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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12일 화요일 대본 및 수록곡
 

M     Time / Glen Campbell

 70년대 존 덴버와 함께 팝 컨트리 시대를 연 '글렌 켐벨'의 1970년 작품으로 전형적인 팝 컨트리 곡.

 담백한 느낌을 주면서도 도회적인 멜로디 라인이 더해져 컨트리 같지도 않으면서도 정겨운 컨트리 분위기를 연출했음.  Today와 함께 국내에서 빅 히트했던 그의 대표곡.  "세월, 그 좋고 좋은 시절들은 모두 어리로 가 버렸나 세월, 그 좋고 좋은 시절들은 모두 어디로 가 버렸나"

 

 

2007년 6월 12일 (화) 김기덕의 골든디스크 / 차 한 잔 하시죠

 

 

신영진 


- 멸치똥과 대가리만 싸주신 어머니 -


칠순이 넘으신 저희 시어머니는 당뇨병과 여러 합병증으로 고생하고 계십니다. 치아는 하나도 없이 다 빠졌고, 시력도 나날이 떨어져 거의 실명에 가깝지요. 게다가 10년 전, 중풍으로 쓰러지신 후, 왼쪽 팔 다리가 힘이 떨어져 어눌하게 움직이십니다. 그래도 시어머니는 얼마나 부지런하신지, 가만히 앉아 계실 줄을 모르십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밭에 찰벼를 심으시고, 고추며 감자를 심으셨습니다. “어머니! 이제 농사는 그만 지으세요. 눈도 어두우신데 그러다 다치시면 어쩌시려구요.”  그러면 시어머니는 이렇게 말씀 하십니다. “집에서 밭에 가는데까지 몇 발짝인지 다 세어놨다. 걱정말아라. 눈이 잘 안보여도 보는거나 진배 없단다. 아침에 일어나 밭에 나가서 손으로 밭을 더듬어 보면, 하룻 밤새에 감자 줄기며 벼가 훌쩍 자라 있어. 손에 닿는 그 느낌이 얼마나 좋은지 아니? 얼마나 기특하냐? 땅속에 씨앗을 묻어 놨을 뿐인데, 새 싹이 돋아서 쑥쑥 자라며 내게 보답을 하니 말이다.” 세상 욕심없이 한 평생 농사일을 천직으로 아시며 살아오신 시어머님! 그런 시어머니기에 저희는 주말이면 먼 고향집을 찾아가 농사일을 거들고 옵니다. 그런데 지난 주였습니다. 그날도 농사일과 집안 청소를 도와드리고 집에 돌아오려는데, 시어머니가 그동안 마련해 놓은 고사리 나물과 멸치 등을 몇 보따리 싸주셨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집에 와서 보따리들을 풀어보니 그 중, 멸치 보따리에는 멸치 머리와 멸치똥만 가득 담겨 있는게 아닙니까? 처음에는 기분이 조금 언짢았지요. “아니 이게 뭐야? 어머니는 왜 못먹을 음식 쓰레기를 넣어 주신거야?” 그런데 한참 생각하니, 시어머니가 눈이 어두우셔서, 우리에게 주려고 다듬어 놓은 멸치 몸통과 머리를 혼동하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번거로울까봐 멸치를 다듬으시면서 몸통은 버리고 머리를 싸주신거지요. 순간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그리고 시어머니께 전화를 했습니다. “어머니~ 싸주신 멸치하고 나물

잘 먹을게요. 다음부터는 어머니 힘드실테니, 멸치 다듬지 마세요. 제가 다듬어 먹을게요~ 어머니... 사랑해요~~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

 

신청곡: You Needed Me / Boyzone

 아일랜드 출신의 팝 그룹 '보이존'의 1999년 리메이크 작품으로 UK 차트 정상까지 기록했던 곡. 원곡은 ‘앤 머레이’의 78년 작품.

 

 

 

김영수 

 

- 이젠 부끄럽지 않아요~! -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겨우 두 달 후면, 예쁜 딸아이의 엄마가 될

예비엄마랍니다. 그러나 아직 대학원에 다니는 학생이라 8개월 만삭인 배를 앞세우며 종종 버스를 탑니다. 동네에서는 아무렇게나 입고도 부끄럼 없이 다녔는데, 학교 가는 날이면 옷 고르는 일부터 걸음걸이 하나까지 얼마나 신경이 쓰이는지 모릅니다. 솔직히, 대학원에서는 학기 중에 하는 결혼을 곱지 않은 눈으로 보는데다가, 1월에 결혼한 제가 벌써 임신 8개월째라는 사실이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때문에 가능하면 배가 덜 나와 보이는 옷을 입고, 굽이 약간 높은 구두를 신는답니다. 그런데, 며칠전 버스를 탔는데 처음으로 자리를 양보를 받았습니다. 얼핏 보아도 제 또래의 나이로 보이는 한 여학생이 슬그머니 일어나더니 저에게 손짓을 하더라구요. 몇차례 괜찮다고 거절했는데, 그 여학생은 기어이 저를 의자에 앉혔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여학생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맘이 드는게 아니라 오히려 조금 부끄럽고, 속상한 마음이 들더군요. '오늘도 얼마나 차려입고 나왔는데, 내가 정말 몸 무거운 임산부로 보인단 말야? 내일부턴 좀더 티가 안나는 옷을 입어야 겠어. 부끄러워 죽겠어!'  그런데 그때 갑자기 제 배가 울컹 하고 움직였습니다. 방금 전까지는 약 한시간 동안 버스를 두번이나 갈아타느라, 배가 딱딱해져 있었거든요. 제가 자리에 앉고 좀 편안해지자 잔뜩 긴장했던 배가 풀리고, 뱃속의 아기도 편안해져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나봅니다. 저는 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 제가 임신한 티를 덜 내려고 옷을 조여입고, 조금 높은 구두를 신고 서있는 동안 뱃속의 아기는 잔뜩 긴장해 있었다는 걸요. 등교하는 한 시간동안 나만 불편한 게 아니라, 뱃속의 아기는 더 힘들어 하고 있었다는 걸요. 저는 뱃속의 아기에게 얼마나 미안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가만히 움직이는 부분에 손을 얹었더니 더 힘차게 배를 차더군요. 마치 엄마의 따뜻한 손길이 그리웠다고 하는 것만 같아서 아기에게 자꾸만 미안하고 또 부끄러워졌습니다. 이제 저는 보다 당당한 예비엄마가 되려고 합니다. 우리 아기가 편할 수 있다면 더 큰 옷, 이쁘지 않은 옷도 상관없습니다.  "아가야, 뱃속에서 다 못해준만큼, 세상밖으로 나오면 더 잘해줄께~!"

 

신청곡:  Be My Baby / The Ronettes

미국 출신의 여성 트리오 ‘로네츠’의 1963년 작품.

싱글 차트 2위까지 기록.  

 

 

임승미 


- 고마워요. -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댁입니다. 얼마전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죠. 결혼식에 미처 참석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친구. 

"남편 잘해주지? 그래 왕비마마 된 기분이 어때?"

"어머 얘는,, 왕비마마는 무슨..그냥 그래."

"그냥 그렇다니,, 나 신혼때에는 울 남편이 나 손에 물 안묻히게 해준다고 일찍 퇴근해서 밥까지 차려주고, 울 애기 하면서 업어도 주고, 암튼 난리도 아니었는데. 넌 안그래?"

"어 그렇게까진 아닌데.. 나 얼마전에 친정 다녀왔잖어."

"혼자?" "음. 그냥 집에 혼자 있기 무료하고 적응도 안되고 해서 며칠 다녀왔어." "너네들 큰일이다. 그게 무슨 신혼이냐?"

친구의 말을 들으니 덜컥 겁이나더라구요.

신혼이면 서로 좋아서 어쩔 줄 몰라 떨어질 줄 모른다는데 , 이 사람은 내가 혼자 친정에 간다고 해도 걱정 말고 다녀오라고 하질 않나..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해도, 오래 오래 놀다오라고 하지 않나.. 혹시 이 사람,, 나에게 애정이 식은건가 하는 생각도 했답니다. 그래서 슬쩍 이 남자를 테스트 해보고 싶더라구요. 통화한 친구에게 문자 메시지를 부탁했죠.  '자꾸 보고 싶어요. 댁에는 잘 들어가셨죠. 또 연락주세요.' 이런 내용의 문자를 일부러 확인하지 않고 남편의 책상 옆에 놔뒀습니다.  "자기야~ 내 핸드폰에 문자 오지 않았어? 한 번 봐줘." "음 그래.. 어 뭐야?? 자꾸 보고 싶어? 댁에는 잘 들어가. 연락을 주라니. 이 사람 누구야?  혹시 남자 아냐?" 속으로 ‘오~ 드디어 반응이 오는구나. 역시 이 사람 나에 대한 애정이 식은게 아니었어’ 하고는,  "음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아는 사람인데." 그러자 남편 왈... "아~  그냥 아는 사람?"

"어.. 누군지 궁금하지 않아?"   "그냥 아는 사람이라며.. 뭐가 궁금해." "나 참 당신 뭐야? 어쩜 그러니? 남자가 나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궁금하지도 않다고? 그래.. 이제 마누라 되었다고 집에 앉혀 놓으니, 잡아놓은 물고기라고 신경조차 안쓰는구나. 치!! "

그리고는 안방으로 획 들어가버렸습니다. 너무 섭섭하고, 신혼이 뭐 이리 무미건조한가 싶어 눈물까지 핑 돌았습니다. 그리고는 잠에 빠지고 말았는데.. 코끝에서 감도는 향기에 눈을 떠보니

침대 배게 맡에 왠 장미꽃과 카드가 놓여있는게 아니겠어요?

카드를 열어보니 "난 너만 사랑해. 이 세상에서 오직 너 하나 만을. 나의 여자가 되어줘서 고마워. 영원히 우리 사랑 변치 말자. 난 너만 바라보고 있어. 자기도 나와 같기를..."  카드에 적힌 남편의 글을 보니  사랑의 눈물이 또르르 볼을 타고 흘렀습니다. 무뚝뚝하고 표현할 줄 모르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저 지금 너무 행복합니다.  우리 사랑 이대로 영원하길...바랍니다.

 

신청곡: Kiss Me / Sixpence None The Richer

 미국 출신의 혼성 5인조 팝 록 그룹 '식스펜스 넌 더 리처'의 1999년 작품으로 싱글 차트 2위 기록.

 

 

박나림의 차 한잔 하시죠

김동현님 의 사연

 

 

최란

 

 

- 동고동락했던 것과의 이별이란? -

  

결혼해서 정식으로 한국 사람이 된지 꼭 12년이 되었습니다.

방 한칸 월세집에서 시작해, 방 둘 전세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당신의 딸이 한국남자를 만나서 어떻게 사는지 궁금한 아버지께서 결혼 3년만에 딸집을 방문하셨지요. 그 때 아버지는 제 아이의 책상과 책장을 사주셨습니다. 늘 글을 쓰시고 책을 가까이 하셨던 분이라 당신의 손녀딸에게 첫 선물이 책장이셨던 거지요. 그 이후 두 번 한국을 다녀가셨는데, 그때 마다 꼭 책을 사주고 중국으로 들어가셨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의 흔적이 가득한 그 책장이 와르르 내려 앉았습니다. 오랜 세월 책의 무게 버팀 때문이었을까요? 선반이 쪼개지니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었는데.... 새로운 책장을 구입해 아버지께서 서점에서 고르고 고른 동화책, 과학책 들을 하나하나 다시 꽂았습니다. 이제는 아이가 고학년이라 손이 덜 가는 책들이었지만, 아버지를 생각하며 다시 꽂았습니다. 딩동~~ 책장을 폐기하고자 연락했더니 금새 아저씨가 달려오셨습니다. 아버지가 마련해주셨던, 10년의 세월동안 동고동락했던 책장이 저만치 트럭에 실려 달아나고 있습니다. 마치 연변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께서 저를 행해 손을 흔들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아버지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신청곡: Always On My Mind / Willie Nelson

 미국 출신의 컨트리 가수 '윌리 넬슨'의 1982년 발표곡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5위까지 기록했던 노래.

 

 

 

정영희 

 


- 내 아들... -

  

아들이 이불을 푹 뒤집어쓰고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학원 안가니’ 하면서 이불을 뺐으려니까, 뺏기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왜 그래’ 하면서 아들의 얼굴을 보니, 울고 있었나 보다. 

평소 모범생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 아들 녀석이기에, 한순간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는다. 놀란 가슴을 추스르고 아들에게 우는 이유를 물었다. “난 우리 학급의 부반장인데, 핸드폰도 없고, 운동화는 시장표 신고 다닌다고 여자 애들이 놀린단 말야... ”

순간 나는 우리 아들 녀석을 보면서 내 학창시절이 생각났다.

5남매의 셋째로 태어난 나. 공납금한번 제 날짜에 내지 못했다.

항상 언니와 오빠, 여동생이 먼저였다. 당연히 학교에서는 벌을 서고 혼났어도, 집에 와서는 엄마에게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항상 공부 잘하는 언니와 여동생 대신에 집안일을 해야했다.

준비물도 돈이 드는 것은 거의 챙기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큰 돈도 아닌데, 하지만 초등학교 땐 300원이 얼마나 큰 돈이던지.. 누워서 우는 아들의 눈물을 닦아주며, 핸드폰은 다음에 사주고 신발은 며칠 내로 한 켤레 사준다고 하니까, 아들의 얼굴이 금방 환해진다. 아들은 잠시 생각하더니 내게 이렇게 말한다. “엄마. 내가 비싼 운동화 신어도 우리 집 형편 괜찮은거야?“ 

이제 중학교 2학년인 우리 아들이 너무 빨리 철이 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가슴이 찡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서 아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될 형편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신청곡:  White Flag / Dido

영국 출신의 여성 가수 ‘다이도’의 2003년 작품.

 

 

 

 

 





2007-06-12(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