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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5일 (화) 골든디스크 / 차 한 잔 하시죠
첫
곡: Groovy Tuesday / Swan Dive
김정숙
- 고향 앞으로... -
내일이면 내고향, 시댁으로 떠납니다. 명절때마다 내려가 사랑하는 가족들 모두 만날 수 있다는 큰 기쁨에, 아직도 설레고 기대됩니다. 시댁과 친정이 같은 전북이고, 거리로는 차로 20여분거리 밖에 되지 않습니다.
시댁과 친정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명절 때 친정에 못 간다는 주부들이
참 많은데, 저는 시댁과 친정을 모두 다녀올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내려 갈 때마다 차가 막혀 고생을 해도 우리 자식들 기다려주시는
양쪽 부모님 생각만하면 즐겁고 행복하기만 합니다. 이젠 부모님들 연세가 많으셔서 농사도 그만하시고 편히 지내시면 좋으련만, 아직은 괜찮다 하시며 농사일을 하고 계십니다. 제가 결혼한지 이십년이 넘었겄만, 늘 부모님이
직접 농사지으신 신토불이 농산물만 편안히 받아먹고 살고 있어서 죄송하기만 합니다. 고추장, 된장, 간장까지도 제 손으로 한번 담궈서 먹지 않고
해 주시는 것만 받아서 먹었거든요. 작년 추석에는 어머님 건강이 안좋으셔서 얼마나 놀랬는지, 올 설날 지나고 장 담글땐 우리 며느리들을 꼭 부르셔서 간장 담그는 법 고추장, 된장 담그는 법을 직접 가르쳐 주신다고 약속하셨답니다. 열심히 잘 배워서 이젠 제가 양쪽 어머니께 담궈드려야 겠네요.
이번 설에는 사정이 안좋아 큰 선물은 못 사고, 작은 선물과 제 손으로
직접 쓴 감사 편지를 써서 가지고 가려고 합니다. 작지만 이렇게 감사히
선물을 서로 주고받는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 2008년에도 건강하고 열심히 일하고, 더 많이 사랑하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덕 오라버니! 고향이 어디세요? 서울이세요? 궁금하네요
즐겁고 행복한 설날 되세요 그리고 건강하십시요 감사합니다 .
신청곡: Home Sweet Home / Motley Crue
미국 출신의 4인조 헤비메탈 그룹 '머틀리 크루'의 1985년 곡으로,
싱글 차트 37위까지 기록했던 곡.
김영순
- 그리운 맛, 그리운 향기 -
새해를 맞이하고 우리 고유의 명절 설날이 다가오니 지난날 예쁜 추억이
그립고, 어린 시절 아름다운 향기가 그립습니다. 어린 시절 고향은 아담하고 소박한 정겨운 풍경에, 정이 넘쳐 엄마 품처럼 따뜻했습니다. 설날이 다가오면 장에 가시는 어머니을 따라 가고픈 마음에 미리 신작로에 나가 기다렸지요. 예쁜 설빔이라도 사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지요. 어머니는
추운데 집에 있으라고 하셨지만, 재빠르게 먼저 버스에 올라 장에 갈 수
있었답니다. 설을 맞이하는 대목장엔 파는 물건도 많고 구경할 것도 많아서, 어린 저는 눈이 반짝반짝 빛이 났습니다. 우렁찬 목소리로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는 생선 파는 아저씨. 미소와 애교로 손님들을 맞아주는 옷가게 아주머니, 인심 좋은 뻥 튀기 아저씨. 시장은 북적북적 사람 사는 향기로 가득했지요. 어머니를 조르고 졸라 예쁜 스웨터 하나 사고 나면, 기분 좋아 추운 줄도 모르고 신이 났습니다. 어머니가 사주시던 따뜻한 국밥 한 그릇에 언 몸이 사르르 녹고, 따뜻하고 푸근한 인심, 사랑과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예쁜 스웨터를 장농에 넣어두고, 아껴두며 설날을
기다렸습니다. 아버지께서 방앗간에서 금방 해온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가래떡을 장작불에 구워 조청에 찍어 먹으면 어찌나 달콤하고 맛있던지..
맷돌에 콩갈아 만든 손두부, 고소한 녹두전, 달콤한 조청 묻혀 만들어주신 콩 강정과 깨강정, 김치만두 넣어 끓인 떡국. 고향의 맛, 어머니 손맛이
최고였습니다. 지금은 설날의 기억들이 아련한 추억 속에 남아있지만,
그래도 가슴속에 따뜻하고 예쁜 추억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모두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하세요.
신청곡: Happy Together / Turtles
미국 출신의 팝 록 밴드 '투게더'의 1967년 작품으로 싱글 차트 연 3주 동안 No.1 기록.
서상제
- 설 날 -
설 연휴 일주일 전부터 올해 귀성길 교통이 어쩌고 저쩌고, 제수품이 올랐느니 난리다. 아이들도 덩달아 몇 밤 더 자야 시골 가느냐며 빨리 가자고 조른다. 어머니도 전화를 걸어 ‘내려올거냐’고 물으셨다. '가기는 가야지요' 라고 대답을 했다. 괜히 기가 죽는다. 어렸을 때, 설날이 돌아오면 어머니는 그때마다 '명절은 왜 이렇게 자주 오는 거여' 하시며 원망하시는 말을 했었다. 나는 과자라도 하나 더 먹을 수 있고, 양말이라도 한 켤레 얻어 신는 명절이 좋기만 한데, ‘왜 엄마는 싫어할까’ 하고 이상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아이들의 아빠가 되고 나니, 어머니가 명절을 원망하며 내쉬던 한숨의 의미를 알겠다. 이번 명절은 더욱 그렇다. 어머니도 명절이 크게 달갑지 않으실 거다. 몇 달 못 본 손주와 손녀딸 보는 재미도 있겠지만, 당신 손으로 그 많은 음식을 다 장만해야하니 몸이 고달프실 것이다. 아내가 미리 못 내려가서 얼마 안되는 돈이지만 부쳤다고 전화하는 소리를 들었다.
새벽에 도착해서 그날은 자고 저녁 늦게 다시 올라올까? 일이 바쁘다고
가지 말고 아내와 아이들만 보낼까? 차라리 때 아닌 장맛비가 퍼부어
길이라도 끊어진다면 핑계 삼아 안 가도 될텐데. 별별 생각을 다 해 본다.
그래도 고향이 그립다. 동구 밖에 들어서면 휙하니 불어오는 흙냄새와 거름 냄새. 시멘트로 길이 포장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고향 땅을 밟아 보고 싶다. 집들은 새로 지어 2층 양옥처럼 번듯하지만 아직도 슬레이트 지붕을 한
다 넘어가는 외양간이 보고 싶다. 어머니도 설날 저녁이면 마을회관에서
열리는 노래자랑에 객지에서 우리 아들이 제일 성공했다는것을 알리는
뉘집 아들이라고 쓴 찬조금 딱지를 보고 싶으실게다. 먹을 것 없는
설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와서 그런지, 달은 밝기만 하다
신청곡: Moonlight Shadow / Annie Haslam
영국 출신의 아트록 여가수 '애니 해슬럼'의 1989년 리메이크 곡으로 환상적이면서 아름다운 보컬로 원곡보다 더 멋지게 노래했다.
박나림의
차 한 잔 하시죠
정종남님
사연
송애정
- 차타는 사모님 -
"나도 내가 직접 운전하는 자동차가 있었으면 좋겠다."
저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첫걸음을 항상 버스로 시작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진북동에서 회사가 있는 동서학동을 가려면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합니다. 버스는 제 신발과 같은 존재지요.
버스를 갈아타면서 추운 날씨에 밖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릴 때마다,
그리고 제가 사고 싶은 조그마한 소형차를 운전하는 여자 분들을 보면
왜 그리 부럽던지요.. 하지만 아직 차를 구입하기에는 이것저것 생각해야
할 것 들이 너무 많습니다. 보험에, 기름값에.. 아.. 정말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요즘같이 고드름이 될 것 같은 날씨에 늦게 오는 버스가 얼마나 원망스러운지 기덕 아저씨는 모르실거예요. 차 있는 분들은 뚜벅이의 설움을 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거 아세요? 기다림 후에 찾아오는 행복을
말입니다. 저 멀리 모퉁이에서 주황색 버스가 나타나면요,
내가 언제 기다렸나하는 생각은 까맣게 잊어버립니다. 그리고 차가운 공기는 사라지고 따뜻한 사람들의 온기가 가득한 버스가 나를 반겨줍니다.
그리고 누가 방금 일어났는지, 아직도 따스한 기운이 남아 있는 의자에
앉아서 버스 안을 바라보면, 바쁜 일상을 시작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그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내 이어폰의 라디오 소리와 버스에서 흘러나오는 기덕 아저씨의 목소리가 오버랩 되어 흘러나오면, 오늘은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묘한 감정도 느낍니다. 저는요, 오늘도 버스를 기다립니다.
김기덕 아저씨 그거 아세요? 저는 말이죠, 아주 큰 자동차를 갖고 있구요,
정말 말도 안되는 비용으로 성실하고 친절한 운전기사까지 덤으로 갖고
있는 사모님이랍니다. 흠이라면, 시간대를 내가 정할 수 없는 것. 내가 조금 나가서 기다리는 것.. 그리고 카풀을 너무 많이 한다는 것?
가격이 저렴한데 그정도는 양보해야죠..
신청곡: Drive / Cars
미국 출신의 5인조 뉴웨이브 록 밴드 '카스'의 1984년 곡으로 싱글 차트
3위 기록.
윤인기
- 아름다운 연주 -
바람이 심하게 불고 , 굉장히 추웠던 며칠전! 택시를 타기 위해서 집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기다리는 택시는 빨리 안오고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는데, 그때 어디선가 감미로운 기타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지난번에도 한번 사먹은적이 있는 아파트 입구 자그마한 붕어빵 포장마차였지요.
어찌 보면 대학생 같고, 어찌보면 고등 학생 같고.. 젊은 친구들이 참 친절하니, 붕어빵도 맛있고, 장사를 제법 능숙하게 잘 하는 것 같아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날도 병원에 병문안 가는 길에 붕어빵을 사갈까? 말까? 잠깐 망설이고 있는 찰나에 그 감미롭고 아름다운 기타 선율이 바로 그 붕어빵
가게에서 울려 퍼진 것입니다. 나도 모르게 포장 마차로 들어가서 붕어빵
삼천어치를 샀습니다. 역시나 친구 사이인지, 남매인지는 모르겠지만
두 친구가 친절하게 인사도 잘했고, 그 옆에서 어떤 청년이 기타를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그 청년의 기타 연주 솜씨는 상당히 수준급이었습니다.
저는 "기타 연주 잘 들었어요" 하고 나왔는데, 세 명 다 함박웃음을 웃으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에 저까지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답니다.
연초부터 집안에 좋지 않은 일이 있어서 많이 우울 했었는데, 그 기타
연주 덕분에 잠시나마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학생들... 붕어빵 많이 팔아서 돈 많이 벌어요~ 새해 복 많이 받구요!
신청곡: While My Guitar Gently Weeps / Beatles
영국 출신의 전설적 록밴드 ‘비틀즈’의 1968년 작품.
2008-02-0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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