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40화 - 그녀가 로맨스에 빠진 날 (1편)
(M) 주제음
(
달아요 / 박정현 )
여 세상에서 가장 재미 없는 일이
도서관 사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심지어, 책을 싫어하는 사서라면
최악이라 할 수 있겠지.
창밖의 녹음은 청량하기만 한데
난 오래된 책 냄새가 나는 도서관에 틀어박혀
하루종일 메신저를 하거나
주임 몰래 손톱 손질을 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멍하게 앉아서
책을 보는 아저씨들을 바라본다.
젊고 멋진 남자들이라도 온다면
그 사람들 보는 재미로라도 살련만
명예퇴직이 대세라서 그런가...
넥타이 매고 서류 가방을 든 채
도서관으로 출근하는 4-50대 남자들이 많다.
고로 나에게 낙이 없다.
푸르른 봄날. 서른 셋 노처녀는.
달달한 로맨스를 꿈꾼다.
(M)느낌 - 버튼
여 너무 졸려서 나도 모르게 턱을 괴고 잠이 들때가 있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E) 똑똑 책상 두드리는 소리
남 (근사한) 저기요...
여 (침 후르릅 닦고) 네?
남 이 책.. 좀 빌려가고 싶은데요.
여 어머나... 그러세요? 잠시만요.
성함이...
남 한..기주라고 합니다.
여 한기주요. 어머.. 파리의 연인에 나오는 재벌2세랑
이름이 똑같으시네요.
남 그러게요. 무슨 우연인지.. 이름만 같은 게 아니라
재벌2세인 것도 똑같지 뭡니까.
여 네에? 그..게 정말이세요?
남 저... 사실은 오래전부터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여 저..저를요?
남 네. 저같은 재벌2세가 뭐가 아쉬워서 이런 도서관에 오겠습니까.
까짓꺼 하나 지어 버리면 그만인데요.
여 어머나...
남 제가.. 저희집 정원에 도서관 하나 지어드릴테니까
거기로 들어오지 않으시겠습니까?
여 그게.... 정말이세요?
남 정말이긴요. 뻥이죠. 꿈에서 무슨 뻥을 못치겠습니까.
안그렇습니까.
여 네??
(E) 쿠당.. (턱 괴고 있다가 삐끗해서 책상에 박치기하는)
여 어..엄마야...
여 깨어보면 정말 꿈은 꿈이고.
한심한 듯 나를 힐끗 바라보는 아저씨들과
눈이라도 마주칠 때면
정말... 괴롭다.
(M) 으라차차 - 럼블피쉬
(E) 거리 소음
(E) 걷는 소리
여 (혼자서 궁시렁) 짜증나 진짜.. 아니 무슨 그런 개꿈을..
(E) 꼬르륵
여 퇴근길. 배가 살짝 고프다.
도서관에서 지하철 역으로 가는 길목에
새로 생긴 와플 가게가 보인다.
두어평 되는 좁디 좁은 공간에 서서
한 남자가 와플을 굽고 있다.
고소한 향기를 풀풀 풍기는 와플 사이에
아이스크림을 넣어주는 걸 보니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멈춰졌다.
꽤 인기가 많은지.
그걸 먹겠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십분 정도 줄을 서 기다렸는데.
남 어쩌죠. 재료가 지금 막 떨어져서.
한 30분 기다리셔야 할 것 같은데.
여 네에?
남 죄송해요. 한참 붐비는 시간이라.
여 아니.. 한참 붐비는 시간이면 미리미리 준비를 해두셨어야죠.
남 준비는 한다고 했는데요. 오늘따라 손님이 많았어요.
여 그럼 그렇다고 미리 얘길 해주시던가요!
지금 제가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지 알기나 하세요?
남 죄송합니다. 손님까진 되실 것 같았는데.
여 어우 진짜 뭐야. 천원짜리 와플 하나 먹겠다고
계속 기다리고 있었구만!
남 조금만 기다리시면 제가 무료로 하나 드릴께요.
여 됐거든요? 누가 그깟꺼 공으로 먹겠대요?
남 .........그깟거라뇨?
여 지금껏 기다린 것도 짜증나 죽겠는데
뭘 또 삼십분씩이나 기다리라는 거냐구요!
남 기다리기 싫으면 가시든가요.
여 뭐에요?
남 그깟꺼 먹기 싫으면 가시면 되잖아요. 누군 혼신의 힘을
다해서 만드는 걸, 그깟꺼라고 하셨잖아요. 그렇게 하찮은 것 때매
이런 데서 언성 높이지 마시구요. 가시라구요!
(M) fly - 에픽하이
여 그런 일이 있고 며칠쯤 지났을 때였다.
그날도 점심을 먹고 와서
어김없이 턱을 괴고 졸고 있는데.
(E) 똑똑
남 저기요.
여 (졸다가 흠칫 깨서) 네? 저..저요?
남 네.
여 아.. 뭐때매 그러세요?
남 거기...
여 네?
남 입 옆에...
여 네? 입옆에 뭐요?
남 침이...
여 쥐구멍이 있다면 기어 들어가고 싶었다.
이게 웬 개망신이란 말인가.
난 아무렇지 않은 척 손으로 쓱 입가를 닦고
되도록 도도하게 물었다.
여 왜요?
남 왜는요. 책 좀 찾으려고 그러죠.
여 아.. 그러세요?
여 ...라고 해놓고 보니. 어디서 많이 본 남자다.
어디서 봤더라...
(E) 쓱 목록 내밀며
남 이거 좀 찾아주세요.
여 .....라며 남자가 내민 종이에는
웬 알 수 없는 일본어에 독어에 프랑스어에 한자까지...
잔뜩 쓰여 있었고.
여 네?
남 여기 있는 책들을 꼭 찾아야 되는데요.
잘 모르겠어서요. 사서님께서 찾아달라구요.
여 이걸..다요?
남 그게 사서님께서 하시는 일 아닌가요?
여 아뇨... 이건 이용자께서 직접 찾으시는 거죠.
여기가 서점은 아니거든요.
남 아.. 네.. 물론 그렇죠.
그런데. 이용하는 사람이 지식이 부족해서
잘 모르겠을 땐. 도움을 주시라고 계신 분 아닌가요?
여 아니.. 그게요...(말하려는데)
남 제가 혹시 몰라서 저기 계신 저분께 여쭤봤더니
이쪽에 와서 문의해 보면 친절하게 안내해 주실 거라고
그러더라구요.
여 남자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주임이 새초롬하게 날 노려보고 있다.
남 제가 너무 어려운 부탁을 드렸나요?
여 ........아뇨. 어렵긴요. 찾아드리겠습니다.
(M) 미쳐 - 이정현 (너때매 미쳐...)
(E) 걸어다니며 여기저기 찾고. 책 넘겨보는 하는 소리들
여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이게 다 뭐란 말인가.
남자가 가져다 준 목록에 있는 책들은
모두 제자리에 없거나
아무도 찾지 않아서 창고에 가져다 두었거나 하는
책들 뿐이다.
일부러 알고 그런 것처럼
모두 그렇게 찾기 골치 아픈 책들만
찾아달라고 그런 것이다.
여 (궁시렁) 뭐야 진짜... 이런 걸 다 어따가 쓴다고...
나한테 무슨 원한이라도 있는거야 뭐... (하다가 깨닫는)
맞다... 와플....
여 그랬다. 그 남자는 바로 그 와플이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고. 눈이 휘둥그레져서 돌아보니
남자가 날 보고 있다.
그것도 사악한 미소를 얼굴에 가득 담고.
(E)탁탁탁 걸어가고
여 이거 보세요! 지금 뭐하자는 거에요?
남 왜요. 아직 못찾으셨어요?
여 지금 찾고 안찾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소리 약간 죽여서) 그때 그 사람 맞죠? 와플! 아이스크림 와플!!
남 이용하는 사람이 자기 직업까지 밝혀야 할 의무가 있나요?
난 그런 얘긴 못들어봤는데!
여 이 아저씨가 진짜!
남 나도 아줌마 때문에 여기서 십분 이상 기다렸거든요?
그깟 책 보려고 더는 못 기다리겠네요.
여 뭐..뭐에요?
남 그럼 이제 서로 땡친겁니다.
(E) 걸어가는
여 사람을 삼십분 이상 쌩고생을 시켜놓고
남자는 그렇게 미소 지으며 유유히 사라졌다.
(M)오리 날다 - 체리필터
(E)거리 소음
(E) 탁탁탁 걸어와서
여 저기요. 이거 보세요!
남 줄 서세요.
여 아니요. 내가 이거 먹으려는 게 아니라 얘기 좀..
남 글쎄... 얘기 좀 하려는 거라도 줄 서시라구요. 저기 다들 기다리시잖 아요.
(E) 사람들 웅성대는.. 뭐야.. 줄 서세요...
여 알았어요. (작게) 짜증나 진짜..
여 그날따라 사람은 더 많았고.
난 이십분 넘게 기다리고서야 그 사람 앞에 설 수 있었다.
남 (천연덕) 뭐 드릴까요?
여 뭐 드리나마나.. 아저씨. 나 가지고 장난 한 거죠?
남 내가 무슨 장난을 해요? 먹고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내가 아줌마한테 장난할 시간까지 있는 줄 알아요?
여 아니 그럼 아까 왜 그런건데요?
남 아까 뭘요? 찾고 싶은 책이 있어서 도서관 갔는데.
잘 모르겠어서. 찾아달라고 한 게. 죄에요?
여 그게 아니었잖아요!
남 와플 먹을 거에요. 안 먹을 거에요.
뒤에 손님 보이죠? 안 살 거면 가세요.
여 좋아요. 일단 와플 하나만 주세요.
남 (시원하게) 네에.
여 남자는 쓱쓱 능숙한 손놀림으로
금세 아이스크림 와플을 하나 만들어 내민다.
남 여?습니다.
여 그때. 하나 무료라고 그랬죠? 나 이거 그냥 먹어요.
여 보란 듯이. 난 아이스크림 와플을 한입 크게 베어 물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정말 맛있었다. 내가 지금껏 먹어본 것들 중. 최고였다.
(M) 스위티 - 샵
-------------------1부 끝 --------------------
*잠시 후 음악에세이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부가 이어집니다.
(M) 스위티
여 며칠 후. 출근 길.
(E) 걸어가는 소리
여 우연히 바라본 와플 가게는 아직 오픈 전이다.
그때 먹었던, 달콤하면서도 사르르 입안에서 녹던 그 맛이
사실 내내 그리웠다.
남 뭐해요?
여 아 깜짝이야.
남 남에 가게 앞에서 뭐하냐구요.
여 돌아본 곳에는. 그 남자가 한쪽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조금은 건방진 자세로 서 있었다.
남 뭐.. 테러하게요?
여 이 아저씨가 진짜 생사람 잡기는.. 그냥 본거에요.
문 열었나 안 열었나.
남 왜요. 문 열었으면 또 하나 집어가게?
여 집어가다뇨? 난 그냥 정당하게 내 몫을 챙긴거에요.
꼴랑 그거 하나 먹자고 내가 기다린 게 몇십분인데.
남 비켜요. 남의 장사집 앞에서.
(E) 문 여는 소리
여 이거.. 전세에요 월세에요?
남 왜요.
여 아니.. 역세권이고. 자리가 좋잖아요. 보니까 장사도 무지 잘 되는
거 같고.
남 그래서요.
여 사실은 저도 조그만 사업.. 그러니까 창업 같은 거에 관심이 좀
있거든요. 지금 하는 일 지겹기도 하고.
남 지겨워요? 밥벌이가 지겨워? 아줌마.. 아직 철이 덜 드셨구만?
여 (또 발끈) 뭐에요?
남 그런 소리 하는 거 아니에요. 나 밥먹게 해주는 일 보고.
고맙다고는 못할망정.. 지겹다니. 그런 소리 하다간요.
일거리 없어서 밥 못 먹는 사람들한테 돌맞아요.
(M) 사노라면 (빠른 버전)
여 암튼.. 말끝마다 재수가 없다. 말그대로 왕싸가지다.
아침에 그 남자를 보고 하루 종일 찜찜한 것이.
아주 기분이 나빴다. 그러면서도 참 이상한 것이.
자꾸만. 생각이 났다.
뜨거운 와플과. 차가운 아이스크림이.
이가 시리도록 아찔했던 그 달콤함이.
그 남자의 뚱한 표정과 함께
겹쳐져서 자꾸만 생각이 났다.
(M) 달아요 - 박정현 (좀 길게)
여 (혼잣말) 미쳤지.. 미쳤어.. 미친 게 틀림없어...
남 뭐해요?
여 엄마야... 아우 놀래라. 왜 자꾸 갑자기 나타나세요.
남 뭘 갑자기 나타나요. 그럼 도서관 온다고 문자 보내고 나타나요?
여 또 뭐요. 또 무슨.. 이상한 책 찾아달라구요?
남 이상한 책이라뇨. 저번에 찾아달라고 했던 거
다 고전이고 명작들이에요. 이상한 거 아니에요.
여 (도도) 그러니까 저한테 용건이 뭔데요.
남 그쪽한테 용건 없어요. 그냥 난.. 책 빌리러 온 거에요.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있어요?
여 .... 알랭 드 보통 좋아해요?
남 그냥요. 문체가 특이하고 재밌잖아요.
여 와플 만들면서 이런 것도 봐요?
남 와플 만드는 사람은 이런 거 보면 안돼요?
여 누가 그렇대요? 시간이 있냐.. 이거지.
남 시간이야 만들면 있죠. 집에까지 왔다갔다 하는 지하철 안에서도
볼 수 있고. 자기 전에도 볼수 있고. 한 일주일 그렇게 짬짬이
읽다보면 한권은 읽어요.
(E) 엔터치더니
여 지금 그책 대출 됐어요.
남 아.. 그래요? 그럼 뭐..
여 저기..
남 네?
여 오늘은 가게 문 안 열어요?
남 ...
여 아니.. 오다 보니까 문 닫았길래.
남 뭔관심이 그렇게 많아요?
여 있죠. 내가.. 한권 사드려요?
남 네??
여 그 책요.
아니... 저번에 와플 공짜로 먹은 것도 있고.. 내가..
얻어먹고는 못 사는 성미라서요.
한권 사드려요?
(M) 키싱유 - 소녀시대
(E) 서점 웅성대는 소리
남 진짜.. 내가 이거 받아도 돼요?
여 오늘 간만에 쉬는 날이면서요. 내가 사줄테니까..
가서.. 쉬면서 읽어요.
남 아니.. 그래두..
여 (좀 멀리 가면서) 이거 얼마에요?
(E) 거리 소음
남 저기.. 뭐 잘못 먹은 건 아니죠?
여 네?
남 아니.. 좀 무서워서.
여 무서워요? 내가 무서워?
남 그런 말이 아니라요. 또 오해한다.
여 (진정하고) 그럼 뭔데요?
남 우리가 뭐.. 친한 사이도 아니구요.
그러니까.. 하다못해 서로 이름을 아는 사이도 아니고..
여 내 이름 윤은서에요. 그쪽 이름은요?
남 난.. 김봉덕이요.
여 자. 이제 이름 알았죠? 그럼 됐어요?
남 그게... 내가 딱 인상을 봤을 때. 굉장히.. 뭐랄까..
아무 이유 없이 남한테 선심쓰고 그럴 타입이 아닌 거 같아서요.
여 맞았어요. 내가 책 사줬으니까. 나도 부탁 하나만 들어줘요.
남 네?? 무슨.. 부탁요?
여 내가요. 나이가 서른 셋이에요.
남 네.
여 그리고. 애인이 없었던 게 4년째구요.
마지막으로 남자랑 키스해본 것도 4년째.
남 그..그래서요?
여 나두요. 보는 눈도 있고. 또 굉장히 현실적인 여자라서.
사회보장 다 되는 직장 다니는 남자랑 결혼할 거에요.
남 아.. 그래서요~~
여 결혼은 그렇게 할 건데!!!!
남 네!
여 결혼할 남자 기다리기가 너무 지루하거든요 요새.
봄도 다 가는데... 좀 있으면 여름인데....
남 저.. 말씀 중에 죄송한데.
전 그쪽이 왜 자꾸 저한테 이렇게 부담스런 멘트들을 하시는지...
도무지....
여 나랑 계약연애 할래요?
남 뭔 연애요?
여 계약연애요. 진짜 연애는 말고. 그냥.. 주말에 영화도 같이 보고.
차도 마시고. 밥도 먹고.
남 난 주말에도 일하는데?
여 아니 그래도 언젠가는 쉴 거 아니에요. 쉬는 날 나도 월차 내서
만나도 되고.
남 우리가 왜 그래야 하는데요?
여 내가.. 외로우니까. 그리고. 결혼 전에 그냥 달달한 연애 한번은
해 보고 싶어서 그래요. 서로 부담주지 말고. 쿨하게.
어때요?
(M) 텔미 - 원더걸스
여 나도 내가 제정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앞에 있는 남자도, 나를 그런 눈빛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뭐 어떤가.
저 남자가 거절하면.
난 약간 쪽팔리고 말면 된다.
어차피 피해 다니면 그만이고. 계속 볼 사이도 아니다.
남 그러다가. 언제 헤어져요?
여 그냥. 서로 헤어지고 싶을 때.
아무나. 먼저 헤어지자고 얘기할 때.
남 서로의 사생활은 간섭 안하기?
여 당연하죠.
남 스킨쉽도 안되고?
여 그건 내가 해야 되는 말 아닌가?
남 옥탑방 고양이.. 뭐 그런 거에요?
여 그건 동거잖아요! 누가 동거하재요? 그냥 연애만 하자는 거지?
남 텔레비젼 너무 많이 본 거 아니에요?
여 그래서 싫어요? 싫으면 빨리 말하고.
봄은 짧거든요?
남 좋아요. 그럼.
여 .......진짜 좋아요?
남 심심했는데. 뭐.. 해보죠.
여 아마... 내가 먼저 그만 보자고 그럴 거에요. 시작도 내가 했으니까.
그래도 상처 받진 말구요.
남 그 점은 걱정 마시구요. 전혀 안 그럴 거니까.
여 음..... 난 점심시간 끝나서 들어가 봐야 할 거 같은데?
남 가세요. 난 가서 좀 쉬어야겠어요.
여 그래요. 그럼...
(E)몇걸음 가다가 돌아와서
여 아니 저기요. 우리 전화번호.. 뭐 그런 것도 알아야 되는 거
아니에요?
남 아 맞다... 전화기 줘봐요
(E)번호 찍어주며
남 이게 내 번호...
여 그럼 언제 전화해요?
남 (약간 어색) 뭐.. 일할 때 빼고.. 저녁때나 뭐 그럴 때..
여 아....(역시 어색) 그래요. 그럼... 이따가 끝나고
전화할께요.
(E) 걸어가는 소리
여 뭐... 클럽에 가서 급만남도 하고.
채팅을 해서 번개도 하고.
길거리 가다가 헌팅도 한다는데.
뭐 이런 만남이면 어떤가 싶다.
사실 이 남자가 마음에 들기도 하지만
결혼까진 생각이 없고.
그럼. 데이트 몇번 하고 말수도 있는 거 아닌가?
만나다 보면 싫은 점이 보이고.
그때 헤어지면 되는거니까.
그러면 되는 거니까.
모든 게 쉬워 보였다.
쉽게만 생각했다.
그게 실수였다. 그러면 안됐었다.
마음은, 그렇게 녹록한 것이 아니었다.
(M) 주제음
* 다음주에 계속됩니다.
2008-05-21(1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