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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23일 목요일 방송 내용 및 수록곡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88 화 - 행복을 찾아서


* 오늘 음악에세이 노래가 있는 풍경은

청취자 김연화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이야기입니다 *


(M)주제음    Love will keep us together/ Captain And Tenille


여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라일락이 막 피어나면서 캠퍼스에

        아찔한 향기가 가득하던 때.

        난 지방의 국립대 신입생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내내 한번도 1등 자리를 놓쳐본 적이 없었는데

        집안 사정 때문에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지 못하게 된 나는

        대학생이 된 게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

        내가 더 나은 집안의 딸이었다면

        이 작은 도시를 벗어나 가고 싶은 대학에 가서

        마음껏 공부할 수 있었을 거라는 미련이

        날 웃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건축학과 공부를 하면서도

        이게 과연 내 적성에 맞는 것인지

        졸업해서는 뭘 할 건지

        미래에 대한 비전도 없었고

        꿈도 없었다.

(M) All by Myself / Celine Dion


(E)시끌벅적한 신입생 환영회 자리


여     남학생들이 많은 학과의 특성상

        나는 인기가 많은 여학생이었다.

        하지만 그게 좋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고.

        함께 어울리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던 차에 선배들에게 이끌려 어쩔 수 없이

        학과 모임에 참여하게 됐는데.

        그 중 한 남자가 눈에 띄었다.

        좋아서 눈에 띈 건 아니었고.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나 싶어서였다.

        목소리도 크고 웃음소리도 크고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커서

        누가 봐도 눈에 확 띄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갑자기 술잔을 비우더니 앞으로 저벅저벅 나갔다.

        그리고 식당에 있는 노래방 마이크를 들더니.


남     (마이크 에코) 아! 아! 마이크테스트!

        다들 잘 들어라. 나는 94학번. 김봉덕 선배다.

        저번달에 제대해서 이번달에 복학했다.

        내가 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하나다.

        오늘 이 자리에서 내가 찜한 여학생이 있는데.

        그 여학생은 아무도 건드리지 말았으면 한다.

        그 여학생은 바로 신입생 윤은서다.


여     뭔가 저건....

        사람들은 폭소를 터뜨렸고

        내 얼굴은 홍당무처럼 새빨개지고 말았다.

(M)    넌 내게 반했어/ 노브레인


여     정체 모를 복학생의 폭탄 발언으로

        난 삽시간에 유명인사가 되고 말았다.      

        그렇지 않아도 남학생들이 많은 학과라 여러 가지가 신경 쓰이던

        참이었는데. 타과 학생들까지도 그 소문을 듣고

        내가 지나가면 수근대기까지 했다.

        더욱 열받는 일은.


(E) 또각또각 걸어가는데 +뛰어오는


남     은서야!!!


여     가는 데마다 쫓아오는 이 남자.


남     어디 가?

여     (쌀쌀) 어디 가면 뭐하게요.

남     같이 가게.

여     같이 가서 뭐하게요.

남     니가 공부하면 나도 공부하고. 니가 밥먹으면 나도 밥먹고.

여     도대체 왜요?

남     니가 좋으니까.

여     제 의견을 얘기해야 하는 거죠? 지금 선배님의 태도에 대해서.

남     얘기해주면 좋고. 안해줘도 내 마음은 크게 안변할 거 같은데?

여     제가 만만해 보여서 이러시는 것 같은데요.

        저는 욕심이 많은 여자거든요?

남     아...그래?

여     네. 제 미래에 대한 욕심도 그렇구요.

        남자에 대한 욕심도 그래요.

남     어떤데?

여     저는 지금 다니는 학교에 전혀 만족 못해요.

        제 남자친구를 이런 상황에서 만들고 싶지도 않구요.

        그러니까, 죄송한데 꿈 깨셨으면 좋겠는데요.

(M)    기다려, 늑대 / 줄리엣


여     아무리 얘길해도 소용 없었고.

        아무리 면박을 줘도 소용이 없었다.

        그 사람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같은 웃음으로

        날 해바라기 하고 있었고.

        언젠가부터 나에게 그 사람은 습관 같은 것이 되어버렸다.


(E) 비오는 소리

(E) 뛰어나오는 소리


여     어으.. 미치겠네. 아르바이트 가야 되는데....


(E)다가오는


남     은서야.

여     어.. 선배...

남     너 알바 가야되지.

여     네. 우산 있어요?

남     아니 나도 우산은 없고.


(E) 옷 벗어서 쫙 펴주는 듯한


여     뭐해요 지금.

남     이거 방수 잠바야. 같이 쓰고 뛰자.

여     어우 됐어요.

남     여기 안에 들어오면 비 안맞는다니까? 일루 와.

여     엄마야. 왜 이래 진짜.

남     자. 하나 둘. 셋 하면 뛰는거다.

여     안 뛰어요.

남     하나,둘,셋! 뛰어!


(E)뛰는 

        

여     (멀어지며) 뭐야 이게..... 가까이 붙지 좀 마요.

남     (멀어지며) 야. 팔 꽉 잡어.


(E)뛰는 소리 멀어지며

(M)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자전거 탄 풍경


여     그렇게 1년 쯤 지났을 때.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은 내 생활 곳곳에 스며 있었다.

        밥 먹을 때도. 도서관에서 공부를 할때도.

        자판기 커피 한잔을 마실 때도. 강의를 들을 때도.

        그 사람이 없는 시간은 상상할 수도 없게 됐다.

        그리고 남들은 우리를 캠퍼스 커플이라고 불렀다.

        

남     그나저나 걱정이네.

여     뭐가?

남     나 졸업하고 나면 우리 은서 심심해서 학교 어떻게 다니냐.

여     걱정두 많아. 오빠 졸업하고 나면 나야 좋지.

        옆에서 공부하는데 커피 마시러 나가자고 집적대 사람도 없고.

남     진짜 말 그렇게 섭섭하게 할거야?

여     취직 준비는 잘돼?

남     니가 웬일이냐. 내 걱정을 다해주고?

여     걱정은 누가?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거지?

남     걱정하는 거 다 알거든? 내가 어떻게든 취직을 해야

        널 먹여살릴거니까. 그지.

여     오빠 보고 나 먹여살리라고 누가 그래? 웃겨 진짜?

남     나는 실력이 너무 좋아서 여기저기서 오라고 러브콜이 진짜 장난

        아니니까. 염려 놓으세요.

여     하긴 내 걱정이나 해야지.

남     너는 무슨... 과수석이 무슨 걱정이야.

여     아니야...

남     뭔데.

여     아니라구. (깜짝) 들어가자. 너무 오래 있었다. 아.. 나 과제 많이

        밀렸는데...


여     말을 피하긴 했지만 그 시기에 난 고민이 많았다.

        대학 들어올 땐 집안 사정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많은 걸 포기했지만

        그땐 그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졸업하고 난 다음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했다.

        하지만 여전히 힘들었던 집안상황 때문에

        난 졸업하면 바로 취직을 해서 돈을 벌어야 했었다.

        그땐 별별 생각을 다 했다.

        부잣집 남자를 만나서 공부 시켜준다는 조건만 걸고

        확 시집이나 가 버릴까.....

        그런데 내 앞에 있는 그 사람을 보면,

        그런 생각조차 하는 게 미안해지곤 했다.

(M)    The Look of Love / Dusty Springfield


여     그 사람은 졸업과 동시에 취직을 했고.

        그 후에도 늘 한결 같은 모습으로 내 곁을 지켜주었다.


(E) 레스토랑 문 딸랑.. 들어가는


여     오빠. 오래 기다렸어?

남     너는 진짜.. 암튼 너무해. 나는 어엿한 직장인이거든?

        바빠도 내가 더 바빠야지! 그리구. 오늘 내 생일이거든!!!!

여     알아. 미안해. 교수님이 부르셔 가지구.

남     너한테 나는 맨날 2순위지?

여     으유. 미안하다구.

남     대신 너 오늘 늦게 들어가.

여     안돼. 저녁 먹구 과외 가야 돼.

남     과외 하루만 좀 재껴라. 오늘 내 생일인데. 응?

여     ...안되는데... 과외하는 애가 곧 시험이라. 걔 엄마 눈치 보인단 말이야.

남     내 눈치도 한번만 좀 봐줘.

        솔직히 너랑 나랑 연애 기간만 길었지, 뭐 하나 제대로 해본 거

        있냐? 같이 여행을 가봤어, 응? 밤늦게까지 같이 걸어본 적이 있어!

여     알았어.. 오늘 과외 재낄게. 됐어?

남     어. 됐어. 내가 1차 2차 3차 다 쏠테니까. 계속 나랑 같이 있자. 응?

(M)    미녀와 야수 / DJ.DOC


(E) 걷는 소리


남     진짜 감동적이다.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너랑 같이 걸어보기도 하고.

여     아.... 봄이 벌써 다 가네. 꽃도 다 지고.

남     은서야.

여     응?


(E)  멈추고


남     잠깐만 눈 좀 감아봐.

여     아 싫어. 또 무슨 짓 할라구.

남     넌 나를 뭘로 보고. 아 잠깐만 눈 좀.. 감아봐.

여     감았어. 뭐!

남     떠봐.

여     이게 뭐야?

남     첫월급 탔잖아 어제. 뭐 살까 하다가.. 그래도 금이 최고 아니냐.

여     그렇다고.. 반지를 사?

남     나중에 금값 올라두 팔지 마 너. 너는 팔아먹고도 남을 애야.

여     오빠.

남     나 너 졸업하면 바로 프로포즈한다. 그땐 다이아 사줄게.

        지금은 어디 가지 말아달라는 표시로 이거 줄테니까.

        받아줘.


여     대학시절 내내. 화장 한번 제대로 못하고

        이쁜 옷 한번 입고 여자답게 애교 한번 못부려 본 나인데

        이런 내가 뭐가 그렇게 좋다고

        이 사람은 이럴까. 꽃이 다 져버린 그 골목길 어귀에서

        난 반짝이는 금반지를 손에 올려놓은 채

        마음이 먹먹해져왔다.

(M)    아름다운 날들 / 장혜진


-----------------------1부 끝 -------------------


*잠시 뒤 음악에세이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부가 이어집니다




(E) 사람들 시끄러운 소리


남     은서야.

여     어 오빠.

남     아무도 안오셨어?

여     이따 오실거야. 내 동생도 오늘 졸업식이잖아.

        거기 들렀다 일루 다들 오기로 했어.

남     야.. 그럼 내가 첨으로 온거네?

여     응.

남     윤은서 많이 컸다. 신입생 때 그냥 코 흘리던 거

        내가 이만큼 키우느라 힘들었지.

여     뭔소리야.

남     졸업도 했으니까 나한테 시집와야지. 응?

여     혼자 김칫국 먹어요. 그건 안된다 그랬지?

남     왜! 아~ 너 혹시 동생들 학비 때매? 걱정 마. 나도 도와주고

        너 취직할 거 아냐. 월급 다 어머니 드려. 난 상관 없어.

여     그런 거 아니구.

남     그럼 왜.

여     사실은 이따 조용히 말하려고 했는데.

남     ......무슨 일 있어?

여     아직 가족들한테도 얘기 안한건데 있잖아. 나 하고 싶은 일이

        생겼어 오빠. 꼭 하고 싶고. 지금 이거 안하면 나중에 계속

        후회할 거 같애.

남     ....뭔데 그래.

여     나.... 치대 대학원 가고 싶어.

남     어?

여     대학다니는 내내 이런 저런 고민 많이 했고. 어떻게든 전공 분야로

        취직해 보려고도 했는데. 안되겠어.

남     ..........

여     나 알잖아. 학교 다니면서 얼마나 후회 많이 하고 미련도 많았는지...

        지금 또 맘에도 없는 데 취직해서 거기 다니기 시작하면

        나이 먹으면서 또 후회할 것 같고....

남     그래. 알 것 같다.

여     그래서... 나 지금 당장 오빠한테 시집 못가.

남     .... 알았어 임마. 그런데.... 부모님한텐 어떻게 말씀드리려구.

여     그게 걱정이야. 다들 당장 나 취직할 줄 알고 계시는데.

남     일단... 딴 건 몰라두 니 학비는 내가 도와줄게.

여     무슨 소리야 그게.

남     나 계산적인 성격인 거 알지 너?

        나중에 너 성공하면 두배로 받아내려고 투자하는 거니까.

        아무 소리 말고 준달 때 받어.

여     싫어. 내가 오빠 사정 뻔히 아는데. 그런 짓을 어떻게 해?

        걱정하지 마. 나도 아르바이트 하면 되고.

남     너 몸도 약한데 알바하면서 어떻게 치대대학원 준비를 해.

        너 거기가 장난인 줄 알아?

여     그래두...

남     야. 내가 내 여자 위해서 이 정도 못할 놈으로 보여?

        돈에 대해선 아무 걱정 말고. 너는 대학원 붙을 준비만 해.

        이따 부모님 오시면 내가 잘 말씀드려볼게. 알았지?

(M)    I'm Your Man / Leonard Cohen


여     처음 만나서 5년 넘게

        잘해준 적도 없었던 사람.

        늘 내 자존심만 내세웠고. 그 사람보단 다른 일이 우선순위였고.

        내 기분 안좋으면 화풀이 대상이었지만.

        늘 그 자리에 있어주었던 사람.

        그 사람에게 그렇게 큰 걸 받아야 한다는 상황이 너무 싫었다.

        하지만 내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1년 동안 난 그 사람에게 학비를 받아가며

        독서실에 틀어박힌 채 공부만 했다.


(E) 조용히 책상 노크 똑똑


남     (속삭) 은서야.

여     (속삭) 어. 왔어.


(E)나가고. 계단 올라가는


여     뭐하러 왔어. 나 밤 샌다 그러니까.

남     너 배고플까봐. 김밥 사왔어.

여     저녁 먹었는데.

남     뒀다가 배고프면 먹어.

여     얼굴 붓는단 말야. 밤에 뭐 먹으면.

남     넌 좀 부어도 이쁘거든? 얼굴이 이게 뭐야. 말라가지구.

여     얼굴은 마르는데. 똥배만 나오는 거 같애. 앉아만 있으니까 다리두

        팅팅 붓구.

남     여기 앉아봐.

여     왜애...

남     다리 좀 풀어줄게.

여     아우 됐어. 괜찮아.

남     나 진짜... 내 마누라가 나중에 무다린 거 싫거든?

        이런 건 제때 제때 풀어줘야지.

여     못말려 진짜.

남     좀 시원해?

여     응.

남     공부하기 힘들지.

여     그냥 뭐.... 나야 공부 좋아하잖아.

남     시험 얼마 안남았잖아. 힘내.

여     ....... 고마워.

남     니가 웬일이냐? 그런 말을 다 하고.

여     알았어. 이제 그런 말 안한다?

남     으유 요 깍쟁이 진짜.

여     고마워란 말은 안해도. 늘 고마워.

남     그럼 사랑한단 말은 안해도 늘 사랑하고?

여     그거야 뭐.... 응.

남     진짜???

여     나, 이번 시험 꼭 붙을게. 그래서 나중에 진짜 좋은 의사 돼서

        오빠한테 이 신세 다 갚을거야.

남     그래. 열배로 갚아라. 시집만 와 봐. 완전 부려먹을거니까.

여     무서워 죽겠네. (웃고)

(M)    사랑이라는 이유로 / 이소은


여     그리고 얼마 후 시험을 봤고.

        합격자 발표 날이었다. 그런데.

        몇 번을 다시 찾아봐도, 내 이름은 명단에 없었다.

        믿을 수 없었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는데. 하루도 맘 편하게 4시간 이상 자본 적

        없었고. 밥 먹을 때도 책을 놓아본 적이 없었는데.

        다른 건 몰라도 공부만은 자신 있다고 생각해 왔는데.

        가족들에게도 딱 1년만 시간을 달라고 그렇게 큰소리 쳤었고.

        그 사람에 대한 미안함도 꾹 참으며 그렇게 버텨왔는데.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해서

        그날 하루 종일 전화기를 꺼놓고 잠적해 버렸다.

(M)    Gypsie Boy / Rory Block


(E) 걸어오는


남     야. 윤은서.

여     ..... 오빠.

남     너 뭐야 임마.

여     미안해....

남     니가 뭐가 미안해.

여     있잖아. 할 말이 있어.

남     ..... 뭔데.

여     나 취직하려구. 취직해서 돈 갚으려구.

남     은서야. 

여     오빠한테 너무 미안해서.. (울먹) 더 이상은 못하겠어.

남     윤은서!

여     그리구, 우리 헤어져.

남     너 정말....

여     더 이상 미안하고 힘들어서 못하겠어.

        오빠 알잖아. 나 자존심까지 죽이고 나면

        나한테 남는 게 아무 것도 없어. 그렇게까지 하면서

        오빠 만나고 싶지 않거든.

남     너한테 내가 그 정도야?

여     오빠가 그 정도 사람인 건 아니고. 내가 그 정도 사람밖에

        안되는 거 같애.

남     니가 천재냐?

여     .....

남     내가 너 1년 후에 데리고 갈게. 니가 합격하든가 말든가...

        난 너 데리고 갈거야. 그러니까 한번 더 해 봐.

여     싫어.

남     해보고 싶잖아. 그동안 해왔던 거 아깝지도 않어?

        난 아까워.

여     (울며) 미안해서 그러지 미안해서!

        내가 무슨 양심도 없고 염치도 없는 사람인 줄 알아?

        나 오빠가 힘들게 번돈 1년 동안 학비로 다 날렸는데

        대학원도 떨어지고...

        그런데 무슨 염치로 또 1년을.. 나보구...

남     평생 볼건데 뭐 어때 평생 볼건데!

여     (울고)

남     내가 너 1,2년 보고 말거면 나도 이런 짓 안해.

        나는 뭐 바보냐?

여     오빠아.. 왜 이렇게 나한테 잘해줘. 내가 뭐라구.

남     뭐긴 뭐야.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여자지.

여     ....

남     그런 여자가 내 옆에 있는데. 내가 못할 게 뭐야.

(M)    Now and Forever / Richard Marx


여     세상은 공평하다.

        신은 내게 가난과 역경을 주셨지만

        대신 사랑을 주셨다.

        다시 1년이 내게 주어졌고.

        난 몇 배 더 노력했다.

        머리가 좋다는 자만심도 버리고. 나 자신의 미래만을 위해

        공부한다는 생각도 버렸다.

        나도 그 사람을 위해서 노력했다.

        나를 가장 사랑해주고

        내가 가장 사랑해주는 그 사람을 위해.

        그리고 우리 두 사람의 미래를 위해.

(M)    애송이의 사랑/ 양파


(E)커피잔 소리


남     은서야. 임마. 얼굴이 왜 그래.

여     어.. 밥을 못먹어서.

남     내일이 발표라?

여     몰라. 그냥... 오늘 밤에 잠을 어떻게 잘까 싶어.

남     나 너한테 줄 게 있어서 왔어.

여     뭐.

남     내가 약속했잖아. 프로포즈 할 때는 다이아로 하겠다고.

여     ..... 오빠.

남     내일 어떤 결과가 나오든.... 너 이제 나한테 시집오는거다.

여     .....

남     백수면 백수인대로, 치과의사면 의사인대로, 아니면 아닌대로

        니가 뭐가 되든.... 난 너 데리구 살거다.


여     그날. 반지를 받은 나는 또 한 바가지의 눈물을 쏟아야했고

        다음날. 난 치의학대학원에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2005년 2월.

        난 그 사람과 결혼식을 올렸다.

        

(E)자명종 


남     윤은서 학생. 학교 안 가?

여     벌써 7시야?

남     이거 뭐... 마누라한테 아침밥을 얻어먹긴 커녕...

        밥상 차려놨으니까 굶지 말고 학교 가.

여     응. 알았어.

남     끝날 때 데리러 갈테니까 딴 데 새지 말구.

여     내가 샐 데가 어딨다구.

남     뽀뽀.

여     으유. 

(E)  쪽.


여     그리고 2009년. 난 한달 된 새내기 치과 의사다.

        아직 모든 게 서툴고 어색하지만

        내 옆엔 아직도 늘 그 자리에 있어주는 든든한 응원군이 있어

        행복하다. 행복은 주어지는 게 아니라 이렇게 찾아가고 만들어 가는 것임을

        알려준 그 사람을. 정말 사랑한다.

(M)주제음 

 





2009-04-23(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