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12월 11일 (화) 골든디스크 김기덕입니다 / 차 한 잔 하시죠
M
Winter Song / Harry Chapin
김승수
- 행복했습니다 -
아내와 함께 한국 최초의 등대로 유명한 팔미도 여행을 떠났습니다.
알맞게 불어주는 겨울 바람과 낭만, 운치. 이런걸 잔뜩 기대하고 결혼 15주년 기념으로 떠났지요. 연애 때는 저희만의 시간을 많이 보냈지만, 결혼 후에는 둘만의 시간은 아예 생략이고 항상 애들이 포함된 우리들의 시간만
있었습니다. 가정이 있는 부모로서 당연한 모습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번엔 저희들의 여유를 찾고 싶었답니다. 아주 먼 외국여행도 아니고, 거창한 이벤트를 펼치는 것도 아닌 단순한 인천 여행이라 애들을 어머님께 맡겼습니다. 신세대 이신 어머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오랜만에 둘이서 오붓한 시간 보내다 와. 그리고 셋째도 만들어 오고..”
우리는 팔미도에 도착해, 등대 앞에서 분위기를 잡으며 뽀뽀를 하려고 하는데, 때마침 아들의 전화가 울렸습니다. 할머니가 피자를 사줬는데 누나가
한 쪽을 더 뺏어먹었다며 엉엉 울면서 엄마한테 실시간 고자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제 입술을 멀리 치운 채, 아들만 연실 달래는 겁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딸에게서 전화가 오더군요. 오늘 자기가 동생 군기를
확실히 잡아 놓을테니, 두 분이서 좋은 시간 보내고 오라고 하더라구요.
고작 초등학교 4학년 밖에 안된 아이가 어찌 그리 어른들 마음을 잘 아는지,, 기특하기도 하고 뻔뻔하기도 했습니다. 싸움 잘하는 딸의 단속 때문인지 더 이상 아들 전화는 울리지 않았지만, 아내는 서둘러 귀가를 재촉했습니다. 애들이 걱정되서 견딜 수 없다면서 말이죠. 옆에 있는 제 생각은 별로 해주지 않고, 연신 애들 걱정과 애들 잘 먹는 것만 챙기고, 또 맛있는 음식 한 번 쏘려고 해도 이 돈이면 집에서 가족들 모두 푸짐히 먹는다며 제 손을 끄는 아내가 원망스러웠지만, 가족과 함께 하려는 그 마음은 너무 예쁘게
보였습니다. 처녀 때만큼 날씬하지도 않고, 또 S라인 몸매도 이제 거의 흔적을 찾을 수 없지만, 아내의 웃음과 가족사랑 만큼은 그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이런 아내를 영원히 사랑하렵니다
신청곡: The Way We Were / Barbra Streisand
미국 출신의 배우 겸 가수인 '바브라 스트레인샌드'의 1973년 작품
정성희
- 현실 -
지난 수요일은 저의 서른 네 번째 생일 이었습니다. 어릴 때나 처녀 때는
생일이 되면 가슴도 뛰고, 선물 욕심도 생겼지만 이젠 애들이 둘씩이나 있는 아줌마가 돼서 그런지, 큰 기대는 없었지요. 생일임에도 불구하고, 제 손으로 직접 끊인 미역국이나 같이 먹고, 가족과 남편에게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 들으면 전부가 돼버렸습니다. 그런데, 저녁때 남편이 봉투를 주지 뭡니까.
생일 선물을 줄거라는 제 예상이 맞긴 맞았는데, 봉투 속에는 5만원이 들어 있었지요. 남편은 꽃을 사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당신이 현찰을 더 좋아할 것 같고, 또 괜히 꽃 샀다가 뭐하러 이런 거 샀냐고 구박 먹을까봐 그냥
돈으로 줬다고 하더군요. 근데, 꽃보다는 현금을 더 좋아할거라는 말이 묘하게 들렸습니다. 물론 처녀 때는 꽃이 훨씬 더 좋고 감동적이었지만, 그래도 너무 직설적으로 말하는 남편이 야속했습니다.
감정이 메말라서 꽃보다 현찰을 더 밝히는게 아니라, 나 하나의 기분보다는 우리 가족 모두를 생각하기 때문인데, 남편은 제 성격 탓만 하더라구요.
아줌마 됐다고 해서 기분과 감동까지 모두 변한 건 아닌데, 남편은 너무
단편적인 단정만 짓더군요. 그래도 모른 척 하고 넘긴 것 보다는 낫지만
기분 좋게 받은 선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유치원에 다니는 저희 아들, 딸이 엄마 생일 축하한다며 양 볼에 뽀뽀 해주고, 자기들이 종이로 만든
꽃 편지도 전해줘서, 남편에게 느낀 섭섭함을 모두 털어낼 수 있었습니다.
헌데, 봉투 속에 담긴 남편의 편지를 보면서 다시금 화가 났습니다.
“여보~ 내가 이번에 5만원 줬으니 다음 내 생일 때는 이자 쳐서 10만원이야~ 알았지?” 아이구.. 이 못난 인간아~
신청곡: You Are So Beautiful / Westlife
아일랜드 출신의 4인조 남성 그룹 ‘웨스트라이프’의 2006년 작품.
원곡은 ‘조 카커’의 1975년 작품.
김복기
- 컴퓨터에 도전해보세요 -
4~5년전 쯤 우리 아이들이 하는말~
"엄마 공부좀 하게 컴퓨터좀 사주세요"
아무리 생활이 어려워도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못해줄게 뭐가 있나해서
저는 큰마음을 먹고 집에 컴퓨터를 들여놓았습니다.
그거 참 신기하더라구요~ 별거별거 다 나오더라구요~
그때 저는 아주 아무것도 모르는 컴맹이었지요. 아이들은 저에게 "엄마 심심할때 게임이라도 하시면서 가끔 시간 보내세요" 하며 게임 아이디를 만들어 주었답니다. 고스톱 게임을 하다보니, 컴퓨터 자막 글씨들이 하나하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제 눈이 시선을 멈춘 곳은 바로
음악방송이었습니다. “어머나~ 이런 곳에서도 방송을 하네?”
그래서 그곳을 그냥 생각 없이 클릭했더니만,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음악까지 흐르더군요. 너무나 신기해서 한참을 바라보다가 나도 방송을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한테 물어서 방송을 할 수 있는
이런 저런 것들을 설치하고, 마이크도 달았지요. 그리고 드디어 첫 방송을
하는 날! 노래방에 가서 노래는 해봤지만, 누군가를 위해 마이크를 잡은 것은 처음이니, “안녕하세요?” 라는 말이 어찌나 힘들고, 말이 헛 나오던지..
TV에서 신인 연기자들이 버벅대는 심정이 이해가 가더라구요~
첫 방송의 설레임.. 정말 너무너무 신기하고 아주 좋아 죽겠는겁니다. 그러다가 지금은 모 클럽에서 ‘하모니카’라는 카페와 방송국을 운영을 하고는
있습니다만, 그래도 언제까지나 컴퓨터에만 매달려 있을 수는 없잖아요.
일도 해야하고 아이들도 보살펴야하고 이 시대의 커리어 우먼이기 때문이죠.
요즘은 아주 몸이 세 네개라도 부족할 따름입니다. 자, 여러분! 도전 하세요~ 절대 컴퓨터는 어렵지 않습니다.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집에 가셔서 바로 시작해 보세요!
신청곡: Twilight Zone / 2 Unlimited
네덜란드 출신의 혼성 듀오 '투 언리미티드'의 1992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49위까지 기록했던 노래.
김윤주
- 돈에는 귀가 있고 발이 달렸나 봅니다. -
작년 이 맘때 옆집에서 동남아로 가족동반 여행길에 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무척이나 부러웠습니다. 계절 지난 옷가지를 구매하고 수영복까지 챙기면서 은근히 약을 올리는 친구가 그날은 괜히 심술이 나면서 나도 내년에는 꼭 가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적금을 들기 시작했지요. 매달 정한 금액을 자동이체로 넣으면서 얼마나 설레고 뿌듯하던지,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기분이었답니다. 남편과 싸우고 기분이 꿀꿀할때도 통장을 위한삼고, 애들이
속을 석여도 보물창고에 들어있는 적금에 괜히 싱글벙글 하면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렇게 식구들 모르게 돈을 모았습니다.
옛 어른들이 그러셨죠. ‘돈에는 귀가 있고 발이 달렸다고’.
내 팔자에 무슨 동남아 여행이라고 감히 엄감생심이었습니다.
적금 탈 날만 기다리고 1년을 버텼는데, 그 놈의 적금을 손에 넣자마자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10여년 전에 샀던 세탁기가 고장이 나더니, 며칠 전에는 밥솥까지 돌지 않는 겁니다. 게다가 애들은 컴퓨터 언제 바꿔줄거냐고 노래를 불러대죠... 정말 돈에 귀가 붙었던지 동남아는 물 건너가고 늘 불안했던 세탁기와 당장 돌아가지 않는 밥솥이 급했습니다. 참,, 인생살이가 뭔지..
이런 일이 정말 벌어지네요. 동남아는 나중에 아니, 내년 겨울에 미루고
사고부터 치기로 했습니다. 동남아 대신에 들어온 세탁기며 전기밥솥이
그나마 저에게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정말 사는게 이렇습니다.
신청곡: All my life / K-Ci & jo jo
미국 출신의 남성 듀오 ‘케이시 앤 조조’의 1998년 작품으로,
싱글 차트 3주간 No.1 기록.
2007-12-11(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