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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22일 (화) 골든디스크 김기덕입니다 / 차 한 잔 하시죠
김옥자
- 추억속에 보리밭 깜부기 -
고운 빛에 아름다운 꽃들이 유혹하는 휴일. 강변에 끝없이 펼쳐진 보리밭을 찾았습니다. “어머나, 벌써 보리이삭이 다 폈네. 자기야 이리와봐. 여기 깜부기도 있어.”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남편은 깜부기를 잘 모르더라고요.
오랜만에 보리밭에 삐죽이 올라와 있는 흑갈색의 깜부기를 보자, 반갑기도 하고 학창시절 추억이 생각나 웃음이 났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년전인 중학교 시절,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는 봄날. 평택에서 경주로 수학여행을 갔었지요. 학교 수학여행 말고는 여행이라고는 가본 적이 없었던 그 시절,
모두가 들뜬 기분으로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휴게소가 아직도 멀었는데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볼일이 급하다는 친구들 때문에 고속도로 갓길에 차가 멈추어 섰는데, 도로변 아래는 초록빛의 넓은 보리밭이었지요.
조금 쉬었다 가자고 하는 선생님 말씀에 급한대로 보리밭에서 볼일을 보고, ‘김치~ 아저씨~’ 를 불러가며 초록색 보리밭을 배경으로 사진도 찰칵찰칵 찍었습니다. 장난끼가 발동한 친구들은 깜부기를 한 움큼씩 뽑아와, 졸고있는 친구들 얼굴에 그림을 그려놓고는 재미있다고 꺄르르.. 웃음소리에 깜짝놀라 잠에서 깨어난 친구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고 우습다고 까르르...
지금도 수학여행하면 그 도로변 보리밭의 깜부기가 생각납니다.
그 시절 보리밭에서 찍었던 추억 속의 사진처럼 저는 남편과 보리밭을
배경으로 폼나게 사진도 찍었지요. 갑자기 장난끼가 발동한 제가 보리밭에 들어가 깜부기를 뽑아오자, 남편은 눈치를 챘는지 저 멀리 달아나는거 있죠?
남편과 초록물결이 출렁이는 보리밭 사잇길을 걸으며, 학창시절의 초록빛
추억을 떠올리니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보리이삭이 누렇게 익으면 또 강변에 보리밭 찾아가려합니다. 아.... 보리밭에 둥지를 틀고 노래하던 종달새도
그립네요.
신청곡: Green Green / New Christy Minstrels
포크 그룹 '뉴 크리스티 민스럴스'의 1963년 작품으로 싱글 차트 14위 기록.
김미진
- 그 날의 기억 속으로 -
지금으로부터 4년전, 꼭이맘 때의 기억으로 슬쩍 공간이동을 합니다.
당시 제 이상형은 근육질 남자였습니다. 얼굴은 조막만하고, 양쪽팔에 근육이 있는 그런 남자를 흠모하고 있었지요. 어느 날, 친한 후배가 사진을
한 장 보여주면서, 한번 만나볼 생각이 없냐고 물었습니다. 사진 속의 남자는 제가 꿈꾸던 몸매의 소유자였고, 엄청 멋있었습니다. 생각할 것도 없이 승낙을 하고 만나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지요. 소개팅 날, 저는 조금 일찍 나가서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희한한 남자가 카페 문을 열더니, 저에게 다가오는게 아닙니까. 그 남자는 몸에 쫘악 달아 붙는 타이트한 쫄쫄이 티셔츠를 입고, 썬글라스를 끼고, 그것도 부족해 자전거를 낑낑 받쳐들고 있었습니다. "하하.. 이게 비싼거라서 말이지에.." 사람들의 시선이 어찌나 창피했던지, 무슨 얘기를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대충 시간만 떼우다가 카페를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남자는 저를 데려다준다며 자전거에 타라고 하지 뭡니까.
몇번 실랑이를 벌이다가 에라 모르겠다, 덥썩 올라탔습니다. 그 남자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열심히도 페달을 밞더군요. 영화에서 본 로맨틱한 모습은 간데 없고, 낑낑대는 모습에 배시시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러다가 오르막 길이 나타나자, 이 남자는 작은 손가방안에서 주섬 주섬 노란 수건 하나를 꺼내더군요. 수건을 조심스럽게 개서 어깨에 올리더니, 자전거를 짊어지는 겁니다. 그런데, 얼굴위에 살짝 흘러내린 머리칼 사이로 땀이 흘러 내리는데, 그 모습이 참 신선해 보였습니다. 이게 아닌데 싶은 마음이 들면서도 웬지 더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불현듯 들더라구요. 거짓말처럼 그 사람에게 연락이
오고, 그렇게 우린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매일 집으로 가는 길엔
어김없이 그 자전거를 타고.. 집앞 오르막길이 너무 많이 힘들까봐
저는 님을 위해 길가 옆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물론 이젠 저도 능숙하게
자전거를 탈수 있게 되었지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남자 친구가
저를 자전거에 태웠을 때, "이렇게 무거운 여잘 누가 데꼬갈꼬" 하고
걱정을 했다고 하네요. 저는 ‘예쁜 여자를 태워서 긴장이 됐던 건 아니냐’고
반박했답니다. 그렇게 우리는 알콩 달콩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신청곡: Bicycle Race / Queen
영국 록 밴드 ‘퀸’의 1978년 작품으로 싱글 차트 24위까지 기록.
정선희
- 오늘 하루 -
어제 저녁, 회사 사람들과 술을 거하게 먹고 들어온 신랑이 아침에 갑자기 출근을 못하겠다고 합니다. 힘들어서, 그 상사 밑에서는 도저히 일을 못하겠다면서 말입니다. 다음 달 돌을 앞둔 아들 녀석은 잠에서 깨어 그런 아빠를 빤히 쳐다보고 있고, 전 그런 아들을 가만히 쳐다 볼 뿐입니다. 회사에서는 전화가 빗발치고 신랑은 전화기를 꺼버리네요. 알지요.. 저도 알죠..
회사생활 하기가 힘들다는 건 10년을 다녀본 저도 잘 아는 일인데..
그런데..이렇게 갑자기... 다음 달이면 아이 돌이 다가오는데요...
남편은 그동안의 힘들었던 일을 차근차근 설명하는데, 제 머릿속엔 온통
딴 생각들 뿐입니다. 적금에 보험에 공과금에 생활비에.. 휴~~~
현실적인 얘기를 했더니, 서운하다는 한마디를 하고 베란다로 나가서 연신
담배만 피우네요. “여보 우리 바람 쐬고 오자.” 신랑을 베란다에서 불러
씻으라고 한 뒤 외출준비를 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들은 아빠가 있어서 좋은지, 잘도 웃고 창밖을 바라보며 신나합니다. 한 시간 정도 차를 타고 달려서 신랑이 좋아하는 송어회를 한 접시 시켜주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강가에 앉아 아이를 유모차에 재우고 그 옆에서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동안 저도 아이를 낳고 정신없이 살았는데, 이 사람만큼은 힘든 게 아니었나보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신랑은 제 얼굴에 근심이
많아서 그게 제일 걱정이라는데.. 전 그렇게 힘들게 일하는 신랑이 안타까워 혼났습니다. 집에 돌아와 전화기를 켜니, 다시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하고,
하루 종일 생각이 많았던 신랑은 상사와 다시 통화를 하고 잘 마무리가
되어 출근을 하게 되었답니다. 신랑 역시 많은 생각을 했겠지만, 저 역시
오늘 하루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폭풍 같은 하루가 지났지만,
언제나 맑은 날만 있을 수는 없는거니까요..
“여보.. 기운내 알았지??..그리고 고마워..” 그리고, 대한민국 남편들!!
힘내세요!!
신청곡: I Live My Life For You / Firehouse
미국 출신의 4인조 헤비메탈 그룹 '파이어 하우스'의 1995년 작품.
서여은
- 무서운 거짓말 탐지기 -
어제 TV를 보다가 어떤 프로그램에서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해, 연예인들의 진실된 대답을 알아보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그걸 보니 어릴 적 무서웠던
거짓말 탐지기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2학년때였던걸로 기억하는데요, 어떤 아이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더니, 엄마가 사준
보석 동전 지갑이 없어졌다고 선생님한테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선생님은 그 아이를 달래고, 다른 아이들은 토끼 눈으로 그 친구를 계속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울음을 그치자, 선생님이 교단으로 올라가시더니, 그때부터 무서운 청문회가 시작됐습니다.
"자~ 다들 눈감아. 우리 반에서 이런 일이 생긴 게 선생님은 참 속상해요.
지금이라도 친구의 물건을 돌려주면 선생님은 그게 누군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거고 큰 벌도 주지 않을거예요. 그러니까 보석지갑 가지고 있는 사람은 살~짝 손들어요." 한참의 침묵이 흐른 뒤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선생님이 내린 극단이 처방!! 그것은 바로 거짓말 탐지기!!!
요즘 같으면 그런 걸 믿지도 않았겠지만 초등학교 2학년이 뭘 알겠습니까.
“자, 선생님이 지금부터 한명씩 양호실로 데려갈건데, 거기엔 너희들 키보다 큰 거짓말 탐지기가 있어!! 거기에 팔을 넣고 보석지갑을 가져갔는지 안가져갔는지 얘기해서, 만약 그게 거짓말이면 거짓말 탐지기 문이 쾅 닫히면서
팔이 부러진다!” 지금 생각해도 그건 좀 잔인한 거짓말이 아닌가 싶네요.
그 말씀을 듣자 아이들의 얼굴은 울상이 되었고, 선생님은 다시 한번 아이들의 눈을 감게하시고는 범인 색출 작업을 하셨습니다. 겁을 먹은 아이가
사실을 말하도록 트릭을 쓰신 거죠. 다행히,, 어떤 친구가 자수를 했고,
그 사건은 그렇게 마무리 지어졌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저희반 애들
대부분은 한동안 양호실 근처에도 안갔답니다. 후후후.
여러분 거짓말 하지 맙시다!!!!
신청곡: Don't Lie / Black Eyed Peas
미국 출신의 힙합 그룹 '블랙 아이드 피스'의 2005년 작품.
박승모
- 아내가 담궈준 돌나물 물김치... -
아내가 신이났습니다. 봄이 되면 아파트 단지 화단에 돋아난 돌나물 때문입니다. 어제는 퇴근하기 전,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까 떡볶이를 사먹었더니 밥 생각은 없고, 부침개 먹고 싶은데, 부침개
좀 해줄래?" 퇴근을 해서 집에 오니, 고소한 기름 냄새가 솔솔 ....
얼른 씻고 와서는 식탁에 앉았습니다. 식탁에는 초간장과 먹기 좋게 잘라놓은 뜨끈한 부침개. 그리고, 처음보는 물김치가 있었습니다.
한 숟가락 떠 먹어보니 맛이 꽤 괜찮아서 이게 뭐냐고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이거 돌나물 물김치야.” “돌나물로 물김치도 담그나?”
아내는 어렸을 적, 장모님께서 만들어 주신 돌나물 물김치 생각에,
아파트 화단에서 돌나물을 뜯어 물김치를 담궜답니다.
달래향이 그득한 달래 부침개와 얼음이 동동 떠있는 돌나물 물김치의 맛은 거의 환상이었습니다. 아내는 결혼 7년만에 담궈본 물김치 맛에 자기 만족을 하며 무지 흡족해 하고 있답니다. 오늘은 쉬는 날이라서 늘어지게 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돌나물 물김치에 국수를 말아주는데 이맛도 끝내주네요.
물김치에 다른 양념을 했는지, 매콤하고 새콤하고 달콤하기까지 한 게
입맛이 확 땡기던데요? 이 방송을 들으시는 주부님들..
제 아내처럼 돌나물 물김치 한번 담궈보세요.
그 맛이 꽤 괜찮답니다.
신청곡 : Vincent / Don Mclean
미국 출신의 싱어 송라이터 '돈 맥클린'의 1972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12위까지 기록했던 노래.
2008-04-22(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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