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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6일 화요일 골든 디스크
 

2007년 3월 6일 (화) 김기덕의 골든 디스크 / 차 한 잔 하시죠

 

 

박영만 


 - 부모님 사랑합니다 -

  

꾸벅꾸벅... 밤은 깊어 가는데, 오늘도 무거운 눈을 비비시며

어머니는 손님이 없는 썰렁한 가게를 지키고 계십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속마음은 그렇지 않으면서 오히려 화를 내게 됩니다. "이제 장사 안하셔도 되는데 왜 청승맞게 앉아 계세요.

제발 아들 말 좀 들으세요. 몸도 편찮으시고 연세도 많으신데,

왜 이 고생을 하세요." 라고 말하면, 어머니께서는 희끗 희끗한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시며  "얘야, 놀면 뭐하니, 죽으면 썩어 없어질 몸뚱아리... 한 푼이라도 벌어 애들 용돈이라도 줘야지. 그리고 몸을 움직이는게 건강에 좋다는 구나." 라고 말씀 하십니다.

하지만 어머니, 저는 알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힘든 고생이 이젠 습관이 되었다는 것을요!  오랜 시간동안 수많은 일을 전전하면서 손이 놀 시간도 없이 부지런히 살아온 것이 이제는 제2의 천성이 돼버린 것이지요. 그 사이 손엔 굳은살이 박히고, 이마에는 굵은 주름이 한줄 두 줄 늘어나는 동안 한숨과 눈물은 왜 없으셨겠습니까? 어릴적, 어머니의 흐느끼는 모습은 아직도 생생히 제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그 때는 그 눈물의 의미를 몰랐지만, 세월이 지나 철이 든 후에야 알게 되었지요. 모두가 이 못난 자식들을 위한 희생이었다는 것을요! "어머니! 이젠 무거운 짐 내려놓으시고 아들 어깨에 기대어 편히 쉬세요. 그리고 이제는 두 분이 여행도 다니시며 즐겁게 지내세요." 앞으로 더욱 더 효도하는 아들이 되겠습니다.  부모님! 사랑합니다.  기덕님과 골든 디스크 가족들의 행복을 빌며.... 

 

신청곡:  Love / John Lennon

 존 레논의 1970년 작품으로 그의 명반 'Plastic Ono Band' 앨범에

수록된 노래.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에 실린 존 레논의 진실된 마음이 담긴 사랑의 발라드.

 

 

 

오진하 


- 사랑합니다 -  


오랜만에 언니네 집을 찾았습니다. 그리 멀리 있지도 않은데, 서로 결혼해서 살다보니  얼굴 보기가 좀 힘이 드네요. 30여년을 한 이불속에서 언니와 함께 생활했는데도 말이죠. 이젠 서로 한 가정을 이뤄, 남편을 위해, 아이들을 위해  정신없이 사는 모습을 보니, ‘세월이 참 빠르구나’ 싶더군요. 언니와 모처럼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사고 뭉치였던 그 어릴 적 모습으로 되돌아가 순수했던 옛 추억의 그림을 그려 보았습니다. 너무나 예뻤던 우리 언니. 눈망울이 커,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거 같았던 우리 언니. 늘 동생에게 양보해야 했던 우리 언니. 노래를 좋아했던 우리 언니. 하지만, 그 뽀얗던 피부는 어느새 주름살과 기미로 가득해 지고 옷을 사더라도, 맛있는 것을 먹더라도, 자기 자신보다 남편과 아이들 것부터 챙기는 모습을 보고 왠지 모르게 슬퍼졌습니다.  화장품도 바닥이 다 보여 못쓰게 생겼는데도, 그걸 깨서 끝까지 쓰는걸 보고 너무나 놀랐습니다.  ‘아니,,우리 언니가 이랬나?’ 언니의 새로운 모습에 전 너무나 놀랐답니다. 그런데 정작 언니는 하나도 창피해 하거나 부끄러워 하지 않고, 너무나 행복해 보였습니다. 내년이면  5년짜리 적금도 타고, 곧 있으면 내 집 마련도 하고, 큰 돈은 아니지만 친정 부모님께 용돈도 부쳐 드릴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하다는 우리 언니. 언니의 환한 웃음 속에서 왠지 모르게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잠시나마 언니를 한심하게 쳐다봤던 제 모습이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정작 제 자신을 위해서 살아왔지, 부모님을  위한다거나, 형제를 위해서 살아오진 않았거든요.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줄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참된 행복이 아닐까요? 언니는 그 행복을 갖고 살아온 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우리 언니가 존경스럽습니다. 기덕 오라버니... 언니가 좋아하는 곡 틀어주세요.


신청곡:        My Love / Westlife

아일랜드 출신의 인기 보이밴드 '웨스트라이프'의 2000년 작품으로 UK 차트 정상까지 기록했던 발라드.

 

 

 

이기영 


- 잠깐만 우리 이제 함께 해봐요.. 친절해지기로요.. -

  

며칠 전, 용산역에서 한 외국인 여자 분을 만났습니다.

피부색으로 봐서는 동남아시아 사람인 듯 했는데, 아이를 업고 어디론가 가던 중이었나 봅니다. 그 분은 아주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다가오더니, 의정부에 어떻게 가야 하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설명을 해드렸지만 제 영어를 제대로 못 알아듣는지, 계속 '의정부 스테이션'이라는 말만 반복하더군요. 사실 저는 그 때, 친구를 만나고 저희 집인 인천으로 가려던 중이었는데 도저히 그 분을 그냥 두고 갈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주위엔 우리 두 사람밖에 없었고, 소매치기를 당했는지 핸드백이 찢어져 있었습니다. 저는 그 분의 티켓까지 구입하고는 함께 의정부행 열차에 올랐습니다.

1시간 쯤 지나 의정부에 도착하자, 그 분은 저에게 연신 고맙다고

인사하며, 제 손을 잡고 어디론가 가자고 했습니다. 따라 가봤더니, 거기엔 한 남자 분이 서 계셨는데, 두 사람이 뭔가 얘기를 나누더니만, 그 남자 분이 저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더군요. 알고보니 그 남자는 여자분의 남편이었는데, 지하철 안에서 소매치기를 당해 당황한 아내가 무작정 용산역에 내렸다고 자초지종을 말했습니다. 그리고 저를 만나서 이렇게 무사히 잘 왔다면서 너무나 고마워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따뜻한 캔 커피를 뽑아주더군요. 비록 몸은 피곤했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저에게는 너무나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요즘 외국인을 대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태도에 문제가 많다는 뉴스를 종종 듣게 됩니다. 그 외국인 부부가 저로 인해 한국에서 좋은 기억만 가져갔으면 하는 바람을

해봅니다. 그리고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생길 경우에 대비해서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해야될 것 같습니다.


신청곡:  Listen / Beyonce

미국 출신의 여가수 ‘비욘세’의 2006년 곡으로, 영화 <드림걸즈>의 주제곡.  비욘세의 폭발적인 가창력이 돋보이는 발라드.  

 

 

박나림의 차 한잔 하시죠

이순희님 사연

 

 

 

서미희 

 


 - 이불이야기 - 

창밖에 부서지는 봄 햇살이 너무 아까워, 이불장 문을 활짝 열어 젖히고 손에 닿는 대로 이부자락들을 끌어 내렸습니다. 그리곤 무거운 솜이불에서 벗겨낸 이불 홋청들을 욕조 가득히 따끈한 물을 받아, 비눗물 속에 풍덩풍덩 담갔습니다. 욕조 안으로 들어가 물먹은 이부자락들을 튼실한 두 다리로 첨벙첨벙, 저벅저벅, 한참동안을 밟아댔지요. 저의 마음속에 쌓인 간밤의 먼지 알갱이까지 비눗물에 풀어내는 심정으로 휑궈내고 또 휑거내면서 말입니다. 어찌 보면 촌스럽기까지한 이부자락들은 제가 시집가기 전, 친척 숙모들이 우리 집 대청마루에 모여 앉아 꿰매주신 것들이랍니다. 두둥실 솜을 틀어넣고, 무명실을 길게 꿴 큰 바늘로 한땀 한땀 손바느질로 부부 금슬 좋으라는 덕담과 함께 꿰매주신 것들이지요.

제 나이 갓 스물이 되면서부터 엄마는 질 좋은 명주솜과 목화솜을

사 들였습니다. 처음엔 저의 비좁은 방안에 집채만한 솜더미가 윗목을 차지하고 있었던게 너무나 싫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지금 명주솜, 목화솜 이불을 지니고 사는 건, 순전히 친정엄마 덕분이 아닐까 합니다. “여자의 살림 맵시는 이불장을 열어 보면 안다.”

엄마가 내게 하신 말씀이 그때는 정말 듣기 싫었는데, 이젠 나도 엄마처럼 바늘귀에 무명실 길게 꿰어 아픈 허리를 토닥토닥 두드려가면서까지 이불을 꿰매면서 하루해를 꼴딱 넘기고 있습니다.

이부자락 간수하는 일에 정성과 시간을 쏟으며 반듯하게 개켜 올리고, 이불장 안을 무슨 보물 상자 안이라도 되는 양, 홀로 즐기는 저의 습관이 요즘 사람들 귀엔 우습게 들리겠죠?  “요즘 사람들은 명주솜 이불이고 목화솜 이불이고 다 내다 버린다는디, 니는 그러면 안된다. 이불살림이 깨끗해야 몸도 안아프고 살림도 푸지는 벱이야...”  이런 엄마의 음성 덕분에 전 이불더미의 무게를 내 살림의 연륜인양 여기며 살고 있답니다.  저에게 이불더미의 진리를 알려준 엄마.. 정말 사랑합니다.

 

신청곡:   You're the Inspiration / Chicago

 브라스 재즈 록 그룹 '시카고'의 1984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3위까지 기록했던 노래.  

 

 

 

이재경 


 - 임금님 수라상 -  


임금님 수라상. 정말 최고의 산해 진미를 올리는 수라상이지만

저는 오늘 임금님 수라상보다 더 맛있는 상을 받았습니다.

산해 진미냐구요? 진수성찬이냐구요?  아닙니다. 그보다 몇 백배는 더 맛있는 상이었습니다. 요즘 제가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좀 힘든 일을 하다보니 집에 들어오면 녹초가 되곤 하지요.

그런데 어제는 저녁에 집에 들어가니, 딸 아이가 무조건 쇼파에서 꼼짝도 하지 말라는 겁니다. 지 소원이라나요? 그러더니 잠시 후, 저녁상을 차려 오는 겁니다.  이제 중학교 2학년, 한창 어리광이나 부릴 나이인줄만 알았는데, 어제 저녁 저는 딸에게서 받아든 저녁상 앞에서 감동하고 말았습니다. 그 고사리 같은 손길로 차려주는 수라상 앞에서, 저는 그만 눈물을 훔치고 말았습니다. 내가 해 놓았던 밥에, 내가 해 놓았던 찌개에, 그저 찬이라야 두어 가지 밖에 없는 저녁상이었지만, 세상에 이보다 더 맛난 수라상은 없을 것 같습니다.  어느새 부쩍 자란 우리 딸. 항상 건강하고 예쁘게,, 누군가에게 이런 기쁨을 주는 천사가 되길 진심으로 바래 봅니다.


신청곡: Angel Of The Morning / Juice Newton 

 미국 출신의 여성 팝 컨트리 가수인 '쥬스 뉴튼'의 1981년 작품으로 싱글 차트 4위까지 기록했던 노래. 아침의 천사 같은 느낌을 주는 곡으로 맑고 깨끗한 느낌을 주는 정겨운 보컬이 일품. 같은 제목의 앨범 타이틀.

 

 

 

 

 

 

 





2007-03-06(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