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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25화 - 너는 내 못된 운명
(M)주제음 (너는 내 운명)
(E) 까치 우는 소리 + 걸어가는
남 (통화하는 듯한) 아 다 왔어요. 뭐하러 자꾸 오라 그래서...
고모랑 삼촌들 왔지. 아 나는 큰고모 진짜 싫단 말이야.
자꾸 나만 보면 “이 진상아~” 이러는 것도 싫고..
아니 그래도 가고 있다니까? 안오면 생활비 안 준다며.
(잠깐 놀랐다가) 아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요.
10분이면 도착해요. 네.
(E) 전화 끊고
남 아 노인네 성깔 여전하네.
(E) 걸어가는데
(E) 차 한 대 와서 멈추고, 창문 열리는
여 김봉덕.
남 누구....세요?
여 나 몰라?
남 누구...신데요?
여 나 은서잖아.
(M) 싱랄라 - 거북이
남 믿을 수가 없다.
지금 차 안의 저 여자가 은서라구...?
그 못난이 은서?
여 표정이 왜 그래? 귀신이라도 봤어?
남 아니.. 니가 은서야?
이건 도저히 알아볼 수가 없는데..
여 세월이 많이 지났잖니.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남 아니 강산이야 변할 수도 있지만..
너는 강산보다 더 변했어.
여 (웃으며) 얘는~
남 아니 웃을 일이 아니구... 누가 너를 그 때 그 은서랑
동일시하겠냐. 너 무슨.. 성형 같은 거 했냐?
....했구나?
여 요즘 쌍거풀은 성형으로도 안 치거든?
남 그래. 니가 쌍거풀이 없었어.
눈이 두배는 커진 것 같다? 야.. 자연스럽게 잘 빠졌다야...
여 됐고... 너 요새 고향에 통 안온다던데
무슨 일로 왔어?
남 우리 엄마가 하두 선보라고....
여 너 결혼했다며.
남 어...
여 이혼했어?
남 그냥 뭐..
여 (푸하핫 웃고) 어머. 미안하다 얘. (키득거리고)
남 (열받고) 뭐가 그렇게 재밌어.
여 아니.. 너 내가 예전에 했던 말 기억나?
남 뭐!!! 무슨 말!!!!
여 (웃으며) 내가 그랬잖아. 너는 결혼해도 절대 백일 못넘긴다고.
진짜 그렇게 됐네?
(M) 땡벌 - 이승기
여 일단... 차 타라.
남 됐어.
여 추운데?
(E) 바람 쌩 불고
여 너 게을러서 걸어가는 거 젤 싫어하잖아.
남 이거.. 니 차냐?
여 당연하지. 타 얼른.
(E) 차 문 열고 타고
남 너무 무리한 거 아니냐? 이런 차... 4-5천은 하지 않냐?
여 뭘.. 사오천 정도루.
내 연봉이 일억이 넘는데.
남 (켁.. 놀라고) 뭐? 이...일억이 넘어?
여 (훗 웃고) 너 내 얘기 못 들었니?
남 모..못들었다..
야. 내가 너한테 무슨 관심이 있다고 니 얘길 듣고 다니냐?
여 아~ 너는 여기 거의 안왔었지?
우리 마을에선 내 소식 모르는 사람 없을텐데.
남 하아..참 기지배. 디게 잘난척하네.
여 나 서울에서 닥터야.
여기.. 명함.
남 너.. 니가 의사야? 너 전문대 나왔잖아. 니가 무슨...
여 어.. 10년 전에 다시 공부해서 의대 갔었어.
남 뭐?
여 니가 그랬잖아 나한테.
니가 예쁘기를 해. 학벌이 좋아. 집안이 좋아.
내가 왜 너한테 순정을 바쳐야 되는데!
(BG)
남 니가 예쁘기를 해. 학벌이 좋아. 집안이 좋아.
내가 왜 너한테 순정을 바쳐야 되는데!
여 봉덕아.. 내가 너한테 무슨 순정을 바치라 마라가 아니구...
난 니가 왜 나 말고 딴 여자를 만나는지...
남 아 그러니까! 내가 너 말고 딴 여자를 만나든지 말든지
그게 무슨 상관이냔 얘기지.
여 아니... 니가 그랬잖아.
나 좋다구...
남 그거야 그냥 그때 분위기가 그래서 한 소리지.
니가 그 얘기만 믿고 서울까지 찾아올 줄 알았냐?
여 봉덕아... (울먹) 난 너 좋단 말이야.
아주 어렸을 때부터... 너랑 짝궁했던 그 때부터 너를...
남 야.. 여자애가 자존심도 없냐?
그런 소릴 막하게? 그래서 니가 맨날 남자한테 차이는거야.
여 내가... 남자한테.. 차여?
남 너 동수랑 사귀다 헤어진 거, 나도 다 알아.
여 그건....
남 그래. 동수가 바람 피웠다며.
여 그래
남 왜 바람 폈겠냐 걔가?
니가 얼마나 한심하게 굴었으면..
여 그렇게 함부로 말하지 마!
남 (한숨 쉬고) 암튼, 저녁 차 타고 내려가라.
데려다 주고 싶은데. 내 여자친구가 기다려서.
여 봉덕아....
남 다시는 학교로 찾아오고 그러지 마. 애들이 다 쳐다보잖아.
누가 시골에서 안왔달까봐.
(M)거미-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Gummy unplugged 앨범 중)
(E) 걸어오는 소리
남 (멀리서부터 뭐라고 흥겹게 콧노래 부르며 오다가, 깜짝 놀라고)
엄마야!!!
여 이제 와?
남 너 왜.. 니가 집 앞까지... 여긴 어떻게 알았어!
여 니네 엄마..한테 전화해서 여쭤봤어.
남 니가 왜 우리엄마한테 전화를 해서 물어봐!!!!
여 아무래도 믿기지가 않아서...
남 뭐가.
여 지난번에.. 여름방학 때 마을에서 나한테 했던 말들이
다 거짓말이었어?
남 (답답하고) 하 참..
여 나한테 잘해주고. 좋아한다고 해주고. 키스해준 게...
다 거짓이었어?
남 그래. 니가 굳이 확실히 얘기 듣고 싶다고 하니까
얘기해줄게. 다 거짓말이었어.
여 .........
남 너 그때 아르바이트 해서 돈 많았잖아.
엄마 때문에 할수 없이 방학 때 내려갔는데. 심심하긴 하고.
니가 자꾸 만나자 뭐하자 그러고.
내 입장에선 싫다고 할 이유가 없었지.
만나면 밥도 사주고 술도 사주고. 선물도 잘사주고.
여 .........뭐?
남 그리고 뭐 그땐 또 거기 안에만 있으니까
그런 분위기에 휩쓸리기도 했고...
그래서 그냥 한말이야.
여 .........
남 그런데 니가 이렇게까지 나올 줄 알았으면
그런 장난 절대 안 쳤지.
여 ....장난?
남 니가 또 미저리처럼 들러붙을까봐 미리 말해두는데.
나는 너 좋아한 적 없어.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너 같은 애를.. 니가 한번 생각해 봐. 그럴 리가 없잖아.
(M) 왁스 - 사랑이 다 그런 거니까
(E) 비오는 소리
남 그날 밤. 비가 많이 내렸다.
슬쩍 자취방 창문을 열고 봤을 때
은서는 그대로 대문 앞에 선 채로
비를 맞고 있었다.
더 이상 관계를 질질 끌고 싶지 않아서
독하게 말을 퍼붓긴 했지만
그렇게 서 있는 은서를 보니 또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E) 대문 여는 소리, 나오는, 빗소리
남 야. 겨울비 맞으면 사시사철 고생이라더라.
이거 우산 쓰고 가.
여 .......
남 우산 받으라구.
여 .......
남 안받을거면 마. 지 생각해 줘서 나왔더니.
여 내 생각 하지 마.
남 뭐?
여 너 같은 애는 내 생각 안했으면 좋겠어.
남 그래 그래 니 맘대로 해라.
여 너같은 앤.. 앞으로도 진짜 사랑 같은 거 못만날거야!
너같은 앤.. 결혼해도 백일도 못살고 헤어질거야!
너같은 앤.. 평생 무슨 일을 해도 안될거야!
남 아예 저주를 해라.
여 똑똑히 들어둬. 인생.. 돌고 도는거야.
앞으로 우리가 다시 만날 날.
너랑 내가 어떻게 변해서 만날지. 두고봐.
(M) 순정 -코요태
(E) 덜커덩 차 타고 가는
남 갑작스럽게 옛 생각이 밀려오며..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녀의 말처럼
나는 연애하는 족족.. 이상한 여자들만 만났고.
결혼은 그 중에서 가장 이상한 여자와 했고..
신혼여행 다녀오는 비행기 안에서 이혼을 결정했다.
직장에선 짤렸고. 친구도 잃었고.
친척들에겐 웃음거리가 됐다.
여 무슨 생각 해?
남 어?.... 아니다.
여 음악 들을래?
(E) 씨디 플레이 시키면
(BG) 클래식 흘러나오고
남 운전을 하는 그녀의 옆모습을 본다.
누가 저 여자를 그때 그 촌스럽고 청승맞던 은서라고 하겠는가.
부쩍 예뻐진 외모도 그랬지만.
그녀의 모든 행동에서 자신감이 흘러나왔다.
그게 멋져 보였다.
(E) 차 멈추고
여 다 왔네. 여기 니네 집 맞지?
남 어.
여 잘 가. 오늘 만나서 무척 반가웠다.
남 내가.. 반가웠어?
여 물론. 나 너 만날 날 고대하고 있었거든.
고향 올 때마다 그랬어.
남 ....왜?
여 꼭 한번은 다시 만나고 싶었으니까.
그 이유는 너도 잘 알거라고 믿어.
남 은서야. 뭐.. 옛날 얘기긴 하지만
그때 일은 말이야...
여 (여유롭게 웃으며) 물론 옛날 얘기지. 이렇게 한번 봤으니까 됐어.
이제 정말 개운하다. 잘 가라. 그리구 이젠.. 좀 제대로 잘 살어.
(E) 문 닫고, 출발하는
남 이게 무슨 기분인가.
나는 은서에게 고백했다가 차이기라도 한 것처럼
울컥 억울했고. 뭔가 찜찜했다.
(M) 점포맘보 - 쿨
(E) 도시 소음
(E) 또각또각 걸어오는
여 엄마야..
남 은서야. 안녕.
여 니가 우리 병원엔.. 웬일이야?
남 어.. 그냥 근처에 볼 일 있어서 왔다가.. 갑자기 니 생각이 나서.
저번에 명함 줬잖아. 그거 보고 찾아왔지.
여 그래? 차라도 한잔 해야 되는데. 어쩌지?
나 지금 진료시간 다 돼서.
남 아 그래? 그럼 저녁 어때?
여 뭐?
남 우리 저녁 먹자구...
여 하...
남 오다 보니까 요 앞에 초밥집 있던데. 너 초밥 좋아하지 않았니?
여 나... 초밥 알러지 있거든?
남 그래? 초밥 좋아한다 그랬던 것 같은데.
여 김봉덕. 내가 너한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는데.
남 어 얘기해 은서야.
여 너 혹시라도 나랑 어떻게 잘해보고 싶은 마음에
여기 온 거면. 꿈깨라.
남 어?
여 니 처지를 잘 돌아보라구. 돈 한푼 없는 이혼남에..
니가 번듯한 직장이 있니... 집안이 좋니?
남 ....
여 나는 이제.. 니가 넘볼 수 있는 그런 여자가 아니거든?
주제파악 잘하고. 다시는 찾아오지 마라. 알았냐?
(M) 가버려 - 타이푼
============================1부 끝 ==================
*잠시 후 2부가 계속됩니다.
남 하.. 윤은서. 니가 지금 좀 잘됐다고 나한테 튕겨?
니가 그래봤자 윤은서지. 내가 그 정도로 포기할 것 같았냐?
나 김봉덕이야~ 우리 동네 왕킹카 김봉덕이야~
그런데 니가 감히..? 하 참....
(E) 걸어오는 소리 들리면
남 (바로 꺾어서, 비굴하게) 은서야 이제 퇴근해?
여 (당황하고) 너 아직도 안 갔어?
남 궁금한 게 있어서.
여 하.. 뭐가 더 궁금해.
남 나 확실히 기억하거든? 너 예전에 나랑 만나면
초밥 잘 먹었잖아. 그런데 무슨 초밥 알러지가 있어?
여 너랑 만나서 초밥 먹고 나면 며칠을 앓아누웠다.
남 ....뭐?
여 아르바이트한다고 못만난다 그랬던 거. 다 초밥 먹고 탈나서
그런거였다구.
남 진짜야?
여 어. 그땐 말 그래도 못난이 윤은서였거든.
다시 생각해도 웃기네.
남 난 진짜 몰랐는데. 은서야. 나 갑자기 너한테 막 미안해지면서
그때 내가 못해준 거 지금이라도 다 해주고 싶은데...
여 장난해?
남 아니 장난이 아니고. 나는 니가 그렇게까지 날 좋아한줄은
몰랐거든. 그러니까 우리 다시..
(E) 전화번호 누르는
남 뭐해?
여 거기 경찰이죠? 여기 스토커 한명이 있는데..
남 야! 야. 하지 마.
(E) 전화 억지로 닫고
남 너 뭐해!
여 싫다는데 그러니까 왜 자꾸 따라붙구 난리야.
남 (멋있게) 너.. 진짜 내가 싫어?
여 그래!
남 잘 봐. 니가 그렇게 좋아죽고 못살던.. 나.. 봉덕이야.
여 지금 다시 보니까..
남 (기대)
여 너 많이 늙었다. 완전 구려.
(M) 남과 여 - 타이푼
(E) 삐뽀삐뽀 경찰차 소리
남 은서와 한참 얘기하고 있는데.
은서의 끊긴 전화를 추적한 경찰차가 들이닥쳤고.
난 꼼짝 없이 체포당했다.
남 저 진짜 아니거든요~ 야. 윤은서 빨리 얘기 안해?
여 ........
남 저는 진짜 스토커 아니에요. 은서 얘랑 고향친구구요.
여 원래 아는 사람이 그런 식으로 돌변하는 법이잖아요.
따끔하게 혼 좀 내 주세요.
남 ....라는 은서의 한마디에 나는 구치소에서 하룻밤을 보내야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E)계단 내려오는
여 수고했다. 기분이 어때?
남 야! 너!!!!
여 또 한번 나한테 그러면 또 신고할거니까, 그렇게 알아.
그리고 이거.
남 뭔데 이게!
여 두부는 이 시간에 어디 살 데가 없더라.
두유 사왔어. 따뜻할거야.먹고 정신 차려.
(E) 또각또각 걸어가는
남 야. 너무 유치한 거 아니냐?
여 뭐?
남 그래. 10년 전에 니가 나한테 상처 많이 받았다는 거, 알겠거든?
여 .....
남 그래서 독하게 이 앙물고 10년동안 공부도 열심히 하고.
너도 잘 가꿔서. 지금 진짜 멋진 여자로 나타난 것도 잘 알겠어.
이제 나랑은 레벨이 틀린 사람이 됐다는 것도 잘 알겠어.
여 알면 됐어.
남 그래도 나한테 기회는 줘야 되는 거 아니냐?
여 기회..?
남 너한테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는 기회.
남 순간 은서의 표정이 흔들렸다.
그럼 그렇지.. 은서는 그런 아이였다.
지금 아무리 독한 척 굴어도, 그 아이의 여리고 착하고 우유부단한
본성이 사라지진 않는다.
(M) 나를 잊지 말아요 - 거북이 *전영록
(E) 커피잔 소리
남 은서야 여기..
(E)걸어와서 앉고
남 나와줘서 고맙다.
여 니가.. 나한테 사과..하고 싶다고.. 그랬잖아.
남 오늘 화장 잘 먹었다 너.
여 화장 별로 안했어. 원래 피부 좋단 소리 듣고 살아.
남 그래. 니가 예전에도 피부는 좋았어.
여 그만하고. 할 말이나 해.
남 야. 뭘 그렇게 서둘러. 여기 커피도 맛있고. 초코케익도 맛있거든?
일단 먹고 얘기해.
(E)접시 밀어주며
남 먹어.
여 그래 그럼.
남 원래, 맛있고 달콤한 것 앞에서는 사람이 더욱 유해지기 마련이다.
커피를 마시고 케익을 먹는 동안에, 그녀의 마음도 무장해제되어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M) 칵테일사랑 -마로니에
(E) 걸어가는 소리
남 왜.. 사람이 그렇잖아.
어제의 내 행동도... 이해하기가 힘들고.
내가 왜 그랬을까... 그런 생각 하게 마련이잖아.
여 무슨 서론이 이렇게 길어.
남 미안하다.
여 ....
남 그때 내가 어렸어. 그래서.. 니 마음이 진심인 줄도 모르고
장난치고. 무시했어.
여 .....
남 정말 미안하다.
(M)I'm sorry - 팀
(E) 걸어와서 멈추고
여 다 왔어. 이제 그만 가.
남 그럼 내 사과 받아주는거야?
여 그렇다니까. 다 지난 일이잖아.
솔직히. 내가 지금 이렇게 된 것도 니 덕분이라고도 할 수 있고.
남 그렇지!!! 바로 그 뽀인트.. 잘 찝어냈어.
여 뭐?
남 나 아니었으면 니가 이렇게 잘됐겠어?
솔직히 말이야. 나는 니가 퍼부은 저주대로.. 인생 완전 구려졌다.
여 참나..
남 그치만 나도 너 보면서 깨달은 바가 있고...
취직 준비도 다시 하려고 그래.
여 그래 뭐.. 잘생각했다.
남 그냥 니가.. 친구로서... 응? 친구로서!! 나랑 가끔 만나고..
얘기도 하고.. 그래줬으면 큰 힘이 될 것 같은데.
그래 줄 수 있냐?
여 어?
남 망설이는 그녀의 표정을 보는데. 이상하게 가슴이 떨려왔다.
조건 완벽해져서 돌아온 그녀에게 접근한 건
로또를 사는 기분과도 비슷했던 거였는데.
왜.. 마음이 이런건지.
왜.. 이렇게 떨리는건지.
여 좋아..
(M)Happy heart (중간 부분)
(E) 뭔가 지글지글 굽는
남 야.. 내가 너 만날 때나 이런 거 먹어보지
여 어우.. 이 먹깨비.
남 공부하려면 체력이 우선이잖아.
여 그런 말은 내가 해줘야 되는 거 아니냐?
남 누가 하면 뭐 어때.
여 너는 변한 듯 하면서도 하나도 안변했냐 그렇게?
남 사람은 일관성 있는 게 좋은거야. 안 그러냐?
여 말빨 좋은 것도 여전하고. 탄다. 얼른 먹어라.
남 어 그래 은서야.
남 다시 공부를 시작한 나에게 그녀는 물주였다.
병원 앞으로 찾아가면, 밥도 사주고 고기도 사주는
이쁘고 착한 물주.
여 너 내가 물주라고 생각하고 있지.
남 (화들짝) 어?
여 너라면 그럴 것 같아서.
남 야... 무슨 말을 그렇게... 섭섭하게. 나는 널 진짜 좋은 친구로..
생각하고 있지.
여 그런데 어쩌냐. 내 약혼자는 내가 너 이렇게 만나는 걸
별로 안좋아하거든.
남 ...약혼자?
여 같은 과 동료야. 너 병원 앞에 찾아온 걸 몇 번 봤나봐.
남 너... 약혼했었어?
여 어.
남 왜 말 안했어?
여 어? 어.... 글쎄...
남 그런 줄 알았으면 이런 뻔뻔한 짓 안했을텐데. 말을 하지 왜 안했어?
여 글쎄... 그게.... 왜 말 안했을까. 미안해.
(M) 배반 - 빅마마
(E) 걷는
남 그럼 이렇게 만나는 것도 마지막인거냐?
여 아마도...
남 설에 너 만나고. 그 뒤에 서울 와서도 계속 들러붙고.
이런저런 수작 부리고. 그러면서 그래도 간만에 재밌었는데.
여 ... 그랬니?
남 처음에 너한테 미안하다고 얘기했던 건,
니 얼굴 어떻게든 계속 봐야겠다는 마음 때문이었는데.
여 그럴 줄 알았다 내가.
남 그런데 지금 내가 하는 말은 진짜다.
여 .......?
남 진짜 미안했다.
여 .........
남 갈게.
(E)가는데
여 봉덕아.
나도 미안해. 10년 동안.. 너를 잊어본 적이 없었어.
아침에 눈 뜨면 너를 미워하고. 저녁에 눈감을 때 너를 미워하고.
공부하다 지치면 너를 미워하면서 힘을 내고.
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너를 미워하면서 다시 시작했어.
남 .........
여 지금도 이 마음이.. 너를 미워하는건지.. 그리워하는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렇게 길게... 널 잊지 못하고 떨쳐내지 못해서... 미안했어.
남 ....... 그래.
여 오늘 너 만나러 오면서. 그 사람이랑 크게 싸웠어.
그동안 이런 식으로 너 만나는 걸, 그 사람이 많이 싫어했거든.
이대로 갈 거면, 헤어지자는데. 그냥 나와 버렸어.
남 .......!
여 내가.. 이런 말을.. 왜 하는지.. 나 갈게.
남 우유부단하고, 정많고, 바보 같고, 미련스러운 그녀가
뛰어가기 시작한다.
어쩌면 내가 지금 달려가면, 그녀를 잡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점점 멀어지는 그녀를 보며.
나는 뛰어가 붙잡고 싶은 마음과. 그대로 포기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리고 그녀가 내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 뒤에야
난 뛰기 시작한다. 너무 늦지 않기를 바라며.
(M) 주제음
2008-02-02(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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