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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19일 화요일 대본 및 수록곡
 

M     On The Beach / Chris Rea

 "당신과 함께 하는 해변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요"란 내용을 담고 있는 여름을 대표하는 노랩니다.

 영국 출신의 남성가수 '크리스 리'의 1987년 곡으로 무더위에 지친 애청자 여러분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시원한 파도가 넘실 거리는 해변을 떠올리며... 무더위를 잊어보시죠.

 

 

2007년 6월 19일 (화) 김기덕의 골든디스크 / 차 한 잔 하시죠

 

 

이수용 


- 어머니의 팬티 -

  

저희 부부에게는 올해 65세 되신 홀어머니와 8살짜리 아들 녀석이 하나 있습니다. 일찌감치 홀몸이 되신 어머니께서는 저희 삼남매를 잘 키워주셨고, 이제는 요란하기가 극에 달하는 손자 녀석까지 잘 길러주고 계십니다. 천성이 부지런한 어머니께서는 맞벌이하는 저희부부를 위해 청소며 빨래까지... 온갖 집안일을 도맡아 해주십니다. 어떤 때는 이부자리 까지, 손수 봐주셔서 저희부부가 몸 둘바를 모를 때가 참 많지요. 그런 어머니께서 2주전에 심하게 넘어지셔서, 오른쪽 팔목뼈가 골절이 되는 중상을 입으셨습니다. 응급실에서 건장한 의사 둘이 어머니의 팔을 이리저리 당겨 부러진 뼈를 맞출 때, 어머니의 꼭 다문 입술에서는 신음소리 한 번 나지 않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에구~~ 늙은이가 좀 조심혔어야 했는데... 애미, 애비 볼 면목이 없구마잉... 미안허이... 병원비는 월매나 나왔는가?" 하며 당신 아픈 손목 보다 외려 저희부부에게 미안해하셨습니다. 아내와 맞벌이를 하는 이유로, 평상시에도 양말 같은 자질구레한 빨래는 제가 해왔습니다만, 아들 녀석 것만은 어머니께서 직접 빠셨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다치셨으니 빨래는 저의 몫이 되었죠. 그래서 이마에 땀이 흐르도록 열심히 거품을 내며 빨래를 하는데, 빨랫감 속에서 솔기부분이 많이 낡아 해진 어머니의 꽃무늬팬티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이제껏 사십년을 살면서 어머니의 속옷을 처음 빨아보게 됐지요. 고무줄 부분의 실밥이 다 터져, 손으로 꿰매놓은 속옷을 빠는데 갑자기 콧등이 시큰해지며 목울대가 뻐근해졌습니다. 빨래를 비벼대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고,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들이 얼굴로, 목줄기로 흘렀습니다. 빨래를 마치고, 어머니 방문을 살짝 열어보니 진통제 탓이었는지 어머니는 아들 녀석과 나란히 누워 곤히 주무셨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주무시는 어머니의 얼굴을 자세히 보았습니다. 깊게 패인 주름과 하얀 머리가

지나간 어머니의 세월을 대변해 주었습니다. 조용히 문을 닫고 방으로 와서는 거울 앞에 앉은 아내에게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당신이 내일 어머니 속옷 좀 사와. 세련되고 예쁜 걸로..."

사랑하는 어머니, 언제까지나 건강하게 곁에 있어주십사 하면 제 욕심이겠지요. 저를... 제 아들을... 잘 길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얼른 나아 깁스 푸시는 날, 어머니 좋아하시는 온천여행 한 번 모시고 갈게요. 사랑합니다. 어머니...

신청곡은 어머니께서 유일하게 아시는 팝송 (번안곡으로) "Sad Movies" 청합니다. 


신청곡 : Sad Movie /  Sue Thompson

미국 출신의 여성 컨트리 가수 ‘수 톰슨’의 1961년 작품.

'Eva Sue Mckee'가 본명으로 1950년대 그랜드 오프리 쇼 멤버로 데뷔.

 

 

 

김창수 


- 여보 고맙소 -


저는 남들보다 결혼을 일찍했습니다. 그래서 딸린 식구들 때문에

자유롭지 못했고, 솔로인 친구들보다 여가시간을 재밌게 보내지 못해, 왜 결혼을 빨리 했나 가끔 후회를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학교 선배들을 만났습니다.

"잘 사냐?"     "맨날 똑같죠 뭐... 그럭 저럭 살아요."

"야? 너 그런 소리 하지 마라. 제수씨 같은 사람이 어딨냐? 나는 결혼하고 싶어도 여자가 없다. 나이 먹으니깐 조건만 앞세우고 못난 사람은 결혼도 못하겠더라.  집을 장만 했냐는 둥,, 연봉은 얼마냐는 둥.. 조건이 맞으면 성격이나 외모가 안된다고 하고.. 아휴~ 내가 언제쯤이나 장가를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에이.. 선배도 참.. 장가 일찍 들면 고생만 하지 뭘."

"야.. 광수 선배 알지? 그 선배도 올핸 기필코 결혼한다고 하는데, 뜻대로 안된다고 난리다. 가장 어려운게 결혼인 것 같다고..

너는 그래도 결혼 일찍해서 아이도 있지, 자그마한 집 장만 했지.

넌 진짜 행복한 거야 임마~ " 선배의 말을 들어보니 정말 그럴 듯 하더군요. 따져보니, 선배들에 비해 제가 가진게 너무도 많았습니다. 순간 아내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묵묵히 저만 바라보며 알뜰하게 살아준 아내 덕분에 제가 선배들로부터 부러움을 살만한 위치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 순간, 우리 아내가 너무 고마운거 있죠? 아내에게 한 번도 고맙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데요. 오늘 처음으로 말해보렵니다. 여보 당신 나와 결혼해줘서 정말 고마워.. 내가 가진 이 모든 것은 당신 때문에 얻을 수 있었어.  나 진심으로 행복해~~


신청곡:   Power Of Love / Celine Dion

 캐나다 최고의 디바 '셀린 디온'의 첫 번째 No.1 송으로 1994년 리메이크 곡. 오리지널은 제니퍼 러쉬로 1984년 작품.

 

 

박나림의 차 한잔 하시죠

: 이숙현님 사연

 

 

 

두복영


지난 주말, 저희 가족은 간단한 먹거리를 준비해 근처 공원을 찾았습니다. 아이가 뛰어노는 모습을 지켜보며, 푸른 잔디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노숙자인듯한 그 남자는 허름한 옷차림에 몹시 지쳐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남자는 놀이터와 잔디밭을 가로지르는 낮은 콘크리트벽을 발견하지 못했는지, 그만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그 남자의 머리에서는 피가 흘렀고, 일어나지 못한 채 누워서 고통을 호소했지요. 하지만,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 뿐, 선뜻 누구도 나서지 않았습니다. 공원 안에서는 각양각색의 얼굴들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남의 일이려니... 누군가 도와주겠지... 곧 알아서 일어나겠지.. 그렇게 상관없는 일처럼 멍하니 지켜보는 사람들... 짓궂은 몇몇 아이들은 손가락질까지 하면서 웃음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 속에 함께 있는 저 역시도 그 남자가 걱정되긴 했지만, 달려가 일으킬 생각은 못한 채, 누군가 빨리 도와주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 세 명이 타고 있던 자전거를 남자 곁에 세우고는,  손을 잡고 일으켜 세우더니, 한 명은 이마의 상처를 손수건으로 닦아주고, 두 명은 옷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 주었습니다.지켜보던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했지요. “뉘 집 자식들인지,, 참 착하네..” 부끄러웠습니다. 어른인 내가 못한 일을 누군가의 아이들이 해냈다는 사실이..  제 아이가 착하게 커주길 바라면서 정작 아이가 보고 있는 앞에선 부모로써 본보기가 되어주지 못했습니다. 넘어진 사람이 노숙자가 아닌,

제 부모님이었어도 지켜보기만 했을까요? 제 자신이 너무 밉고 싫었고, 편치 않은 마음이 며칠 동안 계속됐습니다. 그리고 제 자신에게 주문을 외웠습니다. “좀 더 마음을 열고 너그러워지자~ 편견을 갖지 말자~ 모두를 사랑하자~ 그 모두를... ”


신청곡:  If / Bread

미국 출신의 팝록 밴드 브레드의 1971년 작품. 이 곡은 빌보드 차트 4위까지 머문 곡으로 우리나라에서 특히 인기를 얻었다.

 

 

안승덕 


- 나의 방황을 잡아준 가족 -

어린 시절 저는 사고를 참 많이 쳤습니다. 학교 빼먹는 건 일상이었고, 오토바이를 타다가 넘어져 온몸이 성할 날이 없었죠. 사춘기라는 핑계로 매일 어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방황을 잡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힘없는 어머니, 무관심한 누나와 형들은 ‘니 인생 니가  사는 거니까 알아서 하라’는 말밖에 하지 않았죠. 그러던 어느 날, 술을 마시고 술김에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부셨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경적이 울렸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잡혀 파출소에 끌려가게 되었죠. 얼마 후, 헐떡이며 어머니께서 파출소로 오셨습니다. 전 차마 얼굴을 들지 못하고, 싸늘한 시멘트바닥만 내려다 보고 있는데, 어머니의 떨리는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아이고 경찰나리 한번만 봐주이소. 야가 아직 어려서

그래에..  한번만 봐주시소"   "제가 봐주고 할게아이고, 여기 차주하고 합의를 하셔야 합니다"   "아이고 샘요. 정말 잘못했어에. 우리아들이 어려가 술김에 그랬나 본데에 한번만 봐주이소.. 배상은 해드릴게에" 어머니의 절절한 애원과 배상을 해주겠다는 합의서를 쓴 후에야, 저는 파출소를 나올 수 있었고, 새벽녘 싸늘한 공기만이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정말 정신을 차려야겠다 싶어, 군대에 스스로 지원했습니다. 군대에 들어가보니, 그제서야 어머니, 내 가족이 절실하게 그리워지고, 그동안 참 잘못된 인생을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번은 어머니께서 면회를 오셨습니다. 통닭 몇 마리와 음료수가 담긴 검정비닐을 내미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코끝이 찡했답니다. 제대를 하고 지금은 정신 차려서 열심히 회사를 다녔고, 한 여자를 만나 결혼도 하고, 알콩달콩 살고 있습니다. 그래요.. 이젠 알 것 같습니다. 제게 가족이란 영원한 안식처라는걸 말입니다. 어머니.. 그동안 속많이

썩혀드려 죄송합니다. 그리고 나를 믿고 묵묵히 지켜보던 형과 누나들에게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신청곡: Seasons In The Sun / Westlife

 아일랜드 출신의 5인조 보이밴드 '웨스트라이프'의 1999년 리메이크곡  오리지널은 'Kingston Trio'의 1963년 작품.  

 

 

윤지혜 


 - 영혼의 윤활유 -
 

방과 후, 셋 중 아무 집에나 가서, 있는 반찬 다 넣고 머리 맞대어 열심히 비빈 다음, 막 퍼 먹었던 비빔밥이 생각난다. 그때 우린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일류 요리사였고, 감각 있는 미식가였지.

차표 값으로 달콤한 과자를 사먹고, 지나가는 차 앞에 엄지손가락 하나 치켜들면 안전하게 집에 올 수도 있었지. 그땐 정말 두려울 것도 없었어. 시험을 잘 보던, 누가 용돈을 더 받건, 아무것도 상관없었고, 가진 것 없어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했어. 

세월이 흐르고 고3, 대학, 유학, 취업, 연봉 등. 짧지만 짧지 않은 단어들이 우리들을 많이 바꿔 놓았지. 이제는 무엇인가를 가져야 행복하고, "나 이만큼 있어~" 하면서 남에게 과시해야 하고, 의심도 생기고, 경쟁도 하고, 불안감도 생겨났어. 어느 순간인가,, 과거에 꿈꾸었던 행복한 나의 미래가 거꾸로 돼가는 느낌이야. 지금 어린 날의 순수함과 행복을 한 스푼만이라도 퍼 올수 있다면 영혼이 맑아 질 것 같다. 어린시절 무적의 삼총사 은아, 리아, 지혜, 우리 세명... 머리 맞대고 차 한잔 하자. 그때의 순수함을 각자의 찻잔에 한 스푼씩만 넣어 주자. 두려울것 없이 세상에 발을 내 딛는 용기도 한스푼 넣자. 너무 바빠서 자주 못보는 친구들아 사랑한다.


 

 

 

 

 

 

 





2007-06-19(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