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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1일 목요일 <음악에세이>

 

음악에세이 -노래가 있는 풍경


제 410 화 - 커플


(M) 주제음 (고양이버스 / 허민)


(E) 점심시간 식당 소음


여     가을이라 그런가..

        뭐든 맛있다.

        늘 입맛에 안맞던 구내 식당 밥까지도, 맛있다.

        

(E) 누군가 식판 놓고 앞에 앉는 듯


남     점심 먹어?

여     네? 아..네..


여     우리 부서 김과장이다.

        365일 구내 식당에서만 밥 먹는. 짠돌이. 이혼남.

        하필이면.. 이 인간을 여기서...


남     웬일이야? 여기서 밥을 다 먹고?

여     시간이 없어서요. 오늘까지 마무리할 게 있어서.

남     종종 이용해. 밖에 식당 보다 여기가 훨씬 나아.

여     ...네.

남     난 솔직히 이해가 안돼. 굳이 밖에 나가서 6000원짜리 밥 먹고

        4000원짜리 커피 마시고.

여     (어련하시겠어..) 네에.

남     그런데 은서씨네 집이 어디랬지?

여     저요? 마포요.

남     마포? 어디?

여     마포역 부근..

남     그래? 잘됐네?

여     네?

남     나 주말에 그쪽으로 이사가거든.

여     ...아..네.. 그러세요.

남     은서씨 차 없지.

여     네.

남     우리 카풀할래?

여     카..풀요?

남     강남까지 왔다갔다 귀찮잖아. 지하철 갈아 타야 되구.

여     뭐...

남     아는 사이에 많이는 안받을게. 그냥 뭐 지하철비 정도라고 생각하고.

        한달에 10만원만 내. 난 뭐.. 기름값 굳고.. 좋잖아.

(M)     Ticket  to Ride / The Real Group


여     그의 속셈이 보였다. 그의 짠돌이 근성은 우리 부서 사람이라면

        다 아는 거였다. 하지만 제안은 나쁘지 않았다.

        나도 아침마다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출근하는 게

        쉽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주부터 함께 타고 다니기로 하고

        카풀비를 선불로 줬다.

        그리고 다음주 월요일.

        그와 만나기로 한 곳에 서 있는데...


(E) 덜덜덜덜..... 고물차 오는 소리


여     딱 봐도 15년은 넘어 보이는 고물차가 덜덜거리며 오고 있었다.


여     (혼잣말) 아직도 저 차가 다니냐? 누군지 진짜....

        어? 저게... 왜 나한테 오냐? 왜....


(E) 멈추는


여     그 고물차는 내 앞에서 멈췄다. 운전석에 그의 얼굴이 보였다.

        그는 열심히 손잡이를 돌려 창문을 내리더니, 씩 웃으며 말했다.


남     타!

(M)     야, 타 / 소준영


(E)덜덜거리면서 가는


여     ...... 차가 좀.. 오래돼 보이네요.

남     그렇지? 재작년에 아는 형한테 물려받은 건데

        그때 13년 정도 탔다 그랬으니까.

여     ....!! 이거 가다가 막 서거나... 갑자기 어디 막 폭발하거나 그러는 거

        아니에요?

남     아니야~ 멀쩡해. 정기 검사도 꼬박꼬박 받고 관리 잘해온 거라...

        에이에스도 금방금방 되고. 역시 국산차가 좋다니까?

여     네에...

남     근데 카풀하자 그래놓고 차가 너무 후져서 좀 미안하네?


여     알긴 아네?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사실 여직원들 사이에선 김과장이 너무 짠돌이 짓을 하다가

        와이프에게 이혼을 당했다는 소문이 돌았었기에..

        그럴만도 하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선불을 내놨으니 할 수 없이 이번달엔 타고

        다음달부턴 다시 지하철 타고 다녀야지.. 이런 생각도 했다.

(M)     The Show / Lenka


(E) 컴퓨터 두드리는 소리 + 다가오는


남     은서씨. 안 가?

여     (종이 넘기며) 먼저 가세요..

남     왜 그래?

여     양부장... (했다가) 양부장님이요. 이거 싹 다시 해놓고 가래요.   

남     좀 기다려줘?

여     아뇨. 오래 걸릴 것 같으니까 먼저 가세요.

남     뭔데?


(E) 종이 넘겨보는


남     아.... 양부장 이런 거 싫어해. 이런 식으로 표 만드는 거.

여     네?

남     그 사람 형식을 중요시하잖아. 이거 말고.

        이 프로그램 있지? 잠깐만 비켜볼래?

여     네..

(E) 뭔가 클릭하고

남     글씨체도 이거 좋아해.

여     아... 

남     내용 수정 많이 할 거 없이 일단 형식만 바꿔서 내밀어 봐.

        반응이 다를걸?

여     정말요?

남     내가 다 테스트해본 거야. 똑같은 내용을 형식만 바꿔서 제출했는데

        지난번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칭찬하더라구.

여     어우.. 말도 안돼...

남     잠깐. 그리구 이 부분은.. 이렇게 고치는 게 낫겠다.

        컨셉을 좀 명확히 해서...


(E) 뭐라고 타닥타닥 쓰는   


여     이 사람에게서 이런 향기가 났었나...

        싱그러운 향수 냄새였다.

(M)     Pretty Boy / M2M


(E) 털털거리는 고물차 멈춘다


남     은서씨!

여     안녕하세요. 

(E) 차 문 여닫는

남     날씨 좋지.

여     네.. 이제 가을 실감 나네요. 동네는 좀 적응 되셨어요?

남     어.. 맘에 들어. 강도 보이고... 나무도 많고.

여     그래서 어린 애들 키우는 젊은 부부들이 많이 살아요.

남     그러게... 어제 퇴근하고 산책하는데... 그런 사람들 많이 보이더라구?

여     그런 거 볼때마다 부러워 죽겠는 거 있죠.

        나도 언제 결혼해서 저렇게 이쁜 애 데리고 산책해 보나..

남     나도 그래.

여     (무심결) 에이 그래두 김과장님은 한번 갔다 오셨잖아요.

        (했다가 헉...) 어... 죄송해요.

남     뭘 죄송해. 없는 말 한 것도 아닌데.

여     아니 그래두...

남     아니야. 아무렇지 않아. 이혼이 무슨... 전과도 아니고.

        난 괜찮은데... 주변에서 더 민감해해서...

여     .... 네에...

        (사이 있다가) 그런데 왜 이혼하셨는지.. 여쭤봐도 돼요?

남     내가 못나서 그렇지 뭐. 아 맞다. 이거 까먹을 뻔 했네.

        청포도 쥬스 좋아해?

여     네?

남     나는 사먹는 걸 안좋아해서... 가끔 아침에 집에서 갈아가지고 나오거        든. 좀 마실래?

여     네.. 감사합니다.

남     거기 가방 보이지? 그 안에 있어.


여     왜일까? 왜 그랬을까?

        짠돌이긴 하지만, 요즘 남자 답지 않게 알뜰하고 다정한 것 같은데.

        이렇게 좋은 향기도 나고.

        몰랐는데... 가까이서 보니 옆모습도 좀.. 멋있는데.

        옷은 낡았어도.. 옷입는 센스가 없는 것 같지 않은데.

        왜 이혼했을까. 그 여자는, 왜 이 남자를 버렸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M)     언제나 그대는 / 서영은


(E)회사 소음

남     은서씨.. 미안한데 나 오늘 일이 좀 남아서 야근해야 할 것 같은데?

여     저두 약속 있어요.

남     약속?

여     오늘 제 생일이에요. 늘 생일이면 같이 하는 친구들 있거든요.

남     오... 축하해. 몰랐네?

여     고마워요. 낼 아침에 뵈요.


(E) 비오는 소리


여     친구들은 아무도 오지 않았다.

        10분 간격으로 전화가 오더니, 모두 같은 말을 했다.

        갑자기 남편이 일찍 온다는 둥...

        시댁에 일이 생겼다는 둥...

        애가.. 열이 38도라는 둥...

        나 빠져도 다른 애들 오니까.. 괜찮지? 라는 둥...

        지금 내 처지가 청승맞다는 걸 각인시켜주려는 듯이

        비까지 내리고 있었고.

        난 함께 마시려고 사가지고 간 와인 두병을 혼자 다 마셔 버렸다.

        그리고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김과장에게 전화를 했다.


남     여보세요?

여     과장님. 어디세요?

남     어. 나 회사. 이제 일 막 끝나고 나가려던 참이야.

        은서씨는 생일 파티 잘했어?

여     그럼요. 잘했죠. 너무너무 성대하게 잘하구요...

        지금 이제 집에 가려고 하는데.... 비가 오네요?

남     아.. 비오지?

여     우산도 없고..... 김과장님 제 생일 선물 대신 저 좀 데리러 와

        주시면 안돼요?

(M)     Famous Blue Raincoat / Jennifer Warnes


(E) 덜덜덜 차 가는, 비오는 소리


남     왜 기분이 안 좋아보여?

여     기분? 좋은데?

남     ...... 음악 들을래? 이게 차는 좀 낡았어도

        오디오는 좋은 거 달아서.. 음질 괜찮거든?

(E) CD 넣고

(BG) 분위기 있는 음악 흐르고


여     음악을 듣는데 왈칵 서러움이 밀려왔다.

        눈물을 참으려고 창밖을 봤는데

        나도 모르게 흐느끼고 있었나보다.

        

남     은서씨?!

(E) 차 멈추는

남     왜 그래? 왜 울어?

여     아니에요.... (하면서도 엉엉 울고)

남     왜 그러는데...

여     너무하잖아요. 나는 내 친구들 결혼할 때요. 드레스 고를 때도 가주고.

        월차 내서 웨딩촬영 때도 가서 도와주고. 애 낳으면 내복 사들고

        쫓아가주고... 난 다 했다구요. 그런데... 나쁜 기지배들....

        어떻게 아무도 안올 수가 있냐구요.... 아무도.....


여     그리고 나서.. 왜 그랬을까.....

        난 그 사람 품에 안겨 울고 말았다.
        그리고, 그게 위로가 됐다.

(M)  Lost in Your Eyes / Debbie Gibson

----------------------1부 끝 -----------------------


*잠시 후 2부가 계속 -


여     다음날.

        숙취보다 더 끔찍했던 건

        지난 밤의 기억이었다.

        확 결근해 버릴까 하다가 어쩔 수 없이 차를 탔다.

        

(E) 덜덜거리면서 가는


여     정말로 끔찍하고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여     (어색하게 켁 기침하고) 저기...

남     응?

여     어제 제가 많이 취했나요?

남     뭐.. 좀...

여     그랬죠? 나 왜 이렇게 생각이 안나지? 진짜 하나도 생각이 안나.

남     그래?

여     네. 제가 뭐 이상한 짓 안했죠~

남     왜 안해. 했지.

여     제가 무..무슨 이..상한 짓을 해요?

남     나 좋아한다구.. 울구 불구...

여     예에? 내가 언제요! 내가 언제요오!!

남     기억 안난다면서.

여     아니... 그게 그러니까....

남     나이는 서른 셋. 내년이면 서른 넷인데

        너무 외롭다구....

여     저 진짜 그런 말은 안했거든요?

남     기억 나?

여     아뇨.

남     그런데 어떻게 알아.

여     왠지 그랬을 것 같아서요.

남     쫄기는. 아무 일 없었거든? 안전띠나 매.

        걸리면 내가 벌금 무는 거 알지?

여     ..... 짠돌이.

(M)     사랑이야/ 차여울


여     그는 아무렇지 않게 그 일을 넘겼고. 나 역시 아무렇지 않은 척

        행동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자꾸 그 사람이 신경 쓰였다.

        처음엔 그 사람이 내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할까봐

        걱정하는 건 줄 알았는데.

        내 마음이 그게 아닌 것 같았다.

        그 사람이 부장과 이야기하고 있으면 내신경이

        온통 거기 있었고.

        그 사람이 자판기 커피를 마시고 있으면

        아... 저거... 몸에 안좋을텐데... 왜 저런 걸 하루에

        대여섯잔씩이나 마시나...

        이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급기야.         

(E) 회사 소음


남     어쩌지 은서씨? 오늘 우리팀 회식이라 먼저 들어가.

여     저 혼자요? 한참 붐빌 땐데...

남     남대리 환송회잖아.

여     또 술마셔요 그럼?

남     뭐 그렇겠지.

여     아니.... 어제두 팀회식이라고 혼자 그냥 폭탄주를 그렇게 마시더니..

        또요?

남     일이 그렇게 겹치네.

여     짠돌이라 술도 아까워요? 아니 다른 사람들처럼 좀..

        눈치 봐가면서 먹다 말다 그러지.

        주는대로 다 먹구... 자기 간이 무슨 마징간이야?

남     마징간?

여     그래요. 천하무적 마징간.

남     (웃고)

여     가기 전에 그 뭐냐.. 간장제 같은 거라도 좀 먹고 가요.

남     어. 그래 고마워.

여     아 뭐가 고마워요. 나야.... 김과장님 많이 취해서 못일어나면

        내일 아침에 출근할 때 힘들까봐 그러지.

남     알았어. 안 늦을게.


여     돌아서는 그의 모습을 보는데. 내 마음이 왜 이러지?

        남편 술자리 보내는 와이프 마음이 이런 걸까.....

        안쓰럽고... 걱정되고.... 그렇다.

 


(BG) 차에서 들었던 그 노래


여     그날 밤.

        시계 초침 소리는 유난히 크게 들리고

        괜히 이런 생각 저런 생각에 잠 못 이루고

        그 사람과 함께 들었던 노래를 듣고 있었다. 그런데.

        

(E) 전화벨


여     액정에 찍힌 번호는 그 사람 번호였다.

        시간은 12시 반.

        그 이름을 보는데, 가슴이 미칠 듯이 뛰었다. 하지만.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E) 전화 받는


여     (일부러 자다 일어난 듯) 누구세요?

남     어.. 잤지? 미안.

여     어머. 김과장님?

남     어.... 문자 할까 하다가.... 갑자기 목소리 듣고 싶어서.


여     내 목소리를? 왜? 이 밤중에?

        혹시 이 사람도 날?


남     내일 아침에 아무래도 제시간 맞추기 힘들 것 같아.

        술을 좀 많이 마셨어.

여     목소리는 멀쩡한데요?

남     내가 원래... 술 취해도 목소린 멀쩡하거든.

여     .... 많이 드셨어요? 그러니까... 내가 약 먹고 가래니까...

        지금 어딘데요? 차는요? 운전하면 안되는 거 알죠?

        대리 불러요. 아니 저기... 내가 운전할까요? 나 운전할 줄 알거든요.

(M)  I'm on Your Side / Maria Mena


(E) 뛰어오는


여     괜찮아요?

남     어... 진짜 왔어?

여     진짜 오지 가짜 와요 그럼? 이리 해 봐요.

남     미안하게....

여     아 됐어요. 저번에 나 데리러 와 줬잖아요. 그 빚 갚는다 치지 뭐.

(E)차 타고, 시동 걸고


여     뭐 음악 들을래요? 나 집에서 이거 듣다 나왔는데...

(E) CD 켜고

(BG) 


남     저번에 물어봤잖아. 왜 이혼했냐고.

여     .....

남     내가 그때 너무 돈이 없었어.

여     네?

남     처가에 큰 일이 있어서 돈이 많이 필요했었거든.

        아내는 내가 도움이 돼 주길 바랬는데... 나도 그래주고 싶었는데

        돈이 없었어. 돈이 없다는 건, 그냥 다른 게 아니더라구.

        나쁜 거더라구.

여     ......

남     그 사람을 다른 사람한테 보내고 나서야 그걸 알았어.

        내가 나빴구나....

여     그래서... 그렇게 짠돌이 소리 들어가면서 돈 모으는 거에요?

남     어.

여     그렇게 하면 간 사람이 돌아와요?

남     아니

여     그리구. 우리 회사 월급 쥐꼬리만한 거 내가 알고 김과장님 아는데

        그 돈 그렇게 성실하게 모으기만 해서 언제 부자 돼요?

남     .....  그래서.... 난 누군가를 만날 자신이 없어.

여     김과장님은 아직도 나쁜 사람이에요.

남     그래. 알아.

여     돈 없어서가 아니구요. 사람 마음을 봐줄 줄 몰라서요.

남     ....

여     난 김과장님 전부인 몰라요.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잇었는지도

        나는 잘 몰라요. 그렇지만....

        김과장님이 말한....그 보내준다는 거....             

        당하는 사람 마음에선 하나도 안 고마웠을지 몰라요.

남     ......

여     보내주지 말아달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구요.

        돈이 없어도 최선을 다해주길 바랬을 수 있다구요.

남     ........

여     나는 그 분이 아니지만. 나 같았으면 그랬을 것 같아요.

        돈이 없어서 간 게 아니라...

        그게 너무 섭섭해서 갔을 수도 있어요.

(M)     한 사람을 위한 마음/ 럼블피쉬

        

(E) 차 멈추고


여     여기에요? 집이?

남     응...

여     여?어요. 키.

남     고마워.

여     갈께요.

(E) 차 문 열다가 문득...

여     저기요

남     어..

여     차 라는 공간이 웃기잖아요. 두 사람만 있는 공간이라서...

        그래서... 더 친밀하게 만들고...

        그래서 그런가? 내가 지금 착각하고 있나?

        그건 잘 모르겠는데요.

        이상해요. 나 김과장님이 좋아요. 좋아졌어요.

        나 진짜 이상하죠.

(M)     17171771 / 자우림


(E) 사무실 소음


여     취하긴 그 사람이 취했는데

        헛소리는 내가 했다.

        그 일이 있고부터 난 그 사람 차에 타지 않았고

        사무실에서도 어색하게 그 사람의 시선을 피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E)책상 노크 똑똑

                

여     (화들짝) 엄마야..

남     집에 안 가?

여     이거.. 해놓고...요.

남     뭔데?

여     어우.. 아니에요. 그냥...

남     추석 때 고향 가?

여     가야죠...

남     뭐 타고?

여     심야 버스 타야죠.

남     .... 청주라 그랬나?

여     ...네.

남     태워다 줄까?

여     왜...요? 

남     우리 카풀커플이잖아.

여     커..플은 무슨. 우리집 가면 우리 엄마 아빠한테 인사드려야 되는데?

남     .....인사는 그렇고....

여     그러니까요. 난 안 가. 우리 고향집에 남자 데려가는 거 첨인데

        인사도 못드릴 남자 데리고 어떻게 가요?

남     아니 나는 그냥 데려다만 준다는 거지..

여     무슨 남자가... 자기가 택시야? 버스야? 뭘 데려다만 준대?

        나도 갈 수 있거든요? 괜히.. 사람 헷갈리게 하지 마요.

남     인사를 어떻게 해. 아직 고백도 못했는데.

여     ...?

남     내가 먼저 하고 싶었단 말이야. 무슨 여자가 성격이 급해 가지고....

        난.... 나는 처음부터 좋았었다구. 처음부터 좋았다는 얘기..

        하고 싶었는데. 그런 얘기도 못해줬는데. 무슨 인사부터 덥썩 해...

(M)     사랑은 그런 것 / 심현보


(E)덜덜거리며 가는


여     우리 엄마 아빠는 이 사람이 끌고 온 차를 보면 뭐라고 하실까.

        이 사람의 이혼 경력을 알면 뭐라고 하실까.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거 하나도 걱정되지 않는다.

        그냥. 이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거.

        그리고 우리가 같은 마음이라는 거.

        그것만이 중요하다.

(M) 주제음




 





2009-10-05(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