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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6일 (화) 골든디스크 김기덕입니다 / 차 한 잔 하시죠
최금자
- 우리들에 꿈과 이야기가 있는 푸르른 산... -
문만 열면 날아 들어오는 노란 송화가루. 여기저기 피어나기 시작한 하얀
아카시아꽃을 보니 아주 오래전 학창시절이 생각납니다. 중학교는 5리길을
걸어가야하는 먼 곳에 있었지요. 새벽 밥 먹고, 대 여섯명의 친구들과 함께
시냇물 졸졸 흐르는 징검다리를 건너고, 아침 이슬에 운동화가 젖는 들길을 지나고, 울툴불퉁 비포장 신작로를 지나야 겨우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마을을 통과해서 읍내로 가는 버스가 있었지만, 그 시절 버스비가 아까워 5리길을 너나 할 것 없이 모두들 걸어 다녔습니다. 오후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저는 친구들과 함께 산에 들러 쉬었다 오곤 했습니다. 요즘처럼 학교 공부 끝나고 학원 가느라 시간이 빠듯한 것도 아니고, 남는 것이 시간인지라 자연을 벗삼아 여유롭게 뛰어놀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산을 뛰어다니며 할미꽃, 꿀벌꽃, 용담꽃, 싸리꽃, 이름 모를 들꽃을 꺾어들고 시원한 나무 그늘에 앉아 뻐꾹 뻐꾹 울어대는 뻐꾸기 소리를 들었습니다. 유행가를 몰랐던 우리는 음악시간에 배운 노래를 불렀고, 그러다가 목도 마르고 배가 고파지면 소나무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송화 열매를 따서 입에 넣고는 목도 축이고 허기진 배도 달랬지요. 그때의 송화열매는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송화열매가 익어 노란 송화가루가 날리게 되면 하얀 아카시아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송화열매를 따먹듯 우리들 하굣길에 또 아카시아꽃을 따 먹곤 했습니다. 하얀 아카시아 꽃이 필 때면 시골 논에선 모내기가 시작됩니다. 모내기가 시작되면 하굣길 소나무 그늘에 앉아 느긋하게 꽃구경 할 시간이 없습니다. 새벽부터 품앗이로 모내기 하러 가신 부모님을 대신해
동생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거들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굣길 푸르른 산에서 실컷 놀고 싶은 마음에 싱그런 5월, 아카시아 꽃이 피어나는 것을 싫어했던 기억도 있네요. 개발붐을 피할 수 없어 사라져 버린, 추억 속 우리들의
쉼터였던 그 예쁜 산이 그리워집니다.
신청곡: Wildflower / Skylark
캐나다 출신의 록 그룹으로 1973년 싱글 차트 9위까지 기록했던 노래.
신경미
- 어버이날을 앞두고 -
기덕 오라버니! 안녕하세요~ 이제 곧 어버이날이네요.
초등학교 3학년생인 조카가 엄마, 아빠 주려고 만든 카네이션이라며
저에게만 몰래 보여주더군요. "고모! 이거 내가 만든건데 잘 만들었죠?
엄마, 아빠가 보면 좋아하겠죠?" 하며 연신 들뜬 표정이었습니다.
조카를 보면서 예전 저의 초등학생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학교 앞 문방구에서 산 색종이를 정성껏 오리고 접어서, 예쁜 꽃모양을
만들어서 부모님께 달아드렸던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돼지 저금통에
모아 두었던 동전들을 모조리 꺼내서는 오빠, 언니와 함께 자그마한 선물도 사드렸지요. 비록 돈으로 따지만 얼마 되지 않는 약소한 선물이었지만
엄마, 아빠께선 무지 좋아하시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 선물이라는거.. 액수보단 정성이 더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올 어버이날엔 꽃바구니 가득한 카네이션도 좋고, 단 한송이의
카네이션도 좋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건, 부모님 가슴에 꽃을 달아드리면서
마음속에만 담아두었던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게 어떨까요.
'아버지! 사랑해요~', '어머니! 사랑해요~' 그럼 아마도 꽃을 받는
부모님들의 마음은 배로 흐뭇하실겁니다. 6년 전에 아버지 돌아가시고 부터는 엄마께만 꽃을 달아 드립니다. 허전한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엄마한테 아버지 몫까지 두 배의 사랑을 전해드리니까, 꽃을 받으시는 엄마의 표정도 한결 행복해 보이십니다. 사실 그 어떤 거창한 선물보다도 부모님은 자식의
'사랑합니다~'란 이 말 한마디에 더 많이 감동하시고 뿌듯해하시니까요.
비록 어버이날이 5월 8일이긴 하지만, 부모님에 대한 감사는 1년 365일
늘 마음 한켠에 두고 살아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카네이션 꽃을 달아드리고 싶어도 달아드릴수 없는, 너무도 먼 곳에 계신 아버지께도 마음으로나마
빨간색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려고 합니다. 부모님 살아생전에 효도 많이 하는
골디 가족 여러분들 되세요~^^*
신청곡: A Song for Mama / Boyz II Men
미국 출신의 알앤비 그룹 ‘보이즈 투 멘’의 1997년 작품으로 싱글 차트 7위.
박나림의
차 한잔 하시죠
윤정옥님
사연
정대형
- 아내의 환상 -
이번 주말 저녁도 아내는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드라마에 푹 빠져있습니다. "어머! 어떡해~ 와.. 멋지다. 진짜 멋져. 남자가 저 정도는 돼야지..."
아내는 남자 주인공을 보며 금방이라도 텔레비전 속으로 쏙 빨려 들어갈 것 만 같습니다. "뭐가 그렇게 좋냐? 내보기엔 그냥 그렇구만.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 하구만 체!!!" 저는 괜히 나 자신과 비교되는 것 같아서 한마디
툭 내뱉었습니다. 지난번에는 ‘커피프린스 1호점’의 남자 주인공한테
푹 빠져서 한동안 비몽사몽이더니, 이번에는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을
보면서 정신을 못차리고 있습니다. 이런 걸 보면 확실히 여자들은 백마탄
왕자에 대한 환상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아내에게 다정다감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유머감각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아내를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뒤이어 들려오는
아내의 호들갑 석인 목소리.. "어떡해! 저 근육 좀 봐. 멋있다." 하더니만
내 배를 힐끔 쳐다보더군요. 저는 멋쩍어서 갖은 핑계를 갖다 붙이기에
바빴습니다. “저 사람들은 트레이너 붙여서 운동하고, 돈을 얼마나 많이
들였겠어. 저건 드라마일 뿐이야. 속지 말라구!”
이런 드라마들이 방송되기 시작하면 아내는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 속에
빠져있는 듯 합니다. 허탈해하고, 우울해하기도 하고, 아내도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가 봅니다. 제가 백마 탄 왕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안타까운 주말이었습니다. 제가 멋없고, 유머도 없고, 무뚝뚝하지만,
그래도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 누구 못지않다는 것을 아내는 알고
있을까요?
신청곡: Just When I Needed You Most / Randy Vanwarmer
미국 출신의 팝 가수 '랜디 밴워머'의 1979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4위 기록.
오정민
- 산에 오르는 이유 -
오늘은 오랜만에 친구와 시간을 내서 가까운 산에 다녀왔습니다. 아름다운 산책로를 걸어가며 연신 감탄사를 자아냈습니다. 산책로 가장자리에 나무로 엮어진 울타리는 운치를 한층 더해 주었습니다. 배낭엔 김밥을 싸넣고,
잘 익은 김치와 물도 챙기고, 오렌지 몇 개도 챙겼습니다. 굽이 굽이 계곡물 소리가 먼저 우리를 반겼습니다. 평일이지만 등산객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우리는 헥헥 숨을 몰아쉬며, 한발 한발 정상을 향해 올랐습니다. 정상에서
누가 기다리지도 않는데, 왜 이렇게 힘들게 올라가는 걸까? 힘이 들어도
가끔 산에 가고 싶어 안달인 이유가 분명 있을텐데, 그게 무얼일까?
오늘은 그 정답을 꼭 찾고 싶었습니다. 그 물음과 동시에 보라색 야생화
한 송이가 나를 보며 활짝 웃고 있었습니다. ‘그래 내가 너를 보러 왔구나!’
그렇게 점점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신기하고 예쁜 야생화들이 더 많이
보였습니다. 키 작은 야생화를 보호라도 하듯 키 큰 철쭉들이 쭉쭉빵빵
연분홍 치마를 두른듯 화사하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산에 오르지 않으면 아름다운 우리를 볼 수 없답니다~’
꽃들이 마치 이런 말을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 오는 시간에 맞춰 집으로 가야 하는 주부들이기에, 적당한 시간에, 적당한 자리를 잡아서, 싸온 김밥에 김치를 올려 한입 넣었습니다.
친구와 저는 각양각색의 새들이 빚어내는 하모니에 정신이 쏙 빠진 채,
점심 식사를 끝냈습니다. 사람의 입으로도 흉내 낼 수 없고, 글로도 표현하기 힘든 새소리는 그야 말로 아름다움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 내가 산에 오는 이유에서 저 새소리를 뺄 수가 없지.”
그리고 저의 절친한 친구와 잔잔한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에
저에게 있어 등산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랍니다.
신청곡: Rocky Mountain High / John Denver
가장 미국적인 아티스트로 평가받았던 존 덴버의 1972년 작품으로 싱글 차트 9위 기록.
2008-05-06(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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