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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01 화 - 싱글맘 선언
(M) 주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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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by Myself / Jamie O'Neal
여 남편과 이혼을 한지도
어느덧 2년의 세월이 흘렀다.
처음 6개월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그 다음 6개월은 남편이 원망스러웠고
그 다음 6개월은 아이를 갖지 못한
나 자신이 미웠다.
그리고 지난 6개월 동안
난 열심히 산부인과를 찾아다녔다.
사랑도 결혼도...
이제 내겐 아무런 의미도 없지만
아이만큼은
꼭 낳고 싶기 때문이다.
(M)
혼자라는건 / 박준희
여 저...... 임신을 하고 싶은데요...
남 네... 결혼한 지는 얼마나 되셨죠?
여 결혼은... 안했구요...
남 네?
여 그냥... 아이만 낳고 싶어서요.
정자를 기증받을 수 없을까요?
남 미혼이신데 아이를 낳겠다구요?
여 네...
남 저희 병원에서는 미혼 여성에게 임신 시술을 해드리진 않습니다.
여 알고 있습니다.
남 네?
여 그래도 부탁드릴게요. 꼭 아이를 낳고 싶어요.
저 같은 여자에게 시술을 한다 해도
법적으로 위반되지는 않는 걸로 알고 있어요...
남 물론 아직 법률로 규정된 것은 없지만
산부인과 학회에서는 남편이 아닌 다른 사람의 정자를 이용해
시술을 할 경우, 배우자의 동의서를 받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혼여성에겐 배우자도 동의서도 없으니...
시술 안하는 걸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여 하지만... 법으로 금지된 일은 아니잖아요.
남 꼭 법으로 금지되어있는 것만 피하라는 법은 없죠.
이건.. 윤리적으로 충분히 문제가 되는 일이니까요.
여 선생님... 제 소원이에요.
이렇게라도 가족을 이루고 싶은 사람들도 있는 거잖아요.
남 가족을 이루고 싶으시면 결혼을 하시면 되잖아요.
아직 미혼이라면서요?
여 결혼은... 싫어요.
남 그럼 아이도 안 됩니다.
여 혼자서도 얼마든지 키울 수 있어요.
꼭 양부모가 다 있어야만 아이가 행복한 건 아니잖아요.
남 그만 나가보세요. 이 간호사! 다음 환자분 들어오시라고 해요.
여 희망은 그렇게 다시
무너져 내렸다.
(M)
별 / 유미
여 그렇다고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E) 병원소음
(E) 노크소리
남 들어오세요... 아니.. 이 분 또 오셨네...
여 저.. 선생님... 제발 부탁드려요.
남 나 참... 이해가 안되네. 이러는 거 부모님은 아세요?
여 부모님이랑은... 연락 안하고 지내요.
남 왜요?
여 저 어렸을 때 이혼하셨거든요. 지금은 두 분 다 재혼하셨구요.
그러니 부모님은 제가 어떻게 살든 상관할 자격 없어요.
남 그렇다고 세상의 윤리적인 기준과는 상관없이
내 멋대로 살아도 된다는 건가요?
여 내 멋대로라뇨? 윤리가 뭔데요?
여자 혼자 아이 낳아 기른다고 누구한테 폐를 끼치기라도 하나요?
내가 남의 애를 빼앗겠다는 것도 아니구...
내 아이 내가 낳아 길러보겠다는데...
왜 그게 윤리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하시는 거죠?
남 보아하니 철없는 20대도 아니고 나이도 어느 정도 먹은 것 같은데...
싱글맘은 뭐 아무나 하는 줄 알아요?
요즘 여자들.. 괜히 헛바람 들어서...
자기들이 무슨 조디포스터라고 싱글맘이 되고 싶다고 하는데...
그런다고 하나도 안멋있거든요!
여 (확 열받는) 내가 지금 멋있어 보이겠다고 이러는 줄 알아요?
남 어찌됐건... 전 이미 대답을 드렸습니다.
의사로서 사회 윤리에 어긋나는 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여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하시지 말고... 좀 긍정적으로...
남 (말 가로채며) 아 글쎄... 됐어요! 아이를 그렇게 낳고 싶거든...
결혼부터 하세요.
(E) 문 쾅 닫고 나오는
여 사람들은 왜 선택의 자유를 인정해주지 않는걸까?
남들과 조금 다른 삶을 선택했다고 해서
그것이 꼭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단지 남들의 시선 때문에
내가 원하는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걸까?
(M)
Wishes / Le Couple
(E) 문 슬그머니 열리는 소리
여 (헛기침 소리)
남 나 참... 썬글라스 끼고 오면 누가 못 알아볼 줄 알아요?
여 알아보지 말라고 낀 건 아니에요.
남 다신 안 올 줄 알았는데... 왜 또 왔어요?
여 시술 해주시겠다고 할 때까지 매일 올 거에요.
남 뭐라구요?
여 이렇게 간절히 부탁드릴게요.
저... 집도 있고 번듯한 직장도 있어요.
아이 하나쯤은 충분히 책임질 능력이 된다구요.
남 능력이 되면... 혼자 낳아서 키워도 상관없다는 건가요?
여자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게 그렇게 만만한 일일 것 같아요?
사람들 절대 곱게 안볼 거구... 무엇보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람들의 수군거림 속에서 자랄
아이 입장은... 생각 안해봤어요?
여 아이에게는 제가 잘 이해시키면 돼요.
남 하.. 참... 이해시키면 된다구요?
여 그건... 선생님이 상관할 바 이니잖아요. 선생님이 키울 것도 아닌데...
내가 우리 아이랑 풀어갈 문제지...
남 참~ 이기적이다.
여 뭐라구요?
남 애 낳고 싶다는 사람이 애 입장도 제대로 생각 안 해 보고...
그저 결혼이란 굴레에서 벗어나 자기만 편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이기적인 발상 아닌가요?
여 내 사정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함부로 말하지 말아요.
남 사정을 모르긴요. 당신 같은 여자들 사정 너무 잘 알아요.
남자한테 한번 쯤 채였다고 남자를 증오하니 어쩌니 하면서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싱글맘 선언하는 여자들...
그런다고 세상이 그런 여자들 편에 서주진 않거든요!
여 편들어주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남 나도 그쪽이 뭐라든 상관 없어요. 그러니까... 딴 병원 알아보시든가.. 그러세요.
(M)
I Don't Know / Blink
여 난 물러설 수가 없었다.
오해와 편견으로 똘똘 뭉친 그를
내 편으로 만들지 못하면
결국 세상도 영영
내 편이 되어주지 않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E) 거리소음
여 선생님!
남 어... 깜짝이야.... 아.. 여태 안 갔어요?
여 네... 선생님 퇴근하시길 기다렸어요.
남 저를요? 혹시... 나 지나가면 뒤통수치려던 거 아니에요?
무서워서 나다니겠나 어디..
여 할 얘기가 있는데... 저한테... 잠깐만 시간 내주시면 안 될까요?
그럼... 더 이상 귀찮게 안할게요.
(E) 차 가는 소리, 조용한 클래식 음악
남 어디 가는 거에요? 뭐.. 나 납치하려구요?
여 식사라도 하면서 얘기해야죠.
남 아깐... 미안했어요. 내가 좀 심하게 말한 것 같아서
사실 마음이 별로 안좋았는데... 그거 사과하고 싶어서 따라온 거에요.
여 괜찮아요. 절 이상한 여자 취급하는 거... 당연해요.
남 근데 왜 다시 왔어요?
여 선생님에게 날 이해시키지 못하면...
앞으로 세상을 이해시키며 싱글맘으로 살아갈 자신이 없어서요.
남 (있다가) 근데... 음악 좀 딴 거 들으면 안돼요? 졸린데...
여 거기 씨디케이스 열어서 찾아봐요.
(E) 뒤적뒤적 하는 소리
남 어... 이건 다 태교음악이잖아요?
임신도 안한 여자가 무슨 태교음악을 들어요?
여 항상 몸과 마음을 아이를 위해 준비하는 거에요.
남 나 참... 못말리는 여자구만...
(M)
나는 이상해 / 전인권
(E) 차 서는 소리, 차 문 열고 내리는
남 아니... 여기가 어디에요?
여 저희 집이요.
남 네? 밥 먹자더니 왜 집으로 데려와요?
혹시 나한테... 뭐 딴 맘 있어요?
여 그게 아니구요.... 전 밖에서 밥 잘 안 먹어요.
남 왜요?
여 밖에서 먹는 밥... 믿을 수 없잖아요. 재료도 좋은 거 안쓰구...
아기 가지려면 음식도 깨끗하고 정갈한 것들로 골라 먹어야해요.
유기농 식단으루다가...
남 하.... 참....
(E) 현관문 열리는 소리
여 안들어오고 뭐해요?
남 아니 무슨 여자가 겁도 없이... 낯선 남자를 집안에 들여요?
여 제가 선생님 겁내야 할 이유라도 있나요?
남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여 전 상관없으니까 들어오세요.
(잠깐 있다가) 아, 우선 식사 준비 할 테니까 잠깐 거기 앉아 계세요.
남 나 참.. 불편해 죽겠네. 어! 이게 뭐야...
(E) 딸랑이 같은 거 흔들어보고...
남 혹시 베이비시터같은 일 해요?
여 아니요.
남 그런데 왜 집안에 아기용품 천지에요?
여 나중에... 아기 낳으면 다 필요한 거잖아요.
지나다니면서 이쁜 거... 좋은 거 볼 때마다 하나씩 사모아요.
남 (왠지 짠한) 그렇게 아기를 갖고 싶어요?
여 네...
(M) I
Will / Love Affair OST
(E) 찌게 끓는 소리
여 갑자기 준비하느라 별로 먹을 건 없지만... 성의를 봐서 많이 드세요.
남 네... 아.. 그럼 무슨 일해요?
여 영어 교사에요.
남 교사요? 아니 그럼... 선생님인데 싱글맘이 되겠다구요?
여 그럼 안되나요?
남 학교 짤리고 싶어요? 학부모들이 가만 있겠어요?
여 아이를 낳기 위해 교사를 포기해야 한다면... 해야죠.
아.. 그렇다고 아이 키울 능력이 없는 건 아니에요.
학원 강사라도 하면 뭐.. 돈은 충분히 벌 수 있으니까.
이래뵈두 나 실력 있는 선생님이거든요?
남 그렇게 아이를 낳고 싶어요?
여 네...
남 결혼은 왜 싫은데요?
여 실은... 저 이혼했어요. 미혼이 아니구요.
남 네?
여 남편이랑 저 사이에 5년 동안 아이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저랑은 5년 동안이나 안 생겼던 아이가
다른 여자랑은 참 쉽게도 생기더라구요.
남 그래서요?
여 그래서 보내줬죠 뭐... 그 여자한테...
남 그랬...구나.
여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하시는 모습 보면서
난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이혼 같은 건 안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세상 일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전 참 운이 없는 여자에요.
남 근데... 왜 꼭 아이는 낳으려는 건데요?
여 아이에겐... 그냥 내가 사랑을 주면 되니까요.
날 사랑해달라고 기대지 않아도 되고...
날 떠날까봐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구...
그냥 내가 줄 수 있는 만큼 다 주고도... 아깝지 않을 것 같아서요.
남 정말... 혼자서도 잘 키울 수 있겠어요?
여 그럼요. 남편 없이도 내 힘으로 아이 낳아서 잘 사는 모습...
그 사람한테... 그리고 세상 사람들한테 꼭 보여주고 싶어요.
남 좋아요. 그럼 한번 시도해보죠.
여 정말...이에요?
남 하지만 아시다시피 꼭 잘 된다는 보장은 없어요.
시도는 해보겠지만 너무 기대하진 말아요.
여 아...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여 이제 나도 엄마가 될 수 있다는 기쁨에
내게도 살아갈 희망이 생겼다는 기대에...
난 꿈을 꾸는 듯 했다.
(M)
꿈에 / 이수영
----------------------- 1부 끝 ----------------------------
여 그 후로 난 정자를 기증받아
몇 번에 걸쳐 임신시술을 시도했다.
그러나 역시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E) 찻잔 놓는 소리
여 이번에도... 아닌가요?
남 네...
여 이번엔 태몽도 꿨는데...
남 너무 상심하진 말아요.
여 전... 정말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여잔가봐요.
남 쉽지 않다고 했잖아요.
하지만 은서씨에게 특별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니까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진 말아요.
여 고마워요.
남 뭐가요?
여 그냥... 다요. 절 이해해주신 거...
그리고 절 위해 이렇게 애써주시는 거...
전부 다... 정말 고마워요.
(M)
Thank You / Dido
여 그러던 어느 날...
(E) 전화벨 소리
여 여보세요?
남 저에요.
여 아.. 선생님 웬일이세요?
남 은서씨한테 뭐 줄 게 있어서요.
여 뭔데요?
남 만나서 줄게요.
여 그럼 병원 끝나실 시간 맞춰서 제가 갈게요.
남 그래요.
(E) 핸드폰 닫는 소리
(E) 거리소음
남 오래 기다렸어요? 환자가 많아서 진료가 좀 늦게 끝났어요.
여 괜찮아요.
남 자, 이거요.
여 이게 뭐에요?
남 석류랑 당귀차에요. 임신에 좋은 음식이래요.
여 봉덕씨...
남 원래 임신은 산모의 의지와 노력이 가장 중요한거잖아요.
몇 번 실패했다고 뭐 벌써 포기하거나 한 건 아니죠?
여 ....
남 왜 그래요?... 설마... 울어요? 아이.. 뭐 이런 걸로 감동해서...
이거 별로 안 비싸요.
여 예전에 남편한테서도... 이런 거 받아본 적 없거든요.
늘 나 혼자 전전긍긍해서 여기저기 찾아다니고...
임신에 좋다는 건 이것저것 먹어보고... 그랬었는데...
남 이젠... 내가 돕고 있잖아요. 힘내요.
여 저한테 이렇게까지 해주실 줄은 몰랐어요.
남 산부인과 의사하면서... 원치 않는 임신해서 아이 지우게 해달라고
울고불고 하는 여자들 많이 봤어요.
여 그런 경우가 많아요?
남 제법 있어요. 생명의 소중함도 모르면서...
자기 인생 소중한 줄만 아는 그런 여자들 보면서...참 씁쓸했어요.
여 난 임신한 여자들만 보면... 마냥 부러워했는데......
남 은서씨는 그런 여자들과 비교하면...
참 강하고 따뜻한 여자 같아요.
아마 은서씨는... 정말 좋은 엄마가 될 거에요.
여 그 후로 우린 가끔씩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고
그러다가 어느새 친한 친구사이가 되었다.
아니 어쩌면... 연인 같기도 했다.
(M) 사랑해도 될까요
/ 유리상자
여 이젠 수술이 실패를 해도
난 더 이상 조급해 하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아이가 생기지 않아도
그가 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마음이 든든했기 때문이다.
(E) 고기 굽는 소리
남 자, 많이 먹어.
여 이런 거 안 사줘도 되는데...
남 잘 먹어야 몸도 빨리 회복하지.
은서 니가 건강해야 아이도 빨리 생기는 거라구.
여 알았어.
남 아.. 술도 한 잔 할까?
여 술은 산모한테 안 좋은데...
남 산모는 무슨... 너 아직 임신한 거 아니잖아.
우울할 땐 그래도 술이 약이야. 딱 한잔만 하자.
여 그래.. 난 그냥 입에 대기만 할테니까 봉덕씨 마셔.
남 알았어.
여 그는 조금만 마셨는데도
많이 취한 듯 했다.
여 봉덕씨 오늘 이상하다. 그만 마셔!
남 (약간 취한) 에이... 괜찮아... 뭐 이정도 가지구...
(E) 술 벌컥벌컥 마시는 소리
남 아.. 쓰다.
여 무슨 일 있어?
남 아니...
여 근데 왜 그래?
남 은서야? 넌 정말... 다시는 결혼 같은 거 안할 생각이야?
여 그럼. 한 번 했으면 됐지 뭘 또 해? 뭐 좋은 거라구...
남 세상 남자들이 다 똑같진 않아.
전부다 자기 여자를 버리지는 않는다구.
여 물론 그렇겠지. 하지만 난 안 믿어.
남자도... 사랑도... 다 시시해..
남 니가 그렇게 마음을 딱 닫고 사니까 늘 그렇게 혼자만
힘든거야 이 바보야.... 오픈유얼마인드~ 그러면 얼마나 좋아...
세상에 좋은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같은 남자도 있구...
여 뭐라구?
남 꼭 아이만 낳겠다고 고집하지 말구... 주위를 좀 둘러보라구.
너한테 정말 좋은 사람이 나타날지도 모르잖아...
벌써 나타났을 수도 있구... (말 끝 흐리는)
여 (혼잣말처럼 낮게) 봉덕씨... 나도 그게 자꾸 걸려.
남자... 사랑.. 그딴 다 시시하다는 거... 이미 다 알아버렸는데...
당신이 자꾸 내 앞에 나타나서... 다시 사랑 같은 거 믿게 될까봐
나도 헷갈린다.
(M) 미련한 가슴아 - 엠씨더맥스 이수
(E) 거리소음, 자동차 경적소리
여 (만취상태) 봉덕씨! 봉덕씨! 일어나 봐..
남 (역시 만취한) 아... 보도블록이 자꾸 나한테 덤비네.
에이... 저리가! 내려가라구!!
여 어... 택시!
(E) 차 와서 멈추는 소리
(E) 자동차 문 열었다 닫히는 소리
여 아저씨... 아현동으로 가주세요. 봉덕씨... 괜찮아?
남 나 괜찮아. 니가 옆에 있는데... 괜찮지 그럼...(웃음)
여 뭐?
여 난 만취한 그를 우리 집으로 데려왔고
우린 그렇게 하룻밤을 보냈다.
(M)
Time After Time / Cyndi Lauper
여 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그는 나보다 먼저 일어나 있었다.
여 벌써 일어났어?
남 응...
여 잠은... 잘 잤어?
남 응.. 니 침대... 완전 편하더라.
여 봉덕씨... 어제는...
남 (말 가로채) 어제 나 많이 취했지. 생각이 하나도 안 나네.
여 응... 좀 많이 취했더라.
남 나 출근 늦겠다. 먼저 갈게.
여 아침밥이라도 먹구 가.
남 아니야 괜찮아. 병원 앞에서 토스트 사먹으면 돼.
여 그러던가 그럼...
(E) 나가려다 멈칫
남 어제 일... 내가 미안해하거나... 그래야 하는 건 아니지?
여 (쿨하게) 왜? 내가 뭐... 책임이라도 지라고 할까봐?
남 니가 설마 나한테 책임지라고 하겠냐?
결혼은 절대 안한다는 애가...
여 어... 그렇지.
남 나 간다.
여 응.. 그래...
(E) 나가고
(E) 문 닫히고
여 갑자기 집안이 조용해진다.
쓸쓸해진다.
(M) 사랑한다면 - 나무자전거
(E) 레스토랑 소음.. 음식 먹는..
여 왜 이렇게 말이 없어?
남 어... 그냥 좀 피곤해서...
여 무슨 일 있어?
남 아니... 그냥...
여 왜..
남 부모님이 자꾸 선을 보라고 해서...
여 선?
남 응...
여 그래서 볼꺼야?
남 그냥... 만나는 사람 있다고 했어.
여 내 얘기를.. 했어?
남 응.. 자꾸 선보라는 거 귀찮아서...
여 그래?
(E) 전화벨 소리
남 잠깐만..
(E) 걸어나가며
남 여보세요? 네.. 어머니...
(점점 멀어지며) 아 글쎄.. 제가 언제 만나는 여자 있다고 했지
결혼할 여자 있다고는 안했잖아요.
아 글쎄... 부모님께 인사시키고 할 그런 사인 아니구요....
여 그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진다.
그의 마음이 내게서 점점 멀어지는 것처럼...
(M) 그대 내게 다시 - 럼블피쉬
여 그 후로 난 한동안 그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그 역시...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그런데.....
내 몸에 이상 징후가 나타났고
병원에 가보니 임신 6주라는 진단이 나왔다.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려온 아이인데...
마냥 기쁘지 않은 이유는 왜일까...
아직도 사랑에 대한 미련이 남은 걸까?
난 오랜 고민 끝에
그를 찾아갔다.
(E) 문 열고 걸어오는 소리
남 (놀라) 어... 은서야? 왔어?
여 응... 잘... 지냈어?
남 응... 시술 다시 시도해보려고 온 거야?
여 아니.. 그냥 어떻게 지내나 해서... 선은... 봤어?
남 어? ....어....
여 어떻게 됐는데?
남 별로였어.
여 그랬구나..
남 연락하려고 몇 번이나 그랬는데... 너 삐졌을 것 같기도 하고.
여 내가 왜 삐져?
남 그러게...
여 인사도 못하고 헤어지는 거 싫어서 왔어.
남 이제... 나 안 만나게?
여 (미소마저 머금은 채) 그런 표정 하지 마. 그럼 계속 만날 생각이었 어?
남 너만 괜찮으면 계속 만날 생각도 있어 난.
아직 너나 나나... 결혼이 급한 거 아니고. 일단 서로 만나면서...
여 물론 나 결혼 생각 없어. 그런데 봉덕씨 계속 만나면...
또 무언가에 의지하고 싶어질 것 같애.
남 의지?
여 응. 사랑에... 사람에....
기대고 싶어지고 바라는 게 생기고.
남 .....
여 그러면 상대는 귀찮아지고, 버거워지고, 책임감에 허덕이고.
그게 싫어서 혼자 가는 길을 택한 건데.
나도 잠깐 헷갈렸었어.
남 내가 헷갈리게 하긴 한거야?
여 응?
남 너를 둘러싼 성이 너무 굳고 강해서...
난 항상 그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맴도는 기분이었거든.
여 그래. 어쩌면 그랬을거야.
나는 당신에게 폐끼칠까봐 옆에 불러들이지 못하고.
당신은 밀어내기만 하는 내게.. 더 가까이 올 엄두도 내지 못하고.
남 ........
여 그게 우리 관계였고 한계였어.
(M) 사랑앓이 - FT 아일랜드
여 잘 가.
남 너두.
(E) 걸어가는
여 멀어지는 그를 보면서 난 그냥 담담히 웃는다.
잘했다.. 잘한 거다.. 가만가만 속삭여 보면서.
난 이제... 내 자신에 의해... 내 아이를 위해.
행복해질테다.
(M) 주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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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by Myself / Jamie O'Neal
2007-08-2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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