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2월 27일 (화) 김기덕의 골든 디스크 / 차 한잔 하시죠 문귀연 - 엄마는 까막눈 - 저의 어머니는 글을 모르십니다. 당신 이름 석자만 쓰실 줄 알지요.
이것도 제가 몇 번이나 인내심을 가지고 큰소리쳐가며 가르쳐서 쓰게 된 것입니다. 제가 아주 어릴적... 정말 큰 맘먹고 공책에 호박, 사과, 배, 수박 등을 직접 그려가며 글을 가르쳐 보려 했었습니다
"엄마 이건 뭐 같애?" "응? 호박 아니냐 그거 "
"그럼 호박은 어떻게 쓰냐면,, 자 내손잡아. 이게 ㅎ이야 작대기를 위로 옆으로 그으면 이게 호박의 호짜야 어때 쉽지?"
가르쳐 줄땐 쉽다 쉬워 하시며 따라하시던 어머니. 몇분 이지나 "엄마 호박 호짜는 어떻게 쓴다구? 한번 써봐" 하면
얼핏 그림 그리듯 쓰시긴 하는데, 그게 호짜인지 박자인지 모르시는 겁니다. 정말 큰맘 먹고 어머니를 가르쳐주겠다고 했지만, 하루 종일 논과 밭에
김매기를 해서 홀로 4남매를 키우셔야했던 어머니의 고된 삶이 그런 배움의 시간조차도 허락하질 않았습니다. 그런 어머니의 마음도
모른 채, 저는 어머니의 무지를 창피하게 생각했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결혼한 저는 엄마가 되었고, 이제는 영어단어 모른다고
어린 제 딸에게 핀잔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딸아이가 기특한 것이 일주일에 한번 외할머니에게 글을 가르쳐 주겠다는군요. 그것이 그렇게도 좋으신지 주름진 어머니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활짝 피었습니다.
아직도 새벽 4시면 타이어공장에 일을 나가시는 늙은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며 편안히 모시지 못하는 죄송스런 마음에 눈물이 흐릅니다.
"쑥스러워 한 번도 말 못했지만, 엄마 정말 사랑해요." 신청곡: And I Love You So / Nana Mouskouri
그리스 출신의 여성 팝 가수 '나나 무스쿠리'가 1974년 리메이크했던 노래.
오리지널은 미국 출신의 팝 가수 '돈 맥클린'의 1970년 작품이고, 페리 코모가 1971년 리메이크한 노래로 잘 알려졌음.
이동화 "봐라. 새가 요리 석장 모이면 뭐꼬?" "할머니! 고거 뭐지요. 잘 모르겠는데'
"벌써 다 잊자쁜나? 자 따라해 봐라. 고~도~리~" "그라면 이건요?" "광 닷장이면 점수가 얼매라 했재?"
" 음... 30점인가?" "고새 다 잊어쁜나? 새로 시작하자~~"
김기덕 오라버니!! 우리 집 두 딸은 할머니만 만나면 뭐하는지 감 잡으셨죠?
시댁에 오면 딸들은 할머니만 졸졸 따라다니거든요. 동네 앞 슈퍼에서 할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 10원짜리 땡땡이를 곧잘 치시는데, 어쩌다 슈퍼에 들르면 그 모습이 참 하고 싶었나봐요. 아장아장 걸어 다닐 때부터
시댁에만 들리면 세 사람의 공통놀이는 꼭 화토놀이판이 됩니다. 서로 짝 맞추기를 겨우 해놓으면, 다음에 만나면 또 홀라당 다 까먹는
풍경이지만 "앗싸~ 싹쓰리." "또 쌌다" 사투리에 얄궂은 어휘들이 쏟아 나오지만 하나하나 익혀가는 그 맛이 참 재미있나봅니다.
솔직히 저도 처음에는 화투가 교육상 좋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할머니와 손녀들이 어우리는 모습을 보면,, 말릴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할머니는 화투를 통해서 손녀들에게 인생을 가르치고, 할머니 역할을 톡톡히 하고 계신지도 모르겠네요. 아침 일찍 시댁에 오자마자 두 딸은 할머니랑 어울리기 시작했는데,
저녁이 될 무렵까지도 할머니와 손녀들의 화투놀이는 계속 진행 중입니다. 공부를 저렇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도 드는
즐거운 풍경입니다. 신청곡으로는 우리 시어머니가 자주 흥얼대시는 노래 듣고 싶네요. 신청곡: Take Me Home Country Roads / John Denver
미국 출신의 팝 컨트리 가수 '존 덴버'의 1971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2위 기록.
서연숙 - 엄마 아빠의 로맨스 - 엄마는 괜찮은 집안 오형제중 막내였습니다. 집안일엔 손도 까딱 하지 않고, 조카들이 자기 물건 하나라도 건들라치면 조카들 두들겨 패기 일쑤. 거기다 까탈스런 성격의 소유자였기 때문에 외숙모들이 예쁘게 볼 리가 없었지요. 외숙모들은 시누이를 빨리 시집보내려는 욕심에 하루가 멀다 하고
남자들 사진들 디밀었죠. 그때마다 엄만 보는 둥 마는 중, 때론 사진을 갈기갈기 찢어버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의 사진을 엄마방에 놓고
외숙모들이 숨어서 엄마의 행동을 지켜봤답니다. 혹시나 찢으려고 하면 얼른 뺏어 나오려고요. 근데 엄만 사진을 유심히 보셨고, 싫다 좋다는
말없이 침묵하셨답니다. 침묵은 곧 승낙! 눈에 가시 같던 시누이의 결혼은 딱 두 번의 만남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털털하지만 성격이 불같으신 아빠와 깔끔하고 느릿한 엄마는 그렇게 결혼하셔서 물과 기름처럼 젊은 시절엔 참 투닥 투닥 많이도 다투셔서 아찔할 때가 많았죠.
하지만 이제 어언 결혼 30년 세월. 두 분은 이제 진정한 삶의 동반자가 되셨답니다. 통닭을 시키면 아빤 우리가 집기 무섭게 다리 하나를 얼른
엄마께 주십니다. 날개는 바람 핀다며 절대 안주시죠. 엄마는 닭발을 유난히 좋아하시는데 이가 안 좋으신 엄마를 위해 닭발의 발은 아빠가 드시고 다리부분만 발라서 엄마께 주신답니다. 저희들이 엄마와 저녁 늦게까지
대화를 하는 날이면 목이 칼칼하니 물 좀 달라, 날이 쌀쌀하니 이불 좀 갖다 달라 하며 엄마를 불러 들인답니다. 아기 마냥 엄마와 함께 주무셔야 잠이 잘오신다며... 회사에서 영업을 하시는 아빠는 장거리 거래처에 가시는 날이면 엄마와 꼭 함께 가셔서 그곳의 특산물을 드시고 오십니다. 행여나 엄마가 속이 불편하시면 손과 발을 열심히 주물러 주시는 아빠! 두 분은 이제 저의 본보기가 되고, 지침서가 되십니다. 저도 우리 부모님처럼 사랑하고 싶네요.
엄마 아빠 건강하게 오래도록 행복하세요. 신청곡: I Love How You Love Me / Bobby Vinton
미국 출신의 남성 가수 ‘바비 빈튼’의 1974년 곡으로 부드러운 느낌의 멜로디에 달콤한 목소리가 멋진 노래.
박나림의 차 한잔 하시죠
임영배님 사연
백낙선 - 공짜 테이프 - 제 동생이 초등학교 앞에서 조그만 레코드가게를 운영합니다.
며칠 전, 동생네 놀러 갔다가 마침 동생이 식사준비를 하는 사이, 제가 가게를 봐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일곱 살쯤 된 남자아이가
가게 안으로 들어오더니 한참을 두리번거리며 엄마한테 선물할거라며 좋은 노래를 추천해 달라고 했습니다. 엄마가 좋아하는 가수가 있냐고
물으니 최진희씨를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가수의 테이프를 꺼내 예쁘게 포장한 뒤 꼬마에게 전해주려는데 대뜸 "아줌마, 포장을 또 해주시면 안돼요?" 하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포장한 테이프를 또 포장하라고? 두 번이나 겹쳐서?" 좀 이상해 꼬마에게 그 까닭을 물었습니다 "엄마가 일년 전에 교통사고를 당해 두 다리를 못쓰고 휠체어에 앉아 계세요. 지금도 아파하세요. 친구 분들이 놀러 오셔도 말을 잘 안하세요. 그래서 엄마를 조금이라도 기쁘게 해 드리려고 생각했는데 노래를 좋아하시니까
테이프를 산 거예요. 그런데 선물 받은 사람은 포장을 뜯을 때 기분이 좋잖아요. 그러니까 한번 더 포장이 되어 있으면 뜯으면서 그만큼 더 기쁠 거잖아요." 할 말이 없었습니다. 아니 할 말을 잊었습니다. 그리고는 "맞아. 그렇겠구나" 한 뒤 꼬마 말대로 그 위에 또 한번 더 예쁜 포장지로 포장을 했습니다. 얼마나 받았냐고요? 어떻게 돈을 받을 수가
있겠어요. "꼬마야 넌 엄마께 몇 배의 기쁨을 드린거야, 나까지 기쁜걸.. 엄마가 아줌마까지 기뻐한 걸 알면 더 기뻐하시겠지? 그러니까 이 돈으로 맛있는 것 사서 엄마랑 노래 들으면서 맛있게 먹으렴" 하고 돌려 보냈습니다. 꼬마의 뒷모습을 보면서 환한 웃음으로 반길 아이 엄마의 얼굴을 상상하니 정말 저 또한 너무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요즘 가족 간의 정을 상실했다고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아직도 따뜻한 사랑이 피어나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동생에게 공짜로 테이프를 팔았다고 혼났지만,
사정 이야기를 하니, 그 가수의 다른 테이프도 있는데... 하며 흐뭇해 했습니다. 제 동생 마음도 참 예쁘죠? 신청곡: River Of Dreams / Billy Joel
미국 출신의 남성 싱어 송라이터 ‘빌리 조엘’의 1993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3위까지 기록했던 곡.
최혜정 - 엄마가 된다는 것... - 나이가 차면 으레 결혼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임신 소식이 들리고, 열달이란 시간이 지나면 아기가 태어 나는 게 아주 평범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저도 작년 1월에 결혼을 해서 지금 배가 만삭이 되어
뒤뚱거리고 다니고 있지요. 그런데 새삼, 엄마가 된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이구나라고 느껴지는 게,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위대해 보입니다.
저는 다른 사람보다 조금 예민한 탓에 임신 5주가 되어서 시작된 입덧은 임신 6개월까지 지속됐고, 이제 좀 괜찮아 지려나 했는데 허리통증과
평소 느끼지 못했던 비염과 울렁증, 불면증은 평범한 일상을 엉망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2시간에 한번 씩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새벽 3시만 되면 어김없이 깨서는 언제 잠들지 몰라 까만 천장만 바라보고
있어야 합니다. 게다가 조금만 걸어도 가슴까지 숨이 차오르지요. 정말 아가씨 시절엔 상상도 못했던 생활들을 하고 있으니... 이런 내 자신이 한심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짜증도 납니다. 괜히 임신은 해서 내 삶을 이렇게 망가뜨렸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하지만 하늘이 주신 새 생명이 뱃속에서 꿈틀 거릴 때, 주기적으로 찍어보는 초음파에서 어느새 훌쩍 자라있는 뱃속 아가를 볼 때면 묘한 기분이 듭니다. 이젠 정말 엄마가 되기까지 두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출산 고통에 대한 얘기를 접할 때마다 겁도 나지만
남은 기간 아기가 건강하게 자라서 순산하는게 저의 작은 희망입니다. 엄마가 되는 순간 친정엄마가 가장 고마울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4.5kg의 우량아를 집에서 자연분만으로 출산하셨고, 임신중독과 산후풍으로 고생하셨던 울 엄마. 딸은 그렇게 되면 안 된다고 매일 전화해서 조심하라고 얘기하는 울 엄마. 엄마가 된다는 것, 남자가 군대를 다녀오면 진정한 남자로 거듭난다는 말이 있듯이, 아마 여자는 엄마가 되는 순간 진정 여자로 거듭 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 그리고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들과 함께 듣고 싶습니다. 신청곡: (You Are) More Than Paradise / Port of Notes 일본 혼성 듀오 '포트 오브 노츠(Port Of Notes)'의 2002년 곡으로 단아한 멜로디와 심플한 구성이 일품이다.
2007-02-26(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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