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조회:
2007년 12월 25일 화요일 대본 및 수록곡

2007년 12월 25일 (화) 골든디스크 / 차 한 잔 하시죠

** 크리스마스 특집 / 크리스마스의 추억 **

 

첫 곡:   Christmas Medley / Salsoul Orchestra

 

김보인

 

- 사탕꾸러미 하나의 행복 -

어려운 형편이지만, 넷이나 되는 자식들을 키워오면서 남에게 싫은 소리 한번 듣지 않으며 사랑으로 키워주신 저희 어머니 그리고 또 아버지.크리스마스 전날밤 우리는 아버지가 신으시던 커다란 양말을 꺼내고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선물을 기대하며 오지도 않는 잠을 애써 청하며 꿈나라로 향하곤 했지요. 그토록 추웠던 어린 시절의 겨울.넷이나 되는 자식들 입에 풀칠해주는 것조차 버거웠던 그 시절, 저희 부모님이 느꼈을 크리스마스는 어쩌면 가난 속에 찾아오는, 자식들에게는 차마 말할 수 없는 쓰디쓴 아픔이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자식들에게만은 너무나도 크나큰 애정을 쏟던 부모님들이셨기에, 그토록 기대에 찬 자식들에게 아름다운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만들어 주시고 싶어 하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도 간절했으리라 여겨집니다. 드디어 멀리서나마 크리스마스임을 알리는 교회종소리가 은은하게 퍼지던 아침... 눈꼽 가득한 눈을 애써 부비며 저희 4남매는 떠지지 않는 눈을 간신히 떼고는 이내 양말이 걸린 곳으로 누가 먼저라 할 것없이 다가갔습니다. "우와~ 산타할아버지가 다녀가셨나보다. 양말 속에 뭔가가 들어있어." 기대 가득한 순진한 눈으로 양말 속 가득한 무언가를 꺼냈지요. 아빠 양말 하나 채우는 게 뭐 그리 어려웠을까만은 사는 게 너무나도 버겁던 그 시절, 저희 부모님은 4개나 되는 양말 속에 사탕꾸러미를 가득히 채우셨답니다. 사탕하나에도 행복해하는 저희 4남매를 바라보시며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셨을까를 생각해보니, 딸아이를 키우는 지금 부모가 된 입장에서 그 옛날의 저희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사탕 하나에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과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갖게 해주신 나의 어머니와 아버지.....가난은 결코 살아감에 있어서 걸림돌이 되지 않음을 손수 느끼게 해주신 너무나도 소중한 나의 부모님. 영원히 사랑합니다~

신청곡: The Gift / Aselin Debison

캐나다 출신의 소녀 팝페라 가수 ‘애슬린 데비슨’의 2002년 작품.

 

문자영

- 잊지못할 그 도시! 크리스마스....... -

그 친구를 만난 건 참 행운이었습니다. 사회 초년생으로 같은 기숙사, 그것도 2층 침대의 아래 위에서 생활 하게 된 우리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그 겨울을 보냈습니다. 회사를 마치고 고단한 몸을 이끌고 숙소에 들어오면 친구는 어김없이, 같은 방 아이들을 모아놓고 예전의 모험담을 들려주곤 했습니다. 아직 나이도 어린데 어찌나 많은 아르바이트를 했던지, 그 친구 얘기를 듣고 있자면 꼭 옛날 이야기 해주는 할머니처럼 재미있었습니다. 처음으로 부모님을 떠나 타지에서 맞이하게 된 크리스마스. 그 친구는 제 손목을 부여잡고 시내로 나가자고 했습니다. 그리곤 어느 쇼핑 센터에 들어가서 벙어리 장갑이랑 목도리를 사서 제게 건네는 것이었습니다. 평소 알뜰하기로 소문난 그 친구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눈을 찡끗해보였습니다. 요즘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잘 오지 않지만, 그해 크리스마스는 그림처럼 펑펑 눈이 내렸고, 아무도 밟지 않은 기숙사 앞 거리에서, 아무도 달리지 않은 그 하얀 눈위에 우리는 누가 말할 것도 없이 벌러덩 하늘을 향해 드러누웠습니다. 그 해 크리스마스는 부모님을 떠난 사회 초년생의 서러움을 달랠 수 있었던 크리스마스였습니다. 그 벙어리 장갑과 목도리가 어찌나 따뜻했던지... 크리스마스를 떠올릴 때면 그 씩씩했던 친구와 소담하게 내렸던 눈과, 그 회색빛 도시에서 웃을 수 있었던 추억들이 떠올립니다. 그때 말은 안했지만 그 친구에게 얼마나 의지를 했었는지 모릅니다. 제게는 산같이 든든한 친구였으니까요.. 그 친구, 결혼도 했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을 텐데... 대구 어디쯤에 산다고 그랬는데, 아쉽게도 연락이 끊기고 말았습니다. 김지영! 그 때 참 고마웠었다. 크리스마스가 되니까 니 생각많이 난다. 보고싶다 친구야~

신청곡: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 Mariah Carey

머라이어 캐리가 발표한 1994년 캐롤 앨범 'Merry Christmas'에 수록된 노래로 크리스마스 송.

 

주영국

 

- 너무 뜻깊었던, 5년 전 크리스마스 -

전 대동물과 소동물들을 치료해 주는 수의사입니다. 5년 전 12월24일도 정신없이 오전에 목장을 돌아다니는데, 한 녀석이 임신을 해서 오늘 내일 하는 겁니다. 제발 크리스마스 지나서 나오거라!!! 기도를 하고 다녔는데 24일 저녁 늦게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전화를 받으니, 역시나 목장 사장님이 숨 넘어 가는 목소리로 우리 암소가 이상하다며 빨리 와달라는 거였습니다. 부랴부랴 옷을입고 어둠을 뚫고 목장을 향해 달려갔더니, 임신한 암소가 진통을 얼마나 많이 겪었는지, 기진맥진 곧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었습니다. 사장님을 비롯한 모든 목장 사람들이 임신한 소를 줄로 묶고 꼭 잡고선 유도 분만을 시도 했는데, 아기 소는 나올 생각을 안하고, 에미소만 더 힘들어 하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있는 힘을 다해, 정성을 다해, 2시간 정도를 모두 긴장하며 최선을 다했더니 하느님도 감동하셨는지, 새벽 3시경에 암소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새끼소는 수놈이었는데,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다들 기뻐하며 손뼉을 쳤습니다. 에미소를 다독여 주면서 고생 많이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요. 에미소도 우리말을 알아들었는지, 그 큰 눈에 눈물을 글썽이면서 화답해 줬습니다. 지금까지 별의별 일들 참 많았지만 크리스마스 날 새벽에 새끼소를 낳게 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 애착이 가서, 그 뒤로도 자주 찾아가 돌봐 줬더니 무럭무럭 건강하게 잘 자라줬습니다. 우리같이 대동물이나 소동물을 치료해 주는 수의사들은 사람 못지않게 동물들을 사랑합니다. 생명을 가진 모든 동물들은 다 귀중하고 소중한 보물들이랍니다.

신청곡: Do They Know It's Christmas / Band Aid (61명)

밥 겔돌프의 기획 아래 영국 최고의 뮤지션이 한자리에 모여 에티오피아 난민 자선기금마련 차원을 결성된 밴드 에이드가 발표한 1985년 작품.   영국 차트 정상까지 기록했던 곡으로, 영국을 대표하는 가수 폴 영, 보이 조지, 듀란 듀란, 스팅, 필 콜린스, 조지 마이클, 바나나라마 등이 참여해서 노래한 크리스마 송.

 

권승희

 

- 자매님, 형제님 크리스마스입니다. -

딸 많은 집에 바람 잘 날 없다고, 넷째 언니가 대형 사고를 터뜨렸던게 하필이면 크리스마스 이브였습니다. 가족들 모두 잘 알고 지내던 아저씨와 언니가 사랑에 빠진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대형 사고를 터트리며 결혼식을 올릴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유별나게 사이가 좋았던 넷째 언니가 아침 일찍 제 손을 잡더니 이런 말을 하는 거였습니다. “언니, 오늘 어디 갈건데 너도 갈래?” “어딜 가는데?” “언니, 오늘 결혼할거야..” 저는 얼마나 놀랐던지 아무 말도 못하고, 작은 가방 하나 들고 나가는 언니를 그냥 물끄러미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엄마는 부엌에 계셨고, 아빠는 출근하신 뒤라 언니가 나가는 모습을 나는 그저 바라 보고만 있었습니다. 언니가 나간 뒤, 한참을 어쩔줄 몰라 하다가 엄마에게 슬며시 다가가 아무 일 아닌 것처럼 말한다는게 그만, 눈물을 펑펑 쏟으며, “엄마..언니 결혼하대..” 하고는 주저앉아 울어 버렸지요. 걷잡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인 엄마와 가족들은 그 성당으로 달려갔습니다. 이미 성당에는 몇몇 교인들이 모여 있었고, 언니는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하얀색 원피스 하나 달랑 입고 아저씨 손을 잡고 있었지요. 그저 언니를 데리고 나와야 한다는 마음만으로 엄마는 언니의 손을 낚아챘습니다. 그러자 언니는 엄마에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엄마..나 보내주세요..” 엄마는 언니 손을 잡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아저씨는 무릎 꿇은 채로 아버지 손을 잡고만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웅성대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지켜만 보고 있던 신부님이 저희 앞에 다가 오셔서 조용히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자매님, 형제님, 크리스마스입니다.” 그 말 한마디에 꿋꿋이 참고 계시던 아버지가 그만 신부님 손을 잡고 울음을 터뜨리셨고, 우리 모두 대성통곡하며 울고 말았습니다. 그 후, 언니는 아이 넷의 엄마가 되었고 아저씨는 엄마, 아빠에게 참 든든한 사위가 되었지요. 15년전, 그 냉냉 하던 분위기를 한 순간에 무너지게 만든 한마디. 자매님..형제님..크리스마스입니다..그 말에는 이루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뜻이 포함된 것이겠지요.

신청곡: Silent Night / Boyz II Men

미국 출신의 알앤비 그룹 '보이스 투 멘'의 1994년 작품

 

김영아

- 아빠와 함께 춤을.. -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니까 지금으로부터 25년전입니다. 라디오, 텔레비젼에서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퍼질 때쯤, 저의 양쪽볼은 퉁퉁하게 부어있었죠. 친구들은 인형과 학용품을 선물로 받고, 심지어 어떤 친구는 자전거를 받고 씽씽 달리는 모습이 너무 부럽고 샘이 났기 때문입니다. 저는 엄마한테 달려가, " 엄마.. 나도 선물하나 사줘요..친구들은 하나씩 다 있는데 나만 없다니까" 하고 투정을 부렸습니다. 그러자 엄마께선, "이 철없는 가스나야.. 우리형편 모르냐 ? 선물사주다간 집안 거덜나겠다~" 사실 그 때 제 밑으로 동생이 네 명이나 있었거든요. 그러던 크리스마스 점심 무렵, 어머니가 심부름을 시키셨습니다. "영아야.. 오늘 니 아버지 오후까지 일하신다니까, 니가 도시락 갔다 드리고 오너라.." 저는 투덜거리면서 도시락을 들고 50분 가량을 걸어서 광업소로 찾아갔습니다. 이곳 저곳을 찾아 헤메다, 하얀 치아만 보일정도로 탄가루에 시커멓게 그을리신 얼굴을 하신 아버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도시락 가져왔니? 고맙다. 근데 나도 집으로 갈일이 생겼다" 라고 하시더니, 리어커에 나무로 만든 조립품을 가득 싣고 그 위에 저를 번쩍 들어 올려놓으셨습니다. " 뭐예요?" 하고 물었더니 아버지는 "너희들 선물!" 하고 기분좋게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지만, 아버지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 판자들을 하나둘 모아서 조립하시고 못질을 하시더니, 글쎄 어느새 너무나 멋진 이층침대가 완성시키셨습니다. 저희는 매트리스 대신 두터운 이불을 아래위로 깔고 눕기도 하고, 타잔 놀이를 하는 등, 정신없이 놀았습니다. 그 모습을 한참 재밌게 지켜보시던 아빠. "아빠가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나중에 아빠가 돈 많이 벌어서 더 멋진 침대 사줄게." 하시며 눈시울을 붉히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대표로 "아빠 정말 고맙습니다. 정말 공주가 된 것 같아요" 하며 아빠 볼에 찐한 뽀뽀를 해드렸습니다. 그날 밤. 저와 막내 동생은 1층에서, 그리고 세 녀석은 옹기종기 2층에서 밤새는줄 모르고 행복한크리스마스를 보냈답니다.

신청곡: Merry Christmas, Happy Holidays / NSync

미국 출신의 5인조 보이밴드 '엔씽크'의 1998년 작품으로

 

 

 





2007-12-26(1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