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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2일 목요일 방송 원고 및 수록곡
2008년 9월 24일 수요일 방송 원고 및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59화 - 사랑의 찬가

 

(M) 주제음 - 사랑의 찬가 (유열, 서영은)

 

여     아침에 남편 출근 시키고

        졸려워 하는 아이 억지로 깨워서 밥 먹여

        유치원 차에 태워 보낸 후

        집으로 돌아와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한다.

        베란다에 있는 화초들에 물도 주고

        세탁기를 돌리고 빨래를 널고

        남편 와이셔츠를 다린다.

        아이가 돌아오면 줄 간식도 만들고

        가계부 정리도 한다.

        그렇게 오전을 다 보낸 후 겨우 숨을 고르며

        인스턴트 커피를 한잔 타면서 생각한다.

        멜라민인지 뭔지 파동이 있다던데

        내가 지금 먹는 이건. 괜찮은 거야?

        그러다 문득 라디오를 켠다.

        가을이라 그런건가.

        추억의 노래를 자주 틀어주는 것 같다.

        이 노래도 그렇다.

 

(M) 이문세 - 옛사랑

 

여     이 노래에 울고 웃었던 때가 있었지.

        노래 가사 한 구절에 가슴이 저미게 아팠던...

        베란다 밖으로 보이는 단풍잎이 조금씩 붉어지는 것을

        바라보며. 식어가는 차를 마신다.

        그렇게 한참 감상에 젖어있을 때 쯤.

         

(E) 전화벨 소리 시끄럽게

 

여     엄마야 깜짝이야..

 

(E) 전화 받는

 

여     여보세요?

 

(E) 뚝 끊기는

 

여     뭐야... 암튼 개인정보 유출인가 뭔가 때매..

        이런 이상한 전화들이 오는거야.  

 

(E) 다시 전화 오는

 

여     (약간 화나서 받는) 여보세요! 누구세요?

남     여보세요.

여     네!! 누구세요.

남     목소리 여전하네.

여     뭐야. 이제 낚는 방법도 여러가지네.

        이거 보이스피싱인가 뭔가 맞죠.

        당장 신고하기 전에 끊어요.

남     너답다. 10년만인데. 목소리도 못알아듣고.

여     뭐요? 10년만이 뭐?

 

        (잠시 정적)

 

여     ....순간. 10년전. 그때.

        노래 하나에 웃고 울던.

        사랑에 빠져 있던.

        이 사랑 때문에. 죽어도 좋다고 생각했던.

        사랑 밖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던.

        그때.. 그때의 내가 떠올랐다.

        그때의.. 그 사람이 떠올랐다.

 

(M) 사랑의 시 - 엠씨더맥스

 

여     10년 전. 나는 스물 하나였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 나이엔 늘 그렇듯. 그건 짝사랑이었다.

        그 사람의 주변엔 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에겐 언제나 많은 약속들이 있었다.

        난 그저. 그 많은 사람들 중 하나였다.

        나와의 만남 역시.

        그 사람에겐 많은 약속들 중 하나일 뿐이었으리라.

 

(E) 카페 문 달랑 열고 들어가는

 

남     야. 여기.

여     어. 미안. 늦었지. 내가.

남     너는 시간 안에 오는 적이 없어. 꼭 10분 15분씩 늦지.

여     미안하댔잖아. 나 커피 사주는거지?

남     니가 언제 산 적 있어? 뭐 마실래?

 

여     메뉴를 뒤적이는 그 사람을 슬쩍 바라보다가

        눈이 마주치자 얼른 메뉴로 눈을 돌렸다.

        그 사람은 모를 것이다. 알 수가 없다.

        내가 두어 시간 전에 벌써 도착해

        근처를 몇바퀴나 돌았는지.

        그 사람에게. 나 역시 아무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일부러 깍쟁이 노릇을 하느라

        얼마나 힘이 드는지.

        알 수가 없다.

 

(M) 이선희 -알고 싶어요

 

(E) 뭔가 꺼내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여     이거. 오빠가 말한 레포트자료. 맞지?

남     왜 이렇게 얇아.

여     그거만 보면 돼. 나머지 쓸 데 없는 건 뺀거야.

남     그래?  

여     어.  

남     다 마셨냐?

여     뭐야. 용건 끝났으니까 가겠다 이거야?

남     약속 있어서.

여     무슨 약속?

남     다 알라 그러지 마.

여     치.. 하나도 안 궁금하네 뭐. 나가자. 나두 약속있어.

 

(E) 걷는 소리

 

여     ....근데 무슨 약속인데?

남     친구 만나.

여     친구 누구?

남     현정이.

여     현정이 언니? 왜?

남     그냥 뭐.. 고민 있다구.. 상담 좀 하잰다.

여     그 언닌 웃기더라? 왜 맨날 고민상담을 오빠한테만 하냐?

남     내가 좀.. 바다같은 남자잖냐. 드넓고.. 깊고.. 사람이.. 응?

여     바다 좋아하네. 우물도 안되겠다.

남     너나 그러지. 딴 애들은 안 그래. 내가 얼마나 카운셀링을

        잘하는데.

여     ....그래? 그럼.. 나도 해줄래?

남     너도 뭐.. 고민 있어?

여     어.. 있어..

남     그럼 술 사야 되는데?

여     아.. 살께 사.

 

(M)  당신은 모르실거야 - 핑클

 

(E) 맥주잔 부딪치고. 호프집 분위기

 

남     뭔데 그렇게 심각해.

여     아니.. 그게..

남     뭔데.

여     남자 마음을 좀.. 알고 싶어서..

남     무슨?

여     그러니까... 남자들은... 자기한테 적극적인 여자를..

        어떻게 생각해?

남     뭘 어떻게 생각해. 땡큐지.

여     에이 그렇게 쉽게 말하지 말구.

        예를 들면. 오빠를 어떤 여자가

        많이 좋아해서. 고백을 먼저 해온다.. 그럼?

남     너 남자 생겼냐?

여     ....대답이나 해 봐.

남     싫지.

여     ...어? 싫어?

남     남자는 정복욕 같은 게 있거든.

        그냥 별 생각 없다가도 여자가

        도도하게 나오면. 어떻게든 갖고 싶어지는데.

        좋아하던 여자도. 너무 적극적으로 나오거나 그러면.

        흥미가 떨어진다 그럴까...

여     ...(실망) 아.. 그래?

남     왜.. 고백할라구?

여     아니 뭐...

남     아서라야. 백프로 실패다.

여     뭘 그렇게까지 말해?

남     아니.. 니가 솔직히.. 키도 요만하고. 그냥 깡말라가지구...

        옷도 맨날 티셔츠 쪼가리에 청바지나 입고 다니구 말이야.

        여자로서는...  

(E)벌떡 일어나는

남     야 왜 그래.

여     누가.. 오빠한테 여자로 보이고 싶댔어?

남     어?

여     나도 오빠같은 사람한텐 여자로 보이고 싶은 마음

        쪼끔도 없거든.

        난 내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만 여자로 보이면 돼.

        오빠가 나 여자로 봐주는 거. 바라지도 않아.

        그럴까봐 무서워!

남     화났냐?

여     됐어. 오빠는 오빠 좋아 죽고 못사는 언니들한테나 가봐.

        내가 미쳤지. 이런 사람한테 상담은 무슨!

 

(E) 확 나가 버리는

 

여     술집에서 집까지 버스 열 정거장 거리였는데.

        난 그 길을 걸어갔다. 내내 울면서. 눈이 팅팅 붓도록.

 

(M) 꼬마 - 윤하

 

여     그뒤. 그 오빠 보라고. 일부러 동아리 안에서

        남자친구도 만들었고.

        소개팅도 했었다. 치마도 입기 시작했고.

        어색했지만 화장도 했다.

        그러면서도. 늘 가슴이 비어 있는 것 같았고.

        한쪽이 사르르 아팠었다. 그 사람과 마주칠 때마다.

        늘 눈물을 꾹 참느라. 외면해야 했었다.

        그게 바로 10년 전이다. 그리고.

 

남     여보세요?

여     .....어.. 어...

남     이제 누군지 알아?

여     그래. 그 목소리도 여전하네. 내 번호 어떻게 알았어?

남     엊그제 동아리 졸업생 모임 했잖냐. 너 왜 안왔어.

여     아... 연락은 받았는데. 시어머니 생신이어서.

남     아.. 그랬구나. 잘 살지?

여     그럼 뭐..

남     너 용산쪽에 산다며?

여     그건 또 어떻게 알았어?

남     현정이가 그러더라구. 같은 동네 산다구.

여     아.. 현정 언니 만났구나?

남     나 며칠 후에 동부 이촌동 갈 일이 있는데.. 너 혹시

        나랑 차 안 마실래?

 

(M)  재회 - 윤상 (feat. 청안)

 

여     아니.....라고 대답할걸.

        바빠.... 라고 말할걸.

        며칠 동안 백번은 후회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의 전화번호를 알면서도

        아니,..라고.

        바빠...라고.

        다시 전화하지 않았다.

        어쩌면 설?던 것도 같고. 떨렸던 것도 같다.

        남편에게 미안하면서도.

        이건.. 그냥 추억을 더듬는 것 뿐이야.

        내 첫사랑을 마무리하는 것 뿐이야....라고

        스스로를 안심시켰다.

 

(E) 카페 들어서는 소리

 

여     그리고 오늘.

        난 10년 전 그때처럼.

        훨씬 일찍 그 동네에 도착해.

        화장을 가다듬고.      

        괜히 옷구경을 하다가. 약속시간 10분 늦게

        까페에 들어갔다.

        저 멀리. 그 사람이 보인다.

 

(M)  그대안의 블루 - 김현철 & 이소라

 

-----------------------1부 끝 ---------------------

 

*잠시 후 음악에세이 - 노래가있는 풍경

2부가 이어집니다.

 

(M)   그대안의 블루 - 김현철 & 이소라

 

(E) 커피잔 소리

 

남     몇년만이야. 졸업하고 첨 보는거니까.. 한 7년만?

여     몰라. 그런가?

남     야 사람을 만났으면 좀 쳐다봐라. 눈 한번을 안 마주치냐.

 

여     이럴 줄 몰랐는데. 자꾸 가슴이 뛴다.

        남편에게 미안하고. 내 자신에게 부끄러워서.

        그 사람과 눈을 마주칠 수가 없었다.

 

남     잘 지냈지?

여     저번에 전화로도 물어봤잖아. 뭘 자꾸 잘 지냈냐고 물어.

남     너 그게 얼마나 중요한건데. 잘 지내는 거.

여     어떻게 지내는 게 잘 지내는 건데?

남     음.... 아무 일 없이 지내는 거.

여     그게 뭐 잘지내는 거야. 돈도 많이 벌고. 집도 사고.

        차도 좋은 걸로 바꾸고.

        남편 승진도 팍팍하고. 그게 잘 지내는거지.

남     (웃음) 그런가?

여     왜? 나 너무 아줌마 같애?

남     니가 아줌마지 아가씨냐?

여     왜? 나 유치원 가면 다들 학부형 안 같고.

        새로온 선생님 같다 그래.

남     (웃고) 여전하다 너.

여     내가 뭐.

남     맨날 나만 보면 화냈잖아.

여     내가?

남     어. 미안할만큼.

여     뭐가..미안해..

남     나만 보면 화를 내니까. 너한테 가까이 가는 게 좀 미안했지.

        난 너 보면 재밌는데. 넌 아닌 것 같아서.

 

(M) Ps I Love You - 박정현

 

남     딸?

여     어.  

남     둘째 안낳아?

여     어후... 하나도 힘들어. 돈은 또 얼마나 많이 드는데.

        오빤 결혼 왜 안했어?

남     유학 갔다 와서.. 교수 임용 때문에 바쁘구.. 그래서..

        그러다 보니까 짬이 안났지 뭐.

여     누군 뭐.. 짬나서 결혼하나.. 근데 교수 임용됐다면서

        학교는 왜 그만둬? 그거 디게 힘들다던데.

남     공부 좀 더하고 싶어서.

여     생긴 건 안그런데. 은근 공부 욕심이 많다니까?

남     그렇지?

여     암튼 의외다. 난 오빠가 제일 먼저 결혼할 줄 알았는데.

        여자가 좀 많았어야지.

남     내가?

여     아니라고 발뺌할 생각은 하지 마라.

남     아니야. 나 여자 하나밖에 없었어. 대학 땐.

여     하나? 누구?

남     너.

 

(M) 두사람 - 성시경

 

(E) 커피잔 소리 파르르 하고

 

여     노..놀리지 마. 암튼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 실없는 건 똑같다니까?

남     (잔잔한 웃음) 아니야. 진짜 너밖에 없었어.

여     뭔소리야. 우리가 뭐.. 사귄 것도 아니고. 무슨..

        여자가 나밖에 없어.

        웃긴다니까 진짜?

남     너... 생각해 봐. 내가 맨날 너한테 노트 빌렸지.

여     그랬지.

남     레포트 자료도 맨날 너한테 빌렸지.

여     그랬지~

남     그런데 니가 나보다 학점 잘 나온 적 있냐?

여     뭐??? 오빠가 얌퉁머리 없이 맨날 내꺼 빌려가서

        나보다 더 잘나온 거 아냐.

        내가 워낙에 정리를 일목요연하게

        잘해놔서. 암튼 내가 엄청 손해봤지.

남     ..... 머리는 세월 간다고 좋아지는 게 아닌가보다.

        아직도 모르냐?

여     뭘!!

남     얌마. 나 니 노트 빌려가서 한번도 본 적 없어.

        니가 준 자료. 도움 된 적도 없고.

여     ......

남     (피식 웃고) 야. 내가 그렇게라도 너 한번 더 볼라구...

        그럴라구... 너 불러낸거야. 몰랐냐?

 

(M) 사랑합니다 -팀

 

여     사람이 아무 생각없이

        머리가 텅빈 것처럼.. 멍해진다는 게

        이런 기분인가보다.

        난 잠시 그 사람 얼굴을 멍하게 바라보면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남     어라..? 내가 너무 폭탄발언을 했나? 아줌마.

        어이. 정신 차려요.

        10년 전에 그랬다는 거야.

여     .... 그..그랬어? 난 진짜 몰랐는데?  농담 아니고 진짜로?

남     (얼핏 진지한) 그래. 진짜로.

여     오빠.. 여자 많았잖아.

남     사귀는 애는 없었지.

여     그건.... 그랬지.

남     야.. 어떻게 한번 치고 들어갈라 그래두..

        니 주변에 남자가 워낙 많아서.

여     (버럭) 내 주변에 남자가 뭐가 많아.

남     너 동아리에서만 두명 사귀었지. 과에서도 1명 사귀었고.

        또 누구냐? 소개팅해서... 맨날 너 도서관 자리

        맞춰주던 애.

여     도균이?

남     그래. 걔두 한 6개월 만났구.

        무슨... 뚫고 들어갈라 그래두 틈을 안주더구만.

여     진지하게 만난 거 아니야 걔네...

남     암튼.. 니가 순진하게 생겨서 은근히 바람녀였어.

여     아니야!! 그런 거....

남     아니기는.....

 

여     무심히 커피를 마시는 그를 보며. 소리라도 질러주고

        싶었다. 아니야 이 바보야. 아무 것도 모르면서.

        그때 얘길 하지.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10년이나 지나서. 이런 얘길 뭐하러 해.

        사람 마음 심란스럽게.

        왜 그래 왜!!

 

(M) 10년이 지나도 -박진영

 

(E) 걸어 나오는 소리

 

남     가을이네...

여     어...

남     좋다. 여기도 오랜만이고.

여     공부하러 어디 나가?

남     어. 먼데로 가지.

여     그래..? 암튼 오빠두... 역마살이 꼈나봐.

        고등학교때까지두 외국에 살았다 그랬잖아.

남     그러게. 우리나라에서 살 운명은 아닌가봐.  

        자꾸 일이 그렇게 되네.

여     이번에 나가면 언제 오는데?

남     글쎄... 나가봐야 알지 뭐. 기약 하고 나갔냐 언젠?

여     어.... 그럼 언제 떠나는데?

남     모르겠어. 조만간.. 곧...

여     아.... 그렇구나...

남     애 잘 키우고.

여     나야 잘하지.

남     남편은 좋은 사람이지?

여     어. 착해. 성실하고.

남     잘됐네.  

여     오빠두.. 좋은 사람 만났으면 좋겠는데.

남     응... 그래야지..

여     어디로 가?

남     약속 있어서. 나가기 전에 부지런히 사람들 만나러

        다니려구.

        이제 보면 또 언제 볼지 모르는 거잖아.

여     그래... 그러네. 또 언제 볼지 모르겠네?

남     반가웠다. 내 첫사랑.

여     .......(바로 말 못하고 있다가) 첫사랑은 무슨....

남     이 말 해주고 싶어서 부른거야.

        어차피 너도 아줌마고. 나는 떠날 사람이고.

        고백해도 죄는 안되겠지?

여     웃..긴다 진짜 오빠는... 암튼...

 

여     그때처럼 난 그 사람을 외면한다.

        주책스럽게. 눈물이 나오려고 해서.

 

여     갈께. 나.

남     그래...  

여     잘 가. 잘 살구.

남     은서야.

여     응?

남     잘 살어. 넌.

여     뭐?

남     잘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구. 너는 내 첫사랑이야.

        누가 뭐래도.

여     (어색) 왜 이래 진짜. 얼른 가.

 

(M) Too far away - 정여진

 

여     그 사람과 만남을 갖고.

        아무렇지 않은 일상들이 흘러갔다.

        아침이면 남편 출근 시키고

        졸려워 하는 아이 억지로 깨워서 밥 먹여

        유치원 차에 태워 보내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화분에 물주고.

        세탁기를 돌리고 빨래를 널고.

        가끔은 음악을 듣는 그런 생활.

        그렇게 점점 가을이 깊어가고 있을 때 쯤.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E)  전화벨 소리

 

여     여보세요. 어.. 현정언니? 오랜만이야.

        그러게. 같은 동네 살아도 통 얼굴 보기 힘들다.

        언제 한번 시간 내서 차라도 마시자.

        (사이) 소식? 무슨 소식?

        아.... 그 오빠? 나 저번에 만나서 차 마셨어.

        우리 동네에서. (사이) 왜? 한달 전쯤인데?

        (사이) 왜 그러는데....

        (사이) 언니 울어? 왜 그래? 오빠한테 무슨 일 있대?

 

(잠시 정적)

 

(M) 사랑하면 할수록 - 리치

 

여     믿을 수가 없는.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사람이 어제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내일이 발인이니. 오늘 즈음은 장례식에 참석해야

        할 거라고.

        같은 동아리 선후배들은 오늘 모두 함께 가기로

        했는데. 너도 갈 거냐고. 너는 꽤 친하지 않았냐고.

        그 오빠의 장례식에... 가야 하지 않겠냐고....

        얼마 전 동아리 졸업생 모임에서도

        그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기다렸고.

        내 소식을 물었고.

        마지막엔 조심스럽게 내 연락처를 묻더라고.

        그 얘기를 듣는데.

        난 눈물이 나는 대신.

        멍해졌다.

        그리고.  

 

남     아니야. 나 여자 하나밖에 없었어. 대학 땐.

여     하나? 누구?

남     너.

 

(M) 사랑하기 때문에 - 유재하

 

(E) 장례식장 분위기

 

여     검은색 옷을 찾아입고. 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그 사람의 죽음이 믿겨서는 아니었다.

        내 눈으로 확인해야만 했다.

        그리고 들어서는 순간.

        전면에 그 사람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환하게 웃고 있는 그 모습에.

        그동안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외면해도. 아무리 외면해도. 눈물은 계속 쏟아졌다.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나왔을 때.

        햇살이 너무 밝게 나를 감쌌다.

        그리고. 너무 아무렇지 않았던.

        그 사람의 마지막 인사가.

        가슴을 아렸다.

 

남     은서야.

여     응?

남     잘 살어. 넌.

여     뭐?

남     잘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구. 너는 내 첫사랑이야.

        누가 뭐래도.

 

(M) 주제음 - 사랑의 찬가 (유열, 서영은)

 

 

 록곡





2008-10-02(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