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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68화 - 청춘
(M) 주제음 이별이야기 / 이수영 (feat.신혜성&이지훈)
* 오늘 이야기는 청취자 원미정씨의 실제 사연을 각색한 것입니다.
여 청춘의 특권은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껏 설레어도 되고. 뜨거운 연애를 할 수도 있다.
내가 청춘의 정점에 서 있을 때.
나는 사랑을 했다.
내가 사랑을 한 것인지,
내 청춘이 사랑을 한 것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지금은... 아직까진.... 그 사랑이 주고간 상처에
아파하고 있으니까.
(M) It's a Heartache / Bonnie Tyler
여 8년 전. 그때.
동창을 찾아주는 인터넷 사이트가
한참 유행하고 있을 때였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그 사이트에 가입을 하고
그동안 연락이 끊겼던 초등학교 친구들을 찾았다.
어릴 적 추억에 들뜬 우리들은
연말을 맞아 처음으로 동창회를 하기로 했다.
초등학교 시절 짝사랑했던 반장 윤호를 만날 생각에 들뜬 난
아침부터 공들여 화장도 하고. 새로 산 코트를 꺼내 입었다.
만남 장소에 도착했을 때
나를 처음으로 맞아준 건, 반장 윤호가 아닌
이 남자였다.
(E) 시끌복잡한 소리들, 뛰어 나오는
남 야. 너 은서지.
여 어? 어.. 근데.. 누구..?
남 나 몰라 나? 봉덕이. 김봉덕.
여 아... 봉덕이.... 안녕...
남 그래. 왜 이제 가입했어. 나 너 언제 들어오나 얼마나 기다렸는데.
여 날? 나를 왜? 사실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한참 생각해 보니, 학교 다닐 때 늘 뒷자리에 앉았고
달리기를 잘해서 육상부에 들었던 얼굴이 까맣던 남자 아이가
떠올랐다. 아... 그 아이.... 그런데.... 그 아이가 나를 왜?
좀 어이도 없고. 쌩뚱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부러 자리도 그 아이와 멀찌감치 잡고 앉았다.
그런데.
남 은서야. 너 왜 이렇게 멀리 앉았어. 야.. 다들 비켜봐.
나 은서랑 할 말 있거든?
여 (억지로 웃음) 야.. 너랑 내가 무슨 할 말...
남 왜. 이게 몇 년만인데. 그리고 내가 너 얼마나 많이 궁금했는데.
내 술 한잔 받아라.
여 나 술 못해.
남 야.. 그래도 한잔만 받아.
여 ... 알았어.
(E) 술 따르는
여 (무심한 척) 근데... 윤호는 안 왔니?
남 윤호?
여 어. 걔가 반장이었잖아. 동창횐데. 반장이 와야지.
남 어. 윤호 군대 갔잖아. 몰랐냐?
여 알았으면 내가 여길 왔겠냐! 싶으면서도 억지 쓴웃음을 지었다.
남 군대 간 윤호야 열심히 나라 지키라고 하고.
우리는 술이나 한잔 하자.
여 (약간 짜증) 넌 군대도 안 가?
남 나 갔다가 얼마 전에 제대했어. 남자는 자고로 군대를 갔다 와야
인간된다는 소리도 있지 않냐? 고로. 나는 인간이 됐거든.
자... 은서야 건배!
여 어우 됐어. 건배는 무슨.
(E) 꿀꺽꿀꺽 마셔버리고, 잔 놓고
남 술 잘하네.
여 야. 여기 왜 이렇게 덥니?
(M) 초등학교 동창회 가던 날 - 여행스케치
(E) 거리 소음들
남 은서야. 2차 안가?
여 아냐. 들어가봐야 돼. 우리 학교 다음주부터 기말고사야.
남 그럼 있어봐. 내가 데려다 줄게.
여 됐어. 애들이랑 가 봐. 나 여기서 버스 타고 가도 10분이야.
남 아직도 거기 살지? 놀이터 뒤에.
여 ...? 니가 우리집을 어떻게 알아?
남 알지 왜 몰라. 가자. 버스 온다.
(E)버스 오고. 멈추고 타는 소리들
여 이게 뭔가. 혹시 이 아이가 나를 좋아하는건가.
여전히 키는 크지만 까맣고 촌스럽게 생긴 이 아이가.
아니다. 내 스타일이 전혀 아니다.
난 버스 안에서 계속 새초롬한 표정으로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남 은서야. 여자애들은 어떤 반지 좋아해?
여 응? 반지?
남 내 여자친구한테 크리스마스 선물 사주려고 하는데. 반지 사줄려구.
그런데 어떤 걸 좋아하나 해서. 뭐.. 보석 같은 거 박히고
그런 거 좋아하나?
여 이건 또 뭔가. 그러니까 여자친구도 있는 녀석이 나에게 괜한
호의와 친절을 베풀었다는 건가. 누굴 갖고놀리나.
남 진주 반지 같은 건 어때?
여 뭐.. 그러든가...
남 두달 동안 아르바이트 했거든.
여 누가 물어봤니?
남 어?
여 아니다. 야. 나 여기서 내린다. 잘 가라.
남 은서야..
(E) 삐 누르고. 버스 멈추면 내려 버리는
여 (내려서 혼잣말) 웃겨. 여자친구도 있는 게 왜 껄떡대? 아니 뭐...
본격적으로 그런 건 아니지만. 암튼! 헷갈리게 하잖아. 내 스타일도
전혀 아니면서. 어으.. 윤호는 왜 군대를 가고 난리야. 짜증나.
(M) 7Things / Miley Cyrus
(E) 전화벨 소리
여 여보세요. 어. 수진이니? 크리스마스에 뭐하긴 뭐해. 방구석에서
텔레비전이나 봐야지. (사이) 진짜? 니가 웬일이냐? 너 니 남자친구랑
헤어졌어? 아닌데 왜 나랑 보내. 너 설마 셋이 같이 보내자구?
아..... 시골 갔어? 야 하필 크리스마스에 집에 내려가냐?
너 우울했겠다. 알았다. 이 언니가 같이 놀아주지.
너 대신에... 영화랑 밥이랑 다 니가 사. 알았어. 차는 내가 살게.
(E)전화끊는
여 (혼잣말) 아싸.. 크리스마스에 약속 잡았다. (좋아하는데)
(E)다시 전화벨
여 여보세요?
남 은서냐?
여 누구?
남 나 봉덕이.
여 (확 짜증) 어. 니가 웬일이냐. 내 번호는 어떻게 알고?
남 저번에 동창회때 주소록 만들었잖아.
여 어.
남 내가 지금 반지를 맞추러 왔는데. 여자들 손가락 굵기를 잘 모르겠어 서. 너는 반지 몇호 껴?
여 손가락 굵기야 사람마다 다 다르지! 내가 바지 허리 25 입는다고
남들도 다 그러냐? 아니잖아. 그런 걸 나한테 물어보고 그래.
남 그때 보니까 너랑 비슷할 것 같아서.
여 (참고) 난 7호 정도 껴.
남 아... 7호. (좀 멀리서) 아저씨. 7호로 해 주세요.
여 너 근데. 그렇게 해 가서 나중에 안맞아도 난 아무 책임 없다.
남 어. 알았어. 끊어. (뚝)
여 뭐야... 매너도 없어. 으유... 남자친구가 없으니까 별 놈들이 다
우습게 보고.... 으....
(M) So Hot / 원더걸스
(E)캐롤 울려퍼지는 가운데
여 뭐야. 오기로 했으면 빨리 와야지.으.. 추워...
(E) 달려오는
남 은서야.
여 .....니가 여긴 웬일이냐?
남 너 수진이 만나기로 했지.
여 어떻게 알아?
남 수진이가 못온다고. 나보고 대신...
여 그제야 감이 왔다. 지금 이 시츄에이션은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도 많이 봐왔던 바로 그
‘알고 보니 그 남자가 나를 좋아하고 있었던’
그런 상황이 아닌가.
남 춥지. 일단 우리 어디 들어가 차라도 한잔.
여 너 지금 나랑 장난해?
남 은서야.. 왜 그래.
여 왜 그래? 니 눈엔 내가 그렇게 할 일 없는 애로 보여?
수진이랑 짠거지?
남 ........그게..
여 됐어. 너 저번부터 좀 이상하다 싶었는데. 내가 잘못 짚은거면
어쩌나 해서 말 못했거든? 그런데. 너 진짜 내 타입 아니야.
남 은서야...
여 수진이 이 기지배 잡히면 가만 안둬.
(E)탁탁탁 가는데
(E) 뛰어와 가로막는듯
남 잠깐만.
여 왜.
남 그냥 반지만 받아주면 안돼?
여 미쳤니? 내가 니가 산 반지를 왜 받아?
남 그럼 그냥 한번 보기나 해 줘. 내가 이 반지 찾느라고
얼마나 힘들었는데.
(E) 케이스 딸깍 여는
여 여자는 보석에 약하다고... 누군가 말했을 때
내가 왜 코웃음을 쳤을까.
이렇게 쉽게 무너질 거면서....
봉덕이가 반지 케이스를 열었을 때. 난 하마터면 꺅 소리를
지를 뻔 했다. 지금껏 살면서 내가 본 반지들 중
가장 예쁜 반지가, 거기서 반짝이고 있었다.
때마침 우리 뒤에 있던 트리에 반짝... 불이 들어왔고.
그 순간. 나는 내가 영화 스크린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되고 말았다.
(M) Reality / Richard Sanderson
여 참... 우습게도. 난 반지에 홀려서
봉덕이를 만나게 됐다. 하지만, 그 아이를 만나면 만날수록
참 좋은 남자란 생각이 들었다.
눈에 콩깍지가 단단히 앉았는지 어떤 땐 잘생겨 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는, 세상에 단 한명, 나만을 위해 사는 남자였다.
(E)대문 열고 나오는, 바람 부는
남 은서야. 이제 나와?
여 뭐야 너.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어.
남 오늘 아침에 디게 춥더라구. 오후에 눈올지도 모른다 그러구.
손 줘 봐.
여 이게 뭐야?
남 벙어리 장갑. 우리 누나가 손뜨개질 하길래 니껏도 해달라 그랬어.
여 미안하게... (사이) 근데 따뜻하긴 하다.
남 자 그리고. 캔커피. 아직 따뜻하지.
여 어...
남 그거 주머니에 꼭 넣고 가. 손만 따뜻해도 덜추워.
여 이거 줄려고 기다린거야?
남 자전거 가져왔어. 뒤에 타. 지하철 역까지 데려다 줄게.
여 암튼 너두..
(E) 올라타고
남 내 등에 기대고 얼굴 들지 마. 바람 들어가니까.
여 알았어.
남 간다..
(E) 자전거 출발하는 소리
여 그땐 이 사랑이. 정말 영원할 줄 알았다.
나만 안변한다면. 깨지지 않을 줄 알았다.
그 사람이 조금씩 변했던 시점은.
그 사람이 날 좋아하는 것보다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이
더 커져 버렸을 때......
바로 그때부터였다.
(M) Fragile / Julienne Taylor
---------------------1부 끝 -----------------------
* 잠시 뒤 음악에세이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부가 이어집니다.
(E) 까페 소음. 캐롤 들리고.
여 이제 와?
남 어. 오래 기다렸어?
여 아니. 이거 뜨느라구.
남 뭐야?
여 말했잖아. 니 스웨터 손뜨개질할 거라구. 크리스마스 이브에
선물로 줄게.
남 그런 걸 뭐하러 해.
여 .. 뭐하러 하긴. 내 낭군님 이쁘게 입혀주려고 그러지.
왜? 싫어?
남 싫은 게 아니구. 너 힘들까봐 그래.
여 피...
남 그런데 어쩌지? 오늘 저녁은 못먹을 것 같애.
여 왜?
남 회사에서 망년회가 있어.
여 요즘같은 불황에 웬 망년회?
남 그냥 조촐하게 하기로 했거든. 나 입사하고 처음인데
참석해야지.
여 물론 그래야지. 그건 그런데.... 사실은 나도 오늘
부서 망년회였거든? 근데 빠지고 나온건데.
남 ...그랬어? 미안.
여 아니야. 할 수 없잖아. 나야... 입사 3년차니까...
남 이따 집에 가서 전화할게.
여 어....
(E) 자리 뜨는 소리
여 황급히 자리를 뜨는 그 사람이. 왠지 도망가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니지.. 아니야....
이놈의 의심병 또 돋았어.... 라고 스스로를 자책하면서도
불안해지는 마음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M) 가니 - 진주
(E) 회사 내부 소음
사람들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 메리크리스마스.. 등등 인사하는 소리
멀리 들리고.
여 네. 크리스마스 잘 보내세요.
(E) 컴퓨터 끄고 정리하는 등등..
여 크리스마스 이브다.
사람들은 모두 하나 둘 퇴근하고.
나도 서둘러 일거리를 정리한다.
벌써 6시 30분이다.
(E) 전화 버튼 누르는, 통화음만
여 왜 전화를 안 받어....
(E) 전화 버튼 다시...
여 뭐야... 아직 일이 안 끝났나.
(E) 전화벨 울리는
여 (얼른 받고) 여보세요?
남 어. 나야.
여 왜 전화가 안돼.
남 바쁜 일이 생겨서.
여 지금?
남 어쩌지? 오늘 못만날 것 같은데.
여 ....오늘?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고 말하는거야?
남 ...... 무슨 날이긴.
여 크리스마스 이브잖아.
남 너 교회도 안다니잖아. 생일도 아니고 기념일도 아니고
뭐 특별한 날이라고 유난이야.
여 지금 그래서. 날더러 오늘 같은 날 혼자 보내라구?
남 (한숨 쉬고) 오늘 같은 날. 일해 난.
여 그렇지만....
남 미안해. 밤 10시 쯤 되면 끝날 것 같은데.
봐서 그때라도 전화할게.
여 ......10시?
남 너무 늦지.
여 알긴 아네. 아 몰라. 알았어. 일단 집에 가 있을테니까 전화해.
남 어.
여 화장 안 지우고 있는다. 전화해 꼭.
(M) 전화해줘요 / 화요비
여 방에서 혼자 완성된 스웨터를 만지작대고 있다가
밤 9시 넘어 밖으로 나갔다.
심한 정체로 그의 집 앞에 도착했을 땐
이미 밤 10시가 넘었다.
(E) 전화하는, 안받는
여 또 안받아 또... 어으.. 추워...
(E)발 동동
여 발을 동동 굴리며 목도리 속에 얼굴을 푹 파묻고
삼십분쯤 기다렸을 때였다.
(E) 차 와서 멈추는 소리
여 그의 차가 도착했다.
(E) 차 멈추고 거기서 내리는 소리
여 자기야.
남 ....은서 너.. 나 기다렸어?
여 그래. 전화는 왜 안받니?
남 어...
여 그제야 내 눈길이 보조석을 향했다.
거기엔 어떤 여자가 앉아 있었다. 어쩔 줄을 모르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앉아 있는 그 여자.
남 은서야.
여 누구야?
남 .....수진이.
여 ..... 누구?
남 ..... 수진이라구.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힘들다고 해서
그냥 차 한잔 하다가..
여 그걸 지금 나보고 믿으라구? 둘이 같은 차 타고 집에까지 같이
와놓구? 둘이 지금 집에 들어가려고 그랬던 거 아냐?
남 그게 아니구..
여 아니긴 뭐가 아니야! 일 있다고 거짓말치고 수진이 만났던거야?
요 몇 개월 계속 그랬지?
남 ...... 그런 게 아니라....
여 수진이 쟤도 정말 웃긴다. 너랑 나 연결시켜준 게 쟤 아냐?
그래서 지금껏... 난 니네 둘이 아무리 친하게 지내도
한번 의심도 안했는데... 어떻게 저래? 쟤가 인간 맞아?
남 수진이한테 왜 그래.
여 뭐? 왜 그러냐구?
야! 오수진. 나와 너. 왜 거기 숨어 있어. 나오라구.
둘이 차만 한잔 한거라며? 그럼 왜 못 나오고 거?어?
안나와 당장? 이 나쁜 기지배야!
남 야! 윤은서!
여 오수진 니가 행동을 이따위로 하고 다니니까
여자애들 사이에서 헤프고 개념없다고 소문 난거야!
알아?
(E) 짝 때리는
여 ............뭐야 지금?
남 .........
여 바람 핀 주제에... 날 때렸어?
남 ........
여 하! 하아! (눈물 나고) 정말... 기가 막힌다.
니 마음 받아준 대가가 이거니? 사랑한다고... 나 아니면 진짜
죽을거라고... 니가 그랬잖아. 니 입으로 그랬잖아. 그렇게
가만 있는 사람 마음 있는대로 다 흔들어놓고 헤집어 놓더니...
니 진심 받아준 대가가 이거야?
너를... 마음으로 사랑한 대가가 이런거야?
야! 말해봐. 입 있으면 말 좀 해 봐. 이 나쁜 자식아!
(M) When You Told Me You Loved Me / Jessica Simpson
여 연애의 가장 추한 끝이 바로 그런 거 아닐까.
내 청춘은 그 꼴을 다 보고 말았다.
눈이 내리던 그날 밤.
악을 쓰고. 울부짖는 나를 그대로 두고
그는 내 친구를 태운 차를 운전하고 사라져 버렸다.
난 거기서 몸이 오그라들게 얼어붙을 때까지
울고 또 울었다.
그리고 몇날 며칠을 앓아 누워 있었다.
새해가 오는줄도 모르고.
청춘이.. 가는 줄도 모르고...
(M) 청춘 - 뜨거운 감자
여 몇 달 쯤 지나면서. 난 가끔 웃을 때도 있었고.
예전만큼 많이 아프진 않다고 자위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친구들을 통해서. 그와 그녀가 공개적으로 연애를 한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그가 친구들 모임에 그녀를 당당히 데리고 왔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떨어져 나갈 것처럼 아팠다.
그래서 알았다.
아무리 괜찮은 척 해도. 괜찮지 않다는 것을.
그렇게 1년이 지났다.
그리고 다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던 어느날.
(E) 전화벨
여 발신자가 뜨지 않았다.
잠깐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을 때.
남 은서야.
여 어쩌면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순간이었다.
백번도 넘게 꿈을 꿨으니까.
그사람이 뒤늦게 날 잃은 것을 후회하고.
다시 나를 찾아오는 장면.
남 잘 지냈어?
여 (차갑게) 누구세요?
남 알아. 너 화 많이 난 거.
여 ........
남 나.. 수진이랑 헤어졌어. 다.. 너 때문이야.
여 나 때문? 이번에도 내가 뭘 잘못했어?
남 그런 얘기가 아니고. 내가.. 너를 잊을 수가 없었어.
잊혀지지가 않았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내가.... 너무 큰 잘못을 했어.
(M) 소주 한잔 -임창정
(E) 대문 열고 나오는 소리
(E) 눈 뽀드득 밟는 소리
여 오지 말라고 했잖아.
남 돌이키기 힘든 건 잘 알아. 그런데.
여 알면 됐어. 돌이키기 힘든 게 아니라. 돌이키고 싶지 않아.
남 ....
여 내가 여기 나온 건. 너한테 남겨진 내 마지막 모습이
너무 추해서. 우리 마지막 장면을 좀 바꿔 보려고 나온거야.
남 은서야.. 미안해.
여 당연히 미안해야지. 난 쿨하지 못해서. 이런 상황에서.
난 괜찮아.. 이런 거 못해.
남 ......
여 솔직히 말해서. 난 아직도 너 때문에 힘들고. 그때 받은 상처도
아직 아파. 그치만. 아물어갈거고. 그러도록 노력할거야.
지금 상처가 아파서. 이거 잠깐 잊어보겠다고. 진통제 맞는 짓
안해. 결국 날 죽이는 짓이라는 거 잘 아니까.
남 .........나도 모르겠다. 그때 왜 그랬는지.
여 나도 모르겠어. 그때 왜. 내가 널 사랑했는지.
생각해 보면.... 청춘이 죄지.
남 .......
여 그 사람 눈에서 눈물이 흘렀고.
내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우리는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거기서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헤어졌다.
(M) 잘가요, 그대 / 나윤선
여 얼마 전. 또다른 친구로부터 그 사람의 결혼 소식을 들었다.
회사 후배와 결혼하게 됐다면서.
그 소식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내 안부를 물었다고 했다.
언제쯤 이런 얘기에도
씁쓸하게 미소를 지을만큼 여유가 생길까.
아직은 많이 아픈 걸 보면
내 청춘은 아직 끝나지 않았나보다.
내 힘든 청춘은. 아직 진행중인가보다.
(M) 주제음 이별이야기 / 이수영 (feat.신혜성&이지훈)
2008-12-0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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