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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12화 - 배반
(M) 주제곡
-
배반 / 빅마마
여 누군가가 나에게
사귀는 남자가 있냐고 물으면
나는... 애매모호한 웃음을 흘리며
대답을 아낀다.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닌데.
그 사람이 나에게 해 주었던 것들을
잊어버린 것도 아닌데.
나는 기회만 엿보고 있다.
그 사람을 떠날 기회를.
(M) 미안해요
/
옥주현
남 은서야.
여 어. 갑자기 전화 받고 놀랐잖아.
여기까진 왜..?
남 넌 어떻게 애가 그렇게 무디냐?
다른 여자들 보면, 무슨 기념일 같은 거 안 챙겨준다고
난리던데.
여 오늘이.. 무슨 기념일이야?
남 니가 그렇지. 일에만 빠져사느라구.. 뭔들 챙기겠어.
오늘 우리 만난지 7주년.
여 아....
남 가자. 줄 거 있어.
여 나 저녁에 야근해야 되는데.
남 시간 많이 안뺏어. 저녁은 먹어야할 거 아냐.
(M) 매일매일 -VOS
(E) 접시 소리들
남 많이 먹어. 너 이 집 스파게티 좋아하잖아.
여 응. 근데 아까 간식을 먹었더니, 별로 입맛이 없네.
남 그래? 피자는 괜히 시켰나?
여 오빠 많이 먹어.
남 됐어. 그럼 나도 그만 먹을래.
저.. 은서야. 이거..
(E) 뭔가 내밀고
여 뭐야..이게?
남 봐봐..
(E) 반지 케이스 열고
여 반지야?
남 어.
여 우리 커플링 있잖아.
남 오래됐잖아. 너 요샌 그거 잘 끼지도 않구.
여 ....
남 그리고. 이건 커플링 아니야.
내가 너한테 주는 청혼반지야.
(M) 결혼해줘 - 임창정
남 표정이 왜 그래?
여 어?
남 니가 예전에 얘기했던 거 기억 안나?
여 무슨..?
남 우리 7주년 되면. 그때 청혼해 달라고 그랬었잖아.
여 내가?
여 가만 생각해 보니..
내가 그랬었다.
(BG)
(E) 걷는 소리
여 오빠. 오빤 몇 살 쯤 되면 결혼하고 싶어?
남 나? 글쎄... 졸업해서 취직하고.. 자리 좀 잡고 나면..
한 서른 둘 쯤?
여 그럼 그때 나는 스물 아홉이네?
남 그런가?
여 앞으로 7년 후...
남 7년... 너무 많이 남았나?
여 그럼 그러자.
우리 7주년 될 때. 오빠가 나한테 청혼해.
남 야.. 무슨 청혼을 시켜서 하냐?
여 그럼.. 청혼도 안하고 결혼하게?
남 하하.. 자식. 김칫국부터 마시네.
누가 너랑 결혼한대?
여 그럼 안해? 그럼.. 지금 나 데리고 노냐? 놀아?
남 그건 또 아니지.
결혼 안하고 연애만 할 여자는... 너보단 최소한...
얼굴도 좀.. 몸매도 좀.. 이래야되고..
그렇지 않겠냐?
여 뭐야 이 남자. 일루와. 죽었어.
(M) 사랑하나요 - 이승환
(E) 조용한 도서관 소리. 책넘기는. 소리만 간간이..
(E) 똑똑 책상 두드리는
남 (조용한소리로) 은서야..
여 어 오빠.
남 잠깐만 나와봐..
(E) 걸어나가는
여 (조금 큰 소리로) 왜?
남 야, 너 하숙집 옮겨?
여 어? 어.
남 왜.
여 그냥.. 갑자기 5만원이나 올려달래잖아.
그리구, 거기서 1년이나 있었구. 옮길 때도 됐지 뭐.
남 그래서 어디로 갈건데.
이 근처에 거기보다 더 싼데가 있냐?
여 학교에서 좀 먼데서 알아봐도 되구.
또.. 고시원 같은 데 있잖아. 요샌 고시원도 좋대.
남 그래. 다 좋은데..
너 그런 얘길 왜 남한테 듣게 하냐?
여 그냥 뭐.. 오빠한텐 얘기할 기회가 없었어.
남 기회가 없어?
어제도 만났고, 그제도 만났고. 그그제도 만났고.
매일매일 얼굴 보고. 수업 같이 듣고. 밥 같이 먹는데.
얘기할 기회가 없어?
여 ....
남 내가 남이야?
여 ... 그럼 가족이라도 돼?
남 뭐?
여 창피해서 그랬어, 창피해서.
한달에 오만원 더 낼 돈이 없어서 쫓겨나듯이 딴 집 알아보고
다니는 게 창피해서.
남 알았으니까.. 그만해.
그리고 그냥 거기 계속 있어. 모자란 건 내가 대줄테니까.
여 됐어.
남 뭐가 돼. 넌 꼭 쓸데 없이 고집을 피우더라?
여 .....
남 나중에 너 변호사 되고 나면 갚아.
너 잘나가는 변호사 될 거라며.
여 당연하지..
남 그러니까.. 그때 갚아. 이자도 확실히 쳐서. 그럼됐지?
여 그래두.. 모양새가 그렇잖아.
남 무슨 모양새.
여 내가 언제.. 오빠한테 밥한끼 근사하게 사줘본 적도 없고.
맨날 얻어먹고. 얻어입고. 이제는.. 하숙비까지..
남 그럼 니가 나 밥 한끼 해줘봐.
(M) 키친 - 이소은
(E) 보글보글 끓는 소리
(E) 가스불 끄고
여 아 뜨뜨...
남 (김빠진) 라면이냐?
여 라면이 어때서.
원래 간단한 요리일수록, 솜씨의 진가가 드러나는 법이거든.
요거 봐. 면발이 그냥 살아 숨을 쉬잖아?
남 별...
여 얼른 먹어보기나 해.
(E) 후루룩 먹고
여 아.. 맛있다. 전율이 온다.
남 너..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냐?
여 무슨 날?
남 내가 이런 애인을 두고 살지.
우리 만난지 1년 되는 날이잖아.
여 그래? 오늘이 11월...
어머. 그러네?
남 어머. 그러네??? 나 참...
여 그럴 수도 있지 뭐.
오빠. 다른 여자들은 기념일 챙긴다,안챙긴다 얼마나
귀찮게 한다는데. 난 얼마나 쿨하고 좋아.
남 난 좀 귀찮게 해 줬으면 좋겠는데?
여 그럼 딴 여자를 사귀시든가...
(E) 후루룩 먹고
남 야. 내 목에 칼이 들어봐라. 딴 여자 만나나.
여 .... 진짜야?
남 (라면 먹으며) 어. 진짜야.
여 왜?
남 응?
여 아니.. 왜?
오빠 정도면.. 좋아할 여자들 많은데. 왜 나만 좋아해?
남 나는 있잖아. 지금이 살아왔던 시간 중에서
제일 행복하거든?
살아가다 보면. 이런 느낌이 많이 퇴색되겠지만.
그래도 인생에서 이런 기억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아니.. 나한텐 그런 사람.. 너밖에 없을
것 같애.
(M)다 줄거야
/
조규만
여 그와 나는 열심히 연애했다.
또 열심히 공부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어느 늦가을.
오랫동안 병석에 누워 계시던
나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남 은서야.
여 (맥빠진) 오빠.
남 괜찮아?
여 어. 오래 편찮으셨잖아. 홀가분하셨을거야.
남 이리 와봐. 핏기가 하나도 없는 게..
너부터 무슨 일 나겠다.
여 괜찮아.
남 앉아. 좀. 응?
여 (갑자기 북받치고) 나 어떡해.. (울고)
나한테 해 준 게 뭐 있냐구... 소리질렀던 게
마지막이었어.
남 .......
여 다른 부모들은.. 자식들 뒷바라지도 잘해주던데.
엄마는... 해 준 게 뭐있냐구..
늘 아프기만 하느라.. 내 앞길만 막았다구..
그렇게 퍼부어댄 게...
엄마랑 나.. 마지막이었어.
어떻게 그게 마지막일 수가 있어...
난 어떻게 살라구...
어떻게 그게 마지막일 수가 있냐구.
남 ...... 아마 어머닌 그걸 마지막으로 기억하시지 않을거야.
더 좋았던 때 많았잖아.
아마.. 그 기억 가지고 가셨을거야
(M) 하얀새 - 이승철
여 그후.. 난 고시에 두 번 낙방했고.
더 이상은 공부할 수 있는 돈이 없었다.
(E) 도마질 소리
여 나.. 시간 없어..
(E) 뭔가 끓는 소리
남 얌마. 좀만 기다려봐.
니가 예전에 끓여준 라면하고는 차원이 다른 찌개가 기다리신다.
여 오빠 유학간다며.
남 ......
여 벌써 입학허가서랑 다 받았다며.
남 ...
여 자기도 똑같으면서.
남 은서야.
여 누가 그런 얘기 들으면 섭섭해할 줄 알았어?
가지 말라고 매달리기라도 할 줄 알았어?
왜 그런 소식을 다른 사람 통해서 듣게 해?
남 그런 거 아니구...
여 됐어. 잘 다녀와.
내 걱정은 안해도 돼. 나 고시 그만둘 참이었어.
회사 취직하려면 지금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
내 주제에... 고시 준비라니...
남 내가 너한테 유학 얘기 안한 건.
여 ....
남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어서였어.
그리구. 결정했어 이제.
여 .......
남 유학 안 가. 그냥 취직할거야. 그러니까...
넌 공부 계속해. 니가... 거절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내가 너 공부할 수 있게 도울께.
(M) 사랑도 이별도
/ 이기찬
여 난 염치없게도 그 사람의 도움을 받았고.
시험에 합격했다.
꿈꾸었던 변호사가 되었고.
아직 모든 게 완벽하진 않지만.
또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것처럼 여유로워졌다.
그리고. 오늘은 우리가 만난 지 7년째 되는 날이다.
또.... 그리고.
한 시간 뒤면. 난 또다른 남자를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있다.
그 사람은 모르는.. 또다른 남자.
남 야.. 손부끄럽게. 반지 안받을거야?
여 안받을거야.
남 ....뭐?
여 안받을거야.
남 ... 왜?
여 나.. 오빠 그만 만나고 싶어.
남 은서..야..
여 나 좀 놔줘 오빠.
남 아니.. 안돼. 그렇게는 안돼. 안돼 은서야.
(M) 이기찬 - 감기
-----------------------------1부 끝 ---------------------
* 잠시 후 2부가 계속됩니다.
(E) 거리 소음. 걷고, 뒤쫓아오는 소리
남 이대로 가면 끝이야? 엉? 이게 끝이라고?
여 (왠지 울음이 나려는. 꾹 참으며 매섭게) 어. 끝이야.
다시는 전화도 하지 말고, 집으로도 회사로도 찾아오지 말고.
다시는 내 생각도 하지 말고. 그렇게 나 잊어줘.
남 야. 우리가 그런 사이야?
우리가 한달전에 만나서 잠깐 몇 번 만난 사이야?
그래서.. 이제 그만 만나자 그럼 그렇게 되는 사이야?
여 안될 게 뭐 있어?
우리가 약혼을 했어? 결혼을 했어?
한달을 만났든 7년을 만났든.. 그게 뭐가 중요해?
나는 이제... 오빠가 부담스럽고.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고.
떠나고 싶어.
남 내가.. 부담스러워?
여 어.
남 .....
여 나도 사람이니까.. 오빠한테 고마운 거 알아.
하나도 안잊어버렸어.
그런데, 그거 고맙다고 내 남은 인생을...
발목 잡혀서 살수는 없는 거라고 생각해.
남 발목... 잡혀서?
여 그건 오빠도 원치 않을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이렇게밖에 얘기할 수가 없어.
그치만... 정말 미안해.
(M) 미안했어요- 박기영
(E)영화 보는
여 그 사람을 그렇게 보내놓고
새로 만나게 된 그 남자와 함께
영화를 본다.
(E) 사람들 웃는 소리
여 꽤나 재미있는 영화인데
자꾸만 눈물이 난다.
나를 이상하게 보며..
괜찮냐고.. 무슨 일 있냐고..
묻는 그 남자에게
웃으며 말한다.
괜찮다고. 아무렇지도 않다고.
(M) 미안한 마음 - 원더걸스
(E)전화벨 울리고
여 그에게 전화가 온다.
자꾸만 전화가 온다.
그럴 수록 그가 귀찮아지고 미워진다.
여 (전화받고) 왜!
남 우리 얘기 좀 하자.
여 난 할 얘기 다 했는데?
남 나한테 할 얘기가 그거밖에 없어?
우리가 같이 보낸 시간이... 얼만데... 할 얘기가 그게 전부야?
나한테는 아니야. 나한텐 많아. 나한테도 기회를 줘야되잖아!
여 그래. 만나.
남 ....
여 만나자. 만나서 하고 싶은 얘기 다 해.
(M) 한번 더 이별 - 성시경
(E) 까페 소음
여 얘기해.
남 은서야.. 이제 나 보지도 않을거야?
여 그래. 봤어. 얘기해 이제.
남 내가.. 너한테 많이 잘못했지?
내가.. 너한테 잘못한 게 많더라.
너 그날 그러고 간 다음에.. 생각 많이 했거든?
그런데... 내가 잘못한 게 많더라.
니가 그럴 만도 해.
여 아니? 오빠 잘못한 거 없어.
더 이상 잘 할 수 없게.. 잘해줬어.
남 아니야. 내가... 잘못했어.
더 잘했어야 했는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미안한 게 많아.
여 그만해. 그런 말로 나 못 잡아.
남 은서야.
여 나 오빠.. 다른 남자 만나.
남 ....
여 그 사람이 결혼하자고 하면.. 할려구.
남 은서야... 은서야 안돼. 너 지금 제정신 아니야.
여 그 사람은 오빠. 모든 게 여유로운 사람이야.
모든 걸 다 가진 채로 부족한 거 모르고 성장해 온 사람이야.
그래서... 나한테 매달리지 않아.
오빠처럼... 나한테만 연연해하지 않아.
남 ....
여 오빠처럼 주말에 나만 만나려고 하지도 않고.
친구들도 많아. 나의 장단점도 잘 파악하고 있고.
나만 좋아한다는 말도.. 함부로 안해.
남 그래서... 나랑 헤어질거야?
내가.. 주말에도.. 너만만나고.
너만 좋아하고. 너만 좋아한다고 얘기해서?
그래서?
여 .....
남 안 그럴 걸 그랬구나.
나도... 너 말고 친구들도 만나고.
너만 좋아하지도 말고.
너만 좋아할 거란 말도. 아끼고...
그럴 걸 그랬구나. 그랬으면... 니가 이러지 않았을까?
(M) 부디
/ 윤종신
(E)가는데
(E)뒤쫓아 뛰어가고
여 오빠.
남 ....
여 이거.. 받아.
남 ...
여 이걸로... 다 보상은 안되겠지만.
오빠가 예전에 하숙비도 많이 대주고..
고시준비할 때도... 많이 도와주고...
이자 쳐서 갚는거야.
남 ......
여 받아줘.
(E) 뺨 때리고
여 파르르 떨리던 그의 손이
나의 뺨을 내리쳤다.
남 너 진짜.. 웃기는 애구나?
여 몰랐어? 나 원래 이런 애잖아.
기억 안나? 나는 아파서 돌아가시는 엄마한테도
엄마가 나한테 해준 게 뭐냐고 악다구니 쓰던 애야.
남 그래.. 그랬지..
여 그러니까 그런가보다.. 하면서 잊어버려.
남 그래.. 그만하자. 그만하자...
여 그가 돌아서서 걷는다.
차라리 속이 시원하다.
왜 자꾸만 눈물이 흐르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살 것 같다.
(M) 가니 - 진주
여 1년 후.
나는 다른 남자와 결혼을 했다.
모든 게 완벽하고 여유롭다고
내가 동경했던 나의 남편은..
나의 것만이 될 수는 없었다.
그의 주변엔 언제나 사람들로 넘쳐댔고.
그에겐 언제나 할 일이 많았다.
그런 모습이 멋져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 외로웠다.
나는.. 어느새 길들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남편이 아닌.. 그 사람에게.
그 사람의 따뜻한 말들과 온기에.
길들여져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그 사람이 궁금했다.
그 사람이.. 그리웠다.
(M) 안부 - 빅마마
여 언젠가 한번은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살면서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그와 함께 갔던 단골음식점을 찾을 때마다
그와 함께 자주 걷던 길을 걸을 때마다
생각해보곤 했다.
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가 창가 그 자리에 앉아 스파게티를 먹고 있지 않을까.
이 모퉁이를 돌면 그가 그 벤치에 앉아서
한쪽 눈을 감은 채 카메라 렌즈를 들여다보고 있지 않을까.
(M) 안부 - 별, 나윤권
(E) 낙엽을 밟는 소리
여 주말 오후.
골프 약속이 있다는 남편을 보내놓고
조조영화 한편을 보고
덕수궁 돌담길을 걷고 있었다.
그리고. 모퉁이를 돌았을 때.
나는 그를 보았다.
긴 머리가 찰랑대는 한 여자가
그의 팔에 팔짱을 끼고 있었고.
나를 발견한 그의 눈은
잠시 놀랐다가.. 미소로 가늘어졌다.
그리고... 아무 말도 없이..
원래 몰랐던 사람이었던 것처럼
나를 스쳐지나갔다.
그는 그렇게 그곳을 지나갔지만
나는.... 오랫동안
그 자리를 떠날 수가 없었다.
(M) 주제음
-
배반 / 빅마마
2007-11-07(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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