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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44화 - 행복
(M)주제음 :
Somewhere Over the Rainbow / Connie Talbot
* 이 드라마는 청취자 김화선님의 사연을 각색한 것입니다.
(E) 문 쾅 닫고 들어오는
남 왜 그래 또.. 밥 잘 먹으러 나갔다가..
여 병원 가는 게 그렇게 어려워? 애야?
남 어려워서가 아니잖아. 자연스럽게 기다려보자는 거지.
여 기다렸잖아. 2년 기다린 걸론 부족해?
남 조금만 더 있어보자구 글쎄.
여 난 충분히 기다렸어. 일단 원인을 찾자는 거야.
남 나한테서?
여 그런 게 아니라. 당신일 수도 있고, 나일수도 있잖아.
남 꼭 그렇게 해야겠어?
여 당신은 몰라.
남 내가 뭘.
여 오늘 어머니 표정 못봤지. 아가씨 임신했다고 얘기하시던 표정.
남 못보긴 뭘 못봐. 그냥 자연스럽게 말씀하시던데.
여 아니야. 넌 뭐하고 있니? 이런 표정이셨어.
남 자격지심이야. 전혀 그런 티 안났다구.
여 자기 딸은 여자 노릇 하고 있는데, 내 며느리는 왜 저러고 있나...
남 여보!
여 그런 생각 안하셨다고 해도, 난 그런 생각이 드는걸 어떡해.
(M) 박혜경 - 레인
(E) 병원 소음들, 걸어나오는
남 이제 속이 시원해?
여 .....
남 왜 또..
여 당신한텐 이상 없다고 하니까. 내가 아닌가 해서.
남 아닐거야. 여보. 아닐거야.
여 나 건강했는데. 어렸을 때부터 어디 한군데 아픈 데도 없었고.
생리도 주기적으로 꼬박꼬박했고..
남 그래.. 그러니까 괜찮을 거라구..
우리 애기가 아직 때가 아니라 생각해서
아직 우리한테 안 온 걸 수도 있잖아.
여 그런걸까?
남 그렇다니까?
여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자궁내막증이
불임의 원인인 것 같다면서, 불임전문병원으로 가 보라고 했고.
난 그곳에서 피검사, 소변검사, 초음파검사, 나팔관조영술까지
검사를 받은 후. 결국 복강경 수술을 받게 됐다.
수술 중 발견된 자궁근종까지 제거한 후
며칠 동안 입원을 했다.
병원에 있는 동안, 가끔 보이는 배부른 산모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일부러 산부인과와 소아과를 피해 다니기도 했다.
내가 자식에 대해 이 정도로 집착하게 될 줄은 몰랐다.
결혼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낳고
그렇게 평범하게.. 행복하게..
살 줄 알았다.
그런데 난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M) 바람이 분다- 이소라
(E) 신발 신는
남 그냥 집에 있으라니까.
여 어머니 생신인데 어떻게 그래.
남 어제 퇴원했다고 말씀드린다니까?
여 그럼 알게 되실 거 아냐.
남 알게 되시면 어때. 당신이 뭐 죄졌어?
여 그럼 어머니 아버님이 지금껏 애 안생긴 게 내탓이라고 생각하실 거
아냐!
남 그럼 어때서 그래!
여 당신은 몰라. 당신은 당신 때문이 아니니까, 그렇게 얘기할 수 있지만
난 아니야. 난.. 나 때문이라서.. 모든 게 미안하고 죄스럽기만 하단 말이야.
남 여보 나는 있잖아.... 정말로... 진심으로....
만에 하나 아이가 안 생겨도 괜찮다고 생각해.
여 .....
남 우리 둘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데.
당신은 스스로를 너무 괴롭히는 것 같아.
여 우리 둘이..? 평생.. 둘이 살자구?
남 그럼 안돼? 만약에.. 그렇게도 아이가 키우고 싶으면..
입양도 있잖아.
여 난 그렇게 훌륭한 인격체는 아니거든? 난 있잖아.
나랑 당신 반반씩 닮은 아이 낳아서. 그 아이 키우면서 살고 싶어.
남들도 다 그러잖아. 그거 바라는 게 그렇게 큰 욕심이야?
남 물론 나도 그러길 바라지 않는다는 건 아니야.
그런데 여보. 만약에...
여 만약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 본 다음에...
할 수 있는 말이야. 지금은 그런 말 할 때가 아니야.
(M) 만약에 - 태연
여 그리고 얼마 후부터, 인공수정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생리 이틀째부터 몸을 만들어야 해서
과배란 유도를 위해, 약을 먹고 주사를 맞았다.
병원가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몸은 지쳐갔고
마음은 초조해져만 갔다.
(E) 거리 소음
남 냉모밀 먹을래? 안 더워?
여 ....
남 여보.
여 당신도.. 실망했지.
남 ....
여 왜 아니겠어. 세 번짼데.. 세 번이나 실패했는데.
남 우리 냉모밀 먹으러 가자. 얼른 먹고 당신 회사 가야하지?
여 여보... 할 말 있어.
남 뭐?
여 나.. 회사 그만두고 싶어..
남 어?
여 몸도 맘도 너무 힘들어서.. 일에도 자꾸만 지장이 생기고..
또 일하다 보면 약먹는 시간도 자꾸 놓치게 되고..
서로 좋을 게 없을 것 같아서... 쉬고 싶어.
남 그래.. 당신이 그러고 싶으면 그렇게 해.
여 우리.. 적금붓는거랑.. 어떡해...
남 그런 건 신경쓰지 말고.. 하고 싶은대로 해.
여 미안해 여보..
남 난 그냥.. 그게 걱정이야.
당신이.. 회사까지 그만두면.. 정말 아이 갖는 일에만 매달리게
될까봐. 그러면서 더 상처받고.. 더 힘들어 할 까봐..
난 적금이 걱정이 아니고. 그게 걱정이야.
(M) 내가 만일
/
안치환
(E) 전화벨 소리
여 여보세요? 어.. 미정언니? 어머 언니 오랜만이야..
나? 회사 관뒀어. 그냥.... 오래 다니기도 했고.. 좀 쉬려구..
어머.. 언니 결혼해? 드디어 하는구나??
한다 만다 하더니.. 어떻게 하게 됐어?
......................... 임신했어? ......
(일부러 유쾌하게) 참나.. 내숭은 다 떨더니 속도위반이야?
아유 요새 그런 게 뭐가 흉이야. 혼수라고 그러잖아.
나? 가져야지... 이제 일도 쉬고 하니까 슬슬 가지려구.
그래... 청첩장 보내줘... 당연히 가야지. 응.
(E) 전화 끊고 한동안 정적
여 그런 전화를 받고 나면
그날은 하루 종일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학교 선배 언니에게 전화를 받은 그날도
해가 다 질 때까지
난 그 자리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E) 대문 여는 소리
(E) 신발 벗고 들어오는
남 여보... 왜 이렇게 컴컴해... 불도 안 켜고..
(E) 불 켜는 소리
남 어디 아퍼?
여 아니..
남 근데 왜...
여 (울음 터지는) 있잖아.. 나...이제 마지막이다. 생각하구....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구 시험관시술하고 싶어.
돈 많이 들겠지만... 우리 형편에 힘들겠지만...
그래두 해보고 싶어.. 그렇게까지 했는데 안되면
정말 깨끗이 포기할게...그때 입양을 하든,
다른 사람 눈치 안보고 우리 둘만 살든... 그러자.
그러자 여보....
남 그래그래... 울지 마... 울지 마....
여 그는 나를 안아주었다.
그리고 아이를 얼르듯,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었다.
고개를 들지 않았지만. 알 수 있었다.
그 사람도 울고 있다는 것을.
(M) 시를 위한 시 - 이문세
(E) 병원 소음
남 떨려?
여 괜찮아.. (심호흡) 후우..후우.. 호흡중이야.
남 그나마 다행이다.. 정부지원금이 좀 나와서..
여 그러게.. 난 이거보다 훨씬 많이 예상하고 펀드 해약해야 되나
그랬는데.. 그건 아니라서. 안심이야.
시술만 성공하면.. 걱정할 게 없을 것 같은데..
남 잘 될거야.. 나 저번주부터.. 교회 다니기 시작했잖아.
여 뭐?? 당신 무신론자였잖아.
남 (웃고) 그랬지. 근데 이거 뭐.. 내 맘대로 되는 문제가 아니니까..
어디다 부탁할 데도 없고... 절에 다닐까 교회에 다닐까 하다가..
절까지 다니는 건 시간상 힘들 것 같아서..
여 어우.. 말도 안돼..
남 그래도.. 나 저번주에.. 무릎 꿇고 기도했어..
잘 되게 해달라고...
여 ......그랬어?
남 어...근데.. 뭐 그게 형식이 맞는 건지.. 모르겠다.
그냥 막 잘 되게 해달라고... 빌기는 했는데...
내 말... 듣기나 했는지...
(M) Prayer
/ Celine Dion & Andrea Bocelli
여 드디어 시술 동의서에 사인을 하고..
시험관 시술을 준비하게 됐다.
먹어야 할 약은 전보다 훨씬 많아졌고.
집에서 맞아야 할 주사도 많았다.
남 거기 잘 대 봐.
여 (비명) 아아....
남 에이.. 움직여서.. 안됐잖아.
여 잘 좀 해 봐.
남 그러니까 움직이지 말아야지
여 아픈데 어떡해 그럼.
남 아파두... 이렇게 움직이니까 더 아프잖아.
여 당신이 잘 좀 놔봐.
당신 안아프다고 이래도 돼? 벌써 여섯 번째잖아.
엉덩이에 구멍 나겠다!
남 나는 뭐 쉬운 줄 알아? 내가 간호사도 아니고..
다시 이렇게 해 봐.
여 아!!!!!
(M)
Hold Me / 린
(E) 비오는 소리
남 밥 안먹어?
여 너무 힘이 없어.. 당신이 그냥 좀 차려먹어.
남 주사 잘 못 놨다고 아직도 삐진거야?
여 아니야 그런 거..
그냥 너무 아파서...
남 차라리 내가 맞았으면 좋겠다.
여 (울컥하고) 치... 맞아봐라.. 그런 소리 쏙들어가지..
(E)털썩 앉고
여 왜..
남 나도 밥 안먹을래.
여 왜~
남 안먹고 당신이랑 이렇게 비오는 거나 보지 뭐..
여 치.. 밥 먹고 싶다고 시위하는 것도 여러 가지네. 비켜. 차려줄게.
남 아니야. 진짜로...
여 됐어. 나도 먹을거야. 먹고 힘내야.. 잘되지.
(M) 식사부터 하세요 - 자두
여 그 뒤 난자채취를 하고. 수정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너무도 고통스러운 이식까지 하고난 후
난 집으로 돌아와 시체처럼 잠만 잤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고.
남 내일이면 알 수 있는데 뭐하러 그런 걸 사왔어.
여 그래두... 그냥 있을 수가 없어서...
남 그냥 기다려. 낼 병원 가서 얘기 듣자구.
여 그래두... 잠깐만 기다려. 이거 1분이면 알 수 있는 거랬어.
남 사람 참...
여 남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는 임신테스트기를 사서 테스트를 시도했다.
결과를 기다리는 그 일분은....
정말로.... 피가 마르는 시간이었다.
(M)
My Lord / 제이
-------------------1부 끝 -------------------
*잠시후 음악에세이 2부가 계속됩니다
(E) 화장실 문 열고 나오는
남 (역시 긴장한) 어떻게... 결과... 나왔어...?
여 (울먹하고) 여보...
남 왜... 응?
여 (울며) 아닌가봐.... 한줄만 나왔어...
남 (실망한 내색 안하며) 그러니까... 내일 병원 가서 알자 그랬잖아..
그런 걸로 뭘 알아?
여 이거 확률 90프로 이상이라 그랬단 말이야.
남 누가 확률 따위 알고 싶대? 이리 내.. 그냥 버려...
여 (울고) 내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주사를 몇 대를 맞고 약을 얼마나 먹었는데...
얼마나 아팠는데....
얼마나 고통스러웠는데.... 왜 나만 이래야 돼... 왜 나만....
(M) 눈물 - 리아
여 한참을 그렇게 울다가..
이제 더 나올 눈물조차 없어서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는데.
남 여보.....
여 .....왜
남 이거 한줄 더 있는 것 같지 않아?
여 (화들짝) 응? 어디?
남 여기 봐. 이거... 희미하게 한줄 더 있는 것 같애.
여 정말..? 정말이다.. 어머 정말이야.. (울며) 그런 것 같애... 아니 맞아.
남 우는거야 웃는거야... 뭐 그래.. 얼굴이..
여 (울며) 임신인 것 같애 여보.. 그렇겠지? 맞겠지?
그래야 되는데.... 맞겠지?
(M) Happy heart
/ Andy Williams
여 다음날 병원에서 피검사를 했다.
결과는 임신이었다.
그것도, 피검사 수치가 높다며 쌍둥이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 걷는 소리
남 어어어.. 여보여보.. 조심조심...
여 어우.. 오바야.. 진짜.
남 선생님이 그랬잖아. 초기가 진짜 중요하다고.
당신 이제 어디 가지 말고 그냥 집에만 있어.
여 웬일이야.. 쌍둥이가...
남 내가 기도를 너무 쎄게 했나...
여 그랬나봐.. 어쩌면 두 아이를 한꺼번에...
여보 나 아직도 믿어지질 않아. 혹시 꿈이라서 깨면
나 진짜 못살 것 같애.
남 꿈 아니거든? 나중에 쌍둥이 키우기 힘들다고
뭐라 그러지나 마.
여 나 우리 애들이랑 당신 앞에 맹세한다.
아무리.. 키우기 힘들어도.. 나 불평 안할거야.
남 진짜지?
여 당연하지. 내가 오늘 이 마음을 어떻게 잊어.
평생 못잊어.. 이 감동.. 이런 기쁨. 죽을 때까지 못잊어.
(M)
Miracle / 하유선
여 임신만 하면. 모든 게 끝일 거라고 생각했다.
이제 우리 모두가 다.. 행복해지는 거라고 생각했다.
(E) 아기 심장 뛰는 소리
여 (작게 속삭이는) 여보.. 들려?
우리 애기들.. 심장 뛰는 소리..
남 어...
여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소리 같애...
남 그래... 그러네....
여 하지만.
임신 8주엔 산전검사에서 임신성 당뇨로 판정을 받아서
인슐린을 처방받고 식이요법을 해야 했고.
그리고 얼마 후엔.
(E) 차 운전하는 소리
남 우리 마누라.. 입덧 때문에 뭐 하나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오늘은 당신 좋아하는 골뱅이 무침 먹자.
여 아우.. 그집 골뱅이엔 맥주를 먹어줘야 되는데.
남 어어... 쌍둥이 엄마.. 자제하세요.
여 그러니까. 앞으로 애 낳고 모유수유 끝낼 때까지
맥주는 끝이다.
남 그래서.. 싫어?
여 아니? 좋다구. (웃다가) 아....
남 왜 그래?
여 아야....
남 왜 그래...
여 여보... 배가... 아아...
남 괜찮아? 병원 가자. 병원부터 가자.
여 갑작스러운 하혈에 남편과 나 두 사람 다
기절할 듯 놀랬다.
유산 위험이 크다고 하면서 병원에 입원해 있으라고 했다.
정말... 산너머 산이었다...
(M) You
Raise Me Up / Secret Garden
(E)사과 깎는 소리
남 사과 먹어.
여 응. 우리 애기들.. 도대체 얼마나 큰인물이 되려고
이렇게 속을 썩이는지 모르겠어.
남 그러게나 말이다. 반기문 총장 같이.. 세계적인 인물 됐으면 좋겠다.
여 어후.. 꿈도 크셔...
난 그냥 있잖아. 정말 평범한 사람이 돼도 좋으니까.
건강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남 그래.. 나도 그래.
여 몸도 건강하고. 마음도 건강하고.
그래서 이 험한 세상.. 건강하고 밝게.. 잘 살아갈 수있는 사람.
남 당신이 그렇게 꿈꾸면. 그런 아이가 태어날거야.
(E) 전화벨 소리
여 어? 누구지?
남 병실로 전화할 사람이면 의사선생님인가?
(E)받고
남 여보세요? 네 이선생님. 아 지금요? 저만요? 네..
(E)끊고
여 (불안) 또 왜?
남 글쎄.. 할 얘기 있다고 잠깐 오라 그러시네.
여 왜??
남 가봐야 알지. 이거 먹고 있어. 금방 갔다 올게.
여 같이 가..
남 당신은 그냥 쉬랬잖아. 얼른 갔다 올게.
(E) 슬리퍼 끌고 나가는
여 또 뭘까... 불안한 마음에
1분이 10년처럼 느껴졌다.
(M)
제발 / 에스진 & 란
(E) 들어오는
여 여보!!
남 .....어...
여 뭐라셔?
남 여보...
여 왜.. 왜 그러는데 또...
남 놀라지 말고 잘 들어. 별 거 아니니까.
여 알았어.... 뭔데..
남 우리 애기 머리에...
여 어?? 머리에 뭐?
남 물혹이 있대.
여 어? 그게 뭔데?? 뭔데? 안좋은거야? 어떻게 되는건데?
남 좀 지켜보자고. 자연스럽게 없어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없어질거야. 우리 애기들은. 건강할 거니까.
여 안없어지면 어떻게 되는데. 응?
남 없어질거야...
(M) 종원에게 - 이문세
여 태아에게 생긴 물혹은 25주에서 28주 사이에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말만 믿고.
하루하루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순간순간을 간절한 마음으로. 그렇게 버텼다.
내가 아프고 힘든 건 아무 것도 아니었다.
뱃속에 아이들이, 그 속에서 얼마나 힘들지.
그런데도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게
미안하기만 했다.
남 여보.. 이거 봐.
여 뭐야 그게?
남 애한테 얘기할 수 있는 마이크...
여 아 맞다.. 나도 텔레비전에서 봤는데..
남 아아... 애들아.. 우리 쌍둥이들... 잘 있느냐?
여 어머머.... 방금 봤어? 태동했잖아.
남 그랬어?
여 당시 목소리에 반응을 하네?
남 당연하지. 아버님 목소리신데.
아아.... 애들아... 어머니 아버지가... 참 니들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니네들은 그 은혜를 어떻게 갚을 작정이냐.
여 어후.. 정말.. 못말려..
남 뭐... 커서 효도하는 건 효도하는 거지만.
지금 니들이 너무 어리니까. 지금 할 수 있는 걸 말해주마..
이 아버지 생각으로는 말이다..
지금 니들은.. 그냥 그렇게 우리 옆에.. 존재해 주는 게
제일 잘하는 거다.
(BG 잔잔히 깔리고/ 지금은 우리가
멀리 있을지라도 /
김광민 피아노곡)
남 너희들이... 우리 두 사람에게 와 줘서
우리가 얼마나 기뻤는지는
아무리 설명해도 모를테니까.
니들이 이쁘지 않아도 키가 좀 작아도 머리가 좀 나빠도
성질머리가 좀 더러워도
우리는 너희들을 사랑할거다.
그것도 영원히.
왜냐면, 나랑 니 엄마는.. 그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니까.
너희는. 그렇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니까.
우리한테 와줘서, 정말 고맙다.
앞으로도... 그냥.... 우리 옆에 있어주기만 해라.
사랑한다 애들아.....
(M) BG 이어지고
(E) 걸어가는 / 백화점 소음
여 여보여보.. 저거 어때?
남 이쁘다...
여 그럼 저것도 추가.
남 안사?
여 백화점에선 그냥 디자인만 봐두는거야.
인터넷 보면 중고시장 있거든. 거기 한두달씩만 쓰고
반값에 내놓는 물건들 많아.
남 에이 그래도 새거 사지
여 우린 뭐든 두 개가 필요하잖아. 이렇게 안 아끼면 애들 나왔을 때
진짜 필요한 거 못사준다구... 어머.. 저런 것도 이쁘다.
디카 줘봐.. 사진 좀 찍어놓게..
(E) 찰칵
여 뱃속의 아이들에게 보였던 물혹은 깨끗이 사라졌다.
그리고 지금 나는 32주 차의 임산부다
쌍둥이라서 더 큰 배를 내밀고
자랑스럽게 뒤뚱거리며 걸어다니며
난 생각한다.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고.
아무 대가없이 갖게 된 사람들은 절대로 모를...
그런 행복을.
난. 그리고 우린. 갖고 있다.
(M) 주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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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where Over the Rainbow / Connie Talbot
* 사연의 주인공 김화선님은 현재 32주차 임산부..
김화선님이 쌍둥이 아이들을 건강하게 출산하시길
기도드립니다.
2008-06-18(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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