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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11일 화요일 대본 및 수록곡
 

2007년 9월 11일 (화) 골든디스크 김기덕입니다 / 차 한 잔 하시죠

 

Happy Ever After / Julia Fordham 
 영국 출신의 여가수 '줄리아 포드햄(Julia Fordham)'의 1988년 곡으로 우리나라에서만 히트한 노래.
 중성적이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의 소유자 줄리아 포드햄의 데뷔곡으로 TV 드라마, CF 배경음악으로 자주 쓰였던 노래. 
 그녀의 명반 'Julia Fordham'에 수록.

 

 

이미경 

 


- 행복한 시간 -

저녁을 먹고서 텔레비전앞에 앉았는데 휴대폰이 울렸습니다. 남편이더군요. "왜?"    "나 안보고 싶어?"    "아...  왜?"    "애들 좀 내보내"   "왜" 시종일관 왜로 대답을 하니, 남편이 짜증이 났나봅니다.

"애들 내보내라고.."  또 왜냐고 묻고 싶었지만 알았다고 대답하고, 애들을 불렀지요.   "얘들아 아빠가 나오란다~ 빨리 가봐"

남편은 종종 퇴근길에 아이들을 불러내곤 합니다. 전에는 뭐 사갈 거 없냐고 꼬박꼬박 물어봤었는데, 그때마다 "먹고 싶은거 없으니까 그냥와" 하고 대답했더니, 이젠 더 이상 묻지도 않고 아이들만 내보내라고 하네요. 사실, 남편이 사오는 과일은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남자가 과일을 사면 좋은 것을 담아주지 않아서, 다음부터는 내가 사올테니 돈으로 달라하곤 했거든요. 게다가 매번 다이어트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음식을 사와서 당연히 고마움보다는 원망이 앞섰답니다. "이거 먹고 자면 살찐단말야"  "안먹으면 되지 누가 먹으래?" 저희부부는 이렇게 먹는 것을 앞에 두고 치사하게 싸우곤 합니다. 잠시 후, 나갔던 아이들이 아이스크림 봉지를 들고 들어오더군요. "엄마, 이거 엄마꺼"   하며 딸아이가 콘을 하나 집어줍니다. "싫어 난 안먹을거야"   "어? 이거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거라고 아빠가 사라고 그랬는데? 아빠! 엄마 안먹는대요~~"  그랬더니 남편이 한 소리 하더군요.   "살찌면 좀 어때? 식구들하고 이렇게 둘러앉아 맛있는거 나누어 먹는 것이 행복이지, 안그래? 난 이때가 제일 좋더라" 그 옛날, 저녁무렵 누런봉투에 기름진 튀김이나 호떡 같은 것을 사오신 아버지도 이런 말씀을 하셨었죠.  "나는 너희들 입에 들어가는 것만 보아도 배가부르다.. "  남편의 모습에서 문득문득 아버지를 발견하곤 합니다.  우리 남편도 이제, 든든한 가장이 돼가나 봅니다.


신청곡: In your letter - REO Speed Wagon

미국 출신의 5인조 록 밴드 ‘REO 스피드 웨건’의 1981년 작품.

 

 

 

문혜정 


- 며느리가 아니고 딸입니다 -

 

퇴근 후, 집에서 밥을 먹게 될 때는 신랑과 나란히 몸보신을 합니다. 시댁 갔을 때 아버님께서 직접해주신 '추어탕'으로 말입니다. 맛나고 든든한 추어탕이 있으니, 특별히 다른 반찬도 필요 없지요.

지난달 시댁 갔을 때, 아버님은 잘먹어야 한다며, 추어탕을 한 솥 끓이셔서 먹기 좋게 2인분씩 담아서 10봉지 넘게 얼려 놓으셨더라구요. 얼려놓은 추어탕을 차곡차곡 아이스박스에 담아 주신걸, 냉동실에 넣어두고  입맛 없거나 먹고 싶을 때 꺼내서 데워먹고 있습니다. 시부모님의 사랑이 담겨져 있는 추어탕이라 그런지, 지금까지 먹어본 그 어떤 맛하고는 비교가 안되더라구요. 시아버지 사랑은 며느리란 말이 있죠? 사실 결혼 할 때, 친정에선 장남한테 시집가서 힘들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결혼하고 나니, 그런 걱정할 틈이 없더라구요. 어머님께서 조금 편찮으셔서 아버님께서 이것저것 많이 챙기시는 편인데요, 거리가 멀어 자주 찾아가 뵙지는 못하지만, 가끔 시댁에 가면 다른 집과 달리, 아버님께서 저에게 살림살이들을 가르쳐 주신답니다. 그리고 밖에

나가실 때는 항상 쓰레기나 재활용품이 손에 들려져있습니다. 나가시는 길에 버리신다고... 어머님을 많이 도와드리시는 아버님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아들은 아버지를 닮는다고 하는데, 저희 신랑이 아버님 닮아서 자상한가봐요~ 아버님과 외출을 하면, 동네 분들이  "며느린가 보네요. 참하게 생겼네"  하면 아버님께선  "며느리가 아니고, 딸입니다. 딸이 하나  더 생겼지요"  라고 하십니다. 이렇게 아버님께 받은 크나큰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어집니다. 시간날 때 자주 찾아봬야 하는데, 멀다는 이유로  전화만 드리게 되네요. 이번 추석연휴엔 일찍 내려가서 아버님, 어머님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야 겠습니다.


신청곡:   Rose / Westlife

아일랜드 출신의 4인조 팝 그룹 '웨스트라이프'의 2007년 리메이크 곡. (오리지널은 베트 미들러의 1980년 작품).

 

 

 

안미화 

 


- 엄마는 철부지 -

이른 아침부터 엄마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화가 난다는 엄마의 말에 아침 잠에서 깬 저는 짜증을 냈습니다. "아침부터 왜 화를 내고 그래.  건강에 안좋아 엄마~" 엄마는 딸이 짜증을 내던 말던, 곧 울음을 터뜨릴것 같은 목소리로 다짜고짜 이렇게 말씀을 하더군요. "아니 내가 엄마로 해준것도 없지만, 치과에 가야겠다고 돈 좀 달라는게 그렇게 죄냐?" 엄마는 치아가 안 좋습니다. 그래서 몇 달간 회사를 다니시며, 짬짬이 치과에서 신경치료를 받으시는데, 나이가 있으신지라 새로 임플란트를 해 넣어야했나 봅니다. 임플란트 비용은 150만원. 엄마는 그 비용을 남동생에게 부탁을 했고, 평소 짠돌이인 남동생은 엄마에게  "왜 내가 엄마 이 하는데, 돈을 줘야해?" 하며 짜증을 부리더라는 겁니다. 그 말에 섭섭한 엄마,  아침부터 저에게 거의 대성통곡을 하며, 내가 너희들을 어떻게 키웠는데 나한테 이런 말을 할 수가 있냐며, 저에게 따지시는 것이었습니다   "엄마 내가 돈줄까?"   30여분 엄마의 대성통곡을 듣다 못해, 제가 겨우 꺼낸 한마디. 그 말에 주춤하시던 엄마는 "니가 무슨 돈있어서.. 너도 살림하기 힘들잖아. 이만 끊는다" 하시며 전화를 끊으시더군요. 자식으로써 해준 것도 없지만, 해줄 수 없는 지금의 형편에 착잡한 마음이 들었지요.  그런데 2시간이 지나 또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응~~ 나다 "  한결 밝아진 엄마의 목소리에 무슨 좋은일이 있나 물었습니다.   "응? 호호호호 ... 아이고 그래도 이놈이 효자여. 장남이 달리 장남이겠어? 떡하니 백만원 주더라. 아이고 그래도 내가 자식농사는 제대로 지었지!! "  자식 복 없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시던 엄마는 언제 그랬냐는듯, 남동생의 과감한 기부에 기뻐서 자랑하시며 전화를 끊으셨죠.

이랬다 저랬다.. 저희엄마는 왜 그럴까요? 나이 60을 바라보는 엄마를 보면, 우리엄마 참 철부지다,, 싶은 마음이 들지만... 저는 철부지 우리엄마가 너무 귀엽습니다. 엄마.. 앞으로도 귀여운 엄마로 저희 곁에 오래도록 남아주세요~~

 

신청곡:  Oh Pretty Woman / Roy Orbison

미국 출신의 남성 가수 ‘로이 오비슨’의 1964년 작품. 영화 ‘프리티 우먼’의 주제가. 

 

 

 

박나림의 차 한잔 하시죠

정영봉님 사연

 

 

 

천희자 


- 광고를 다 외우고 있어요. -

  

아침 일찍 일어나면, 제일 먼저 라디오를 켜 놓고 아침밥을 준비하며 남편을 챙겨서 보내고, 또 아이들도 학교를 보내고 나서야 저도 서둘러 출근을 합니다. 그리고 출근하자마자 또 다시 라디오를 켜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이렇게 라디오는 제 일상의 친한 친구랍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족끼리 텔레비젼을 보고 있는데, 광고가 나올 때마다 우리 집 두 딸 아이들이 광고 문구를 다 외우고 있는 겁니다.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다음에 나올 광고 문구까지 먼저 외치는 모습을 보며, ‘텔레비젼을 얼마나 봤으면 저럴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텔레비젼을 많이 봐서가 아니라, 한번 보면 다 외워진다는겁니다. 저는 아무리 봐도 못 외우는데, 아이들은 금방 금방 알아듣고, 심지어는 외우기까지 하는거죠.  노래도 마찬가지 인것 같습니다. 저는 하루 종일 라디오를 들으면서도 노래 가사를 못 외우는데, 아이들은 노래 몇 번을 들으면 금방 따라 부르더라구요. 이런 것을 볼 때면 정말 세대차이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답니다. 저도 최대한 세대차이를 극복하려고 하는데, 받아 들이는 면에서 조금 뒤떨어지는 것 같네요. 그리고 아이들은 광고가 나오면 재미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광고가 얼른 지나갔으면 하는데 말이죠. 오늘도 작은 딸아이는 광고 보느라, 밥 숟가락을 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텔레비젼이 나쁘다는것은 아니지만, 우리 아이들도 언젠가는 텔레비젼보다 라디오를 더 좋아하게 되는 날이 오겠죠?  솔직히,, 라디오를 들으면서 일을 할 수 있지만, 텔레비젼을 보면서는 일을 못하잖아요. 안그래요 기덕오라버니??


신청곡:   Radio Ga Ga / Queen

영국 출신의 4인조 록 그룹 '퀸'의 1984년 작품으로 영국 차트 2위 기록

 

 

임윤재 

 

- 고향 뒷산에서 가을 들판을 내려다 보며!!!! -

추석이 가까워 미리 벌초를 하기 위해 충청도 고향으로 향했습니다. 몇 년 만에 찾아간 고향 동네는 너무도 깨끗하고 조용했습니다. 마을 입구에 500년 된 느티나무가 언제나처럼 그렇게 조용히 나뭇잎을 휘날리며 나를 반겨주었고, 쪽빛 하늘의 하얀 뭉게구름 사이로 빨간 고추잠자리 떼가 뒤덮었습니다. 산새소리 들려오고 가을바람은 달고 싱그러웠습니다. 길가의 코스모스는 빨강, 하양, 보라색으로 가을의 고운 정취를 느끼게 해주었고, 이제 갓 이삭이 패어 누렇게 변하기 시작한 벼이삭들은 볼수록 정겹기만 했습니다.  수북이 자란 묘지를 깨끗하게 다듬어 놓고 나서, 멀리 발아래 들판을 내려다 봤습니다. 내가 30년 전, 어릴 적 엄마 몰래

쌀을 팔아 차비를 해가지고 서울로 출발하던, 먼지가 풀풀 날리던 신작로가 보였습니다. 탕자가 돌아와 뒷산 고향 공동묘지에 앉아 그 옛날 초라한 서울행 신작로를 바라보니, 세상이 아무것도 아닌 것을... 내 뺨에 조용히 눈물이 흘러 내렸습니다. 눈부신 가을햇살아래 목화솜 구름사이로 하늘에 계시는 아버지 목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아들아! 넌 인생을 참으로 잘 살아 온 거다! 무엇보다 풍천 임씨의 대를 이었고, 건강하게 무리 없이 인생을 살았으며, 노모도 잘 모시고 가정불화 없이 잘 살아 왔잖니?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지 않고 정직하게 살아 온 것이 내 아들이라 난 만족한다. 장한 내 아들! 힘 내거라! 너는 자랑스러운 내 아들이야! 조용히 묵묵히 잘 살아 온 게  가장 큰 기쁨이다. 어서 서울로 올라가 그냥 지금까지 했던 대로 건강하게 마음 깨끗하게 열심히 살 거라!” “예! 아부지! 열심히 살게요! 그곳 하늘에서 저 사는 거 내려다보시고 잘 보살펴 주세요!”  저는 눈부신 가을햇살을 받으며 맑은 공기 속에 산을 내려왔습니다. 빨간 고추잠자리 떼가 하늘에서 호위를 하고, 누런 황금 들판의 벼 이삭들이 박수치는 길을 따라 기쁜 마음으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신청곡:  Going Home /  Kenny G

미국 출신의 섹소포니스트 ‘케니 지’의 1989년 작품.

 

 

 

 

 

 

 





2007-09-11(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