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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31일 목요일 대본 및 수록곡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24화 - 동거남녀


(M) 주제음 (우리 다시 시작해보자 - 김동률)


(E) 급하게 신발 신는 소리


남     출근 안해?

여     (졸린 목소리) 응. 오늘 오후 근무.

남     열쇠 화분 밑에 두고 가.

여     어. 저녁에 일찍 올거야?

남     별 약속 없으면. 간다.

여     어. 


(E) 문 닫고


남     그녀와 연애한 지 3년.

        그리고 함께 살게 된 건 얼마 전부터였다.


여     어떡하지?

남     왜?

여     집주인이 집을 비워달래.

남     갑자기?

여     이번이 2년 계약 기간이 끝나긴 해.

남     그럼 다른 집 알아봐야지.

여     그런데... 요즘 전세값이 장난이 아니잖아.

        돈을 좀 보태서 구해야 하는데... 펀드 넣어둔 게

        요새 너무 떨어져서 지금 빼기가 좀 그래.

남     하긴.... 

여     전세를 줄여서 월세를 알아봐야 되나...

남     월세는 부담이 너무 크지 않아?

        매달 몇십씩 내야 하잖아.

여     그렇긴 하지.

남     돈 좀 구해질때까지 우리집에 있든가...

여     ......어?

남     아니 뭐... 다른 뜻이 있어서가 아니고...

        니가 필요하면 그렇게 하라구. 방도 두개고....

여     그렇기는 한데....

남     니가 선택해. 나야 니가 곤란한 것 같아서 그런 거니까.

(M) 혜성 - 윤하


(E) 짐 나르는

남     (한숨) 다 끝났어?

여     밑에 옷상자 하나 더 있어.

남     야, 너 무슨 옷이 이렇게 많아. 너 옷집 했냐?

여     뭐 이정도루 그래. 이사오면서 친구들도 많이 주고 경매사이트에

        내다 팔기도 하고 그러면서 정리한거야.

남     펀드해서 돈 없는 게 아니고 옷 사느라 돈을 다 썼구만?

여     그럼 나 정도 스타일 유지하기가 어디 쉬운 줄 알아?

        언젠 옷 센스 있게 잘 입는다고 좋아라 하더니.

남     옷이 많은 거랑 잘 입는 거랑 같아?

여     뭐가 틀려. 옷이 많아야 이거저거 골라서 잘 입을 수도 있는거지.

        아우 잔소리 말고 밑에 가서 옷상자나 가지고 오셔.

남     아... 허리야...


(E) 문 열고 나가고

(M) 환상 속의 그대 (첫부분부터)


(E) 밥 먹는

남     사람을 그렇게 종 부리듯 부려놓고

        겨우 라면이야?

여     계란 두개나 넣었어. 맛있게 먹어.

남     너.... 요리 할 줄 몰라?

여     어?

남     아니... 니 블로그에는 무슨 리조또니 뭐니...

        니가 한 거라고 하면서 요리 잔뜩 올려놨잖아.

여     아.... 그거?

남     아....그거???

여     딴데서 퍼온 것도 있고. 내가 한 것도 몇 개 있긴 있어.

        스파게티나 그런 거. 그런데 그런 거 한번 하려면

        몇시간이나 걸리는 줄 알아? 부엌도 난장판 쳐야 되고.

        엄청 힘들어.

남     그럼 그렇지.

여     왜 그래 표정이?

남     아니 나는 그래도 은근 기대했지.

        너랑 같이 살게 되면 밥은 좀 제대로 얻어먹겠다 싶어서.

여     어머? 그럼 나를 무슨 밥순이로 들어앉힌거야?

남     들어앉히기는 무슨. 말 시키지 마. 라면 뿔어.

여     그리구 밥 다 먹구, 내 방에 창문 좀 손 봐 줘. 바람 들어와.

남     니 방?

여     아니... 이쪽 방은 자기가 쓸 거구, 내가 이쪽 방 쓰는 거 아냐?

남     (웃고) 야... 무슨 이제 같이 살건데 니방 내방이 어딨어.

여     뭐?

남     아니.. 저쪽 방은 내가 일할 때 쓰는 방이란 말이야. 컴퓨터랑

        다 그쪽에 있고...

여     그러니까 내가 그 방을 쓰겠다구.

        나 그 컴퓨터 쓰려구 노트북도 팔고 왔어.

남     야.. 안돼...

여     안되는 게 어딨어. 같이 좀 쓰자.

(M) Kissing you - 소녀시대


(E) 화장실 물 내리는

(E) 문 닫고 나오는


남     야.. 무슨 화장실을 이렇게 오래 써.

        바빠 죽겠구만.

여     어. 지금 들어가게?

남     왜 이래.

여     한 오분만 있다가 들어가면 안될까?

남     뭐?

여     아니..... 신문이라도 보든가....

남     아 참.. 나도 급해.

여     아니... 자기야.


(E) 들어갔다가 후다닥 나오고

남     야!!! 

여     .....왜...

남     저거 무슨 냄새야?

여     냄새? 무슨 냄새?

남     어후... 내가 비위가 약한 편이 아닌데...

여     뭐?

남     아니.. 시골 가서 웬만한 쇠똥 냄새에도 끄떡 안하는 편인데.

        이건 못 참겠다. 쇠똥 냄새보다 훨씬 강력해.

여     (발끈) 뭐? 쇠똥 냄새?

남     야.. 진짜 홀딱 깬다 너..

여     지금 말 다 했어?

남     내가 남자친구로서 걱정이 돼서 하는 말인데....

        혹시 뱃속에 숙변이 있다던가... 그런 거 아냐?

여     ...어?

남     이건 하루 이틀 묵혔던 그런.. 냄새가 아닌 것 같아서 그래.

        내가 보기엔 너 장운동 좀 해야겠다. 요새 약도 많이 나왔던데

        그런 거라도 좀 복용해.

여     알았으니까.. 좀 그만 해.

남     준비하고 나가야겠다 난.

여     ...화장실 간다며.

남     그냥 지하철 화장실 갈래. 그 편이 낫겠어.

(M) 거침없이 하이킥 - 무가당


남     그녀와의 생활은 불편했지만, 즐거웠다.


(E) 대문 열고 들어오는

남     나 왔어.

여     어. 왔어? 빨리 와. 축구 한다.

남     어? 한일전이네?

여     오징어 구워놨지롱.

남     난 맥주사왔는데.

여     우와... 센스쟁이.

        안 그래도 맥주 먹고 싶었는데 어떻게 알고.

(E) 캔맥주 따는

(E) 가볍게 건배하고


여     아.... 저기서 롱 패스를 하면 안되지. 일단 압박수비 하면서...

        그렇지. 짧은 패스로 중앙 돌파. 오케이.


남     승부욕 강한 그녀와 스포츠 경기를 함께 보는 일은 즐거웠다.

        또 가끔은.


(E) 샤워하는 소리 멈추고

(E) 문 열고 나오는


남     오우... 윤여사. 오늘 멋지신데?

여     왜 이래 느끼하게?

남     아니.... 예전엔 화장한 얼굴만 봤는데.

        이렇게.. 목욕 막 한 쌩얼 보니까 느낌이 확 다르다.

여     원래 진짜 예쁜 여자는 화장빨이 아니거든.

        이렇게 맨 얼굴일 때 진품과 짝퉁이 가려지는거거든요.

남     좀 띄워줬더니 금방 또 저런다.

        근데 넌 이쁜 잠옷 같은 거 없냐? 맨날 츄리닝이야?

여     이쁜 잠옷?

남     왜.. 실크 원피스 같은 거 있잖아.

여     그런 거 거추장스럽기만 하구. 이런 게 편하지.    

        갑자기 슈퍼 가야 되면 위에 잠바 하나만 걸치고 뛰어가면 되잖아.

남     됐다. 내가 뭘 더 바라겠냐.

        말 나온 김에 슈퍼 가서 캔맥주나 사와라.

여     냉장고에 없어?

남     없어. 니가 온 다음부터 맥주도 그렇고 쌀도 그렇고

        라면도 그렇고.. 뭐가 너무 빨리 줄어.

여     뭐?

남     치약도 그렇고. 비누도 그렇고. 야. 전기세도 만원이 더 나왔고.

        너 매일 샤워한다고 더운물 너무 많이 써서 수도세랑 가스비는

        두배가 더 나왔어.

여     어머어머... 자기 너무 쪼잔하다.

남     뭐? 쪼잔?

여     내가 생활비 내잖아.

남     생활비? 꼴랑 20만원? 그걸로는 너 보름치 밥값도 안나와.

여     기막혀. 알았어. 더 낼께. 얼마 더 낼까?

남     누가 더 내래? 그냥 그렇다는 거지. 알고는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얘기하는거야.

여     웃겨 진짜. 이래서 사람은 같이 살아봐야 안다는건지....

        누가 알았겠어? 자기가 이렇게 쪼잔한 쫌생이에 밴댕이였다는 걸?

남     누가 할 소릴? 내가 알았겠냐?

        니가 이렇게 선머슴에 숙변이 가득찬 스컹크였다는 걸?

여     뭐어?

(M) Tell me (전주부분부터)


(E) 문 두드리는 소리

여     (문 밖에서) 봉덕아~ 놀자~ 봉덕아~ 김봉덕~

(E) 대문 열고

남     야. 이름 부르지 말랬지.

여     왜~ 봉덕이. 촌시럽고 좋잖아. (킬킬 웃고)

남     어디서 이렇게 술을 마셨어.

여     회식...

남     잘한다. 여자애가 술 마시고 만취해서는...

여     거기에 여자애란 말은 왜 들어가실까?

        술 마시고 취하는 건, 자기도 자주 그러잖아.

남     그래도... 요즘엔 밤에 이렇게 취해서 돌아다니는 거 위험하잖아.

여     나 걱정해서 한 말이야 그럼?

남     당연하지.

여     (흐흥.. 웃고) 걱정마세요. 사진부에 새로 들어온 사진기자 있거든?

        스물 일곱밖에 안된 녀석인데. 그 녀석이 데려다 주더라?

남     그래?


(E) 집전화벨 울리고

남     이 밤중에 누구야?

(E) 걸어가서 전화 받고

남     여보세요?  네... 맞는데요. 신현수씨요?

여     (술 확 깨며) 아. 내 전화다.

(E)얼른 가서 전화 받고

여     여보세요? 어, 현수씨. 집에 잘 들어왔어요.

        아... 방금요? 우리 오빠에요. 오빠랑 같이 살거든요.

        그래요 현수씨두 잘 자구요.

(E)전화 끊고

남     오빠?

여     에이 그럼 뭐라 그래. 남자랑 동거하고 있다고 그럴 순 없잖아.

남     너 데려다 줬다는 사람?

여     어.
남     그런데... 왜 집으로 전화한거야?

여     그러게. 휴대폰이 꺼져 있어서 집으로 했다네.

남     집번호를 어떻게 알고?

여     그러게? 이상하네? 어떻게 알았지?

        인사부 기록 같은 거 봤나?

남     너 거기에 우리집 번호 적어놨냐?

여     어. 

남     간도 크네.

여     그러니까 혹시라도 회사에서 나 찾는 전화 오면, 오빠인 척 좀 해 줘.

남     그래... 알았다.

여     아 피곤하다. 나 먼저 잘께.


남     어쩌면, 그 남자가 그녀를 좋아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 같으면 꼬치꼬치 캐물었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그 순간엔 왠지 그런 모든 게 귀찮았다.

        한편... 무료하기만 한 우리 관계에

        어떤 식의 변화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게 좋은 것이든..... 좋지 않은 것이든....

(M) 배반 - 빅마마


---------------------------1부 끝 ----------------------



(E)대문 열고 들어오는

남     늦었네?

여     어.. 야근. 맥주 마셔?

남     어. 하나 마실래?

여     씻고나올께. 

(E) 화장실 문 들어가는


남     그녀가 쇼파 위에 아무렇게나 두고 간

        서류 봉투 안엔 사진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봄 화보를 만드는 중인 것 같았다.


(E) 서류에서 꺼내 사진 넘겨보는


남     모델들과 함께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사진들인 것 같았는데.

        그 사진들을 몇장 쯤 넘기다.. 순간 난 멈칫했다.

        거기에는 스튜디오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는 그녀의

        사진들이 있었다.

        웃는 모습. 하품하는 모습. 모델들에게 뭔가 얘기하는 모습 등...

        이 사진은 아마...

        새로 들어왔다는 남자 후배가 찍어준 게 아닐까.


(E) 화장실에서 나오는


여     나도 맥주 줘.

남     너 이 사진 봤어?

여     어? 무슨 사진?

남     여기 이거...

여     아... 이거? 별 거 아냐. 냉장고에 맥주 있지?

남     너 혹시.. 이 남자랑 뭐 있는거야?

여     그런 거 아니야.

남     아닌데? 

여     사진 몇장 찍어줄 수도 있잖아.

        그리고...

남     그리고 뭐.

여     만에 하나 그애가 그런 감정이라고 해도, 나는 아니야.

        그럼 된 거 아냐?

남     그래서 그렇게 하라고.. 내버려두고 즐기는거야?

여     뭐?? 즐겨?

남     솔직히 그러는 거잖아. 너 그 후배한테 내 얘기했어?

여     그건....

남     동거한다는 얘기까지 하기 힘들면 남자친구 있다는 얘기 쯤은 할 수

        있잖아.

여     남자친구 있다는 얘긴 했어.

남     거짓말..

(M)거짓말 - 빅뱅


(E)맥주 캔 따는

여     나랑 영화보러 간 거. 마지막이 언젠지 알아?

남     뭐?

여     나랑 까페에 가서 커피 마신 건?

남     지금 누가 그런 거 따지재?

여     자기랑 같이 살면서, 나는 결혼에 대한 꿈이랄까.. 그런 게

        사라지는 기분이야.

남     꿈?

여     아... 내가 자기랑 결혼하면 이렇게 살겠구나.

남     ....

여     영화는 그냥 비디오 나오면 빌려다 집에서 보고.

        커피는 비싼 까페에서 사먹지 않고 집에서 내려서 먹고.

        알콩달콩 투닥투닥... 가끔은 재미있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은.. 시시하겠다.

남     시시해?

여     자기는 왜 나한테 결혼하자고 안했어?

남     뭐?

여     6개월 전에도 자기는 결혼하자고 안했고. 같이 산 지 6개월이 지난

        지금도 그런 말 안하잖아. 솔직히, 자기도 속으론 시시했던 거 아냐?

남     그건....

여     현수씨가 나한테 갖고 있는 마음. 나도 알고 있어.

        그리고 자기 말대로 조금은 즐기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어.

        그 사람을 좋아하는 건, 정말 아닌데.

        누군가가 나를 위해서, 내 마음에 들고 싶어서

        애쓰는 모습을 보는 게. 기분 좋았어.

남     ........

여     당신은 이제 더 이상 나를 위해서 애쓰지 않잖아.

        그리고. 그건 나도 마찬가진 것 같아.

(M) 남자 때문에 - 주


여     전화해. 

남     어...

여     가끔 밥도 먹고 그러자.

남     어. 그러자.

여     뭐.. 회사도 바로 옆이고. 안보고 싶어도 자주 보겠다. 그지.

남     그렇겠지 뭐.

여     그럼.. 잘 있어.

남     그래. 잘가.

(E) 문 닫고 가는


남     6개월을 함께 살았던 내 집에서. 그녀가 나가던 날.

        나는 대청소를 했다.

        이제 목욕탕에서 긴 머리카락을 치우지 않아도 된다는 게

        솔직히 좀 기뻤다.

        컴퓨터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고.

        밤늦게까지 게임을 한다고 잔소리 듣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도....

        다른 친구들에게 죄책감 없이 여자를 소개받을 수도 있다는 게

        기뻤다.

(M) 만약에 우리  /  진호


(E) 문 열고 들어오는

남     가끔... 휑한 집안을 볼 때면

        가슴이 시려오기도 했지만.

        처음엔..그렇게 난 자리가 눈에 들어오는 거라고

        생각했다. 


(E) 휴대폰 벨 소리

남     여보세요.

여     (애써 밝게) 어. 나야.

남     어.. 무슨 일이야?

여     나 집에 옷가방 하나를 놓고 온 것 같아.

남     그래? 

여     어. 옷장 서랍 바닥에 넣어둔 거 잊어버렸어.

남     그럼 와서 가져가.

여     언제?

남     아무 때나. 내가 화분밑에 열쇠 놓고 갈께.

여     ...너 없을 때 가라구?

남     그럼.... 있을 때 오든가. 지금.. 올래?

여     그럴까 그럼?


남     전화 끊긴지 오분도 안돼.. 그녀가 집으로 왔다.


여     집이 더 깨끗해졌네?

남     너 없으니까 청소가 한결 쉽더라.

여     얼굴도 더 좋아진 것 같다?

남     그래?요새 헬스 끊어서 운동하거든.

여     나 없는 게 오히려 좋은가봐?

남     쓸데없는 거 물어보지 말고. 가져간다는 거나 가져가.

여     (샐쭉) 알았어. 가지 말래도 가.

(E) 몇걸음 가는데

남     그런데 너.... 아파트 아래에서 전화한거냐?

여     어?

남     바로 왔잖아.

여     근처 지나는 길에.

남     그래? 근데 너 그거 아냐?

여     뭐?

남     너는 거짓말하면 바로 티난다.

여     하.. 그래?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거 보니까

        내가 진짜 능숙한 거짓말쟁인가보네.

남     .....뭐?

여     나는 이거 말고도 거짓말 진짜 많이 했는데.

        하나도 눈치 못채놓고...

남     무슨 거짓말.

여     갈께. 

남     옷 가지러 왔다며.

여     그것도 거짓말이야.

(M) 그깟 사랑 - 먼데이키즈


(E) 걸어가는 걸음 뒤로 쫓아가는 걸음


남     잠깐만..

여     왜.

남     무슨 거짓말을 했냐고. 얘기해 보라구.

여     이제와서 그거 알면 뭐하게?

남     물어봐달라고 말 꺼낸 거 아냐?

여     ........

남     넌 늘 그런식이야.

        하고 싶은 말을 해. 그렇게 빙빙 돌리거나 다른 소리 하지 말고.

여     나 지금 어디 사는지 궁금하지 않아?

남     .......

여     예전에 살던 집에 살아.

남     뭐? 그집 계약 기간 끝나서 우리집으로 이사왔던 거잖아.

여     안 끝났어. 전세금 올려달란 소리도 안했어.

        거기 중요한 짐들은 다놓고 옷가방만 가지고 온거야.

남     .....뭐? (기막히고) 왜?

여     당신이랑 살고 싶어서.

(M) 첫눈에 - 윤하


(E) 찻잔 소리

남     마셔. 몸이 꽁꽁 얼었잖아.

여     ......

남     마셔. 니 소원대로 까페 왔잖아.

(E)마시고 

여     3년을 만났는데. 점점 깊어지는 것 같지가 않았어.

        우리는 산 정상까지 함께 올라갔다가 하산하는 사람들 같았어.

남     ......

여     뭔가 돌파구가 없을까 생각하다가...

남     그래서 같이 살아보자 생각했다구?

여     응. 그런데 오히려 더 나빠졌어.

        우리의 사랑이 일상이 돼 가는 게 싫었어.

남     그럼... 니 후배한테 집전화번호도 일부러 가르쳐 준 거였어?

여     ........응.

남     참 너답다. 그 사진도.. 그럼 일부러 나 보여준거였어?

여     .......

남     너무 유치하다는 생각 안드냐?

여     그래. 난 그렇게 유치해.

        결국... 헤어지자고 하면 그래도.. 당신이 최소한 나를 붙잡아주거나

        그리워해주거나. 다시 만나자고 하거나. 그럴 줄 알았어.

        그런데. 그것도 아니더라?

        회사 근처에서라도 우연히 만나질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안되고.

남     그래서. 또 거짓말하고 여길 찾아온거고?

여     그래.... 보고 싶었어.

(M) 보고싶은 날엔 -VOS


(E) 잔 내려놓고

여     갈께..

남     .........

(E) 걸어가다가

남     또 나중에 이상한 거짓말하고 돌아올거면, 가지도 마라.

여     뭐?

남     남들은... 헤어진 여자 보고 싶은 순간이...

        무슨 향수 냄새 같은 거 맡을 때라는데.

        나는 왜... 화장실 가서 큰일 볼 때마다 니가 보고 싶은건지.

여     (기막히고) 뭐가 어째?

남     나는 큰일 보는 게 규칙적이잖냐.

        하루에 한번씩.... 꼭 화장실에 가서 앉아있는데.

        그때마다 니가 생각났으니까. 그래. 최소한 하루에 한번은

        니 생각을 했나보다.

여     ....기..막혀...

남     아... 가끔은 컴퓨터 할 때도 생각했구나.

        너 없어서 참 편하다... 하면서.

여     그랬겠지.

남     또 맥주 마실 때도... 니 생각 날 때 있긴 있더라.

        니가 오징어 구워서 마요네즈에 찍어주면 맛있었지.... 하면서.

여     ........

남     아.. 또 화분에 물줄 때도.

        그래도 니가 물 하나는 성실하게 잘 줬는데. 이런 건 좀 귀찮네.

        다시 오라고 해서 물이나 좀 주라고 할까...

여     ........

남     다시 지루한 반복이어도 상관 없겠냐?

여     ...어?

남     또 실망하고. 또 지겹고. 또 딴 생각 들고. 끝없이 섭섭하고.

        그래도 상관 없겠어? 우리 다시 한번.. 해볼까?

여     .........


남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는 대신..

        나를 슬쩍 흘겨본다.

        결국은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듯이... 내 마음은 이제야

        평안을 찾는다.

(M) 주제음





2008-01-30(1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