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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26일 목요일 대본 및 수록곡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98 화 - 지금 사랑하고 계십니까?


여1    -은서  

여2    -선덕(봉덕의 동생)


(M) 주제음 - This Heart Is a Stone / Acid House


(E)현관에서 신발 신는 소리

여2    오빠오빠.

남     왜요 또...

여2    지금 출근하는거야?

남     보면 모르냐? 신발 신고 있잖아. 왜 또 그렇게 코맹맹이 소리로

        부르는건데?

여2    오빠 있잖아. 내가 신문 보니까, 백화점 세일 들어갔드라구.

        내가 저번부터 노래 부르던 그 빽 있지? 그것두 30%나 세일하는거        야.

남     (속셈을 알겠고, 피식) 그래서?

여2    아껴야 잘 살지. 이런 기회 놓치는 건, 정말이지.. 돈을 그대로 갖다

        버리는 거랑 다름 없는 거라니까?

남     얌마. 너 핸드백 지난번에도 샀잖아.

여2    그건~ 이만큼 큰 거구, 지금 사려고 하는 건 요만하게.. 손바닥

        만한 거란 말야. 핸드백 크기에 따라서 용도가 다 다른 거 몰라?

남     그래그래 알았다. 얼만데?

여2    일단.... 카드!

남     야. 너 이거저거 사면 안돼?

여2    에이~ 너무 짠돌이처럼 굴지 마라. 우리 동네에서 제일 잘나가는

        치과의사면서. 

남     야. 잘나가긴. 좀 벌어봤자 간호사들 월급주고 건물 임대료에

        대출 받은 거 갚고 나면 남는 것도 없어.

여2    알았네요. 엄살은. 어쨌든 카드는 땡큐!

 

(M)  Nice Day / Ephemera


(E) 치과 기계음 잠깐 있다가

남     자, 다 됐습니다. 당분간 커피나 찬 음료 드시지 마시구요.

        다음 분!

(E) 걸어오는

여1    안녕하세요. 

남     네. 이쪽으로 앉으세요. 자, 어디가 불편하세요?

여1    어디가 불편한 건 아니구요... 사랑니 좀 뽑으려구요.

남     붓거나 염증이 있으신가요?

여1    아니요. 

남     그럼 멀쩡한데 뽑으시려는거에요?

여1    어차피 그냥 놔두면 언젠가는 말썽이 생길 것 같아서요.

       사랑니라는 게 원래 그렇잖아요.

남     뭐 그렇긴 하죠... 그럼 일단 아~ 해보세요.

여1    저...저기.. 잠깐만요...

남     왜요?

여1    마취는 안하나요?

남     해야죠. 그런데 일단 상태가 어떤지 봐야 하니까요.

        먼저 아~ 

여1    아니아니.. 제가 겁이 좀 많아서요.

        어디서 들은 얘긴데, 사랑니 뽑다가 과다출혈로 죽은 사람도 있다던        데.

남     오늘 바로 뽑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몰라요. 일단 어떻게 자리

        잡았나 보고, 사진도 찍어보고 그래야 돼요.

여1    그래요? 실은 제가... 시간이 별로 없어서...

        점심 시간에 잠깐 나온 거라....

남     그러세요? 검사하고 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텐데.

여1    그럼... 나중에 뽑을께요.

남     (황당) 네?

여1    죄송해요. 나중에 뽑을께요, 나중에.

(E) 후다닥 도망가고

남     왜 저래.. 얼굴은 멀쩡하게 생겨갖고....

        얼굴은 참.... 멀쩡하게..... 이쁘게..... 생겼구만... (쩝하는 느낌)

(M) 완소그대 - 서영은


(E) 거리 소음

여2    오빠 여기야 여기!

(E) 걸어가고

남     어. 웬일이냐? 저녁 먹자고 다 불러내고.

여2    웬일은. 내가 사랑하는 우리 오빠랑 밥 먹겠다는데~

남     참나~ 카드 줬다고 대우가 이렇게 달라지는구만?

여2    오빠. 사실은 나.. 새 남친 생겼거든?

남     뭐? 너 저번 놈이랑 죽네 사네 할 땐 언제구!!

여2    오빠.. 사랑은 움직이는 거잖아.

        뭐, 그때 그놈이랑 죽네사네 했던 건 사실이지만~

        심장이 더 이상 안뛰는 걸 어떡해?

        마음에도 없는데 계속 만나는 건, 그쪽한테도 실례

        내 심장한테도 결례.

남     말이나 못하면....

여2    이번 남자가 내 진짜 운명인 것 같거든?

남     아니 무슨놈의 운명이 석달에 한번씩 바뀌냐고.

        너 저번놈도 운명이라 그랬고, 저저번놈... 그 영어교산가

        그놈도 운명이래매?

여2    아우, 그 영어교사 얘긴 하지도 마라. 그 스토커.

        걔 요새도 술먹으면 문자 오잖아?

남     남자들 마음이 그런거야. 왜 좋아하게 만들어놓고 니 맘대로

        차냐구.

여2    뭘~ 결혼한 것도 아닌데. 잠깐 좋아했다고 그럼, 그 사람 인생까지

        내가 책임져야 되냐?

남     아주 여자 카사노바 나셨구만. 그래서~ 새로 남친 생겼는데

        나더러 어쩌라고? 새 남친한테도 카드 한 장 주리?

여2    그래주면 고맙구.

남     야!

여2    에이.... 인상 구기지 말고 있어봐. 내 남친 올거란 말야.

남     뭐??? 얌마. 내가 그놈을 왜 만나?

여2    우리 오빠 소개시켜 주기로 했으니까.

남     이녀석이 진짜. 됐어. 나 피곤해. 다음에 봐.

여2    어? 약속 다했는데?

남     니들끼리 그냥 데이트하면 되잖아. 나 먼저 집에 가니까....

        놀다 들어와.

(E) 걸어가고

여2    (좀 멀리서) 나 오늘 늦는다.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

남     자식.... 오빠는 독수공방으로 혼자 늙어가는데....

        난 또.... 나오라 그래서 소개팅 시켜주려는 줄 알았네.

(M)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 고호경


(E) 거리 소음, 자동차 경적소리     

여1    저기... 혹시 의사선생님 아니세요?

남     네?

여1    저 기억 안 나세요? 아까 점심 시간 때 쯤에 사랑니 빼러 갔다가

        도망친.... 

남     ... 아~

여1    좀 황당하셨죠.

남     아니에요. 뭐, 가끔 그런 환자분들 계세요.

        저두 어렸을 때 치과 치료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웠는데요 뭐.

여1    그런데... 버스 기다리세요?

남     네. 

여1    차... 없으세요?

남     집이 코앞인데요 뭐. 동네에서 일하는 거라, 차는 필요도 없고

        기름값도 많이 들고 해서 아직 안샀어요.

여1    와... 디게 검소하시다.

남     검소하긴요. 

여1    전 이 동네로 얼마전에 이사왔어요. 동네가 참... 아담하고 깨끗하고

        좋아요.

남     그렇죠? 다른 데에 비해서 차도 적게 다니고.

        전 아침마다 자전거 타고 한바퀴씩 돌거든요? 참 좋아요.

여1    그래요? 재밌겠다. 저두 자전거 한대 사야겠네요.

(M) 바다여행 - 이선균 (커피프린스1호점)


여2    (졸린) 오빠, 또 자전거 타러 나가게?

남     어. 너두 갈래?

여2    싫어 졸려. 더 잘거야.

남     너 그 남자랑은 어떻게 돼 가고 있냐?

여2    누구? 

남     저번에 운명이니 어쩌니 했던...

여2    아... 그 쫌팽이?

남     쫌팽이?

여2    나보구 그 자식이 뭐랬는지 알아? 사치스럽대나 뭐래나.

남     맞는 소리 했네.

여2    나랑 안맞아. 딴 사람 만나 요샌.

남     너두 참 대단하다.

여2    그런데... 이번엔 진짜 같애 오빠. 연극배우거든? 영혼이 자유로운

        사람인데...

남     맘대로 해라. 나 운동 갔다 온다.

(M)   She's So High / Kurt Nilsen  


(E) 자전거 타고 내려오는 소리 경쾌하게

남     자전거를 타고 아침 공기를 가르며 달릴 때의 기분은

        아무도 모른다.

        해본 사람만이 안다. 훅... 숨을 내쉬며 잠시 이 기분을

        한껏 누리던 그 순간!

(E) 자전거끼리 부딪친. 꽈당!

여1    아야....아.....

남     어? 괜찬으세요?

여1    아.... 까졌어... 아으...

남     어? 혹시... 저번에 그 사랑니....

여1    어머, 의사선생님.. 맞죠.

남     네. 자전거 사셨어요?

여1    네. 그런데 제가 아직 서툴러서... 놀라셨죠.

남     놀랬죠. 그렇게 갑자기 뛰어드시면 어떡해요.

여1    죄송해요. 그래두 저만 다쳤으니까, 그나마 다행이죠?

남     어디 봐요. 피나네?

여1    으...쓰라려....

남     잠깐만요. 여기 벤치에서 잠깐만 기다려요. 요앞에 약국 있거든요?

        얼른 약 사올께요.

(E) 뛰어가는 소리


남     그리고 잠시 뒤. 약국에 다녀왔을 때.

        그녀가 앉아 있던 자리엔 아무도 없었다.

        대신... 작은 메모 한 장이 의자 위에 놓여 있었다.


여1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갈께요.

        대신... 폐 끼쳐서 죄송하니까 밥 살께요.

        제 전화번호는요.....

(M)  연락주세요 / EX


(E) 칫솔질하는 소리

(E) 문 벌컥 열고

여2    오빠! 무슨 양치질을 이렇게 오래 해?

남     어? 어....

여2    우리 오빠 수상하다?

남     뭐가....

여2    여자 생겼지!

(E) ?... 뱉고 물로 가글하고...

여2    맞지? 여자 생겼지?

남     여자는 무슨. 아니야 임마.

여2    아니기는. 내가 연애 쪽으론 여자 무릎팍 도사거든? 나 속일생각 마.

남     실은.... 

여2    (흥미진진) 그래. 얘기해 봐.

남     우리 치과 손님으로 잠깐 왔던 여잔데... 우연히 두 번이나 마주친거

        야. 그러기 쉽지 않잖아.

여2    오호~ 오빠가 그렇게 꿈꾸던 운명적인 사랑인가?

남     그거까진 모르겠는데.... 어쨌든 좀... 괜찮아.

여2    웬일이야. 그래서? 만날 약속 했어?

남     어. 저녁에... 밥 먹기로는 했는데...

여2    나랑 같이 가.

남     응?

여2    내가 딱 보면, 어떤 여잔지 안단 말야. 내가 봐줄께.

남     에이,그래도 그건 좀...

여2    그 여자한테 미리 물어봐. 나랑 같이 가도 되냐구.

(M) 비밀번호 486 - 윤하


남     여기에요~ 

여1    좀 늦었어요.

여2    안녕하세요. 저... 봉덕이 오빠 동생 김선덕이에요.

여1    (왠지 약간 굳은 느낌) 네, 안녕하세요.

여2    우리 오빠 보는 눈 높네. 송혜교 닮았어요. 그런 소리 많이 들어보셨        죠.

남     어? 그러고 보니까 눈이랑.... 코랑.... 진짜 많이 닮으셨어요.

여1    아니에요....

여2    우리 오빠 진짜 순진한 사람이거든요. 지금까지 제대로 된 연애 한번        도 못해보구요. 한 뱃속에서 태어났는데 어떻게 이렇게 다른지.

남     야아~

여2    아 뭐 어때? 그러니까 언니. 우리 오빠한테 좀 잘해주세요.

        오늘도 여기 나온다고 어찌나 혼자 설레서 난린지.

남     하하...참... 내가 언제.. 하하 참.....

(M) 화이트러브스토리 - 애즈원 (커피프린스 1호점)


(E) 걷는 소리

남     제 동생 때문에 놀라셨죠.

여1    아니에요.

남     아까부터 표정이 좀 안좋아 보이셔서.

여1    저도 좀 긴장했나봐요.

남     죄송해요. 처음 만나는데 동생 데리고 나와서....

여1    두분이 사이가 좋으신가봐요.

남     오누이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둘밖에 없었어요.

        대전에 어머니 혼자 계신데.... 가족이라곤 우리 셋뿐이에요.

여1    ......아버지는....

남     돌아가셨어요.....라고 남들한텐 말해요.

        그런데 사실은 저희도 몰라요. 아주 어렸을 때...

        어머니랑 이혼하셨는데.... 그 이후론 한번도 못?거든요.

여1    아.....

남     한번쯤 궁금해서라도 보러 오시지 않을까, 그랬는데요.

        안오시더라구요. 어머니한테도 한번도 못 여쭤봤어요.

        그런 거 여쭤봐야 뭘해요. 그죠?

여1    ........... 속이 깊으시네요.

(E) 우뚝 멈추고

남     은서씨. 나 할 말 있어요.

여1    .......

남     우리 사귈래요?

여1    .......

남     선덕이 말대로, 나 연애 젬병이에요. 여자한테 먼저 이런 말 해보는

        거 처음이고. 사실.... 그래서 이거저거 다 서툴거에요. 그래도

        괜찮다면..... 우리 사귈래요?

(M) 사랑한단 말이야 - 스윗소로우


================================================1부 끝


(E) 찌개 끓는 소리

여2    오빠 밥 먹어.

남     야. 너 이게 뭔 줄 알아?

여2    (시큰둥한) 쿠션이네?

남     이게 말이지... 그냥 큐션이 아니야.

        니 예비올케언니께서 손수 제작하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이 오빠만을 위한 스페~셜한 안식처!

여2    어우... 저 오버... 늦바람이 무섭다구...

남     바람이라니. 이게 바람이냐? 연애지.

여2    눈꼴셔서 더는 못 봐주겠네.

        요즘엔 맨날 여친이랑 논다구, 나한테 너무 소홀한 거 아냐?

        나 카드 안 줘?

남     나도 데이트 하느라 바쁘거든?

여2    오빠 그러기만 해봐. 내가 나중에 시누이 노릇 제대로 할 줄 알어.

남     맘대로 해라. 내가 가만 안둘거니까.

여2    (약올라서) 오빠 말해봐. 나랑 여자친구랑 물에 빠지면

        누구부터 구할거야?

남     당연히 너부터 구하지.

여2    진짜?

남     우리 은서는... 수영할 줄 알거든.

        우리 은서는 못하는 것도 없어요.

여2    그러면 그렇지. 아우.. 오빠 다 소용없어. 내가 그냥 하나밖에 없는

        오빠라고 애지중지하며 키웠더니.

남     니가 날 키웠냐? 내가 널 키웠지?

여2    아 너무 푹 빠지진 마. 연애에선 자고로 더 많이 좋아한 쪽이

        지게 돼 있으니까.

남     무슨 게임하냐? 이기고 지고 하게? 우린... 사랑을 하고 있는거다

        임마. 

(M) 깊은 밤을 날아서 - 남규리


(E) 비 오는 소리

남     아~ 빗소리 좋다. 예전엔 비 오는 거 보면 좀 우울했는데...

        은서 너 만난 뒤로는 비 오는 날이 더 좋드라.

        같이 우산 쓸 수 있잖아.

여1    우리... 그만 만나자.

남     (놀라지도 않고) 응?

여1    헤어지자구.

남     (웃는) 왜 그래. 내가 또 뭐 잘못했어?

        무섭게 그러지 말고, 말을 해 말을.

여1    농담 아니야.

남     (그제야 약간씩 굳고) 그럼.. 진짜 헤어지자구?

여1    응. 진짜야. 진짜로 헤어져.

남     너 왜 그러는데. 내가 뭐.. 잘못했지? 잘못했구나. 뭐 기분 나빴구나

        얘길 해. 내가 다 고칠께.

여1    고쳐서 될 일이 아니야.

남     뭐? 

여1    나... 다른 사람... 생겼어.

남     뭐?

여1    못 알아들어?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됐다구!!

남     말도 안돼. 말도 안돼!!

여1    나 그만 가볼게. 다신 연락하지 마. 

남     은서야... 은서야!!

(E) 빗소리 점점 커지고

여     뛰어가는...

남     (뛰어가며) 은서야! 은서야!

(M) 사랑아 - 더 원


(E) 현관문 열리고

여2    오빠... 어우... 술 냄새... 술도 잘 못 마시는 사람이...

남     은서야.... 은서야.....

여2    오빠 대체 언제까지 이럴 건데... 정신 좀 차려!

남     아.... 

여2    그 여자가 뭔데!!

남     그 여자라니... 너 우리 은서 그렇게 부르지 마라...

        너 그러면 오빠한테 혼난다.

여2    하.. 참... 기가 막혀...

        딴남자 생겨서 갔다며. 그런 여자한테 무슨 미련이 남았어! 

남     은서야... 보고 싶다. 은서야...

여2    아.. 내가 속상해서 못살아 증말...

남     우리 은서 좀 보게 해줘... 보고 싶어... 은서... 

(M) 보고 싶다 - 김범수


(E) 커피숍, 조용한 음악

여2    제가 이렇게 불쑥 만나자고 해서 놀라셨죠?

여1    조금요.

여2    우리 오빠... 요즘 많이 힘들어해요.

여1    그거야... 이제 내가 상관할 바 아니잖아요.

여2    내가 그때 그랬죠. 우리 오빠 순진한 사람이라고.

        이런 연애, 이런 사랑.. 처음이라구요.

여1    그래서요? 내가 그런 거까지 책임져야 되나요?

        한번 사랑했다고 해서, 그 사람 인생이라도 책임지라는 건가요?

여2    (참으며) 제발 한번만 우리 오빠 만나줘요.

        저러다 죽을 것 같아서 그래요. 날마다 술이구요. 어제부턴

        병원에도 안 나가요. 이러다 정말 큰일 치를 것 같아서 그래요.

여1    (싸늘) 죽을만큼 사랑한다고 정말 죽나요?

여2    ......뭐라구요?

여1    이건 선덕씨가 한 말 아닌가요?

여2    그게.... 무슨 소리에요?

여1    김선덕씨가... 한지훈이라는 남자한테 한 말 아니냐구요.

여2    한지훈...?

여1    바보같은 그 남자. 애들 가르칠 줄만 알았던 그 영어선생.

        벌써 잊어버린 건 아니죠?

여2    그러니까.... 그 한지훈을 은서씨가 어떻게 아냐구요!

여1    한지훈한테 7년 사귄 여자친구가 있다는 거... 알면서 뺏어갔었죠.

        선덕씬 그런 여자였어요.

여2    그럼.... 

여1    내가.... 그 여자에요. 한지훈이랑 7년을 사귀었다는 그 여자.

(M)   Come to Me / Bjork


(E)찻잔 달달 떨리고

여2    그..럼... 내가 한지훈을 뺏어가서... 우리 오빠한테 일부러

        접근한거에요?

여1    아니. 그남자를 뺏겨서가 아니라... 그 남자를 차버려서.

여2    뭐라구?

여1    그 남자는 진심이었어. 내가 그 남자를 어떻게 보냈는데.

        그 남자가 나한테 얼마나 미안해하면서 그러면서 갔는데.

여2    그럼 둘이 다시 잘해봤으면 됐잖아! 나 그 남자 얼마 만나지도

        않았어. 둘이 다시 잘해보든가 말든가 할 것이지, 왜 아무 죄

        없는 우리 오빠한테!!

여1    그 사람한텐 이제 심장이 없어. 갈기갈기 다 찢어져서 없어.

        얼마나 착한 사람이었는데!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데!

        그렇게 만들어놓고.... 이제 둘이 잘해보라구?

여2    .......

여1    너한텐 그냥 장난이었겠지만, 그 사람한텐 아니었어. 그 사람..

        너랑 헤어지고 나서... 학교도 그만뒀어. 그 사람이 얼마나 애들

        가르치는 일을 좋아했는데! 그 사람 인생은 너 하나 때문에

        완전히 망가졌어.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래.

여2    그걸 왜 내가 책임져야 돼!

여1    (조소) 그래? 나도 똑같아. 내가 왜.. 니 오빠 감정을 책임져야 돼?

여2    그건.....

여1    똑똑히 봐. 니가 한 짓이 어떤 짓인지!

        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하는 너.

        니가 내키는대로 가졌다, 버렸다 하는 너.

        니가 했던 일이 뭔지. 똑똑히 봐!

(M)   Look at Me / Keri Noble


(E) 문 열었다 닫히는 소리

남     지연아. 우리 은서..만났어?

여2    오빠..

남     그래.. 은서가 뭐래? 진짜 딴 남자가 있는거야? 아니지?

여2    오빠... 그 여자.. 그냥 잊으면 안돼?

남     무슨 소리야. 왜 잊어. 어떻게 잊어.

여2    그 여자한테 딴 남자 있더라구. 그것도 결혼할 남자...

        그니까... 오빠.....

남     (힘없이) 우리 은서... 잘 있든? 얼굴은.... 괜찮든?

여2    오빠!!! 지금 오빠가 그 여자 걱정할 때야?

남     걱정이 되네...

여2    오빠... 미안해...

남     니가 왜 미안해...

여2    그냥 다 미안해... 미안해... (하며 우는...)

(M) 가슴아파도 - 환희


(E)빗소리 

(E) 걸어오는 소리

남     은서야.

여1    (멈칫) 왜 왔어.

남     정말이야? 정말.. 결혼할 남자가 있어?

여1    그만하자.... 나도 너무 지쳐... 너무.. 미안하구.

남     은서야. 잠깐만.. 잠깐이면 돼.

여1    얘기해.

남     나 어렸을 때 소원은...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거였어.

        그럼... 사람들이 왜 아버지 안계시냐고 하면...

        돌아가셨어요... 이렇게 얘기할 수 있으니까.

        나랑 동생이랑 엄마 두고 도망간 비겁한 사람이라고

        얘기하기 싫었으니까.

여1    .........

남     그런데 얼마 전에.... 대전 내려갔다가

        어머니 서랍 속에서 아버지 사진을 봤어.

        그리고 처음으로 나랑 똑같이 생긴... 아버지 젊은 시절의 얼굴을

        봤어.

여1    .........

남     어머니는 아버지를 미워하지 않았었나보더라.

        나는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까지 생각했었는데....

        어머니는 아직도 아버지를 기다리고 계신 게 아닌가... 싶더라.

여1    (눈물 참으며, 애써 독하게) 지금 그런 얘길 나한테 왜 하는건데?

남     니가 그렇게 가고 싶으면 가. 그런데....

        나는 우리 어머니 닮은 사람이라서.... 아마 널 못잊을거야.

        그게... 평생이 될지도 몰라...

여1    (조금 충격 받은) 말도... 안돼.

남     나도... 내 동생도... 마음을 닫고 살아. 우리가 왜 그렇게 사는지

        가끔은 안타까울 때가 있었어. 난 사람을 쉽게 곁에 두지 못했고.

        동생은 너무 쉽게 떠나보냈어. 그렇지만, 우리 둘 다.....

        사랑을 두려워했던 것 같애. 상처 받기 싫어서....

여1    봉덕씨. 봉덕씨는 다른 사랑...할 수 있어. 나같은... 말도 안되는 애

        잊고... 진짜 좋은 사람...

남     나한텐 그런 사람 없어!!

여1    (마음 먹은 듯) 나도 얘기하나 해줄까?

남     ..............

여1    내가...... 어떤 사람인지...?

(M) 별 - 김아중

        

(E)빗소리 이어지고

남     나...보고 그 얘길 믿으라구? 말이 되는 소릴 해!

        니가.... 내 동생한테 복수를 하려고... 나한테 일부러 접근을 해?

여1    (울면서, 독하게) 사실이야. 날 때려도 좋고. 욕해도 좋아.

        그게.... 다 사실이야.  

남     은서야.

여1    내가 이런 여자야 봉덕씨. 봉덕씨처럼 착한 사람이 상종할 사람이

        못돼. 

남     .........말도..안돼..

여1    당신 동생이 당신을 정말 사랑하나봐. 난 금방 가서 전할 줄 알고

        얘기했는데, 아무 말 안했나보네 정말...

남     (조금씩 싸늘해지는) 그게... 다 사실이라는거야?

여1    (울음 꾹 참으며, 독하게) 그래. 아직도 날 사랑해? 이런 날... 아직도         사랑해?

남     .......

여1    거봐. 이제... 봉덕씨는 나같은 여자... 평생 품고 사는 미련한 짓...

        안할거야. (울음 참으며) 당신처럼 착하고 좋은 사람이... 나한테....

        진심을 줬던 사람이.... 그런 바보같은 짓을 할 필요가 없지.

남     그냥.... 얘기하지 말지 그랬니.

여1    .......

남     끝까지 얘기하지 말지.

여1    그럼 당신이... 날 못 버리잖아!!!!

남     (분노와 충격 추스르며) 갈께....

(E) 걸어가는

(E) 잠시 뒤, 뛰어오는 소리

여1    돌아보지 마. 나 잠깐만..... 안고 있을께. 잠깐만.

남     ........

여1    (울음 터지고) 미안해. 처음엔 당신 상처주고 싶었는데.....

        점점.... 당신이 상처받는 모습 보면서, 내 상처도 깊어지고 있더라.

        이제 당신은.... 다 잊어버려. 내가....남은 시간.... 다 아파하면서 살께.

        정말..... 미안해. 


(E) 뛰어가는

(E) 더욱 세차게 내리는 비


남     그녀가 멀어진다.

        나는...... 돌아보지 않는다.

        참았던 눈물이 흐른다.

 

(M) 주제음 -  The Mention of Your Name / Chris Rea

 

 

 

 





2007-07-25(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