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416 화 - 꽃보다 아름다워 (M) 주제음 나의 바램이 저 하늘에 닿기를 / 이동건 (E) 서랍 여는 소리 남여보. (대답 없자 더 크게) 여보! (E) 방문 열고 여
왜. 남
양말. 여
없어? 남
없잖아. 이거 짝 안맞는 거 하나밖에 없는데. 여
아 맞다. 어제 세탁기 돌린다 그래놓고 깜박했네. 남
그럼 빨아논 거 없어? 여
...없네. 남
아 그럼 세탁기 속에 있는 거래두 꺼내와. 그거라도 신게. 여
에이 그걸 어떻게 신어. 그냥 나가다가 하나 새로 사. 남
아 그럴 시간 없어. 그냥 줘. 여
...아니... 물에 담궈 놨단 말이야. 남
뭐어? (M)I want to hold your hand / Rita Lee (E) 대문 열고 나오는 여
나 지하철역까지 데려다 줘. 남
안돼. 늦었어. 가다가 양말까지 사 신어야 되는데. (생각하니 또 화나는) 당신은 정신을 어따 두고 살어. 여
1절만 해. 남
이따 집에 와서 얘기하자. 어? 여
바람 불어서 추운데 지하철까지 언제 걸어가냐구.. 남
그러게 누가... 응? 그렇게 짧은 거 입으래냐? 스타킹은 무슨 나비 날개 같아 가지구. 여
그럼 회사 가는데 청바지 입고 가랴? 남
택시 타고 가든가. 여
여기서 거기.. 가까운데 무슨 택시야. 남
그럼 걸어가든가. 여
추운데. 남
에이 진짜! 니 맘대로 해! (E) 엘리베이터 띵 오고 타는 남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도 없고. 답답해 죽겠어 진짜. 너 원래 그랬냐? 내가 완전히 속아서... (하다가) 안 탈거야? 여(
삐져서) 됐어. 먼저 내려가. 남
늦었다면서. 여
됐다고. 먼저 내려가라고. 답답한 사람은 20층에서 1층까지 걸어 내려 갈테니까. (M)괜히 나만 미워해 / 베니 남
결혼 3년차. 아직 아이는 없어, 우리를 보고 신혼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시간은 이제 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마냥 좋아 보이기만 했던 그녀의 장점들이 이제 잘 보이지 않는다. 내 눈에 그녀는, 그저 깜박깜박 잘 잊고 정리정돈도 잘 못하고, 음식솜씨도 별로다. 그건 아내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매일 무슨 업무가 그렇게 많냐고, 일은 소처럼 그렇게 많이 하는데 무슨 월급은 그렇게 작냐고. 우린 집 언제 사냐고. 운동 좀 하라고. 다른 집 남자들은 복근이 장난이 아니라고. 늘 불평만 늘어놓으니까 말이다. 이렇게 될 걸... 우리는 왜 그렇게 목숨 걸고 결혼하려고 했나... 의아해진다. 우리 부모님은 아내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셨지만, 나는 그녀를 놓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싸웠다. 그땐 왜 그랬을까. (M)가려진 시간 사이로 / 윤상 (E) 설거지하는 소리 남
과천 한번 가야지. 여
어? 남
아까 어머니가 전화하셨던데. 여
그래? 당신 다녀와. 남
왜. 여
나 몸이 좀 안좋아. 남
당신 몸은 참 이상해. 왜 가만 있다가 과천만 갈려 그러면 갑자기 아프고. 쑤시고. 여
그런 거 아니고. 진짜 컨디션이 안좋아서 그래. 남
주말엔 좋아지겠지. 여
주말이래봤자 낼 모레 아냐. 남
그래. 낼 모레까진 좋아지겠지. 여
.... 정말 안좋아. 내일까진 할 일이 많고. 나도 이번 주말엔 좀 쉬자. 쉬고 싶어서 그래. 잠 좀 푹 자게. 당신 혼자 다녀와. 남
언제까지 그럴건데. 여
뭘. 남
어머니랑 풀어야 할 거 아냐. 여
(애써 부드럽게) 난 풀고 말고 할 거 없어. 나는 언제라도 어머니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데. 어머니가 날 미워하시잖아. 남
노인이 되면 고집도 더 쎄지고. 마음 바꾸기도 쉽지 않으니까.. 당신이 더 노력해야지. 여
친정 부모님이 이혼했다는 거 빼곤.. 나 당신 어머니가 미워할만큼 나쁜 조건의 며느리 아니야. 남
나도 알아. 여
아니? 당신은 몰라. 당신도 어느새.. 어머니처럼 생각하잖아. 내가 많이 꿇려서.. 내가 많이 모자라서 시집왔으니까. 어머니 구박은 당연하고. 그거 자연스럽게 받아넘기지 못하는 내가 속이 좁은 거라고. 내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틀려? 남
....난 당신의 이런 모습에 어머니도 질렸을 거라고 생각해. 여
...뭐? 남
한마디도 안지는 거. 따박따박 할 말 다 하는 거. 어느 순간에도 양보가 없는 거. 너만 너무너무 잘난 거. 여
여보! 남
가기 싫으면 가지 마. 이제 너 안 올 거라고 얘기해놓을테니까. (M)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 더클래식 남
나 혼자서 부모님 댁에 다녀오고 그 다음 주 내내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보지 않았고 말도 섞지 않았다. (E) 식탁 차리는 여
밥 먹구 출근해. 남
괜찮아. 여
할 말이 있어. (E) 와서 앉는 남
밥은 됐어. 무슨 말인데. 여
좋은 소식 한가지랑 나쁜 소식 한가지가 있어. 뭐부터 들을래. 남
나 당신이랑.. 별로 장난치고 싶은 마음 아니거든? 여
그래. 좋은소식부터 전할게. 나 임신했어. 남
...뭐? 정말이야? 여
응. 남
언제 알았어 그거. 서..있지 말고 앉아봐. 앉아서 얘기해. 여
좋아? 남
당연히 좋지. 얼마나 기다렸는데. 주말에 어머니 아버지도 계속 물어보시더라구. 여
...그러셨겠지. 남
잠깐.. 전화부터 드리자. 얼마나 좋아하실지.. (E) 전화기 꺼내 버튼 누르려는데 여
잠깐만. 나쁜 소식도 있다고 했잖아. 남
어.. 뭔데. 여
종양이 있대. 남
어? 여
악성인 것 같대. (M)Close To You / Noon (E) 차 가는 소리 여
어딜 간다 그래. 나 늦었어. 남
오늘 못간다 그래. 나는 전화했어. 여
왜 못가. 갈 수 있는데. 남
나랑 병원 다시 가보자 그러잖아. 정밀 진단 다시 받아봐. 당신 몰라서 그렇지.. 오진 많아. 여
그래. 그럴 것 같아서 벌써 세군데 돌아다녔어. 남
너.. 혼자서... 나한테 말 한마디 없이... 여
내가 몸 안좋다고... 여러번 얘기했잖아. 당신.. 한번이라도 물어봤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병원엔 갔는지. 남
(답답해 미치겠고) 그건 그냥.. 그냥 그러는 건 줄 알았지. 당신 자주 아프니까... 머리 아프다... 배 아프다... 그냥 그런 건 줄 알았지. 난..정말... 여
..... (E) 차 세운다 남
........ 여
....... 남
정말... 그런 건 줄 알았어 나는... 아프다고 할 때마다... 또 그 소리냐... 별 것도 아닌 거 가지고 엄살 핀다.... 그랬어.... 여
..... 남 미안하다.. (M)Have I Told You Lately / Ryan and Rachael O'Donnell (E) 찻잔 놓는 남
마셔. 허브티야. 여
여기는 그래도 장사가 되나봐. 우리 연애할 때 생겼던 것 같은데. 남
자리가 좋잖아. 여
나무 색깔이 언제 다 저렇게 변한거야.. 남
창밖을 가득 채우고 있는 은행 나무는 노란 잎들을 잔뜩 달고 있다가 바람이 화르르.. 불면 몸을 떨며 잎을 떨궈 낸다. 갑자기 쓸쓸해진다. 여
들어가는 길에 서점 들러서 책 사가지고 가자. 남
무슨 책. 여
태교 책. 남
아이 낳게? 여
뭐? 남
당장 수술 받고.. 할 게 많을텐데.. 여
급한 거 아니야. 아이 낳고 나서 할거야. 다 물어봤어. 당장 치료하는 거 아니면 아이 낳는 데에 아무 지장 없댔어. 남
그게 말이 돼? 여
아이 안낳는 게 더 말이 안되지. 좀전에 봐. 당신 얼마나 좋아했어. 남
그거야 당연히 좋지. 좋고... 또 안낳겠다고 하는 내 마음도... (한숨 쉬고) 미치겠지. 여
어차피 난 조기 발견한 거랬어. 조금 더 있다가 수술한다고 큰 이상 생기지 않을거야. 남
넌 이 순간에도 잘난척이야? 여
내가 뭘! 남
니가 신이야? 니가 뭐든 다 할 수 있어? 나 암으로 죽는 사람 주변에서 많이 봤어. 그 사람들은 너처럼 잘나지 않아서 그렇게 죽은 줄 알아? 여
...나는.. 뭐 안무서운 줄 알아? 나도 무섭거든. 남
....니 맘대로 해. 여
...뭐? 남
너는 어차피 내 말 안 듣잖아. 결국 너 하고 싶은대로 할 거잖아. 그러니까 니 맘대로 하라고. 여
..그래. 이해해 줘서 고마워. 남
이해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 어쩌면 난 속으로 안도하고 있었다. 치료가 조금 늦어지는 건 불안한 일이지만 어렵게 생긴 아이를 잃는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끔찍했으니까. 아내가, 어떻게든 아이를 낳겠다고 말하자 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정말.. 엄청난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M)제비꽃 / 류 ---------------1부 끝 ---------------- (E) 화장실 문 두드리는 남
괜찮아? 괜찮냐구. (E)물 내리는 소리 들리고 문 열고 나오는 여
입덧하느라 속에 있는 거 다 올리는 중인데 괜찮냐고 계속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해. 남
아니 나는... 괜찮나 걱정돼서.. 여
그렇게 걱정되면 들어와서 등이라도 두드려주지? 남
어? 여
왜. 당신 비위 약해서? 남
누가 그렇대? 그게 아니고.. 당신이 챙피해할까봐... 여
됐다 됐어. 남
밥 먹어. 먹다 말고 뛰쳐 들어갔잖아. 여
어. 먹어야지. (E) 자리에 앉고 뭔가 먹는 듯한 남
속 괜찮아? 여
뭘 자꾸 괜찮냐구 그래. 안 괜찮지. 지금이라도 다시 토할 것 같은데. 남
그런데 잘먹네.. 여
잘먹어서 싸워 이길라 그러지. 나 어디 책에서 봤는데.. 식단을 이렇게 유기농 야채로 바꿔서 수술도 안하고 항암치료도 안하고 암을 치료했대. 어느날 속이 너무 편안해져서 병원 가봤더니 혹이 완전히 없어지구.... 의사도 현대의학으론 설명할 수 없다 그러면서... 남
그런 말을 믿어? 여
실제 그 일을 겪은 사람이 한 말이야. 그리구 그 사람도 나처럼 갑산성 저하증 겪다가 갑상선에 종양이 발견된 케이스였어. 남
그래. 물론 그랬을 수 있어. 그렇지만 그건 기적이지. 기적은 자주 안 일어나. 그러니까.. 기적인 거고. 여
.... 그래서? 남
.... 여
그렇게 말해서 내 힘을 쏙 빼놓으니까 기분 좋아? 남
그런 게 아니라... 당장 치료 안들어간다고 해도 체계적으로 치료 준비는 하고 있어야지. 아이 낳고 바로 수술 들어가든.. 치료 들어가든.. 하게. 자꾸 그런 책 읽고 기사 읽고... 기적 같은 데 기댈라 그러니까 그렇지. 여
모르는 소리 하지 마. 기댈 수 있는 곳엔 모두 기댈거야. 기적에도 기대고.. 의술에도 기대고.. 당신한테도 기대고. 나는 어디든 기대서.. 이걸 이겨내야 할 의무가 있거든. 당신도 알 거 아냐. 남
....그래. 여
아... 나 또 올라온다... (E) 우탕탕 화장실로. 문 닫히고. 남 아내는 씩씩하다. 지나치게 씩씩하다. 그녀 말대로 어떤 병도 다 이겨버릴 것 같다. 처음엔 가슴이 덜컥..내려앉으면서 많이 걱정을 했지만. 이 사실 역시 현실의 일부가 되었다. 가끔은 슬펐지만. 가끔은 아무렇지 않았고. 또 가끔은 잊어버리기도 했다. (M)사랑이라는 이유로 / 김광석 (E) 대문 열고 들어오는 여 이제 와? 나 자꾸 잠이 쏟아져서 누워 있었어... 남
좀 앉아봐. 여
어.. 일 그만두고 나니까 더 게을러지는 것 같아. 남
아까 주치의랑 상담했어. 여
뭐래? 남
요즘은 임신중에 암치료 받는 사람들 많대. 미숙아나 저체중 아이들이 나오는 확률이 높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치명적으로 위험한 건 아니니까... 여
안돼. 남
언제까지 미룰건데. 여
얘기했잖아. 애 낳을때까지. 남
그러다가. 니가 그 전에 죽으면! 여
......내가.. 왜 죽어? 남
제발 그 쓸데없는 자신감 좀 버려. 여
솔직히 말해봐. 아이 때문이야. 나 때문이야. 남
뭐? 여
내가 없어지면 아이도 같이 없어질까봐. 그래서 그러는 거지? 나 때문이 아니고, 아이 때문에. 맞지? 남
여보.. 윤은서. 너 나를 그런 사람으로 봐? 여
내가 치료 미루고 아이 먼저 낳겠다고 했을 때. 나는.. 봤거든? 당신이 안심하는 거. 남
.... 여
내 결심은 변하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당신이 끝까지 말려주거나.. 나를 설득하려고 노력해 줬으면 했는데. 아니더라구. 우리 솔직해지자. 이 일 생기기 전에 우리는 거의 남 같았잖아. 남
넌 그랬는지 몰라도 나는 아니었어. 어떤 부부라도 살다 보면 다.. 여
나는 있잖아. 당신이랑 살면서... 당신이 후회하는 모습을 계속 봐 왔어. 그게... 어떤 기분인지.. 알아? 남
.... 여
처음엔 이혼하자고 얘기하려고 했는데. 차마 그 말을 할 수 없었어. 그 말을 내가 먼저 꺼내면. 당신은 나를 말리지 않을 것 같았거든. (M)쉼, 비밀, 위로/ 러브홀릭스 (우미진) 남
달수가 되면 유도분만을 할 계획이었는데 생각보다 일찍 진통이 찾아왔다. 가족분만실에 들어갔는데 아내는 계속 내 손을 붙잡고 있었다. 그리고 아픈 것을 꾹 참고 소리 한번 지르지 않았다. 남
여보.. 아프면 소리 내도 돼. 왜 그렇게 참아. 여
참을만 하니까 참는거야. 남
독종.. 니가 그러니까 독종 소릴 듣는거야. 여
나 허리 좀 쓸어줘. (E)허리 쓸어주는 남
아기 낳고나서 몸 회복 되는대로... 얼른 검사해서 수술 받자. 여
....그래.. 남
그때 당신이 말한 거 맞어. 나도 어쩌면 혹시 아이한테 피해가 갈까봐... 낳고 나서 수술 받기를 바랬을지도 몰라. 당신보다.. 애 생각을 먼저 했어. 여
힘들어.. 누가.. 고해성사하래... 등이나 열심히 쓸어봐. 남아이도 건강하게.. 태어나고.. 당신도.. 꼭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여
...... 남 (목메지만) 그냥.. 그렇게 우리 세식구 같이 사는 게.... 지금 내 단 한 가지 소원이야. 그것만 이뤄지면.... 나는 평생 아무 소원도 안 빌거야. (M)그건 사랑이었지 / 루시드폴 남
건강하고 예쁜 딸이 태어났고. 우리 부부는 그날 밤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고 또 바라봤다. 그리고 얼마 뒤. 검사 결과 암세포가 폐에 전이됐다는 끔찍한 소식을 들어야 했다. 설마..설마.. 했는데. 이야기를 듣고 아내에게 가는 발걸음은 허공을 걷고 있는 것처럼 허우적댔다. (E) 문 열고 들어오는 여
여보.. 우리 다은이 봐. 자면서 잠꼬대하나봐. 막 뭐라고 그래. 남
그래..? 여
....(아무렇지 않은 척) 뭐래? 남
.... 여
수술 날짜 언제로 잡혔어? 남
.... 여
전이..안됐다 그러지? 남
..... 여
.... 전이됐대? 남
아니. 다른 데는 깨끗하대. 여
그렇지? 근데 표정이 왜 그래. 남
전이만 안됐으면 다냐? 수술이 얼마나 힘든건데.. 여
자기가 의사 다 해라. 괜찮아. 감상선암은 예후도 좋고.. 암튼 괜찮을거야. 남
다은이가.. 자면서 뭐라고 잠꼬대했는데. 여
애기가 무슨 말을 하겠어. 그냥 옹알옹알 하는 거지. 남
그랬구나... 남
아내에게 등을 보이고...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M)지금 만나러 갑니다 / 신승훈 (E) 서랍 열어 뭔가 챙기는 남
그거 다 챙길 필요 없어. 갔다가 뭐 필요하면 와서 가져가도 되고 하나 사도 되고.. 여
우리 다은이한테 미안해서 어떡해.. 벌써 엄마 손 타는데.. 남
엄마가 잘 봐주실거라고 했잖아. 여
어머니한테도 죄송스럽고. 남
그래도 당신 아프니까.. 어머니가 갑자기 잘해주잖아. 여
..그러게... 당신 아들 고생시킨다고 더 미워할 줄 알았는데.. 남
넌 우리 엄마를 어떻게 보고... 다 챙겼으면 가자. 여
어.. (E) 문 열고 나와서 현관에서 신발 신는 남
신발 좀 따뜻한 걸로 신지.. 부츠 신을래? 여
아니야. 괜찮아. (심호흡) 남
왜. 여
옛날에 여자들이 그랬대잖아. 애 낳으러 들어가기 전에 댓돌을 보면서... 내가 저 댓돌위의 신발을 다시 신을 수 있을까.... 남
... 여
나 다시 여기 와서 신발 벗고... 우리집 들어가고... 우리 다은이랑 같이 놀고... 당신이랑 저녁 먹고... 그럴 수 있겠지? 남
그럼 안 그럴라 그랬냐. 여
그럴 수 있을거야... 그럴 수 있겠지.... (M)잊지말아요 / 백지영 (E)병실 문 열고 들어오는 여
어디 갔다 왔어. 남
1층 로비에서 수위 아저씨랑 싸웠어. 여
응? 왜? 남
꽃을 샀는데.. 못 갖고 들어가게 하잖아. 여
왜 샀는데? 남
왜 샀겠어. 구워 먹으려고 샀다. 여
나 주려고? 남
옆방 환자 주려고. 여
암튼... 말 한번을 곱게 안해. 남
내가.. 결혼하고 꽃 한번도 안 사줬지. 여
어? 알고 있었네? 난 모르는 줄 알았지. 남
내가... 참.... 그렇다? 얼마든지 사줄수 있는 시간 있었는데.... 그땐 안사주고 팽팽이 있다가.... 지금은 안된다는데... 기어이 주겠다고... 여
무슨 꽃 샀는데. 남
....국화. 여
어떤 국화? 남
당신 좋아하는 거 있잖아. 보라색이랑 노랑색이랑.... 여
받은 걸로 하지 뭐. 고마워. 생일도 아닌데. 남
기분 좀 어때. 여
병실 말이야. 6인실 자리 나는대로 좀 옮겨달라고 그래. 1인실 너무 비싸. 남
6인실은 자리가 없어. 여
2인실은. 남
2인실도 없어. 그냥 여기 있어. 수술 끝나고 나와서 회복할 때도 편안한 게 좋잖아. 여
보험은 6인실 기준으로 보상해주는 거 알지. 돈 너무 많이 들어. 남
돈 더 많이 들어도 되니까.... 낫기나 해. 여
울어? 남
미쳤냐 내가. 그때 말했잖아. 간단한 거야. 그거 그냥 똑..떼면 된다고 하잖아. 여
...전이된 거 다 알거든. 남
!!! 여
다 알아. 나 바보 아니잖아. (사이) 그래도 걱정 마. 나 독종이니까... 거뜬하게 일어날거야. 남
여보.. 여
하지만.. 사람 일은 또 모르는 거니까? (서랍 열고) 이거... 남
뭔데. 여
하나는 당신 꺼. 하나는 우리 엄마 아빠 꺼. 하나는 어머니 아버님꺼.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우리... (목메고) 다은이꺼. 편지 썼어. 혹시 모르니까.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이거 뜯어보고. 나 멀쩡하게 살아서 돌아오면... 절대 보지 마. 남
이런 걸 뭐하러.... 여
난 이제 자야겠다. 불 좀 꺼줘. (E)이불 뒤집어쓰는 남
어둠 속에서 아내는 흐느꼈다. 나도 그랬다. (M)희재/ 성시경 (E) 서랍 열고. 부스럭 편지 꺼내는. 남
아내의 편지를... 절대 볼 수 없길 바랐지만 난 오늘 그녀의 편지를 열어본다. (BG)희재 Theme 여
여보. 만약에 당신이 이 편지를 읽어야 하는 시간이라면. 정말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파. 당신한테 다은이를 맡기고 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게 억울하고. 미안하고. 괴로워. 그래도 여보. 잊지 마. 나는 내 선택에 한번도 후회하지 않았어. 당신을 선택한 것. 우리 다은이를 선택한 것. 모두..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들이었고. 잘한 일들이었다고 생각해. 당신 미워한 날도 많았지만, 그만큼 사랑했던 것도 알아줘. 우리 다은이.. 허전해하지 않게 당신이 더 많이 사랑해줄거라고 믿어. (M)그대여 안녕/ 조원선 (E) 찻잔 놓는 남
아내가 떠나고 1년이 흘렀다. 난 가끔 습관처럼 그 찻집에 들른다. 그리고 우리가 같이 앉던 자리에 앉아서 창밖의 풍경을 바라본다. 슬픔을 되새기면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기 때문이다. 서글픈 바람이 나무를 부등켜 안았다가 지나간다. (M) 주제음
2009-11-13(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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