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9월 25일 화요일 골든디스크 / 차 한 잔 하시죠
Can't Fight The Moonlight / LeAnn Rimes 미국 출신의 여성 컨트리 가수 '리앤 라임스'의 2000년 작품으로 톱 40 히트곡.
이정임
- [추석]음식준비 때는 시댁의 속풀이장! -
추석이라면 뭐니뭐니해도 풍성하고 맛있는 음식 생각에 군침부터 넘어가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만큼 음식준비가 제일 큰 일이죠.
저희집도 식구들 뿐만 아니라, 친척분들 음식까지 장만 하려면 추석전날은 하루 종일 음식을 마련해야 한답니다. 음식준비를 시작하면 대장이신
어머님은 남자들에게 애들을 딸려 목욕탕을 보내거나, 마실을 댕겨오라며
집안에서 쫓아낸답니다. 남자들이 나가면 바로 어머님과 작은어머님은
아버님을 필두로 시작해, 남자들의 흉보기가 시작됩니다.
아버님이 술 드시고 실수하신 것이며, 작은아버님이 사고 친 것을 몰래
숨기려다 들키신거며, 어머님과 작은어머님의 속풀이는 끝이 없습니다.
신랑이 열 한살이 되도록 잠자리에서 오줌을 쌌다는 숨겨진 비화도
제가 음식을 장만하면서 들은 대박이랍니다.
어쩔때는 어머님과 작은어머님은 내가 옆에 있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시댁어른들 욕을 장단 맞춰 신나게 하시다가는, 조용히 듣고 있던 저를
발견하시곤 흠칫 놀라시곤 멋쩍은 웃음을 보이시기도 하신답니다.
이렇게 음식준비를 하다보면 서로 직장 다니느라 왕래가 드문
시 고모네집의 개가 새끼 낳은 소식까지 듣게 된답니다.
시간이 지나면 저와 동서도, 어머님과 작은 어머님 같이 친자매처럼
친해져 있겠죠? 올 추석에는 아버님과 작은아버님이 어떤 실수담으로
저희를 즐겁게 해주실지... 시댁 친척들 집엔 어떤 재미나는 소식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기덕오라버니~ 그리고 골디 식구들~
행복하고 풍성한 추석되세요!!
신청곡: Happy Together / Danny Chung
홍콩 가수 ‘대니 청’이 1996년 리메이크해 국내에서 빅 히트한 노래.
오리지널은 미국 출신의 록 그룹 터틀스로 1967년 싱글 차트 정상에
올랐던 노래.
김은주
- 엄마의 송편 -
“올 추석엔 우리도 집에서 직접 송편을 만들어 볼까?”
“ 진짜? 엄마~ 아마 내가 만든 송편이 제일 예쁘고 맛있을 거야. 신난다!!”
초등학교 4학년 딸아이는 벌써부터 신이 나서 추석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17년 결혼생활을 하면서 지금껏 한 번도 집에서 송편을 만들어 먹지 않았고, 아이들 먹을 만큼만 시장에서 조금씩 사 와서 마지못해 한 두개 깨물어 먹곤 했었거든요. 송편을 보면 왠지 모르게 지난날의 아련한 추억 하나가 기억 끄트머리에서 목에 걸린 가시처럼 울컥 목메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20여년전, 제가 봉제공장 기숙사에서 생활할 때였습니다.
명절이 되면 며칠 전부터, 가방이며 쇼핑백이 터질 정도로 바리바리 선물을 사놓고 고향을 가기 위해, 밤을 꼬박세면서 줄을서서 열차표를 예매하곤
했었지요.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선물은 미원이랑 설탕이었고, 난 늘 그것들을 서울에서 남쪽 끝 조그만 섬까지 챙겨가곤 했습니다. 추석 때, 엄마가
만든 송편은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에, 으깨지도 않은 팥이 옷에 뚝뚝 떨어지곤 했었지요. 엄마는 그 송편을 볏짚에 둘둘 말은 삶은 계란과 함께
라면박스에 가득 넣어서 기숙사에 가서 동료랑 나눠 먹으라며 부두까지
가져와 나룻배에 실어주곤 하셨어요. 처음엔 송편이 다 똑 같은줄 알고
송편 먹자 하면서 꺼낸 순간, 기숙사 안이 온통 웃음바다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큰 송편은 처음 보네~ 이건 들고 종일 뜯어 먹어야겠다!!”
얼마나 창피하던지 저는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답니다. 그 후에도 엄마는
늘 송편을 싸주셨고, 저는 그것들을 미련 없이 바다에 내던지고 떠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해에도 여느 때처럼 추석이 되어 고향 부둣가에 내렸는데,
자식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사이에서 얼굴이 퉁퉁 부은 엄마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엄마 왜 그래? 왜 얼굴이 그렇게 부었어? 어디 아퍼?”
그랬더니 옆에 계신 아버지께서 힘없이 말씀하셨습니다. “느그 엄니,
오랫동안 누워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거동도 못했는데, 너 온다고 저렇게
억지로 일어나서 송편 맹글어서 너 싸준다고 종일 기다렸어.
자식이 뭔지 원 ...” 엄마는 그 때도 여지없이 송편을 싸주셨습니다.
엄마는 그 상자를 나룻배에 실고 돌아서면서 울고 계셨습니다.
아마도 마지막으로 만든 송편임을 알고 계셨나 봅니다.
그리고 엄마는 쓰러지셨고, 가난 때문에 병원치료 한번 못받으시고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먼 곳으로 떠나고 말았습니다.
올 추억엔 사랑하는 내 딸과 함께 그때 엄마가 만들어주셨던
세상에서 가장 크고 맛있었던 그 손바닥만한 송편을 한번 만들어
볼까합니다.
신청곡 - Everlasting Love / Jamie Cullum
영국 출신의 남성 재스 가수 '제이미 컬럼'의 2004년 작품.
영화 '브리짓 존스 다이어리 속편'의 주제가였음.
김경희
- 추석빔. -
모든 것이 모자람이 없고 풍부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 추석은 제가 어릴 때처럼 손꼽아 기다리던 설레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어려웠던 그 시절... 추석이란 새 옷을 입고, 그동안 먹지 못했던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을 수 있는 호사를 누리는 날이었기에, 그렇게 오매불망
기다린 것이겠지요. 특히 새 옷, 일년중 새 옷을 얻어 입을 수 있는 기회가
유일하게 그때 뿐이었기에, 새 옷 없는 명절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시절의 아이들에게 명절의 새 옷은 필수품이었답니다. 저에겐 추석빔에 관한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열두 살 때, 한해도 빠짐없이 추석빔을 사주셨던 엄마가 추석이 바로 코앞인데도 옷을 사주지 않는 겁니다. 옆집 순이도, 뒷집 옥이도, 저마다 새 옷을 장만했다고 자랑인데... 저만 새 옷을 사지 못해 잔뜩 심술이난 제가 엄마에게 말했죠. "엄마 추석인데 왜 나만 새옷 안사줘?" "올해는 안되겠다. 입던 것 깨끗이 빨아 입고 내년에 꼭 사주마!" 엄마가 한숨을 쉬며 힘없이 말하더군요. "싫어! 싫단말이야 모두 새 옷입는데. 나만 이게 뭐야!~ 거지같이... 빨리 사내란 말이야 잉!잉!" 저는 떼를 쓰며 엄마에게 덤벼들었고, 급기야 엄마는 회초리로 제 종아리를 치시며 소리쳤습니다. "아이고! 이 철없는 것아! 한해 농사 다 망쳐서 양식도 없게 생겼는데
새 옷 타령이냐! 어린것이 우째 이리도 부모 속을 헤집누!"
그해 태풍이 휩쓸고 가서 냇가 옆에 있던 우리 논이 강이 되버려 벼 한톨 남지 않았다고 부모님 상심이 크셨는데... 그 상황에 새옷 타령을 하다니
참 철딱서니가 없긴 없었지요. 그날 전 종아리가 벌겋게 부르트도록 맞아서 울었고 엄마도 제 앞에서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그 눈물은 없는 살림에
흉년까지 겹쳐 어린자식들과 살길이 막막해서 흘린 눈물이었습니다.
당장 입에 풀칠할 일도 걱정인 엄마 앞에서 새 옷 타령이나 하다니...
어렸지만 어째 그리도 철이 없었는지...지금 생각해도 부끄러울 뿐입니다.
올 추석에는 그때 엄마 마음 아프게 한것 뒤늦게나마 사죄하는 의미로
예쁜 스웨터 하나 추석빔으로 장만해 드려야겠습니다.
신청곡 - Let me be there- 올리비아 뉴튼존
호주 출신의 여성 가수 '올리비아 뉴튼 존'의 1973년 작품.
박나림의
차 한 잔 하시죠
장금선님
사연
김형구
- 차례음식을 지켜라 -
어머님이 홀로 지키시는 고향에는 들판에 곡식들이 황금물결을 일으키고,
담 너머로 늘어지는 감나무에는 가지 가득 홍시들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근데 시골이다 보니까, 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쥐보다 숫자가 많아 보이는 떠돌이 고양이들이 집 주위를 배회하지요. 한마리가 보인다 싶으면 몇 달 후에 서너마리의 새끼들이 쫄랑쫄랑 따리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집에서 음식을 하면 고양이들은 마당한쪽을 가로지르며 "야옹~"하면서 쳐다봅니다. 그러다가 거름더미에 음식물 찌꺼기를 내다버리면
그걸 잽사게 물고 사라지곤 하죠. 작년에도 추석을 맞아서 가족들이 정신없이 음식장만을 해서 전과 고기 등을 작은방에 놓아두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이구~ 이놈의 고양이가 고기를 물어가네. 너 이리안와?" 하면서 빗자루를 들고 뛰어가니까, 고양이는 어머니의 빗자루 사정거리를 벗어나선 한번 쓱 쳐다보더니 입에 문
쇠고기 산적을 다시 다물더니 여유 있는 표정으로 사라졌습니다.
그 덕분에 저는 다시 산적을 만들어야 했고, 만든 후에는 작은 방문을
꼭 닫아두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식구들과 윷놀이를 하고 있는데, 작은방에서 쿵하고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놀라서 잽싸게 달려갔더니 이번엔 얼룩고양이가 제기를 넘어 뜨린겁니다. 아이고 맙소사~ 놀란 얼룩이는 열린 문틈으로 바람처럼 사라져버렸고, 전 또다시 새로운 떡을 제기에
올려야 했습니다. 저의 수고로움을 몰라보고 다들 재미있다고 웃고 난리였지만, 그래도 명절이니 웃고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고양이들도 맛있는 것
먹고 싶을테니 마당구석에 음식하다 남은 짜투리들을 담아서 먹으라고
주었습니다. 고양이들과의 한판 승부에서 졌지만 그래도 유쾌한 추석이었답니다.
신청곡: My Home Town / Paul Anka
캐나다 출신의 팝 가수 '폴 앵카'의 1960년 작품으로 싱글 차트 8위까지
기록했던 노래.
이학수
- [추석] 그립다 용돈 받던 어린 시절이 -
어릴 적 추석 명절이 다가올 때면, 며칠 전부터 설레였던 것 같습니다.
일단은 빨간날이니, 며칠 동안은 학교를 가지 않아 좋았고, 추석이 되면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인척들을 만나게 되니 말입니다
친척 어른들은 제 머리를 쓰다듬으며 “공부 열심히 하고 있지? 반에서
몇 등이나 하냐?“ 하고 물으십니다. 그리고 저보다도 공부를 잘하던 동생들과 저를 비교를 하셔서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지만, 그깠거야 잠깐 참으면
되는 것이고, 저의 궁극적인 목적은 친척들에게 받을 수 있었던 용돈이었습니다. 친척 어른들이 건네주는 용돈은 저에겐 정말 너무나도 소중했습니다. 그동안 마음속 깊이 품어왔던 장난감도 살 수 있고, 그렇게 하고 싶었던
오락을 원없이 할 수가 있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어린 시절의 추억 속으로 사라져 버렸고,
이제는 그 시절을 기억 속에 담아두어야 할 나이가 돼버렸습니다.
저는 이제 어른의 모습으로 줄지어 손을 벌리는 어린 조카 녀석들에게
제가 받았던 그 행복을 나누어 주고 있답니다.
얼굴이야 웃지만 가슴은 쓰리디 쓰리게 지갑을 열어, 배춧잎을 건네줄 때면 저에게 용돈을 주시던 어른들의 심정도 저와 같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닙니다. 그땐 천원짜리 한 장만 받아도 좋았는데, 지금은 천원짜리는 유치원생도 거부하고, 만원짜리가 아니면 통하지도 않으니,, 이번 명절에도
지갑을 두둑이 채워놔야 할 것 같습니다.
신청곡 : The Tide Is High / Blondie
미국 출신의 5인조 뉴웨이브 록 그룹 '블론디'의 1980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까지 기록했던 노래.
2007-09-22(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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