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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49화 - 내 아내
(M) 주제음 (그대라면 - 알렉스)
남 난 아내와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
좋아하는 여자도 따로 있었고.
그 여잔 나한테 별 관심 없어 보였지만
어떻게든 얘기 잘해서 내년쯤엔 결혼해야지...
혼자서 계획을 세워 보기도 했었다.
그런데.
(E) 컴퓨터 소리 등등
여 저... 김과장님.
남 왜요.
여 잠깐.. 저 좀 보시면 안될까요?
남 무슨 얘긴데요. 그냥 여기서 하시면 안돼요?
여 그러긴.. 좀.. 그런데...
남 (약간 귀찮은) 그냥.. 하세요. 뭐 우리 얘기 듣는 사람도 없구만 뭘..
여 여기서요?
남 하세요.
여 (속삭여서 거의 안들리게) 저.. 임신했어요.
남 ?? 네?
여 (조금 더 크게, 하지만 역시 속삭이고) 임신...
남 뭐요?
여 (약간 크게) 임신했다구요 저!
순간 정적.
남 바쁘게 일하던 사무실 사람들이 모두
우리를 보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그녀 역시, 새초롬하게 이쪽을 한번 보더니.
전화기를 들고 나가 버렸다.
(M) 달콤한 나의 도시 / 에이트
(E) 탁탁탁 계단 올라가는 소리
(E) 문 쾅 닫고
남 윤대리. 아니 그런 얘기를.. 거기서.. 사무실에서 하면 어떡해요!
여 그러니까요. 제가 옥상에라도 올라와서 하려고 그랬는데요.
과장님이 자꾸만 거기서 하라 그러셔가지구.
남 그래도 그렇지..
여 죄송해요.
남 (화 참으며) 그런데요. 그.. 윤대리가 임신한 걸
왜 나한테 얘기해요?
여 왜.. 얘기하다뇨?
남 지금.. 그러니까.. 그게 나랑 상관이 있다.. 뭐 그런 얘기....는
아니죠?
여 아닌 거.. 아닌데요?
남 뭔소리야. 맞다는 거야 아니란 거야.
여 맞다는 거요. 그러니까. 알기 쉽게 설명을 해 드리면요.
제 뱃속에 생긴 아이의 아빠가..?
과장님이라는 거죠.
남 은서씨 지금 뭔 소리를!! (흥분 가라앉히며) 지금 나랑 장난하세요?
여 장난 아니에요. 지난달 회식 때.. 진짜 기억 안나요?
남 아니... 무슨... 회식요...
여 솔직히요. 전 그 일 있고. 바로 그 다음날부터
과장님이 안면 싹 까고 모른 척 하시는데. 참 섭섭했거든요?
남 윤대리.. 우리 둘 다 성인이고..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도.. 사람이 쿨하게.. 넘어갈 수 있는 거고...
막말로.. 우리 둘이 무슨 연애 감정이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니잖아요?
여 그래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서. 그냥... 이렇게 넘어가야 하나보다...
그랬다구요. 취해서 그랬나보다... 나 좋아한단 말도 다 뻥이었나보 다...
남 윤대리?! 아니.. 상황이 상황이지만. 말은 바로 해야지?
내가 언제 윤대리한테 좋아한다 그랬어요?
여 그랬잖아요. 막 취해서.. 저한테 기대면서... 좋아해요... 이렇게...
남 그건... 윤대리한테 한말이 아니라. 성미씨한테... 성미씨 얘기에요.
내가 좋아하는 거. 성미씨니까.
여 뭐라구요?
(M) 사랑과 전쟁 - 다비치
여 (대성통곡하는)
남 아니... 윤대리. 은서씨. 여기 회사 옥상이야. 사람들 왔다갔다 한다니 까? 좀 조용히 좀...
여 사람 데리고 장난을 쳐도 유분수지. 난 아무리 취중이었어도
봉덕씨 얘기 믿었는데.... 그 눈빛 믿었는데에... (엉엉엉)
남 내 눈이 뭐 어쨌다고... 난 진짜 기억이 잘 안나요. 하 미치겠네..
여 그럼 정말... 나에 대한 마음은 전혀 없었어요?
딴 여자한테 채이고 와서... 그래서 나한테....
남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진짜 나쁜놈 같잖아요.
여 나쁜놈 맞잖아요!
남 그래요. 맞다 쳐요. 그렇다 칩시다. 그래서. 이렇게 나쁜놈이랑
뭐 어쩔라구요.
여 그럼 생긴 애를 어쩌라구요?
남 아니... 그러니까.... 그애가... 진짜 내 애라구요?
딱 한번.... 난 진짜 기억도 잘 안나는데?
여 (울음 애써 멈추며 냉정하게) 날.. 정말 그런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었 어요? 좋아하지 않는 건 알겠는데. 날 정말...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있었어요?
남 (미안해지고) 내 말은 그게 아니라요.
여 (눈물 참으며) 알겠어요. 오늘 들었던 말. 다 못들은 걸로 하세요.
(E) 탁탁 걸어가고
남 돌아서 가는 그 여자의 뒷모습을 보는데.
내가 정말 세상에서 제일 나쁜놈이 되어 버린 기분이었다.
취했어도... 그 와중에 좋아한다고 말했다면.
그건... 그 순간만은....
진심이 아니었을까.
내 감정을, 나도 알 수가 없다.
(M) 취중진담 - 김동률
(E) 도로
남 윤은서씨. 윤대리.
(E) 달려오고
여 왜요.
남 퇴근해요?
여 네.
남 어떻게.. 할 건데요?
여 신경 쓰지 마세요.
남 잠깐만요. 신경이 어떻게 안쓰여요. 아니.. 그럴거면.. 첨부터
말을 꺼내질 말든가. 사무실 사람들 나 보는 거 안봤어요?
완전 무슨 짐승 보듯 보잖아요.
여 내가 그런 거까지 미안해해야 해요?
남 누가... 그렇대요? 그래서.. 어떻게 할 거냐고...
여 나 천주교 신자에요. 세례명은 모니카구요.
남 네?
여 이 아이 어떻게 할 수 없어요. 낳아서 키울 거에요.
남 예에??
여 그렇지만 걱정마요. 애 들쳐 업고 찾아가고 그러진 않을 거니까.
남 아니... 그건 말이 안되죠! 낳아서.. 키우겠다구요? 아빠도 없이?
여 그건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상관 말구요.
남 어떻게 상관 말래.
여 기억 안난다면서요. 자기 애 맞냐면서요.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사시면 돼요. 얘는 남의 애라고 생각하시면 되구요.
남 .... 회사는요!
여 ........참 잔인하시네요. 불편하시면, 옮겨 드릴께요.
남 아니 내 말은... 결혼하고 나서도.. 회사 다닐거냐구요.
여 .......
남 나는... 결혼하고 애 생기면... 맞벌이 안하고 싶거든요.
요즘 사람들.. 뭐 도우미 시켜서 애 보게 하고..
그 도우미 줄 돈 버느라 회사 다니고.. 나 그거 마음에 안들어서..
여 ...... 지금 무슨 얘기하는 거에요?
남 배 불러서.. 결혼할 수 없잖아요. 회사 사람들.. 다 알아 버리긴
했지만... 웨딩드레스는... 배 안 불렀을 때.. 입는 게 이쁘니까...
여 ... 정말이에요?
남 주말에 시간 돼요? 우리 부모님... 춘천에 계시는데.
갔다 올 수 있어요?
(M) 내게 오는 길 - 성시경
남 그렇게 결혼했다.
사실. 사랑은 아니었다. 사랑일 수가 없었다.
막연한 책임감이었다.
인간으로서 마지막 양심이었다고 해도 좋다.
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성미씨는
이제 나랑 눈도 안 마주친다.
하지만 어쩌랴.
한때는 정말 좋아했던 여자지만,
난 이제 유부남인걸. 그것도. 애까지 딸린.
(E) 대문 열고 들어가는
여 왔어요?
남 어.. 뭐 먹어?
여 응. 배고파서. 밥 비벼먹어. 좀 줄까?
남 됐어. 저녁 안먹었어?
여 먹었지. 그런데.. 돌아서면 배고프고. 돌아서면 배고프고. 그러네?
남 그러니까 살이 찌지..
여 나 임신 8개월이야. 곧 막달인데. 살찌는 게 이상해?
남 아니... 다른 여자들은... 아니다.
여 뭐가 아니야. 다른 여자들은 뭐.
남 왜.. 요새 보면 그렇잖아. 애 임신해도, 배만 그냥 볼록하게 이쁘게
나오고. 군살 같은 건 안찌던데.
여 그거야 애 갖고 나서도 다이어트니 뭐니 하니까 그렇지.
남 작게 낳아서 크게 키우란 소리도 있잖아.
여 다 웃기는 소리야. 뱃속에 있을 때 잘 먹고 잘 키워놓는 게
얼마나 중요한데. 필요한 영양소도 충분히 공급해 주고.
그리구. 크게 난 애들이 엄마는 고생시켜도
나중에 잔병치레도 없고. 확실히 성장도 빠르대.
남 그렇다고 이렇게 몇달 사이에 돼지가 되냐?
여 너무 그러지 마. 임산부한테 살쪘다고 구박하냐? 진짜 너무한다.
남 그래.. 알았다..
여 애 낳고 나면 금방 싹 빼고. 옛날처럼 돌아갈테니까 걱정 마셔.
남 옛날에도 뭐.. 그리 훌륭한 몸매는 아니었지.
여 뭐?
남 아니... 당신.. 아가씨 치곤 좀 통통한 몸매 아니었어?
여 토..통통은... 뭘. 나 55 입었어.
남 에이.... 55 아니던데. 딱 보면 알지.
여 55 맞다니까!!
(M) 디스코 - 엄정화
여 여보...
남 (잠기 어린) 왜..
여 나.. 신호 오는 것 같애.
남 어?
여 배가 아픈 게... 애 나오려나봐.
남 지금?
여 몰라. 아까 한시간 전부터 아팠거든?
남 에이. 근데 지금 얘기하면 어떡해!
여 병원 가?
남 그럼 집에서 낳을거야? 일어나 봐!
여 아....
남 새벽. 차를 몰아 병원으로 가면서
아내가 너무 아파하자 겁이 좀 나기도 했다.
이러다 죽는 건 아니겠지?
걱정이 돼서 카메라에 몇번씩 찍혀가면서
속도 위반을 해서 병원에 도착했다.
여 여보.. 어디 가지 말고 여기 있어. 알았지? 꼭.
남 내가 여기 있는다고 뭐가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아내는 몇번씩 확인을 하며.
내가 병원을 떠나지 말아줄 것을 부탁했다.
설마.. 내가 아무리 나쁜 놈이지만...
와이프가 애를 낳는다는데. 딴 볼일을 보러 갈까.
저 여자는 나를 뭘로 봤던 건가..
내가 그정도밖에 못했나 싶어 씁쓸했다.
(M)
Fields of Gold / Sting
(E) 아기 울음 소리
여 안 안아봐?
남 어.... 어떻게 안는지 알아야지.
여 거기 목 뒤에 편안하게 받쳐주고. 허리랑..
남 됐어. 나 그냥 보기만 할래. 괜히 잘못 안았다가..
애 목 부러질 거 같애.
여 괜찮아.
남 됐다니까. 너무 쪼그매서.. 불안해.
여 이쁘지. 당신 많이 닮은 거 같지 않아?
남 잘 모르겠는데..
여 왜에.. 눈이랑 입매가.. 똑같은데..
남 그런가?
여 딸은.. 아빠 닮으면 잘 산다는데..
남 막 태어난 아이를 보면서도
드라마에서 보던 것 같은 감흥은 없었다.
그냥.. 좀 신기하고. 낯설다.. 정도였다.
뭐.. 가슴이 좀... 묵직해지면서.
뜨거워지는 거 같기는 했다.
나도 모르게.. 웃게 되기도... 했다.
(M) 아빠와 함께 왈츠를 - 김현철 키즈팝
------------------1부 끝 ---------------------
*잠시 후 음악에세이 노래가 있는 풍경 2부가 계속됩니다.
(E) 미역국 먹는
남 미역국 먹고 또 먹고 안 지겨워?
여 왜 안 지겨워. 더워 죽겠는데. 팥빙수나 한 그릇 먹었으면
좋겠구만.
남 사다 줘?
여 안돼.지금 그런 거 먹으면 이 다 버려.
그리구.. 모유수유 해야 하니까.. 이런 거 먹어야 돼.
남 야.. 그렇게 기름진 거만 먹다간
진짜 더 찌겠다.
여 당신은 살 찌는 게 그렇게 중요해?
왜 자꾸 스트레스를 줘?
남 여기 조리원에서두 니가 제일 뚱뚱한 것 같으니까 그렇지.
딴 여자들은 막 애 낳은 여자들 같지가 않고. 다들..
여 왜 자꾸 딴 여자들을 들먹이냐구 그러니까.
나 애낳은지 얼마나 됐다구!
남 참.. 사람 예민하긴. 알았어. 얼른 먹던 거나 먹어.
여 괜히 입맛 없어지게..
남 하지만 입맛이 없는 거 같지 않았다.
미역국 한 그릇에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으니까.
사실, 이렇다 할 연애 기간도 없었고.
달콤한 신혼기간도 없었는데.
아내는 결혼하자마자 덜컥 애엄마가 됐다.
화장은 고사하고. 머리는 언제나 질끈 묶어 틀어올렸고.
옷은 헐렁한 티셔츠에 반바지를 즐겨 입었다.
애를 낳고 나니 얼굴에 기미도 짙어지는 것 같았다.
하룻밤 실수 치고. 그 대가가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M)
Be My Love / 클래지콰이
(E) 런닝머신 뛰는 소리
남 뭐해?
여 살 쪘다고 잔소리 했잖아! 그 소리 듣기 싫어서 살 뺄라구 그래.
남 그래서 런닝머신을 샀다구?
(E) 소리 끄며
여 언니네 집에 놀고 있는 거 가져왔어.
남 그래?
여 걱정 마. 이제부터 쫙쫙 뺄 거니까.
남 어이구... 그래봤자지.
여 계속 그렇게 무시할거야? 내가.. 진짜 운동해서...
그여자처럼 되고 만다.
남 누구? 그 여자 누구?
여 있어. 그 여자.
남 그러니까 누구. 뭐... 김태희? 전지현? 누구~
여 ..... 강성미.
남 뭐?
여 (감정 동요 애써 누르며) 당신.. 그렇게 마른 여자 좋아하는 거잖아.
남 당신은... 무슨 언제적 얘기를...
여 밥 안 먹었지? 밥 줄께.
남 하긴.. 오래된 얘기도 아니다. 겨우 1년 전 얘기니까.
부서가 바뀌긴 했지만, 아직도 간간이 마주치곤 하는 그녀.
결혼하고 한번도 그녀 얘기를 꺼낸 적 없는 아내였는데.
속으론 은근히 신경이 쓰였나보다.
주방에서 뒤돌아보지 않고 서 있는 아내 모습을 보니
괜히 미안해지기도 한다.
(M) 미안해요 - 김건모
(E) 줄넘기 하는 소리
남 아 베란다에서 무슨 줄넘기야.
여 당신이 수진이 좀 잠깐 봐줄래? 나 밖에 나가서 줄넘기 좀 하고 올 께.
남 아 내가 수진이를 어떻게 봐. 당신 안보이면 바로 우는데!
여 그러니까 어떡해. 할 수 없지. 베란다에서 하는 수밖에.
남 됐다. 됐어. 살 좀 안빼면 어쩌냐. 내가 앞으론 잔소리 안할테니까
그만 해.
여 잔소리는 안해도, 속으론 비교할거잖아.
남 내가 봤을 때, 이건 체질문제야. 마른 여자들은 뭘 먹어도 마르고
이쁜데. 안그런 애들은 물만 먹어도 찌잖아.
여 진짜 그렇게밖에 말 못해?
남 왜 신경질이야. 사실대로 그냥 얘기한건데.
그런데 있잖아. 나 진짜 괜찮아. 예전에 비해서 많이 빠지기도 했고.
그냥 지금 정도면 적당하니... 애엄마로 괜찮아.
여 이쁘단 소리는 죽어도 못하지?
남 내가 빈말은 잘 못하는 체질인 거 알잖아.
여 됐어.
(E)다시 줄넘기 하고
남 아 그만하라니까!
(M) 내사랑 못난이
/
윤종신
여 친구들 모임?
남 어.. 좀 늦을거야.
여 와이프들은 안 와?
남 와이프 누가 와. 수진이랑 먼저 자고 있어.
남 ....라고 말하며 나왔지만, 사실은 와이프들도 함께 오는 자리였다.
친구들에게 속도위반했다며 비아냥 들을 것도 싫었고.
불어터진 만두 같은 와이프 얼굴을 보여주는 것도 왠지 싫었다.
얼마 전 결혼한 친구 녀석이 지 부인을 데리고 나올텐데.
그 부인은 스튜어디스라고 들었다.
보나마나 아내와 비교될 것이 뻔한데.
그런 자리에 데리고 가고 싶진 않았다.
(M)
나쁜 남자 / 비
(E) 술자리 소음. 떠드는 남녀 목소리들
(E)전화벨
남 여보세요?
여 응. 나. 아직 안 끝났어?
남 어.
여 미안한데. 애기 물티슈가 떨어져서.
올 때 편의점 들러서 물티슈 하나 사다줄래?
남 알았어.
여 그런데 여자 소리도 들리네? 당신.. 여자 나오는 술집 갔어?
남 (얼결에) 아니야. 창식이 와이프 목소리.
여 ........와이프들은 안가는 자리라며.
남 어? 어... 그게.... 창식이는 데리고 왔네?
여 알았어. 끊어.
(E) 뚝 끊기고
남 아내도 눈치가 있는데. 모를리가 없었다.
난 2차를 가자는 친구들을 뿌리치고
집으로 갔다.
(E) 현관문 열고 들어가면
남 뭐해? 아직 안자고 있었어?
여 수진이가 방금 잠들었어.
남 방금?
여 ...
남 당신 화났어?
여 ....
남 창식이 자식이.. 말도 없이 와이프를 데리고 와서.. 나도 몰랐어.
여 당신.. 내가 창피해?
남 아니야...
여 결혼식 때 잠깐 빼고. 한번도 친구들 안보여줬잖아.
남 그게...
여 당신이 나 사랑 안하는 건 알아. 그래도 노력하면 될 줄 알았는데.
남 ...
여 하긴.. 기말고사냐. 노력한다고 되게. 그지? 사람 감정이란 게
자기도 어쩔 수 없는건데. 이해해.
(M)
만약에 - 태연
남 얼마 전부터 아내는 운동도 안하는데. 부쩍 핼쓱해져갔다.
여 찌개 먹어봐. 간이 괜찮은 것 같애.
남 당신 나 몰래.. 무슨 약 먹어?
여 약은 무슨 약.
남 그런데 살이 왜 이렇게 빠져?
여 몰라. 기도빨이 받았나... 내가 살 빠지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남 살도 이쁘게 빠져야지.. 어디 아픈 사람 같잖아.
여 그러게..
남 병원 한번 가봐.
여 뭐 이런 걸로..
남 안색이 안좋으니까.. 가보라고. 아니.. 같이 가자.
여 당신이 내 걱정을 다하네? 그래 그럼.
남 그리고 병원에서 들은 얘기는 충격적이었다.
출산 후 당뇨.
아이를 낳고 나서도 살이 빠지지 않았던 것도
당뇨 증상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E)걷는 소리, 매미 소리
여 우리 외할머니가 당뇨셨는데..
남 그랬어?
여 어... 선생님 말씀이.. 자가혈당측정 하면서
식이요법만 잘하면.. 정상으로 회복될 거라고 하니까..
남 어...
여 당신 나랑 결혼한 거.. 후회되진 않아?
남 ...
여 여러가지로.. 좋은 마누라 못돼줘서 미안해.
(M)
I'm
Sorry / 린
남 아내를 집에 데려다놓고
회사로 다시 나가는 길이었다.
지하철을 타러 가는데.
한걸음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목이 메고. 가슴이 아파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힐끗거리는데도
난 거리 한복판에서 소리를 내어 울었다.
너무 미안했다.
너무 걱정이 됐다.
나는 뭐가 그렇게 잘났다고.
아내를 눈치 보게 만들었나.
난 뭐가 대단해서.
자신의 하나뿐인 인생을 나에게 의탁한 사람에게
그렇게 모질게 굴었나.
뭘 그렇게 창피해했나.
왜 그렇게 상처를 주었나.
내가... 뭐라고....
(M) 미안해요
고마워요 /- 변진섭
(E) 현관문 열고 들어가는
여 일찍 왔네? 수진이 방금 잠들었는데.
남 어쩌냐? 수진이 깨워야겠다.
여 왜?
남 내가 친구녀석들 다 모이라 그랬거든. 내가 밥 산다고.
여 갑자기 무슨..?
남 우리 결혼하고도 한턱 못냈고. 우리 수진이 태어나고도
한턱 못냈잖아. 애들이 뭐라 그랬거든.
여 그래두.. 연락도 없이 그러면 어떡해.
나 지금 머리도 엉망인데.
남 이뻐 이뻐. 내 마누라 이뻐.
여 ....왜 이래..
남 진짜야. 너무 이뻐. 너무 소중해.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 당신인데.
여 (눈물 나고) 어지러.. 비행기 태우지 마..
남 앞으로.. 삼십년이 될 지 사십년이 될 지 모르겠지만..
같이 사는 동안.. 빈말이든 꽉찬 말이든..
당신 행복해지는 말.. 주문처럼 외우면서 살께.
여 ....고마워.
남 가자. 세상에서 제일 이쁜 우리 마누라랑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우리 딸래미 자랑하러.
여 치..
남 말이 마음을 바꾼다는 얘기가 정말인가보다.
사랑한다 말하니, 사랑스러워 보이고.
예쁘다 말하니, 예뻐보인다.
앞으론 세상에 자랑하면서 살겠다.
이 여자가, 내 아내라고.
(M) 주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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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라면 / 알렉스
2008-07-23(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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