 없었다.
남 일어나자.
점심시간 다 끝나가는데.
여 ....어..
그럴까.
(E)
일어나는
남 잘
가구. 나중에 또 연락할게.
(M) 너에게로
또다시 /변진섭
(E)
걸어가는
여 회사로
돌아가는데. 자꾸만 눈물이 났다.
뭔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못하고 보내버린 거 같았다.
한참을
공원벤치에 앉아 울다가...
(E)
전화기 열고
여 그
사람에게 전화를 하려고 하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E)벨소리
여 ...여보세요
남 난데...
여 응..
남 깜박
잊고 안한 말이 있어서..
여 어..
뭔데..
남 우리..
결혼하면 어떨까.
여 뭐?
남 너랑
전화하는 거 너무 지긋지긋해서 헤어졌는데...
내가
오래오래 생각해 보니까... 결혼하면 최소한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아서.... 너랑 이제 전화만 하는 거 싫고....
계속
같이 살고 싶다.
여 (울컥)
그런 말을 전화로 하냐?
남 ....아까
얼굴 보고 하려고 했는데.... 입이 안떨어져서.
여 (울먹)
어디야. 당장 만나. 만나서 다시해.
여 그
사람이 나에게 오고 있다.
수백번
수천번의 전화통화로도 하지 못했던 말을
이제
할 수 있을 것 같다.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M)
주제음
2009-12-03(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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