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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26일 목요일 방송 원고 및 수록곡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45화 - 거짓말


(M) 주제음  -  화분 / 알렉스


* 이 드라마는 청취자 안덕환씨의 사연을 각색한 것입니다.


(E) 대문 열고 들어오는 소리


남     여기야. 어때?

여     어머.. 너무 좋다..

남     괜찮지.


(E) 걸어가고 베란다 문 열고


남     이쪽으로 와 봐.


(E) 걸어가고


여     전망도 좋네.. 남산도 보이고..

남     그치. 집에서 나무가 보이는 게 좋더라구.

        나중에 애기 낳아두 창밖에 자동차나 빌딩만 보이는 거보단

        나무 보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여     여러 가지 생각도 하셨네.

        암튼 이 집은 신혼집으론 백점.

남     그래?

여     응.

(M)  완소그대 - 서영은


(E) 버스 타고 가는데

여     그렇게 좋은 집까지 살 능력 되면서

        왜 차 한대를 안뽑구 맨날 버스야?

남     버스가 어때서. 기름값 절약되지. 중간에 이런저런 생각도 할 수 있지

        운동도 되지. 버릇되면 차 못 가지고 다녀.

여     하긴.. 요즘 차 가진 사람들도 다들 대중교통 이용한다고는

        하더라.

남     그러엄. 운전하는 거. 주차하는 거.

        그거 다 스트레스 거든.

        나는 버스 지하철 타고 다니면서, 운전하는 사람들보다

        한달에 책 한권은 더 읽을걸?

여     아우.. 내가 칭찬을 못해. 그래. 자기 잘났어.

        그래두 내 친구들은 자기가 차 한대 없다 그러면

        약간 이상하게 생각한단 말이야.

남     남들 시선이 뭐 중요해.

여     그래그래. 내가 또 당신한테 설교 안들으려면

        여기서 멈춰야지.


(E)전화벨 소리


여     어? 엄마네?

남     장모님?

여     누가 벌써 장모님이라고 부르래. 식도 안올렸으면서.

남     얼른 받기나 해.


(E) 받고


여     여보세요. 응 엄마. 그 사람이랑 가고 있어요.

        ........응? 왜 갑자기? 무슨 일 있어?

        아니... 지금 가고 있는데 갑자기 그러니까 그러지...

        알았어...


(E) 끊고


여     이상하네..

남     왜 그래?

여     어.. 봉덕씨. 어쩌지? 엄마가 식사 나중에 하자구..

남     아.. 괜찮아. 그런데 무슨 일 있는건 아니구?

여     아니라고 하는데. 목소리가 좀 이상한 게...

        뭔 일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남     그럼 들어가 봐.

여     아니야. 그럼 자기 혼자 밥 먹어야 되잖아.

남     그럼 어때. 그리구 나 서점 가서 뭐 살 것도 있었어.

        광화문 쪽에서 내릴게. 자긴 그냥 타고 마포로 가.

여     그래도 돼?

남     그래~ 집에 가서 무슨 일 있는 거 아닌지 알아보고..

        걱정되니까 전화나 해줘.

여     알았어 자기. 고마워.

(M)   너에게로 날다 / 알렉스 & 화요비


(E) 전화벨 소리


남     여보세요? 

여     (침울) 응.. 나야.. 어디야?

남     아직 서점..

여     볼 책 많아?

남     그냥 이거저거 보는 중... 목소리가 왜 그래?

여     .....(가볍게 한숨)

남     왜. 무슨 일 있었던거야?

여     아니야.

남     아니긴 뭐가 아니야. 무슨 일 있었네. 왜.

여     아니. 아빠가 좀 편찮으셨나봐.

남     지금은?

여     어. 약 드시고 괜찮아지셨어.

남     다행이네. 아, 그리고 문학상 수상집 나왔던데.

        자기 꺼 하나 사줄까?

여     그래.

남     그럼 끊는다.

여     저기 잠깐만.

남     왜.

여     우리 결혼 있잖아.

남     어.

여     약간만.. 미루면 안될까?

남     ......뭐?

여     아니.. 하지 말자는 게 아니구. 조금만.

        한.. 두어달만.

남     왜 그래.. 아직두 세달이나 남았는데.

여     그러니까. 거기서 한 두세달 미루자구.

남     그럼 반년이나 미뤄지는건데?

여     그럼 어때. 안하겠단 것도 아닌데.

남     왜 그래. 무슨 일 있지!

여     (약간 짜증나서) 일은 무슨 일이 있다 그래. 그냥 준비하려면

        시간이 너무 빠듯할거 같아서 좀만 미루자는데.

남     은서야.

여     알았어. 나중에 얘기해. 끊어.

(E) 뚝 끊기고

남     은서야. 야..

(M) 거짓말 -빅뱅


(E) 까페 소음

(E) 커피잔 드는


여     어젠 미안했어.

남     너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있지.

여     그런 거 없어.

남     .....

여     그런데.. 결혼은 정말 조금만 미뤄. 그랬음 좋겠어.

남     (가볍게 한숨 쉬고) 그래. 그럼 그러자.

여     정말.. 그래도 돼?

남     그래.. 

여     어머님 아버님께는..

남     내가 잘 말씀드릴게. 내 회사일 때문에 그러는 걸로.

여     고마워.

남     그런데 무슨 일인지는 정말 말 안할거야?

여     ..........

남     나는 은서야. 우리 두사람 결혼해서 살 때.

        다른 건 몰라도, 서로에게 숨기는 건 없었으면 해.

        거짓말은 안했으면 좋겠어. 우리 평생 살 거잖아.

        서로 못믿으면서 평생 살 순 없으니까.

(M)  Now and Forever / Richard Marx


(E) 걸어가는 소리

 

여     있잖아...

남     어..

여     미안. 거짓말해서.

남     .....

여     어제 아버지가 편찮으신 건 사실인데.

        집에 아무 일 없었다는 건 거짓말이었어.

        아빠.. 가게.. 문 닫게 될 것 같애.

남     뭐?

여     요즘 계속 안좋단 얘긴 들었는데.

        나도 몰랐어. 그렇게 문제가 심각한지는.

        작년에 인테리어 한다구 대출까지 해다 쓴 것 같던데.

        그것도 다 못갚구...

남     ......

여     아빠 심장 좀 안좋다 그랬잖아. 요즘 신경 많이 쓰셔서

        그것도 더 나빠진 것 같구..

남     그랬구나..

여     암튼 그래서.. 결혼 좀 미뤘으면 했던거야.

        나도.. 결혼 미루기 싫어. 친구들한테도 다 말해놨고..

        얼마나.. 부풀어있었는데.

        근데.. 미루자고 말하는 거 싫어. 그치만. 우리집 형편이 갑자기..

        그러네. 미안해.       

(M) 두 사람 - 성시경


(E)비오는 소리

(E) 대문 열고 나오는


여     어? 자기. 이 시간에 갑자기 집까지.. 들어와.

        엄마 아빠 아직 안주무셔.

남     아니야. 여기서 잠깐 얘기하고 가려구.

여     비오는데?

남     괜찮아.

여     얘기해 그럼. 무슨 얘긴데 그래?

남     우리.. 결혼 그냥 하자.

여     .....

남     아무 것도 안해와도돼. 사실은...

여     ....? 사실은.. 뭐?

남     사실은... 나도 너한테 거짓말 한게 있거든.

여     무슨.. 거짓말?

남     ........

여     뭔데...그래... 얘기해 봐.

남     그때 보여준 집.. 있잖아..

여     어...

남     그거 아직 못 샀어.

여     ......그럼?

남     그냥 그 아파트 단지에 평수 좀 작은 걸로 전세 들어갈까 해.

여     ....그런데.. 왜 그걸 보여줬어?

남     ......그냥... 너한테 더 좋은 집 보여주고 싶어서..

여     그게 말이 돼? 아니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뭐하러 해?

남     첨부터 거짓말 하려고 했던 건 아니고...

        대출 받고 좀 무리해서 살까도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힘들 것

        같아서.

여     .....

남     실망했지.

여     실망했지 그럼. 그러니까 내 말은.. 더 작은 집으로 전세 들어간다고

        실망한 게 아니라..... 자기가 그런 쓸데 없는 거짓말을 했다는 게

        좀 어이도 없고.. 이상해.

남     미안해. 나도 그땐... 왜 그랬는지. 남자들 괜히 그런 거 있어.

        좋아하는 여자한테 능력있어 보이고 싶고 그런 거.

여     그런 가식 자기한텐 안 어울리잖아. 능력 있어 보이면

        자기 차나 살 것이지!

남     그러게.... 어울리지도 않는 허세를 부렸다.

여     알면 됐어.

남     집.. 작으니까. 가구나 그런 거 많이 살 필요도 없어.

        그래서.. 내가 그냥 알아서 할게.

여     뭐? 됐어. 내가 해. 내가 그 정도도 못할 것 같애?

        지금 나 무시해?

남     같이 보러 다니자. 전자제품도 작은 거 사고.

        가구도.. 내가 잘 아는 DIY 전문점 있거든? 그런 데 가서

        좋은 원목으로 짜고. 그럼 얼마 안들거야. 내가 할게 그건.

여     그럴 거 없다니까. 나 괜히 자존심 상할려고 그러네?

        우리집.. 좀 어려워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그런 것도

        못해갈 정돈 아니거든?

남     내가 너한테 거짓말 친 벌이라고 생각할게.

여     그럼. 앞으론 그런 말도 안되는 거짓말.. 안하기다?

남     알았어.


여     하지만 그의 거짓말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M)   거짓말 / 롤러코스터



-----------------------------1부 끝 --------------------



* 잠시 후 음악에세이 노래가 있는 풍경 2부가 계속됩니다


(E) 보글보글 끓는 소리

(E) 벨소리


여     자기야?


(E) 뛰어나가고, 문 열고


여     일찍 왔네?

남     어.. 


(E) 들어오며


남     야.. 제법인데? 냄새가 좋다.

여     인터넷 찾아서 해봤는데. 몰라. 맛은 어떨지.

남     그래도 그 성의가 어디야. 난 너랑 결혼하면 계란후라이도 내가

        다 해먹어야 될 줄 알았는데.

여     진짜? 차라리 다행이네.

        그렇게 기대치가 작으면 실망도 덜할 거 아냐. 손씻고 와서 앉아.

남     그래..

여     참! 자기 오늘 월급날 아냐?

남     어? 아.. 그거 내가 자기통장에 이체해 놨어.

여     그래? 알았어.

남     그런데 있잖아..

여     응?

남     월급이 생각했던 거보단 좀.. 작을거야.

여     왜? 자기 월급 350이라며. 보너스 타면 더 되고.

남     .......

여     뭐야 그 표정은?

남     200 좀 넘어.

여     뭐??

남     ..... 미안.

여     아니.... 하.... 참.... 그럼 그것도 거짓말이었던 거야?

남     어쩌다 보니까..

여     날 도대체 어떤 여자로 봤길래...

남     ......

여     돈 많이 벌면 좋지. 그거 싫어할 사람도 있어?

        그치만.... 내가 자기 연봉 보고 결혼한 건 아니잖아!

남     알아.

여     그런데 사람을 도대체 어떻게 취급했길래 그런 거짓말을 해?

        자기 정말 너무한다!!!

남     ......

여     그리고. 결혼 전에 그런 거짓말을 했으면

        결혼한 다음엔 금방 얘길 했어야지! 월급날까지 가만 있다가.

        정말 너무한 거 아냐?

남     은서야. 할 말이 없다 내가. 진짜 미안하다.

여     또 뭔데?

남     응?

여     또 거짓말 한 거 있으면 지금 다 말하란 말야!

        또 뭐냐구!

(M)    거짓말 / 박정현


(E) 비닐봉지 들고 들어오는


남     자기야...

여     ....

남     아직도 화 났어?

여     ......

남     내가.. 소주랑 자기 좋아하는 족발 사왔거든?

여     내가 무슨 족발을 좋아해.

남     좋아하잖아.

여     ......

남     여기 새우젓이랑... 찍어서 먹어봐.

여     아우 이러지 마. 이렇게 해서 풀릴 거 아니야.


(E)젓가락 쪼개주며


남     자.. 젓가락 잡고.. 먹어..

여     진짜 기가 막힌다. 나 지금 사기결혼 당한 기분이거든?

남     ........알아.

여     알아? 알긴 뭘 알아!!!

남     .......

여     내가 말을 말아야지 진짜. 또 숨긴 거 진짜 없어?

남     진짜 없어. 맹세해.

여     한번만 또 거짓말 했다가 걸리기만 해 봐. 죽을 줄 알아.

남     알았어....

여     우리 엄마가 이 사실 알아봐. 진짜 가만 안 있지..

        새우젓 이쪽으로 해 봐..

남     어....

여     응? 이 아파트 전세로 들어온다고 했을때도... 우리 엄마

        진짜 많이 참은거야. 자기한테 한마디도 안했잖아.

        원래 우리 엄마 같았음 난리난리 했을텐데.

남     그러게...

여     우리 엄마가 요새 아빠 일 때문에 정신 없고..

        또 자기가 힘들 때 잘 위로해주고.. 그래서..

        그냥 다 묻고 넘어간거라구.

        근데.. 연봉 속인 거 알아봐. 아우.. 난 상상이 안된다.

남     ........미안.

여     내가 엄마한텐 이런 얘기 안할테니까.

        자기도 하지 마.

남     그래... 고마워...

여     대신 진짜 마지막이야.

남     어....

여     (먹으며) 족발이.. 쫄깃하니.. 맛은 있네.

남     그지 괜찮지. 여기가 잘하더라구.

여     소주나 좀 따라봐.

남     어 그래.


(E)꼴꼴꼴꼴 소주 따르고


여     쓰읍.... 하.... 아우 맛있다.

(M)  Sweet Heart / 한희정


여     그리고 2년의 세월이 흘렀다.


(E)현관문 열고 들어오는 소리


남     그래도 다행이다. 장인어른이 저렇게 재기하셔서.

여     응..

남     건강도 많이 좋아지신 것 같던데?

여     어.. 요샌 병원 안가고

        약만 드시는 것 같더라구. 괜찮대.

남     진짜 다행이다 여보. 새로 오픈한 가게도 꽤 된다고 그러시고.

여     그러게.... 

남     근데 표정이 왜 그래?

여     뭐가?

남     아니... 기분이 안좋아 보여서.

여     아니야... 근데 여보. 우리 언제까지 여기 살아야 돼?

남     ......어?

여     담달이면 전세 만기잖아. 뭐 올려주라고 하든가.. 아님 나가라든가

        주인집에서도 뭐라 그럴 거 아냐.

남     어.... 

여     어떻게 할거야?

남     우리 적금 타잖아.

여     꼴랑 이천만원? 전세금에 그거 얹어서 요새 어디 갈 데나 있을

        것같애?

남     주인집에 잘 얘기해서 연장해 보지 뭐.

여     나 너무 답답하단 말야 이 집...

        애기 낳아 키우려면 적어도 스무평은 돼야지.

        열일곱평 짜리에서 어떻게 세식구 사냐구. 

남     왜.. 난 아담하니 좋은데.

여     아담해서 좋은 거 딱 한달이더라. 요샌 진짜 숨이 턱턱 막혀.

남     .......

여     당신 월급은 안올라?

남     곧 오를거야.

여     곧 곧 한게 벌써 2년이야.

남     .........

여     관두자. 이런 얘기 나오면 꿀먹은 벙어리 되고..

        진짜... 짜증나서....


(E) 문 쾅 닫고 들어가 버리고.

(M)   All About Us / t.A.T.u


여     친정이 어렵고. 이런저런 일이 겹칠 땐

        오히려 남편의 단점이 보이지 않았다.

        이만한 집에서 건강하게 사는 것도

        모두 다행이란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친정집이 조금씩 안정돼 가고.

        친구들 사는 것도 보이고 하니

        마음이 달라졌다.     

        남편이 무능해 보였고.

        결혼 전에 나에게 했던 그 거짓말들도

        새삼 날 화나게 만들었다.

        남편이 아무리 잘해줘도 기쁘지 않았다.

        아직까지 자동차 한대 없이.. 버스 타고 다니면서

        물건값 아끼려고 재래시장까지 가서 장을 보는 남편이

        알뜰해 보이기는 커녕

        궁상맞아 보이기만 했다.

        그런 남자와 사는 내가, 너무 초라했다.

        내 인생이, 불쌍했다.

 

(M)   If You Want Me / MARKETA IRGLOVA AND GLEN HANSARD


(E) 밥 먹는 소리


여     우리.. 일단 차 사자.

남     어? 돈이 어디 있어서.

여     적금 타잖아.

남     그건 전세금 올려줘야지.

여     그건 대출 받고.

남     그럼 안되지. 결국 빚내서 차 사자는 거잖아.

여     그럼 어때. 능력 안되면 대출이라도 받아야지.

남     은서야.

여     나 있잖아 여보. 요즘 동창회도 나가기 싫구. 친구들도 만나기

        싫어. 차 한대는 기본이고. 한집에 두 대 세대 있는 집들도

        수두룩이야. 신혼여행 해외로 못 간 것도 나밖에 없고.

        암튼 뭐든... 그래. 그래서 친구들하고 얘길 해도

        대화가 안통하고. 자꾸 주눅들고.

남     조금만 참자. 금방 다 좋아져.

여     지겨워정말. 이런 생활 싫어.

남     윤은서. 너 무슨 그런 말이 다 있어.

여     이게 다 자기가 거짓말해서 이렇게 된거야. 

        첨부터 제대로 말했으면. 어쩌면. 나 결혼 다시 생각했을지도 몰라.

남     뭐?

여     그렇잖아! 물론 내가 당신 많이 좋아했던 건 사실이지만

        현실이라는 거. 무조건 무시할 순 없으니까.

        거기다가 우리 친정도 그렇게 됐는데. 또 알아?

        진짜 잘사는 남자 만났으면. 우리 친정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을지? 난. 우리 친정 그렇게 힘들어도

        십원짜리 한 장 못 보탰어! 당신 만나서 나는 그렇게 살았어!

남     윤은서!!! 너 그런 애였냐?

여     그래. 나 그런 애였어. 나 이렇게 속물이고. 계산적이고

        현실적인 애였어. 근데 내 꼴이 이모냥 이꼴이 돼서

        진짜 신경질 나!!!

        돌이킬 수 있으면 정말 돌이키고 싶어!!!!

 

(M)  멍 / 김현정  


여     밥 먹던 자리에서 남편과 대판 싸운 나는

        그길로 친정으로 와 버렸고.

        친정 엄마 앞에서 울며불며

        남편이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

        그래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구구절절 이야기했다.

        그러자 엄마는 내 앞에서 눈물을 보이셨다.

        그리고 한참 후..

        이런 얘기를 하셨다.

        우리 결혼 전.

        아버지의 대출 이자 때문에 집이 넘어갈 뻔 했다고.

        그걸 막아준 게. 그 사람이었다고 했다.

        그 사람이 신혼집으로 사두었던 그 집을 팔아서

        우리집을 지켜준 거라고 했다.

        내 자존심상. 그 사실을 알게 되면. 너무 미안해할 게

        뻔하니까. 그냥 비밀로 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했다.

        연봉도 마찬가지였다.

        결혼 후. 벌이 없는 아버지의 병원비는 한달에 백만원을

        훌쩍 넘어갔고. 그 모든 비용을 그 사람이 댔다고 했다.

        자기 월급을 쪼개서 말이다.

        왜 그 얘기를 이제야 하냐고.. 따져 물을 힘도 없었다.

        도대체... 내가 지금껏 무슨 짓을 했던 걸까.

        그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한 걸까.

        무슨 마음을 품었던 걸까.

        앞이 아득해지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M) you raise me up / Westlife


여     그길로 다시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택시에서 내렸을 때

        저기 멀리 아파트 현관 앞으로

        그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초조한 듯 서성대며.

        나를 기다리고 있는 그 사람.

        나에게 어떤 거짓말로. 어떤 변명을 할 지

        가슴 졸이며 걱정하고 있을 그 사람.

        그 사람을 바라보며.

        난 그제야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다

(M) 주제음  -  화분 /알렉스





2008-06-25(1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