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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7일 목요일 방송 내용 및 수록곡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90화  - 불황에 통하는 애정 공식


(M) 주제음   Honey Honey / Abba


여     방금 뭐라 그랬어?

남     결혼하자구.

여     아니. 그 전에.

남     아... 뭐하러 길바닥에 돈 쓰고. 찻집 가 돈쓰고. 밥집 가 돈쓰냐구.

        그럴바엔 결혼하자구.

여     지금 이게 프로포즈야?

남     그렇지. 결혼하자는 얘기니까.

여     아니. 3년을 꼬박 만나놓고 이렇게 멋없는 프로포즈하려고

        날 이렇게 기다리게 한거야?

남     뭐가 멋이 없어. 다소 현실적인거지.

여     현실? 정말 확 깨게 한다.

        현실이 이런 거라면 난 현실에 발을 담그고 싶지 않거든?

남     현실은 발을 담그고. 적응하라고 있는거야.

        너도 너무 버티지 말고, 발을 담궈.

여     (신경질 버럭) 아 그게 프로포즈냐고! 내가 진짜 짜증나서!

        이렇게 프로포즈하는 사람이 어딨어?

남     프로포즈 받고 이렇게 신경질내는 사람은 또 어딨냐?

여     아 몰라!

남     아 그래서 할거야 말거야!

여     뭘!

남     결혼!

여     그래. 하자 해!

(M)    결혼할래요 / 장나라


여     이런 어이없는 프로포즈도 다 있을까.

        거기에 그러자고 하는 나도 똑같지.

        암튼 그래서 우리는 결혼을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누군 결혼이 불행끝 행복시작이라는데.

        난 결혼이라는 그늘에 들어서자마자

        불행이 시작되는 것 같았다.

        그는 내가 아는 남자들 중 가장 현실적인 짠돌이었고.

        난 여자들 중에서도 약간 허영심이 있다면... 있는...

        스타일이었으니까.


남     너 돌았냐.

여     아니? 나 말짱한데?

남     근데 심은하 드레스는 웬말이냐?

여     아니. 심은하가 입었던 바로 그걸 사자는 게 아니고

        그런 스타일의...

남     오백이라며.

여     응. 그 정돈 하지.

남     그 정돈 하지는 무슨. 집어쳐.

여     안되면 마는 거지만 무슨 말을 그렇게 해?

        꿈도 못꿔?

남     그리고 이거. 웨딩촬영? 이걸 뭐하러 해.

여     그럼 안해?

남     아니 결혼식날 사진 엄청 찍잖아.

여     그거랑은 다르지.

남     어떻게 달라?

여     본질적으로. 

남     또.

여     아 남들도 다 하잖아.

남     남들 다하면 똥지게 지고 구렁텅이에도 빠지겠구나.

여     웨딩촬영하는 게 똥지게 지는거야?

남     나한텐 그래. 그게 뭐하는 짓이냐? 무슨 드레스에 안어울리는

        귀신 화장 해가지고 웃으라면 웃고. 볼에 손가락 꽂으라면 꽂고

        이리저리 중노동해가면서. 내 돈 써가면서. 도대체 그 짓을

        왜하고 있어야 되는건데?

여     다른 건 다 핑계고. 돈 쓰는 게 제일 싫은 거 아냐?

남     물론 그런 것도 있지.

여     진짜 너무한다. 일생에 한번 뿐인 결혼이야.

남     두 번 하는 사람 많지 않아.

여     그렇다고 이렇게 허술하게.

남     (OL) 부모님이 허락해주시고 축복해주셔.. 결혼식 올릴 예식장 있어..

        나눠낄 반지 있어. 그럼 된 거 아냐?

여     잠깐만. 

남     뭐 또.

여     나눠낄 반지?

남     반지도 안해줄 줄 알았어 그럼?

여     지금 반지만 달랑 해주겠다는거야?

(M)    작은 행복 / 조용희


여     (엉엉 울며가는) 나 안해. 못해. 이 결혼 무효야.

남     뭘 올리지도 않은 결혼이 무효야.

        안하면 그만인걸.

여     진짜 너무한 거 아냐?

남     너한텐 다이아 해준다잖아. 나는 그냥 은반지면 돼.

여     다이아? 그 깨알만한 거? 반캐럿도 안되는 거? 그거 달랑 하나?

남     어쨌든 다이아잖아.

여     내 친구들은 죄다 명품샵에서 몇캐럿짜리로 반지 목걸이 귀걸이

        그냥 셋트로다가...

남     불황이잖니. 너 경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몰라?

여     우리만 불황이야? 남들은 다 안그런데. 왜 우리만 그래.

남     너 남들이 다 똥지게..

여     아 그만해! 그노무 똥지게 소리! 아주 지겨워 죽겠어.

남     (한숨) 큰일이다 진짜.

여     뭐가.

남     너랑 나는 가치관이 다르고 이상향이 다른데

        어떻게 한평생을 같이 사냐.

여     내 말이 그 말이야.

남     확 그냥 싫어져서 헤어져 버렸으면 좋겠구만. 에이 진짜.

        이 죽일놈의 사랑!

(M)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 남궁옥분


여     이 죽일 놈의 사랑?

        그건 내가 하고 싶었던 얘기다.

        정말 죽이지도 살리지도 못할 것이 사랑이었다.

        정말로 우여곡절 끝에

        이런 저런 합의에 이르렀다.

        사실 합의라고 하기보단

        내가 그쪽에 맞춰줬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이래서 여자가 더 좋아하는 결혼은 하는 게 아니라는건지.

        웨딩촬영은 생략하기로 했고.

        예물과 예단도 최소화했다.

        결혼식장도 동문회관으로 정했으며

        신혼여행도 국내로 가기로 했다.

        결혼식에 대한 내 모든 환상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남     메이크업은 어떻게 할건데.

여     냅두셔! 내가 알아서 할거니까! 왜 또 동네미용실 가서 하라 그러지 왜?

남     그건 아니고. 나 아는 누나가 메이크업을 배웠다는데.

여     아 됐다고.

남     잘한대.

여     당신이나 받어. 난 메이크업 만큼은 진짜 좋은 데 가서 할거야.

남     그래. 그건 너 알아서 해라.

여     지 돈 안들어가니까.

남     얘가 얘가.. 내가 그랬잖아. 나 아는 누나..

여     아우 시끄러. 내가 미쳤지. 콩깍지가 씌여가지구. 이런 결혼으

        하겠다구.

남     너 그 말 한번만 더하면 백번인데. 백번 꼬박 채우면

        나 이 결혼 심각하게 재고해본다.


여     친구들 말대로 이쯤에서 결혼을 재고해 봄이 맞을지 모른다.

        하지만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여     재고는 개코! 청첩장 나온 거 어쩔건데!

        재생용지로 싸게 찍자고 해서 나온 거 말야. 그거 아까워서

        결혼은 어떻게 재고한대?

(M) 웨딩마치


여     그래도 좋았다.

        뭐, 그 사람이 하두 고집을 피워서

        어쩔 수 없이 저렴하게 치러낸 결혼식이었지만

        막상 해보니 나쁘지 않다는 기분이었다.

        모든 걸 다 떠나서

        신혼여행은 정말 좋았다.


(E) 바닷가


여     아.. 좋다. 밤바다.

남     제주도가 얼마나 좋은데. 이 좋은 델 놔두고

        해외로 그 고생들 해가면서 왜 가냐?

여     으유. 내가 그소리 왜 안하나 했다.

남     유적지 같은 데 가서 뭔가 공부를 하겠다는 여행 아니라면

        그냥 쉬려고 휴양지 찾아 외국 가는 거 난 진짜 아니라고 본다.

        쉬려면 가까운 데서... 말 통하는 데서... 음식 안불편한 데서

        그런 데서 쉬어야지. 왜 말설고 물설은 데 가서 그 고생을 하냐고.

        쉬려고 간다면서.

여     아 그만 좀 해. 알았으니까.

남     ....알았어?

여     그래. 알아 들었다.

        내가 딴 건 다 몰라도 신혼여행 제주도로 오긴 잘한 것 같애.

남     내일은 차 렌트해서 해안도로 따라서 쭉 돌아보자.

        곳곳에 좋은 데가 얼마나 많은데.

여     웬일이야. 돈 드니까 자전거 일주 하자 그럴 줄알았더니.

남     자전거 일주 할래?

여     어으 증말!

(M)    제주도의 푸른밤 / 최성원


(E)차 쌩 가는


여     날씨 진짜 죽인다. 너무 좋아~

남     우리 결혼 1주년 때 여기 또 올까?

여     정말?? 

남     어. 우리 묵은 호텔 있잖아. 거기서 이벤트를 하더라구.

        신혼여행을 거기서 묵은 사람은 내년에 50% 할인.

여     그럼 그렇지.

남     아 어쨌든 싸게 좋은 데 또 오면 좋은 거잖아.

여     그래그래. 좋다. 좋아.

        그런데 자기야. 난 궁금한 거 있어.

남     뭐.

여     자긴 왜 그렇게 알뜰하고 검소해?

        자기네 집이 아주 재벌집은 아니라도 아주 못사는 것도 아니고.

        돈에 뭐 한맺힐 일도 없었을 것 같은데.

남     그냥 내 인생관이 그래. 쓸데없는 데는 돈도 시간도 낭비하지 말자.

        정말, 의미있는 곳에 쓰자.

여     의미있는 게 어떤 건데?

남     그걸 아직 찾고 있는거지.

여     치... (하다가) 으유 너무 천천히 가잖아. 좀 밟아봐.

남     야.. 기름값 더 들어. 이거 중형이라 기름도 많이 먹는데....

여     내가 미쳐....

(M)    Tide is High / Atomic Kitten


----------------1부 끝 -----------------


* 곧이어 음악에세이 노래가 있는 풍경

제2부가 이어집니다.


(M)    L.O.V.E / Natalie Cole


여     그땐 몰랐다. 거기까진 그저 전초전이었다는 걸.

        진짜 싸움은 다음부터였다.


(E) 전화벨 소리 + 회사 소음


남     여보세요.

여     자기야. 나 임신했어!!

남     (헉) 뭐?

여     목소리가 왜 그래?

남     어. 아니야. 야 너무 축하한다. 그런데 정확히 확인해 본거야?

여     임신테스터로..

남     병원 가자. 병원 가서 정확히 확인해야지.


(E) 병원 소음. 걸어나오는


여     거봐, 확실히 맞다잖아. 이제 속 시원해?

남     그래.

여     근데 목소리가 좀 그렇다? 안반가워?

남     반갑지. 반갑고 좋고 그렇지.

여     그런데 왜 내 눈엔 자기가 안 기뻐하는 것 같지?

남     실은 난 애는 내년쯤 가졌으면 했었거든.

여     알어. 지난번에 그렇게 얘기했잖아.

남     그러게... 좀 갑작스러워서.

여     그래서 싫어?

남     아니야. 누가 싫대? 그렇다는 거지.

여     아주 좋고 행복하진 않구나?

남     마냥 그렇진 않지. 우리 앞에 현실이 있는데.

여     그놈의 현실.... 아니 왜 현실 속에 산다고 해서

        현실만을 생각해야 해? 현실속에 살면서도 얼마든지

        꿈꿀 수도 있지 않아?

남     니가 아직 세상을 몰라서 그래. 니가 뭐... 대학원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해봤냐... 뭘해봤냐.... 니 손으로 돈을 벌어봐야

        세상 쓴맛을 아는 거고. 그게 인생이라는 거다.

여     웃기고 있네! 인생을 안다는 게 뭐 그러냐?

        자기 자식이 이 세상에 생겨났는데, 맘껏 좋아하지도 못하는 게

        그게 무슨 인생을 아는거야!

남     .....너 울어?

여     그래. 운다. 울어! 무슨 남편이라는 사람이

        마누라 애 가졌다는데 맘껏 축하도 안해주고. 현실이 어떻고

        쓴맛이 어떻고. 내가 진짜 정떨어지고 후회돼서. 운다! 어쩔래!

(M)    이럴거면/ Ivy


여     그땐 미안하다고 손이 발이 되게 빌었다.

        그래서 넘어가주기로 했다.  

        그런데...


(E) 달그락 밥먹는 소리


남     뭐? 12만원?

여     검사비가 그렇지 뭐.

남     의료보험도 안돼?

여     그건 필수검사도 아니라서 안돼.

남     그럼 안해도 되지 않아?

여     지금 뭔소릴 하는거야. 병원에서 해보라는 건 다 해봐야지!

남     병원엔 상술 없냐 뭐? 해보라는 거 그냥 무턱대고 다 할 게 아니라

        잘 따져봐.

여     뭘 따져 봐. 뭘.

남     아니 꼭 필요한 건가.

여     돈이 많이 드나 적게드나가 아니고? 진짜 이런 데까지 이렇게

        짠돌이 노릇 할거야?

남     당신은... 그런 거 아니야.

여     내가 당신 몰라? 증말 궁금하다.

        아니 돈이 그렇게 좋으면 돈으로 만든 인형 하나 사다가

        그거 껴안고 살 것이지 나랑 결혼은 왜 했냐?

남     나중에 당신이랑 나랑 애기랑 셋이 같이 잘 먹고 잘 사려고

        이러는 거지. 괜히 그래?

여     그러니까.. 나중에?

남     지금 우리가 아끼는 것들이 작은 것 같아도

        조금만 더 고생하고.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나중에 정말 필요할 때 행복해질 수 있잖아.

여     나중도 우리 인생이지만. 지금도 우리 인생이야.

        왜 언제가 될 지 모를 나중을 위해서 지금을 희생하면서만

        살아야 되냐고.

(M)    Beautiful Life / Ace of Base


여     티격태격하면서 시간은 갔고.

        어느새 출산이 임박해왔다.

        마음은 초조해지고. 온갖 나쁜 상상이 들었고. 몸도 피로에

        절어 축 쳐져 있기만 하는 날들이었다.


(E) 들어오는

남     다녀왔어.

여     어... 

남     몸은 좀 괜찮아?

여     우리 여행 언제 가?

남     어?

여     좀 있으면 1주년이잖아. 제주도 가기로 했잖아.

남     그러다가 거기 가서 애 낳으면 어쩌려구.

여     아직 한 3주 남았는데 괜찮지 않을까?

남     안돼. 

여     역시.. 좀 위험할까?

남     그래. 그것도 그거고. 안그래도 내가 얼마전에 봤는데

        그 호텔 망했더라.

여     ....뭐?

남     우리 묵었던 그 호텔 망했더라구. 그러니 1주년 기념 이벤트도

        물 건너 간거지.

여     그러니까 뭐야. 나 몸 걱정 돼서가 아니고

        호텔이 망해서 50% 할인 그거 못받으니까 안되는거라구?

남     아니지. 니 몸 걱정이 우선이지.

여     됐거든! 

(E) 확 일어나 문 열고 나가는


남     야... 어디 가?

(M)   Where Do You Go / No Mercy


(E) 바닷가

여     홧김에 집을 나와 어디로 갈까 하다가

        밤비행기를 무작정 타고 제주도에 왔다.

        바닷가 산책로를 걸으며

        혼자서 서러움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왜 난 짠돌이 남편을 만나서

        여자로서 가장 행복해도 되는 순간들을 누리지 못하는걸까.

        아이를 낳으면 당당한 싱글맘으로 혼자 서야지.

        그러려면 취직을 먼저 해야겠구나.

        취직이 안되면 알바라도 구해보지.

        뭐가 좋을까. 번역? 사실... 내가 번역할 정도로 영어 실력이 뛰어나진 않지.

        그럼, 과외? 그렇지 과외 괜찮다. 그런데 요즘 같은 불황에

        대학생 다 놔두고 나같은 유부녀에게 애 공부 맡길 엄마가 있을까?

        그래도 뭐, 찾아는 봐야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또다시 서러움이 밀려왔고.

        난 바닷가에 주저앉아 혼자 생각하다가.. 혼자 울다가..

        그러길 반복했다.

(E) 전화기 울리는

(E) 끄는

여     드디어 그사람에게 전화가 오기 시작한다.

        12시가 넘었는데 안들어오니 속이 탔겠지.

        전화기를 확 꺼버리고. 그 서럽고도 외로운 밤을

        어느 정도는 즐기리로 했다.

(M)     The Boy From Ipanema / Diana Krall


남     (음성녹음) 은서 너... 지금 어디 있는거야!

        말은 하고 사라져야 할 거 아냐.

        친정에도 없고.

여     내가 미쳤냐? 거길 가게?

남     우리집에도 없고.

여     날 무슨 미련곰탱이로 아나. 시댁에 가서

        참 좋은 소리도 듣겠다.

남     그럼 어딘데

여     제주도

남     !!!! 뭐?

여     제주도라고. 난 50% 할인 이딴 거 안받아도

        내가 오고 싶은 데 정돈 올 수 있는 자유와 권력이 있거은?

        끊는다. 

(M)    왜불러/ 디바


여     그렇게 폼나게 하고 싶은 말 하고 끊은 데까진 좋았다.

        난 늘 그 다음이 삐긋이니까.


(E) 모래밭 위  걸어가는 소리


여     아.... 아직인데...


(E) 걸어가는


여     뭐야... 왜 이래. 그냥 배가 좀 뭉치나...


(E) 천천히 걸어가는


여     아야... 아....


여     양수가 터진 모양이었다.

        근처에 병원이 어디 있는건지부터

        119부르고 거기 올라타고

        다 혼자 힘으로 하면서, 난 제대로 울지도 못했다.

        뭐 하나라도 잘못될까봐.

(M)    Isn't She Lovely / Stivie Wonder


여     결국 양수가 먼저 터지고 여러 가지 상황이 겹치는 바람에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게 됐고.

        수술에서 깨어났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사람은

        내남편이었다.

남     괜찮아?

여     여보... 

남     얼굴이 이게 뭐야.

여     우리 애 봤어?

남     돈 굳었더라. 나 닮았어. 너 닮았으면 성형 좀 시켰어야 하는건데.

여     이 와중에도 농담이 나와?

남     미안해. 혼자 애 낳게 해서.

여     왜? 돈 아깝게 제주도까지 비행기타고 오게 했다고 욕해줘야지.

남     이 사람은...

(E)뭔가 꺼내는

남     이것 좀 봐.

여     뭔데 이게?

남     통장이잖아.열어봐.


여     거기엔 365일 하루도 빼지 않고 입금한 내역이 실려 있었다.

        금액은 적게는 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까지.


남     택시 탈 거 지하철 타고. 지하철 탈 거 걸어가고

        그렇게 짠돌이 짓 해가면서 모은 돈이야.

여     여보...

남     그런데 당신 말도 맞아. 나중이 뭐가 그렇게 중요해.

        비행기타고 오면서 생각했어. 지금 워렌버핏이 나한테

        지가 가진 재산 다 준다고 하면서 당신과 우리 아기랑 바꾸자고

        하면 바꿀까.

여     ......

남     안바꾸지. 못바꾸지. 암만 생각해도 그게 내 답이더라.

        그러니. 지금 내가 얼마나 부자야. 그거 누리면서 살게.

        이건.. 내 결혼기념일 선물이고.


여     바닷가의 어느 작은 병원에서 정말 초라하게 태어난 우리 아기였지만

        그 아이는 행복할 거다.

        세상에서 가장 부자인 엄마 아빠를 뒀으니까.

(M)주제음 

 

        





2009-05-08(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