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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16일 화요일 대본 및 수록곡
 

2007년 1월 16일 (화) 김기덕의 골든디스크 / 차 한 잔 하시죠

 

 

이정희 

  

<할머니의 주름>


할머니 하면 무엇보다도 주름.

엄마, 아빠 키우느냐고 하루에 한 줄씩.

할머니가 돼서도 어린나이, 탱탱한 피부 영원히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 할머니는 엄마, 아빠 키우며 생긴 주름살 신경 쓰지 않고

주름살이 늘어나던 말던 손자, 손녀도 보살펴 주신다.

할머니 옛 사진 한 장,  한껏 멋 내고 찍으신 사진.

이렇게 멋있던 할머니인데 이제는 화장 대신 주름살이

얼굴을 얼굴을 덮어버리고 말았네.


초등학교에 다니는 저의 딸아이가 갑자기 할머니 생각이 났다며 써서 저에게 건네준 동시입니다. 막내딸을 유난히도 예뻐하시는 저의 엄마는 지금 오래된 지병을 앓고 계십니다. 기나긴 시간동안 병마와 싸우시는 엄마가 너무도 안타까워 마음 아파하면서도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고 때때로 힘들어 하시는 엄마에게 짜증도 부린 제 모습이 딸아이에게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엄마! 너무 힘들어서 빨리 가시고 싶단 말씀만 하시죠?

하지만 그렇게라도 계셔 주시는 것이 이 못난 막내딸에게

커다란 선물 이라는 것 아세요?  더 오래오래 제 곁을 지켜주세요.

엄마, 사랑해요...       



신청곡: Back For Good / Take That

영국 출신의 보이 밴드 '테이크 댓'의 1995년 싱글 차트 7위까지

기록했던 노래. 떠난 연인에 대한 강한 그리움을 그린 노래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음.

 

 

박옥희 


오늘 딸 아이의 생일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후 첫 생일.

저는 아침부터 딸 아이가 데리고 올 반 친구들을 위해 김밥과 도너츠, 튀김 등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딸 아이는 친한 친구들을 생일 파티에 많이 데리고 올 거라고 큰소리를 치고 나갔기에, 저 역시 긴장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러 가지 과일을 모양을 내가며 먹기 좋게 깎고 있는데, 문득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엄마가 처음으로 차려준 제 생일상이 떠올랐습니다.

엄마는 제가 기죽지 않게 하려고 그렇게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는데도  생일 날 아이들을 초대해 데리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엄마는 밤에 포장 마차 일을 하셨기에 낮에는 꼭 주무셔야 하는데도 그 날은 잠도 주무시지 않고 낮부터 음식을 손수 만들고 계셨습니다. 저는 열 명이나 되는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 했습니다.

아이들은 공책과, 연필, 필통 같아 보이는 작은 선물 꾸러미들을

겨드랑이에 낀 채 저희 집으로 들어 왔습니다. 저는 생일 선물을 받는다는 것이 너무나 기뻐 마음이 붕 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제 방에 들여준 조그만 생일상에 전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기대 했던 케이크와 초도 하나 없고, 단지 떡볶이 접시와 찐 고구마, 집에서 만든 옥수수 떡이 다 였습니다. 얼마나 친구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하던지... 전 그렇게 생일상을 차려준 엄마가 너무나 미웠습니다. 왜 시장에 가서 케이크 하나 사오지 않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친구들은 영문도 모른 채 저를 다독거렸으며, 엄마가 차려준 음식들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무도 저에게 생일상에 대해 놀리는 친구가 없었는데도 , 제 눈은 퉁퉁 부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렇게 철없는 행동을 엄마에게 했는지... “다시는 내 생일날 친구들을 부르지 않을 거야, 엄마 때문에 창피해 정말~” 엄마는 딸의 고함 소리에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고, 리어카를 끌고 일터로 나가셨습니다. 그 후 엄마는 저에게 더 이상 생일상을 차려 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엄마도 그게 큰 아픔의 상처로 남아 계셨나 봅니다. 오늘 문득 엄마가 떠오르며 30년 전  생일상을 차리며 느꼈을 그 기쁨이  오늘 제가 느끼고 있는 이 기쁨이었다는 걸 깨달으며, 이제 서야 엄마에게  죄송했다고 말하고 싶어지네요. 엄마는 더 이상 그 말을 받아 줄 수도 없는 먼 곳으로 가 버리셨는데도 말입니다. 오늘 따라 단 한번 받았던 그 생일상이 너무나 그리워지며, 그 때 먹었던 엄마손 옥수수 떡이 먹고 싶어집니다.


신청곡: Eye In the Sky / Alan Parsons Project

영국 출신의 프로젝트 그룹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1982년 곡으로 싱글 차트 3위 기록.

 

 

우진희 


 - 엄마가 되어서야... -

  

안녕하세요? 요즘은 라디오가 간절히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라디오로 손이가게 되는걸요.

저에겐 4살 된 딸아이가 있습니다. 요즘 4살은 미운 7살의 차원을 넘어서서 너무도 자기주장이 강하고, 부모의 매에도 굴하지 않으며, 어찌나 그렇게도 대중문화를 금방 흡수하는지... 놀랄 때가 너무도 많습니다. 어제는 딸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녀와서는 월드스타 "비"와 결혼을 하겠다며 떼를 쓰는것이에요... 너무도 어이없고 한편으로는 귀엽기도 해서 웃어넘겼는데 오늘은 아빠를 너무도 서운하게 하더라구요... ‘아빠는 왜 춤을 못추냐는둥, 아빠는 왜 TV에 안나오냐는 둥’  저희 남편은 벌써부터 "비"를 경계하며 딸을 빼앗긴것 마냥 서운해 하는 거 있죠? 제 어릴적을 생각해보면 4살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일뿐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세월이 변한건지 도저히 4살의 작은 아이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는지 의아해 집니다.  예전 저희 할머니께서도 "요즘 애들은..." 이라는 말을 종종 쓰셨는데 저도 TV나 신문 등에서 어린 학생들의 이야기가 나오면 "요즘 애들은.." 이라는 말이 불쑥 튀어나오더라구요...

세월은 변해도 "요즘 애들은.." 이라는 말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 같아요. 어릴적을 생각하면서 나도 내 부모님께 이렇게 애교 쟁이 귀여운 딸이었을텐데... 라는 생각이드네요.

우리 귀여운 딸을 보면 자꾸 제 어린 시절이 생각나요. 저의 어린 시절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하구요.

가끔은 가슴 아프기도 하고, 웃기도하고, 울기도 하면서, 그렇게 살아가나 봐요...  엄마가 되어서야 비로서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것 같아요. 마음도 한결 너그러워지것 같고 말이죠.

늘 골든디스크를 즐겨듣고 있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신청곡: Torn / Natalie Imbruglia  (나탈리 임브룰리아)

호주 출신의 팝 여가수 '나탈리 임브룰리아'의 1998년 톱 10 히트곡.

 

박나림의 차 한잔 하시죠

조홍경

 

M    Papa / Paul Anka

 

 

 

최인숙 


  - 나이를 먹는다는 건 -

  

안녕하세요. 며칠 전 어머님의 회갑이라 온 가족들이 모였어요.

시아버님의 형제 분들이 모두 다 와 주셨지요. 아버님은 5년 전 갑자기 협심증으로 돌아 가셨거든요. 아버님이 돌아 가신 후, 어머님은 너무나 상심이 크셔서 물 한모금도 잡수시지 않으시고 아버님을 원망 하셨습니다. 천막집에 산다 해도 아버님만 돌아올 수 있다면 내 모든 것을 주리라고, 소리 치셨던 어머님의 절규가 아직도 귀에 생생합니다. 하지만 세월이 약이라고 했던가요? 하나 둘씩 생겨나는 손자, 손녀의 재롱에 어머님은 힘든 시간을 잘 극복하셨습니다. 어머님 생일에 일부러 멀리 부산까지 와 주신 친척분들께 너무 감사드리고 싶어요. 한 분도 빠지지 않으시고...  어머님은 너무나 기분이 좋아 노래방에서 생전 처음으로 춤을 추셨답니다.  어머님이 그렇게 즐거워 하는 것을 우리 네 명의 며느리들은 처음 보았어요. 어머님이 노래를 그렇게 잘하신다는 것도 처음 알았구요.

어쩌면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이 외로움을 극복하는 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지금 우리들은 바쁘게 사느라 하루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몰라도, 나중에 어머님 나이가 되면 옆에 누군가가 없으면 참 쓸쓸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말을 나눌 수 있고, 나의 생각을 전달 할 수 있는 그런 친구나, 상대가 절실하게 필요하겠죠?

그 날 이후 우리들은 어머님께 자주 전화 드리고, 들르는 횟수가

더 늘어났습니다. 효도가 따로 있는 게 아니더라구요.

생일날 멋지게 차려 드리는 것 보다 어머님의 외로움을 덜어 드리는 것이 더 큰 효도인 것 같아요. 말처럼 쉽게 행동으로 못 옮기는 게 문제죠. 어머님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합니다.

홀로 계신 어머님의 생일을 한번 더 축하해 주세요.

 

신청곡: Take My Breath Away / Berlin

미국 출신의 팝 록 그룹 'Berlin'의 1986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기록. 탐 크루즈, 캐리 맥길리스, 맥 라이언 주연의 영화 '탑 건(Top Gun)'의 주제가로 쓰였음  

 

 

 

최옥미 


 - 농사꾼 아버지. -

  

"아버님 집에가시면 무리하지 마시고 푹쉬셔야 합니다."

퇴원할 때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선 비닐 하우스 작업하시다 벌써 두 번이나 쓰러지셨습니다. 그런데도 퇴원하시고 집에 오셔서 또 바로 하우스로 들어가십니다. 이 추운겨울에 하우스땅을 갈고, 시금치 씨앗을 뿌리셨습니다. "아버지,이제 농사 그만지으세요. 의사 선생님께서도 푹쉬어야 된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다 또 쓰러지시겠어요." 하고 제가 또 떼를 씁니다. 그러면 아버지께선 "애비는 농사꾼이다. 농사꾼이 노는 땅을 보고 어떻게 그냥 있누?" 하십니다. 농사 짓는 땅을 차라리 안보셔야 손을 놓으실 것 같아서 아파트로 이사가자고하니, "사람은 말이다 땅을 밟고 살아야 한다. 더더군다나 난 농사꾼이다. 농사꾼이 농사안지음 더 크게 병난다." 이런 말씀을 하시며 고집을 피우시네요.  아버지께서 하우스에 씨앗을 뿌린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황토색 땅에선 파란 시금치들이 머리를 내밀고 있습니다. "이것 봐라. 이 시금치들 얼마나 이쁘냐?" 하시면서 하우스 안을 이리저리 살피십니다. 한평생 농사지으셔서 농사꾼이 지겨울 법도 하실 텐데 결코 손을 놓으시지 않으십니다. "아버지, 농사 짓지말라고 더는 뭐라 안할테니 쉬엄쉬엄 하세요. 건강하셔야 오래오래 농사를 지으시죠. "  아버지께서 유일하게 좋아하시는 곡 beatles 의 "Let it be"신청합니다.

 

신청곡 :  Let It Be / Beatles

비틀즈의 1970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2주간 정상에 올랐던 노래. 있는 그대로 두라는 내용의 이 노래는 비틀즈의 마지막 앨범 'Let It Be'의 타이틀 곡.

 

 

 





2007-01-16(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