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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00 화 - 그 여름... 바닷가에서의 약속
(M) 주제음 -
한 여름날의 꿈 / SG 워너비
여 내 나이 스물아홉...
아홉수라는 게 정말 있는 걸까?
목숨이라도 내어줄 것처럼
날 사랑했던 사람이
한순간 변심해 이별을 선언하고
당연시 생각했던 승진도
물 건너 가버린 이 여름...
이제 내게 남은 작은 희망은 여름휴가뿐이었다.
며칠동안 눈이 빠지도록 인터넷을 들여다 본 결과
난 인적이 드문 바닷가를 찾아냈고
오늘 드디어 친구들과 함께
그 바다로 여행을 떠난다.
(M) 여행을 떠나요
/ SM Town
(E) 빗소리
여 그러나 역시 난 운이 없다.
도착하자마자 내리기 시작한 비 때문에
우린 민박집에 발이 묶여버렸고
(E) 화투장 부딪히는 소리 크게 나고
난 애궂은 화투장에게 분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E) 노크소리
여 누구세요?
남 (문 밖에서 들리는... 헛기침) 저... 옆방에 묵고 있는 사람인데요...
(E) 문 여는 소리
여 (새침) 그런데요.
남 아.. 저기.. 보아하니 여자분들 끼리만 놀러 오신 것 같은데...
저희도 남자들끼리만 놀러왔거든요.
괜찮으시다면 저희 일행이랑.. 같이 놀면 어때요?
여 (도도) 됐어요! 저흰 그런 여자들 아니거든요.
남 아니.. 뭐... 다른 뜻은 없구여...
고스톱두 여럿이 치면 광도 팔 수 있구 더 재미있을텐데...
여 광 파는데 취미 없거든요! 돌아가세요.
남 에이... 이왕 놀려고 온 거 여자들끼리 노는 것보다는 낫잖아요.
저희가 재미있게 해드릴게요.
여 (짜증) 아 글쎄.. 딴 데 가서 알아보시라니까요.
안 그래도 짜증나 죽겠는데 별 게 다 추근덕거리네 진짜...
남 뭐.. 뭐요? 별 게 다?
아니.. 누군 뭐 그쪽이 좋아서 이러는 줄 알아요?
(혼잣말처럼) 튕기려면 좀 이쁘던가...
이쁜 친구들은 다 가만있는데 왜 지가 난리야...
여 하! 뭐라구요?
남 여자들끼리 와서 고스돕이나 치고 앉아있는 게 처량해서
구제해줄까 했더니.., 나 참... 별 게 다 도도를 떠네.
여 지.. 지금... 말 다했어요?
남 그쪽 얼굴에 도도는 지나친 사치라는 거... 알고나 계시라구요.
여 (뚜껑 열린) 하! 이게 진짜... 야! 너 몇 살이야?
생긴 건 꼭 제비족처럼 생겨가지구... 어디서 행패야 행패가...
남 (무시) 게다가 성격까지 그 모양이니... 애인한테 버림받았죠?
여 (열불나서) 야! 너... 그 말 사과해! 사과하라구!!
여 그 후 한 시간에 걸친 말다툼 끝에
결국 그 남자의 사과를 받아내긴 했지만
내 분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M)
넌 딱 걸렸어 / 유니
여 그런데 그날 밤...
하루 종일 이를 갈고 있던 내게
복수할 기회가 찾아왔다.
(E) 파도소리
여 비가 그친 바닷가를 홀로 산책하는데
아까 그 남자가 해변 가에 옷을 벗어놓은 채
친구들과 함께 수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순간, 난 그를 골탕 먹이려고
그의 옷을 훔쳐 달리기 시작했다.
(E) 뛰어가는...
남 야! 너 누군데 남의 옷을 가져가!
여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나를 그가 알아볼 리 없었다.
남 야! 이 도둑놈아! 거기 안 서! 거기서!
(E) 두 사람 뛰어가는 소리...
여 그런데... 하필이면 그 때...
(E) 바닥에 미끄러지는 소리
여 엄마야!
(E) 달려오고
남 뭐야... 여자였어?
여 아... 아파... 으...
남 뭐야 너. 왜 남에 옷을 갖고 튀어.
여 난 얼굴을 가린 채 꿈쩍도 할 수 없었다.
남 얼굴 좀 보자. 응?
(E) 한 발짝 다가오는
여 가... 가까이 오지 마세요!
남 어... 이거 어디서 듣던 목소린데... 혹시 아까 그... 옆 방?
여 아우씨..
남 하! 나 참... (어이없어 웃는) 이 여자 정말 끈질기네.
아까 내가 사과 했잖아요. 근데 왜 이런 짓을 해요?
여 모.. 못 본 걸로 해요 그냥...
남 사과해요 그럼.
여 내가 왜요?
남 남의 옷 훔쳐갔으면 사과를 해야죠.
여 옷은 여기요... (일어나 한 발짝 내딛다가) 아야..
남 다쳤어요? 어디 좀 봐요.
여 됐어요.
남 부축해줄까요?
여 됐다니까요! 신경 끄고 가서 수영이나 하세요.
남 아니.. 저..
여 다친 다리를 질질 끌다시피 하며
민박집으로 돌아오는 길
난 어디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었다.
(M)
나 어떡해 / 산울림
(E) 매미 소리
여 다음 날, 난 행여나 그와 마주칠까봐
일찍부터 바다에 나갔다.
(E) 파도 소리, 바닷가 소음
여 그런데... 제법 깊은 곳까지 들어갔을 때
어제 다친 다리가 잘 움직여지지 않았고...
난 점점 파도에 휩쓸려 들어가며 몸을 가눌 수 없게 되었다.
여 사람 살려~! 사람 살려~! 누구 없어요? 아... 살려주세요!
여 그렇게 정신을 잃었다가 눈을 떴는데...
남 정신이 좀 들어요?
여 (놀라는) 어머... 그쪽이 왜...
남 왜라뇨..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만...
여 정말.. 그쪽이 날 구했어요?
남 그래요. 어제 다리도 다친 것 같은데... 왜 물에는 들어갔어요?
여 그거야... 여기까지 왔는데...
그럼 바다에 몸두 안담구고 그냥가요?
남 들어갔으면 얕은 데서나 놀지...
수영도 제대로 못하면서 왜 그 깊은 곳까지 들어가요?
여 무슨 상관이에요.
남 목소리 우렁찬 거 보니... 이제 다 살아났네요. 전 그만 가볼게요.
민박집까지 혼자 갈 수 있죠?
여 아.. 저기...
남 왜요?
여 이왕 구해준 거... 좀 데려다줘요. 아직... 몸이 말을 잘 안 듣는데...
남 참... 별.....
자! 내 팔 잡아요.
여 그의 팔을 잡고 일어나려 했지만
난 다시 철썩 주저앉고 말았다.
남 아직 걷기 힘들어요? 그럼... 그냥 업혀요.
여 됐어요. 걸을 수는 있어요.
남 그러지 말고 말 들어요.
여 마지못해 그의 어깨에 업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의 등이
너무 편안하게 느껴진다.
이 사람과 나... 대체 무슨 인연일까?
(M) 운명 - 쿨
(E) 거리 소음
남 (터벅터벅 걸어가며 낑낑대는) 아우... 거 되게 무겁네.
여 내가 뭐가 무거워요? 그쪽이 힘이 없는 거지...
남 내 목 좀 그만 조를래요? 나 숨막혀 죽을 것 같거든요.
여 아.. 알았어요. 근데... 나... 어떻게 구했어요?
남 어떻게 구하긴요. 물에서 허우적대고 있길래
건져서 인공호흡 했더니...
여 인공호흡이요? 아우... (싫은 듯한...)
남 아니 누군 뭐 하고 싶어서 했겠어요? 일단 살리고 봐야하니까 했지.
그리구... 목숨까지 구해줬는데 왜 고맙다는 말도 안 해요?
그쪽은 미안하다, 고맙다... 이런 말 배운 적 없어요?
여 거 참... 되게 생색내네. 남자가 쪼잔하게시리..
남 뭐라구요? 하... 참.. 됐습니다. 말을 맙시다 그냥...
여 그렇게 말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왜 자꾸만 그 남자에게 심술을 부리고 싶어지는 걸까...
왜 자꾸 그 남자가...
이런 내 심술까지도 받아줬으면.. 싶은 걸까...
(M)
Come Over / 리즈
(E) 물 흐르는 소리, 세수하는
여 저기요...
남 왜요?
여 매운탕을 끓였는데... 좀 많아서요. 같이 드실래요?
남 됐어요. 저녁 먹었어요.
여 ...
남 왜 그러구 있어요? 뭐 할말 있어요?
여 고마워요.... 나 구해 준거...
남 ....
여 근데... 어떻게 날 구해줄 생각을 다했어요? 위험했을 텐데...
남 그게 제 일인데요 뭐...
여 일이라니요?
남 저 여기 놀러온 사람이라고 했던 건 거짓말이었어요.
실은 이 해수욕장의 구조대원으로 일하고 있어요.
이 집에서 민박을 하는 게 아니라 여기 사는 사람이구요.
여 아.. 그랬구나..
남 그러니까 너무 감동할 필욘 없어요.
뭐 그쪽이 이뻐서 내 목숨 걸고 구해주고 그런 거 아니니까...
여 치...
남 그치만... 그래도 나한테 진짜 고마운 거면... (머뭇) 나랑 사귈래요?
여 (놀라) 네?
남 목숨까지 구해준 남잔데... 솔직히 좀 끌리지 않아요?
여 (어이없는 듯 웃는)
남 난... 은서씨가 자꾸 미운 짓 하는데두... 이상하게 그쪽이 끌리는데...
여 어머... 제 이름 알고 있었어요?
남 친구들이 부르는 거 들었어요. 난 김봉덕이에요.
(있다가) 대답 안하는 건 긍정이란 뜻이죠?
은서씨 성격에... 싫으면 바로 화냈을 거 아니에요.
여 (웃음)
남 웃으니까... 진짜 이쁘네.. (웃음)
여 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나 역시 그의 웃는 얼굴을 바라보는 게 좋았다.
어쩌면 이런 만남이 바로 운명이라는 걸까?
(M) 커피프린스 1호점 OST 랄라라, it's love
여 난 그 때부터 함께 온 친구들을 제쳐두고
그와 함께 꿈같은 휴가기간을 보냈고...
아까운 시간들이 지나
어느덧 휴가 마지막 날이 다가왔다.
(E) 파도소리
남 휴가... 재미있었어요?
여 네... 봉덕씨 덕분에... (있다가) 이런 데 사는 거 부러워요...
매일 바다도 볼 수 있구... 공기도 좋구...
남 뭐 꼭 그렇지도 않아요. 남들은 일상을 벗어나서 오는 바다지만...
난 뭐 맨날 여기 있으니까... 여기가 오히려 답답해요.
여 하긴... 그럴 수도 있겠다.
근데, 여름이 지나고 나면... 무슨 일 해요?
남 아버지 따라서 배 타고 바다에 나갈 때도 있고...
그냥... 이것저것하면서 살아요.
여 네...
남 은서씨.. 서울 가도 나랑 계속 연락 하는거죠?
여 그럼요.
남 멀어서 자주 볼 수는 없겠지만...
그래두 내가 너무 보고 싶을 땐... 나한테 텔레파시 보내요.
여 보고 싶으면 전화해서 만나면 되지...
무슨 텔레파시에요. 유치하게...
남 유치하지만... 나 은서씨한테 약속 하나 할게요.
은서씨 마음이 날 애타게 찾으면...
내가 꼭 은서씨 앞에 나타날거라구...
여 (웃음) 많이... 보고 싶을거에요.... 참, 그리구...
물에 빠진 사람들 구조하는 건 좋은데... 인공호흡은 직접 하지 마요.
다른 여자들한테는...
남 (웃음) 그건 약속 못하겠는데...
여 뭐라구요? (웃음)
여 그렇게 그와 난 아쉬운 이별을 해야 했지만
짧은 만남 동안 우린 이미
많은 것들을 약속했다.
(M)
영원한 사랑 / 핑클
----- 1부 끝 ------------------------------
여 여행에서 돌아온 후
난 그와 거의 매일 날이 새도록 통화를 하며
사랑을 키워갔고...
얼굴을 볼 수 없는 상황이
우리의 마음을 더 애틋하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E) 거리 소음
남 은서야!
여 어머... 봉덕씨! 어떻게 왔어?
남 어떻게 오긴... 너 보고 싶어서 왔지.
여 연락도 없이... 회사까지 웬 일이야?
남 너 놀래켜주려고...
여 신기하다.
남 뭐가?
여 퇴근하고 나갔을 때... 다른 애인들처럼...
봉덕씨가 날 기다리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했었는데...
남 내가 약속했잖아. 니가 날 애타게 찾을 때...
꼭 니 앞에 나타나겠다구...
여 그냥 막연히 생각한건데... 봉덕씨가 진짜루 와있으니까...
정말 신기하다.
남 그러니까... 우리가 인연인거야. (웃음)
여 (울먹이며) 고마워 봉덕씨.
남 와... 너... 진짜 감동했구나? 어! 눈물도 좀 날려고 하는데?
여 아.. 아니야... 울기는 내가... 왜 울어?
여 그렇게 말은 했지만
그리웠던 그의 얼굴을 보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나 정말... 이 사람을... 많이 사랑하나보다.
(M) My love
/ 심은진
(E) 조용한 음악, 레스토랑 소음
(E) 수저 부딪히는 소리, 음식 씹는 소리
여 오느라 힘들었을텐데... 많이 먹어.
남 힘들긴... 이렇게 니 얼굴 보니까 살 것 같은데...
그동안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네.
여 (웃음) 그새 더 까맣게 탔네.
남 아무래도.. 매일 바다에 있다보니까...
여 근데... 오늘은 일 쉬는거야?
남 어... 이제 휴가철도 끝나고 해서... 구조대 일은 끝났어.
여 그렇구나. 그럼... 이제 뭐하는데?
남 이제 다른 일자리 찾아봐야지. 내년 여름이 오기 전까지 할 일...
여 어... 근데... 늘... 그렇게 살아?
남 응... 그동안은 그랬어.
여 이젠 봉덕씨 나이도 있는데...
뭔가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
남 그래서 말인데... 나 서울 와서 일자리 좀 찾아볼까?
여 서울에?
남 응!
여 봉덕씨가 서울 와서 무슨 일 하게?
남 나 아직 젊은데... 이 넓은 서울에 할 일이 없겠어?
무엇보다... 은서 니가 있는 곳에서 나도 살고 싶어.
이렇게 얼굴도 매일 보구...
여 정말? 정말 나 때문에 오겠다구?
남 그래! 이제 내가 매일같이 니 앞에 나타나줄게.
여 와... 꿈만 같다.
(M)
Dreams Come True / S.E.S
여 며칠 후 그는 서울에 올라와
일자리를 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린
거의 매일 만나게 되었다.
그러나 막상 그가 곁에 있자
난 점점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을 보게 되었다.
(E) 거리 소음, 차 지나가는 소리, 경적소리
남 은서야!
여 어.... 또 왔어?
남 일하느라 고생했지? 가방 이리 줘.
여 고생은 무슨...
남 근데... 표정이 왜 그래? 오늘 무슨 일 있었어?
여 아니야.
남 말해봐. 왜 그러는데?
여 아니래두!... 근데... 봉덕씨 이렇게 매일 나 만나러 오면...
일자린 언제 구하려구?
남 나... 일 구했어 은서야.
여 진짜? 무슨 일인데?
남 레스토랑 시간제 알반데... 시급이 다른 데보다 높더라구.
여 시간제 알바? 봉덕씨가 지금... 알바할 그런 나이는 아니잖아.
남 우선 이 일 하면서 다른 일자리도 좀 찾아보지 뭐.
여 봉덕씨... 그렇게 살면 언제 자리잡을건데...
남 걱정 마. 그래두 나... 그동안 이것저것 해서 번 돈...
착실하게 잘 모아놨어. 너 데려올 만큼은 능력 있어.
여 지금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
남 그런 얘기가 아니면.. 뭐?
여 됐어. 그만 가...
남 우리 방금 만났잖아. 그냥 가라구?
여 나 피곤해. 그리구... 앞으론 이렇게 매일같이 오지 마.
남 내가 오는 게 싫어?
여 이렇게 맨날 얼굴만 보고 있다구... 뭐가 달라지는데?
차라리 그 시간에... 봉덕씨가 제대로 할 만한 일을 찾아봐.
그게 날 위하는 거니까.
(M) I'm
Sorry / 린
여 그렇게 난 조금씩
그에 대한 확신을 잃어갔고
사랑만으로 그의 곁에 있어줄
자신이 없었다.
(E) 조용한 음악, 찻잔 부딪히는 소리
남 화 좀 풀렸어?
여 미안해.
남 뭐가?
여 ....
남 그날 니가 한 말 때문에 그래? 난 괜찮아. 니 맘 이해해.
여 우리 헤어지자.
남 뭐?
여 나 선봤어. 집에서는 그 사람이랑 결혼하래.
남 은서야...
여 나도 그럴 생각이구...
남 이러지 마. 내가 잘못했어.
여 봉덕씨가 잘못한 건 없어.
그냥 내가... 봉덕씨랑은 더 이상... 자신이 없어.
남 무슨 자신이 없는데? 너 나 사랑하잖아.
여 사랑이 밥 먹여 주지는 않잖아. 내 나이 스물아홉이구
봉덕씬 서른이야. 겨우 사랑타령이나 하며 살 나이는 이미 지났다구.
남 뭐? 겨우 사랑타령?
여 그래... 내가 잠시 착각한 것 같애.
사랑.. 그거 별로 대단한 거 아닌데...
남 거짓말 마! 너 나랑 있으면 행복하잖아. 왜 니 마음을 속여?
여 미안해. 먼저 일어날게.
(E) 의자 끄는 소리
남 은서야! 은서야!
여 그가 울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난 독하게 입술을 깨문 채
그에게서 돌아섰다.
(M) 사랑... 후에 - 신혜성, 린
(E) 전화벨 소리
여 여보세요?
남 (술취한) 은서야...
여 다신 전화하지 말랬잖아.
남 보고 싶어서... 은서야... 나 너 없인 안 될 것 같애..
그러니까 니가... 나 좀 봐주라. 응?
여 봐주고 말고 할 게 뭐있어?
남 너 나한테서 마음이 다 떠나버린 건 아니잖아.
그러니까 내 전화도 받는 거잖아.
내가 부족해서 그런 거라면... 내가 더 노력할게. 응?
여 나... 날 잡았어.
남 뭐?
여 그러니까 봉덕씨도 나 같은 여자 얼른 잊고...
봉덕씨 인생 살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전처럼 그렇게 살아 제발...
남 어떻게 그래... 이미 널 만나버렸는데...
널 사랑해버렸는데... 어떻게 너 없이... 전처럼 똑같이 살아?
여 다시는... 전화하지 말아줘. 끊을게.
남 은서야... 은서야!!
(E) 핸드폰 닫는 소리
여 (혼잣말) 미안해... 봉덕씨...
(M) 미안한 마음 - 원더걸스
여 그 후로 한동안
그에게서는 연락이 오지 않았고
난 차근차근 결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결혼식을 며칠 앞둔 어느 날...
난 그의 친구를 통해
그가 자살 기도를 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듣게 되었다.
몇 번의 망설임 끝에 난 그의 병실을 찾았다.
(E) 병원 소음
(E) 노크, 문 열렸다 닫는...
여 봉덕씨... 세상에... 이게 다 뭐야?
남 왜 왔어... 내가 죽든 말든... 이젠 너랑 상관없는 일인데...
여 대체 왜 이랬어... 바보같이...
남 동정할 필요 없어.
여 미안해...
남 미안할 것도 없어.
사람이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것처럼 변할 수도 있는 거니까.
그걸 니가 가르쳐줬어.
여 그 말을 듣는데...
가슴 한구석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남 가라. 다신 너 보고 싶지 않다.
여 봉덕씨... 지금 나 잡으면... 나 안갈 수도 있어.
남 ...
여 나 붙잡으라구!
남 싫어.
여 왜?
남 자신 없어. 현실속의 다른 남자들과 끊임없이 나를 비교할 너와...
함게 할 자신.
여 그렇게 그는 날 완전히 놓아주었지만
정작 사랑을 완전히 놓지 못한 건 나였다.
난 결국.. 결혼 며칠 전 파혼을 선언했고.
그를 찾아 병원에 가 봤지만
그는 이미 사라진 후였다.
(M) 가슴아파도
/
장혜진
여 그 후로 5년 동안...
난 휴가 때마다 그 바다를 찾았다.
혹시라도... 그가 그곳에서 날 기다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하지만 그는 단 한번도 나타나주지 않았다.
(E) 파도 소리
여 오늘 하루만 더 그를 기다리겠노라 다짐하고
난 또다시 그 바닷가를 서성인다.
그런데... 정말 기적처럼
그토록 그리웠던 그 사람이 저만치서 걸어온다.
그리고 그 옆에는
한 여자와 어린 아이가 있었다.
(M) One
Summer Night / 진추하
여 눈물로 눈앞이 흐려져
그가 날 발견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난 돌아서서 걷기 시작했다. 그 때...
남 은서야!
여 아.. 봉덕씨... 오랜.. 만이네.
남 휴가.. 온 거야?
여 응...
남 혼자?
여 ... (망설이다) 남편이랑.
남 어... 그렇구나. 여기서 또 만나고...반갑다.
여 그러게.. 아.. 나 먼저 좀 가볼게.. 남편이 기다리고 있어서...
남 어... 그래.. (머뭇) 은서야?
여 응?
남 잘... 지내고 있는거지?
여 그럼.
남 ..........그래. 잘 가.
여 어.
(E) 가는
여 (조금 멀리서) 몸은.. 건강한거지?
남 그럼.
여 그 사람이 돌아서 뛰어간다.
그를 꼭 닮은 아이와, 선해 보이는 아내에게로....
그가 행복해 보여서 다행이다.
이제 나도 자유롭게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다.
(M) 주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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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날의 꿈 / SG 워너비
2007-08-15(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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