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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7일 (화) 골든디스크 김기덕입니다 / 차 한 잔 하시죠
김대갑
- 사랑한다, 눈물 날 정도로 많이 -
며칠 전, 딸아이와 제 아내는 처형 집으로 놀러 갔습니다. 항상 집에만 있는 딸아이가 안쓰럽다며, 사나흘 정도 있다가 오겠다는 말만 남긴 채, 처형집
으로 갔지요. 항상 그 자리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소중함을 잊고 살았는데, 막상 자리를 비우고 나니, 그 공허함이야말로 말로 표현 못할 정도였습니다.
'사람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더군요. 전화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하루하루를 견뎠는데, 조금 전 통화에서 딸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아빠 보고 싶어. 아빠......."
그 순간, 올해 다섯살이 된 소중한 딸에게 넉넉한 사랑을 전해주지 못했던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아빠, 엄마의 손을 잡고 나들이 갈 때도, 우리 아이는 항상 아내하고만 같이 있었지요.
제가 하는 일이 밤늦게, 아니면 새벽이 돼야만 끝이 나기 때문에, 아이와
놀아 주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든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자는 아이의 자는 얼굴을 보며 하루를 마감하고, 다음 날 아침이면 제 아이는 어린이집에 가고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에게 소원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일이면 두 여인이 집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배웅도 못나가고, 그냥 전화로만 잘 다녀오라고 했었는데, 내일은 도착시간 맞춰 데리러 나갈까 합니다.
사랑하는 내 딸 성하야! 아빠가 바쁘다는 이유로 널 챙기지 못했구나.
남들같이 정시 퇴근하는 아빠였으면 너에게 이렇게까지 소홀하진 않았을텐데... 아빠가 비록 몸은 떨어져 있지만, 우리 집 두 여자를 많이 사랑한단다.
이 시기가 지나고 여유가 생기면, 우리 꼭 가족 여행 가자꾸나.
사랑한다, 눈물 날 정도로 많이많이. 기덕 형님!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이끌어 간다는 건 참 힘든 것 같아요. 서로에게 보이는 관심과 사랑이
끊이지 않고 지속된다면 우리 집,, 다시 행복해 질 수 있겠죠?
신청곡: Hard to Say I'm Sorry / Az Yet (애즈 옛)
미국 출신의 5인조 남성 그룹 ‘애즈 옛’의 1996년 리메이크 작품으로
원곡은 ‘시카고’의 1982년 작품.
김경숙
- 휴가는 잘 다녀오셨는지요? -
시골이 친정인 우리 가족의 휴가지는 선택의 여지없이 친정이랍니다.
칠남매가 모두 모이면 한바탕 시끌벅적 온 동네가 들썩입니다.
엄마, 아버지 계셨으면 얼마나 반가워 하셨을까... 몇 년전, 어머니마저
하늘나라 가시고, 큰 남동생 내외가 부모님 사시던 시골집에 들어와 살았기 때문에 여느 때와 다름없이 모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 봄
남동생이 서울로 이사 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시골집 일부를 이웃에게
세를 놓았지요. 우리 가족이 모두 모이면 30명은 족히 되었기에, 올해
여름에는 어떻게 모일까 고민하고 있는데, 동생들이 여건은 힘들지만 모임을
갖자고 전화가 왔습니다. 해마다 모이다 안 모이면 앞으로도 모이기가
힘들 것 같으니, 다소 불편하겠지만 잠은 시내에 있는 언니집과 동생집에서
나눠자면 되겠다 싶어, 이번 주말로 날을 잡았답니다.
뭘해 먹을까? 벌써 부터 설렙니다. 창고에 커다란 드럼통 잘라 만들어 놓은 그릴이 있으니 삼겹살 파티하고, 이참에 동해안의 싱싱한 오징어를 사다가 오징어회도 실컷 먹어보고, 강원도 맛있는 옥수수도 사다가 가마솥에 쪄서 먹고,, 생각만 해도 침이 꼴깍꼴깍 넘어갑니다. 딸아이는 사촌 오빠들과
영화 구경 갈거라고 벌써부터 스케줄 잡아놓았답니다. 우리의 고향이 시골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비록 이젠 부모님을 뵐 수는
없지만, 형제들이 모이면 또 부모님과의 추억이야기로 밤을 새겠지요.
장마에 부모님 산소에 잡초가 우거 졌을텐데... 우리 칠남매 모두 뭉쳐
잡초를 깨끗하게 제거하고 오는 것이 이번 휴가 중 가장 큰일 일 것
같습니다. 벌써 마음은 고향집 앞마당에 가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 골디 애청자 여러분도 즐겁고 건강하게 보내세요.....
신청곡: Nothing's Gonna Stop Us Now / Starship
미국 출신의 혼성 록 그룹 '스타쉽'의 1987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까지 기록했던 노래.
박승모
- 열린 도서관 -
며칠 전, 쉬는 날이라 집에 있는데, 안내방송이 나왔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 열린 버스 도서관에서 신분증만 지참하면 책을 빌려준다고 말입니다. 저는 설겆이 하는 아내에게 한번 가보자며, 세살난 딸과 함께
나갔습니다. 버스 한대가 아파트 단지에 서있었고, 아이들과 엄마들이
책을 빌려 나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저희 부부도 버스 안에 들어가,
빌릴 책들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아내와 저는 두 개의 회원카드를 만들어서 총 여섯권의 책을 빌렸지요. 두 권은 제가 읽을 책, 한권은 아내가
읽을 책, 그리고 나머지 세권은 큰딸과 둘째 딸에게 읽어줄 예쁜 동화책으로
말입니다. 바쁘고 힘들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한 달에 한권조차도 읽지
못했던 책들... 그런데 도서관 버스가 2주에 한번씩 온다니 이 얼마나 좋은 혜택입니까? 그래서 아내와 저는 이렇게라도 책을 읽기로 약속했습니다.
TV보는 시간을 줄이고, 짬짬이 틈나는데로 책을 읽었더니, 마음의 여유가
좀 생기는 것 같아 너무 좋습니다. 아내도 설겆이하는 모습, 청소하는 모습,밥하고 빨래하는 모습, 아이들 야단치는 모습만 보다가 책 읽는 모습을
모처럼만에 보니 아주 예쁘고 귀엽네요. 더운 여름, 책을 읽으면서 더위를
식히는 것도 좋은 방법 아닌가 싶습니다. 골든디스크 애청자 여러분도
올 여름, 책 많이 읽으세요~~
신청곡: Fallen / Lauren Wood
미국 출신의 여성 팝 가수 '로렌 우드'의 1990년 발표곡.
영화 '프리티 워먼'에 수록돼 국내에서는 많은 사랑을 받았음.
박나림의
차 한잔 하시죠
양영미님
사연
이정수
- 내 사랑 해영씨 -
김기덕님 안녕하세요~ 늘 방송만 듣다가 처음으로 차한잔에 글 올립니다.
저는 5학년8반 (58세) 이구요, 서투른 독수리 타법으로 이렇게 사연을 보내봅니다. 저는 대전에서 남편과 맞교대로 15년째 택시를 운전하고 있지요.
제 짝궁이자 남편의 이름은 ‘황해영’입니다. 늘 저에게 재밌는 얘기로
웃음을 주는 남편에게 사랑의 편지를 써봅니다.
여보, 당신과 이렇게 교대로 택시 운전한지가 벌써 15년이나 됐네.
사업 실패 후, 잠깐동안만 호구지책으로 하기로 했는데, 어느덧 손자를 본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고 말았네요. 그동안 당신과 나, 작은 사고는 몇 번
있었지만 당신이 건강해주어 고맙고 또 감사해요. 요즘들어 당신이 가끔
어지럽고 메스껍다해서 걱정 많이 했는데, 다행히도 병원에서는 별이상
없다고 하네요. 나도 10년 전, 갑상선 항진증이 와서 체중이 두 달만에
8kg나 빠져서 늘 힘이없고 눕고만 싶었는데, 이제는 거의 다 나아서
너무 좋아요. 햇볕이 내리쬐는 한낮 시간과 위험한 밤늦은 시간엔 당신이 일을 해 주었기에, 지금까지 내가 무사히 택시 운전을 할 수 있었어요.
예전에 내가 당신과 함께 택시 운전을 한다고 했을 때, 당신이 참 많이
반대했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정말 잘한 결정이었지? 식사 시간에 만나면 할 이야기도 많고, 서로 모르는 것도 물어볼 수 있고, 또 쉬는 날에는
함께 늦잠도 늘어지게 잘 수 있고 말이에요. 지금도 혀 짧은 소리로
애정표현을 하는 우리는 정말 천생연분인 것 같아.
내가 “ 여봉~~ 따랑해~~” 하고 애교를 떨며 말하면, “ 미 투~~” 하며
엉덩이를 툭툭 쳐 주는 당신.. 요즘 헬스클럽에서 몸을 만들어가는 당신을
보면 마치 건장한 청년 같다니까.. 자기야.. 우리 앞으러도 건강하고 즐겁게 재미나게 살자구요. 이따가 점심 먹으러 일찍 들어오세요~~
신청곡은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곡입니다.
신청곡: More Than I Can Say / Leo Sayer
영국 출신의 팝 가수 ‘리오 세이어’의 1980년 작품으로 싱글 차트 2위 기록.
장미숙
- 진심어린 말 한마디 -
치과에 가는 것이 두려워 계속 미루다가, 잇몸이 자꾸 나빠지는 것 같아
결국 치과에 가게 되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치과를 자주 다녔지만, 갈 때마다 두려운 곳이 바로 치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냄새도 그렇고, 입을 벌리고
있는 것도 그렇고, 특히 드릴 소리는 공포 그 자체이지요. 치과에 갔더니
일단 스케일링을 하라고 해서 입을 벌리고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스케일링을 하던 치위생사를 믿고 편한 마음으로 눈을 감고 있는데, 순간 입속이
따끔했습니다. “어머! 어떡하죠? 죄송해요. 많이 아프시죠?” 치위생사가
어쩔 줄 몰라 하더군요. 보아하니 스케일링 기구로 볼 살을 살짝 건드린
모양이었습니다. 피가 제법 나는지 위생사는 소독을 하고 약을 발라주면서 미안함을 감추지 못하더군요. 그런 위생사를 보고 있으니 아주 오래전 일이 떠올랐죠. 십여 년 전, 저는 미용실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데, 그때 중대한 실수를 저지른 적이 있습니다. 가위를 들고 손님 커트를 하던 중, 순간적으로 방심하다가 손님 귀에 상처를 내고 말았거든요.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릅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상대방에게 상해를 입혔다는 게 너무나 끔찍했습니다. 다행히 상처는 크지 않았고, 곧 지혈이 되었지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할 수조차 없었지요. 그런데 그때 손님이
제 실수를 너그러이 감싸주었습니다. 그 마음이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고 남아있네요. “아유~ 괜찮아요. 별로 아프지도 않아요.
그러니 걱정 마세요.” 입속에 상처가 나긴 했지만, 하나도 기분이 나쁘거나 불쾌하지 않더군요.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미안해하는 위생사의 마음이 제게 전해졌기 때문이지요.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때에 따라서는
그 실수가 상대방에게 해를 줄 수도 있지만, 상처를 치료하는 건 약이 아니라, 진심어린 말 한마디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집에 와서 양치질을 하니 따끔거리고, 상처 때문에 뜨거운 국물과 자극적인 걸 먹지 못해 불편하긴
했어도, 기분은 참 좋았답니다.
신청곡: Holidays / Sylvie Vartan
불라기아 출신의 여성 샹송 가수 ‘실비 바르땅’의 작품.
2007-08-07(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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