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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24화 - 동거남녀
(M) 주제음 (우리 다시 시작해보자 - 김동률)
(E) 급하게 신발 신는 소리
남 출근 안해?
여 (졸린 목소리) 응. 오늘 오후 근무.
남 열쇠 화분 밑에 두고 가.
여 어. 저녁에 일찍 올거야?
남 별 약속 없으면. 간다.
여 어.
(E) 문 닫고
남 그녀와 연애한 지 3년.
그리고 함께 살게 된 건 얼마 전부터였다.
여 어떡하지?
남 왜?
여 집주인이 집을 비워달래.
남 갑자기?
여 이번이 2년 계약 기간이 끝나긴 해.
남 그럼 다른 집 알아봐야지.
여 그런데... 요즘 전세값이 장난이 아니잖아.
돈을 좀 보태서 구해야 하는데... 펀드 넣어둔 게
요새 너무 떨어져서 지금 빼기가 좀 그래.
남 하긴....
여 전세를 줄여서 월세를 알아봐야 되나...
남 월세는 부담이 너무 크지 않아?
매달 몇십씩 내야 하잖아.
여 그렇긴 하지.
남 돈 좀 구해질때까지 우리집에 있든가...
여 ......어?
남 아니 뭐... 다른 뜻이 있어서가 아니고...
니가 필요하면 그렇게 하라구. 방도 두개고....
여 그렇기는 한데....
남 니가 선택해. 나야 니가 곤란한 것 같아서 그런 거니까.
(M) 혜성 - 윤하
(E) 짐 나르는
남 (한숨) 다 끝났어?
여 밑에 옷상자 하나 더 있어.
남 야, 너 무슨 옷이 이렇게 많아. 너 옷집 했냐?
여 뭐 이정도루 그래. 이사오면서 친구들도 많이 주고 경매사이트에
내다 팔기도 하고 그러면서 정리한거야.
남 펀드해서 돈 없는 게 아니고 옷 사느라 돈을 다 썼구만?
여 그럼 나 정도 스타일 유지하기가 어디 쉬운 줄 알아?
언젠 옷 센스 있게 잘 입는다고 좋아라 하더니.
남 옷이 많은 거랑 잘 입는 거랑 같아?
여 뭐가 틀려. 옷이 많아야 이거저거 골라서 잘 입을 수도 있는거지.
아우 잔소리 말고 밑에 가서 옷상자나 가지고 오셔.
남 아... 허리야...
(E) 문 열고 나가고
(M) 환상 속의 그대 (첫부분부터)
(E) 밥 먹는
남 사람을 그렇게 종 부리듯 부려놓고
겨우 라면이야?
여 계란 두개나 넣었어. 맛있게 먹어.
남 너.... 요리 할 줄 몰라?
여 어?
남 아니... 니 블로그에는 무슨 리조또니 뭐니...
니가 한 거라고 하면서 요리 잔뜩 올려놨잖아.
여 아.... 그거?
남 아....그거???
여 딴데서 퍼온 것도 있고. 내가 한 것도 몇 개 있긴 있어.
스파게티나 그런 거. 그런데 그런 거 한번 하려면
몇시간이나 걸리는 줄 알아? 부엌도 난장판 쳐야 되고.
엄청 힘들어.
남 그럼 그렇지.
여 왜 그래 표정이?
남 아니 나는 그래도 은근 기대했지.
너랑 같이 살게 되면 밥은 좀 제대로 얻어먹겠다 싶어서.
여 어머? 그럼 나를 무슨 밥순이로 들어앉힌거야?
남 들어앉히기는 무슨. 말 시키지 마. 라면 뿔어.
여 그리구 밥 다 먹구, 내 방에 창문 좀 손 봐 줘. 바람 들어와.
남 니 방?
여 아니... 이쪽 방은 자기가 쓸 거구, 내가 이쪽 방 쓰는 거 아냐?
남 (웃고) 야... 무슨 이제 같이 살건데 니방 내방이 어딨어.
여 뭐?
남 아니.. 저쪽 방은 내가 일할 때 쓰는 방이란 말이야. 컴퓨터랑
다 그쪽에 있고...
여 그러니까 내가 그 방을 쓰겠다구.
나 그 컴퓨터 쓰려구 노트북도 팔고 왔어.
남 야.. 안돼...
여 안되는 게 어딨어. 같이 좀 쓰자.
(M) Kissing you - 소녀시대
(E) 화장실 물 내리는
(E) 문 닫고 나오는
남 야.. 무슨 화장실을 이렇게 오래 써.
바빠 죽겠구만.
여 어. 지금 들어가게?
남 왜 이래.
여 한 오분만 있다가 들어가면 안될까?
남 뭐?
여 아니..... 신문이라도 보든가....
남 아 참.. 나도 급해.
여 아니... 자기야.
(E) 들어갔다가 후다닥 나오고
남 야!!!
여 .....왜...
남 저거 무슨 냄새야?
여 냄새? 무슨 냄새?
남 어후... 내가 비위가 약한 편이 아닌데...
여 뭐?
남 아니.. 시골 가서 웬만한 쇠똥 냄새에도 끄떡 안하는 편인데.
이건 못 참겠다. 쇠똥 냄새보다 훨씬 강력해.
여 (발끈) 뭐? 쇠똥 냄새?
남 야.. 진짜 홀딱 깬다 너..
여 지금 말 다 했어?
남 내가 남자친구로서 걱정이 돼서 하는 말인데....
혹시 뱃속에 숙변이 있다던가... 그런 거 아냐?
여 ...어?
남 이건 하루 이틀 묵혔던 그런.. 냄새가 아닌 것 같아서 그래.
내가 보기엔 너 장운동 좀 해야겠다. 요새 약도 많이 나왔던데
그런 거라도 좀 복용해.
여 알았으니까.. 좀 그만 해.
남 준비하고 나가야겠다 난.
여 ...화장실 간다며.
남 그냥 지하철 화장실 갈래. 그 편이 낫겠어.
(M) 거침없이 하이킥 - 무가당
남 그녀와의 생활은 불편했지만, 즐거웠다.
(E) 대문 열고 들어오는
남 나 왔어.
여 어. 왔어? 빨리 와. 축구 한다.
남 어? 한일전이네?
여 오징어 구워놨지롱.
남 난 맥주사왔는데.
여 우와... 센스쟁이.
안 그래도 맥주 먹고 싶었는데 어떻게 알고.
(E) 캔맥주 따는
(E) 가볍게 건배하고
여 아.... 저기서 롱 패스를 하면 안되지. 일단 압박수비 하면서...
그렇지. 짧은 패스로 중앙 돌파. 오케이.
남 승부욕 강한 그녀와 스포츠 경기를 함께 보는 일은 즐거웠다.
또 가끔은.
(E) 샤워하는 소리 멈추고
(E) 문 열고 나오는
남 오우... 윤여사. 오늘 멋지신데?
여 왜 이래 느끼하게?
남 아니.... 예전엔 화장한 얼굴만 봤는데.
이렇게.. 목욕 막 한 쌩얼 보니까 느낌이 확 다르다.
여 원래 진짜 예쁜 여자는 화장빨이 아니거든.
이렇게 맨 얼굴일 때 진품과 짝퉁이 가려지는거거든요.
남 좀 띄워줬더니 금방 또 저런다.
근데 넌 이쁜 잠옷 같은 거 없냐? 맨날 츄리닝이야?
여 이쁜 잠옷?
남 왜.. 실크 원피스 같은 거 있잖아.
여 그런 거 거추장스럽기만 하구. 이런 게 편하지.
갑자기 슈퍼 가야 되면 위에 잠바 하나만 걸치고 뛰어가면 되잖아.
남 됐다. 내가 뭘 더 바라겠냐.
말 나온 김에 슈퍼 가서 캔맥주나 사와라.
여 냉장고에 없어?
남 없어. 니가 온 다음부터 맥주도 그렇고 쌀도 그렇고
라면도 그렇고.. 뭐가 너무 빨리 줄어.
여 뭐?
남 치약도 그렇고. 비누도 그렇고. 야. 전기세도 만원이 더 나왔고.
너 매일 샤워한다고 더운물 너무 많이 써서 수도세랑 가스비는
두배가 더 나왔어.
여 어머어머... 자기 너무 쪼잔하다.
남 뭐? 쪼잔?
여 내가 생활비 내잖아.
남 생활비? 꼴랑 20만원? 그걸로는 너 보름치 밥값도 안나와.
여 기막혀. 알았어. 더 낼께. 얼마 더 낼까?
남 누가 더 내래? 그냥 그렇다는 거지. 알고는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얘기하는거야.
여 웃겨 진짜. 이래서 사람은 같이 살아봐야 안다는건지....
누가 알았겠어? 자기가 이렇게 쪼잔한 쫌생이에 밴댕이였다는 걸?
남 누가 할 소릴? 내가 알았겠냐?
니가 이렇게 선머슴에 숙변이 가득찬 스컹크였다는 걸?
여 뭐어?
(M) Tell me (전주부분부터)
(E) 문 두드리는 소리
여 (문 밖에서) 봉덕아~ 놀자~ 봉덕아~ 김봉덕~
(E) 대문 열고
남 야. 이름 부르지 말랬지.
여 왜~ 봉덕이. 촌시럽고 좋잖아. (킬킬 웃고)
남 어디서 이렇게 술을 마셨어.
여 회식...
남 잘한다. 여자애가 술 마시고 만취해서는...
여 거기에 여자애란 말은 왜 들어가실까?
술 마시고 취하는 건, 자기도 자주 그러잖아.
남 그래도... 요즘엔 밤에 이렇게 취해서 돌아다니는 거 위험하잖아.
여 나 걱정해서 한 말이야 그럼?
남 당연하지.
여 (흐흥.. 웃고) 걱정마세요. 사진부에 새로 들어온 사진기자 있거든?
스물 일곱밖에 안된 녀석인데. 그 녀석이 데려다 주더라?
남 그래?
(E) 집전화벨 울리고
남 이 밤중에 누구야?
(E) 걸어가서 전화 받고
남 여보세요? 네... 맞는데요. 신현수씨요?
여 (술 확 깨며) 아. 내 전화다.
(E)얼른 가서 전화 받고
여 여보세요? 어, 현수씨. 집에 잘 들어왔어요.
아... 방금요? 우리 오빠에요. 오빠랑 같이 살거든요.
그래요 현수씨두 잘 자구요.
(E)전화 끊고
남 오빠?
여 에이 그럼 뭐라 그래. 남자랑 동거하고 있다고 그럴 순 없잖아.
남 너 데려다 줬다는 사람?
여 어. 남 그런데... 왜 집으로 전화한거야?
여 그러게. 휴대폰이 꺼져 있어서 집으로 했다네.
남 집번호를 어떻게 알고?
여 그러게? 이상하네? 어떻게 알았지?
인사부 기록 같은 거 봤나?
남 너 거기에 우리집 번호 적어놨냐?
여 어.
남 간도 크네.
여 그러니까 혹시라도 회사에서 나 찾는 전화 오면, 오빠인 척 좀 해 줘.
남 그래... 알았다.
여 아 피곤하다. 나 먼저 잘께.
남 어쩌면, 그 남자가 그녀를 좋아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 같으면 꼬치꼬치 캐물었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그 순간엔 왠지 그런 모든 게 귀찮았다.
한편... 무료하기만 한 우리 관계에
어떤 식의 변화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게 좋은 것이든..... 좋지 않은 것이든....
(M) 배반 - 빅마마
---------------------------1부 끝 ----------------------
(E)대문 열고 들어오는
남 늦었네?
여 어.. 야근. 맥주 마셔?
남 어. 하나 마실래?
여 씻고나올께.
(E) 화장실 문 들어가는
남 그녀가 쇼파 위에 아무렇게나 두고 간
서류 봉투 안엔 사진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봄 화보를 만드는 중인 것 같았다.
(E) 서류에서 꺼내 사진 넘겨보는
남 모델들과 함께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사진들인 것 같았는데.
그 사진들을 몇장 쯤 넘기다.. 순간 난 멈칫했다.
거기에는 스튜디오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는 그녀의
사진들이 있었다.
웃는 모습. 하품하는 모습. 모델들에게 뭔가 얘기하는 모습 등...
이 사진은 아마...
새로 들어왔다는 남자 후배가 찍어준 게 아닐까.
(E) 화장실에서 나오는
여 나도 맥주 줘.
남 너 이 사진 봤어?
여 어? 무슨 사진?
남 여기 이거...
여 아... 이거? 별 거 아냐. 냉장고에 맥주 있지?
남 너 혹시.. 이 남자랑 뭐 있는거야?
여 그런 거 아니야.
남 아닌데?
여 사진 몇장 찍어줄 수도 있잖아.
그리고...
남 그리고 뭐.
여 만에 하나 그애가 그런 감정이라고 해도, 나는 아니야.
그럼 된 거 아냐?
남 그래서 그렇게 하라고.. 내버려두고 즐기는거야?
여 뭐?? 즐겨?
남 솔직히 그러는 거잖아. 너 그 후배한테 내 얘기했어?
여 그건....
남 동거한다는 얘기까지 하기 힘들면 남자친구 있다는 얘기 쯤은 할 수
있잖아.
여 남자친구 있다는 얘긴 했어.
남 거짓말..
(M)거짓말 - 빅뱅
(E)맥주 캔 따는
여 나랑 영화보러 간 거. 마지막이 언젠지 알아?
남 뭐?
여 나랑 까페에 가서 커피 마신 건?
남 지금 누가 그런 거 따지재?
여 자기랑 같이 살면서, 나는 결혼에 대한 꿈이랄까.. 그런 게
사라지는 기분이야.
남 꿈?
여 아... 내가 자기랑 결혼하면 이렇게 살겠구나.
남 ....
여 영화는 그냥 비디오 나오면 빌려다 집에서 보고.
커피는 비싼 까페에서 사먹지 않고 집에서 내려서 먹고.
알콩달콩 투닥투닥... 가끔은 재미있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은.. 시시하겠다.
남 시시해?
여 자기는 왜 나한테 결혼하자고 안했어?
남 뭐?
여 6개월 전에도 자기는 결혼하자고 안했고. 같이 산 지 6개월이 지난
지금도 그런 말 안하잖아. 솔직히, 자기도 속으론 시시했던 거 아냐?
남 그건....
여 현수씨가 나한테 갖고 있는 마음. 나도 알고 있어.
그리고 자기 말대로 조금은 즐기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어.
그 사람을 좋아하는 건, 정말 아닌데.
누군가가 나를 위해서, 내 마음에 들고 싶어서
애쓰는 모습을 보는 게. 기분 좋았어.
남 ........
여 당신은 이제 더 이상 나를 위해서 애쓰지 않잖아.
그리고. 그건 나도 마찬가진 것 같아.
(M) 남자 때문에 - 주
여 전화해.
남 어...
여 가끔 밥도 먹고 그러자.
남 어. 그러자.
여 뭐.. 회사도 바로 옆이고. 안보고 싶어도 자주 보겠다. 그지.
남 그렇겠지 뭐.
여 그럼.. 잘 있어.
남 그래. 잘가.
(E) 문 닫고 가는
남 6개월을 함께 살았던 내 집에서. 그녀가 나가던 날.
나는 대청소를 했다.
이제 목욕탕에서 긴 머리카락을 치우지 않아도 된다는 게
솔직히 좀 기뻤다.
컴퓨터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고.
밤늦게까지 게임을 한다고 잔소리 듣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도....
다른 친구들에게 죄책감 없이 여자를 소개받을 수도 있다는 게
기뻤다.
(M) 만약에 우리
/ 진호
(E) 문 열고 들어오는
남 가끔... 휑한 집안을 볼 때면
가슴이 시려오기도 했지만.
처음엔..그렇게 난 자리가 눈에 들어오는 거라고
생각했다.
(E) 휴대폰 벨 소리
남 여보세요.
여 (애써 밝게) 어. 나야.
남 어.. 무슨 일이야?
여 나 집에 옷가방 하나를 놓고 온 것 같아.
남 그래?
여 어. 옷장 서랍 바닥에 넣어둔 거 잊어버렸어.
남 그럼 와서 가져가.
여 언제?
남 아무 때나. 내가 화분밑에 열쇠 놓고 갈께.
여 ...너 없을 때 가라구?
남 그럼.... 있을 때 오든가. 지금.. 올래?
여 그럴까 그럼?
남 전화 끊긴지 오분도 안돼.. 그녀가 집으로 왔다.
여 집이 더 깨끗해졌네?
남 너 없으니까 청소가 한결 쉽더라.
여 얼굴도 더 좋아진 것 같다?
남 그래?요새 헬스 끊어서 운동하거든.
여 나 없는 게 오히려 좋은가봐?
남 쓸데없는 거 물어보지 말고. 가져간다는 거나 가져가.
여 (샐쭉) 알았어. 가지 말래도 가.
(E) 몇걸음 가는데
남 그런데 너.... 아파트 아래에서 전화한거냐?
여 어?
남 바로 왔잖아.
여 근처 지나는 길에.
남 그래? 근데 너 그거 아냐?
여 뭐?
남 너는 거짓말하면 바로 티난다.
여 하.. 그래?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거 보니까
내가 진짜 능숙한 거짓말쟁인가보네.
남 .....뭐?
여 나는 이거 말고도 거짓말 진짜 많이 했는데.
하나도 눈치 못채놓고...
남 무슨 거짓말.
여 갈께.
남 옷 가지러 왔다며.
여 그것도 거짓말이야.
(M) 그깟 사랑 - 먼데이키즈
(E) 걸어가는 걸음 뒤로 쫓아가는 걸음
남 잠깐만..
여 왜.
남 무슨 거짓말을 했냐고. 얘기해 보라구.
여 이제와서 그거 알면 뭐하게?
남 물어봐달라고 말 꺼낸 거 아냐?
여 ........
남 넌 늘 그런식이야.
하고 싶은 말을 해. 그렇게 빙빙 돌리거나 다른 소리 하지 말고.
여 나 지금 어디 사는지 궁금하지 않아?
남 .......
여 예전에 살던 집에 살아.
남 뭐? 그집 계약 기간 끝나서 우리집으로 이사왔던 거잖아.
여 안 끝났어. 전세금 올려달란 소리도 안했어.
거기 중요한 짐들은 다놓고 옷가방만 가지고 온거야.
남 .....뭐? (기막히고) 왜?
여 당신이랑 살고 싶어서.
(M) 첫눈에 - 윤하
(E) 찻잔 소리
남 마셔. 몸이 꽁꽁 얼었잖아.
여 ......
남 마셔. 니 소원대로 까페 왔잖아.
(E)마시고
여 3년을 만났는데. 점점 깊어지는 것 같지가 않았어.
우리는 산 정상까지 함께 올라갔다가 하산하는 사람들 같았어.
남 ......
여 뭔가 돌파구가 없을까 생각하다가...
남 그래서 같이 살아보자 생각했다구?
여 응. 그런데 오히려 더 나빠졌어.
우리의 사랑이 일상이 돼 가는 게 싫었어.
남 그럼... 니 후배한테 집전화번호도 일부러 가르쳐 준 거였어?
여 ........응.
남 참 너답다. 그 사진도.. 그럼 일부러 나 보여준거였어?
여 .......
남 너무 유치하다는 생각 안드냐?
여 그래. 난 그렇게 유치해.
결국... 헤어지자고 하면 그래도.. 당신이 최소한 나를 붙잡아주거나
그리워해주거나. 다시 만나자고 하거나. 그럴 줄 알았어.
그런데. 그것도 아니더라?
회사 근처에서라도 우연히 만나질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안되고.
남 그래서. 또 거짓말하고 여길 찾아온거고?
여 그래.... 보고 싶었어.
(M) 보고싶은 날엔 -VOS
(E) 잔 내려놓고
여 갈께..
남 .........
(E) 걸어가다가
남 또 나중에 이상한 거짓말하고 돌아올거면, 가지도 마라.
여 뭐?
남 남들은... 헤어진 여자 보고 싶은 순간이...
무슨 향수 냄새 같은 거 맡을 때라는데.
나는 왜... 화장실 가서 큰일 볼 때마다 니가 보고 싶은건지.
여 (기막히고) 뭐가 어째?
남 나는 큰일 보는 게 규칙적이잖냐.
하루에 한번씩.... 꼭 화장실에 가서 앉아있는데.
그때마다 니가 생각났으니까. 그래. 최소한 하루에 한번은
니 생각을 했나보다.
여 ....기..막혀...
남 아... 가끔은 컴퓨터 할 때도 생각했구나.
너 없어서 참 편하다... 하면서.
여 그랬겠지.
남 또 맥주 마실 때도... 니 생각 날 때 있긴 있더라.
니가 오징어 구워서 마요네즈에 찍어주면 맛있었지.... 하면서.
여 ........
남 아.. 또 화분에 물줄 때도.
그래도 니가 물 하나는 성실하게 잘 줬는데. 이런 건 좀 귀찮네.
다시 오라고 해서 물이나 좀 주라고 할까...
여 ........
남 다시 지루한 반복이어도 상관 없겠냐?
여 ...어?
남 또 실망하고. 또 지겹고. 또 딴 생각 들고. 끝없이 섭섭하고.
그래도 상관 없겠어? 우리 다시 한번.. 해볼까?
여 .........
남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는 대신..
나를 슬쩍 흘겨본다.
결국은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듯이... 내 마음은 이제야
평안을 찾는다.
(M) 주제음
2008-01-30(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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