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12월 19일(화) 골든디스크 / 차 한잔 하시죠
최지경
- 아직도 배웁니다 -
둘째 출산으로 학교를 휴직하고 집에 있습니다.
큰애는 5살. 유치원에 다니는데 하루는 선생님 자리의 출석도장을 만지다
야단 맞았나봅니다
선생님의 염려의 전화에 괜찮다 말씀드렸지만... 마음이 아프네요...
아이들 앞에서 혼나고 울었으니 그 구겨진 자존심이...
그런데 문득 제가했던 일들이 떠올라 아차 싶더라구요.
중학교 수학교사인 저는 뒤돌아 필기하는 중 ‘수행평가 노트검사 점수’가
적혀진 교무수첩을 보고 있는 앞줄 아이에게 혼을 냈었습니다.
그저 궁금해서 한번 만져보고만 싶었는데...
그저 제 점수나 친구점수가 궁금했을 뿐인데...
왜 그리 날이 선 칼처럼 그리 대했을까요?
그 아이도 우리 큰애처럼 얼마나 마음이 안 좋았을까요?
미안하다...창렬아.. 미안하다... 선생님이 참 미안타..
다시 아이들 앞에 서면 한번 더 부모 맘이 되어 보련다...
다시한번 더 너희를 먼저라 생각하련다.
신청곡: All You Need Is Love / Lynden David Hall
백승희
엄마의 체온을 느껴봅니다
안녕하세요
골디지기 김기덕님~~
날씨가 많이 춥죠
.건강조심하시구요~~~
주말에 친정집을 찾았습니다
오랜만에 엄마의 모습을 보니 반갑기 그지 없더군요
그런데... 반가움도 잠시
햇빛에 그을리고 추운 날씨에 얼굴이 튼 엄마의 얼굴을
보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더군요
40킬로 겨우 넘은 빼빼하신 분이 더 마르시고..
얼굴엔 생기하나 없이 주름살에 검버섯이 핀 엄마의 모습
정말 우리엄마 맞나 싶어 또 보고 또 보았습니다
결혼전에는 엄마와 함께 누워서 마사지도 하고..
운동도 하고 목욕탕도 함께 가곤 했는데...
결혼해서 살다보니 친정집에 소홀해지고...
나 하나 살기 바빠 안부 전화도 자주 못하고....
집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채...
친정집과는 담을 쌓은것처럼 되버렸습니다
얼마전 일을 하다
갑자기 눈이 안보여서 병원을 찾았는데
혼자 백내장수술을 받고 오셨다는 말씀을 듣고
어찌나 속상하던지요.
자식이 넷이나 있는데....
자식 없는 사람처럼 혼자 수술대에 올라 마취를 하며
수술을 했을 엄마를 생각하니
더 마음이 아련해 오더군요
지금 웃으시면서 얘기하시지만 혼자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혼자 병원가는걸 제일 싫어했던 엄마인데,,,
집에 가려고 일어서는데....
엄마가 내 주머니에 무언가를 넣어주시더군요
손을 넣어 빼보니 꼬깃 꼬깃해진 만원짜리를
5장이나 있더군요
화장도 하고 맛있는것도 사먹으라면서 되려
날 걱정하시는 우리 엄마
난 우리엄마가 더 안쓰러운데...
부모는 언제나 자식이 안쓰러운가 봅니다
지금 내 손에 있는 엄마의 손길이 뭍어있는 오만원...
내 어찌 엄마의 돈을 쓸수 있겠습니까...
엄마의 내음을 맡으며
엄마의 체온을 느껴봅니다
신청곡
I.O.U - Carry & Ron
장수현
- 오늘 저는 아빠에게 너무나도 죄송합니다. -
제 나이 26살인데요. 이제서 공부한다고 직장도 접고 공부를 시작한지
3년째네요. 아직도 학교생활 1년 남았구요.
제가 5살 때 아빠는 혼자가 되셨어요. 그리고 딸 넷을 키우시고
언니들은
모두 결혼을 했답니다.
이젠 편히 쉬시라고 제가 모셔야하는데, 늦각이 대학생이라
그렇게도 못하고있네요. 3달전쯤 아빠에게 겨울코드하나
사달라고
투덜댔는데 돈 5만원을 주시는거예요.
그래서 이 돈 가지고 코트는
무슨 코트냐며 티셔트 하나 사겠다고 투덜댔는데..
얼마전에 봉투한장을 주시면서 따뜻한 옷한벌 사입으라고 주시더군요.
저는 그냥 마냥 좋았지요. 그런데 어제 고모와 통화를 했는데..
아빠가 요즘 건강을 생각해서 회사 출퇴근 때,
버스를 안타고
걸어 다니신다는 거예요. 그리고 그 버스비
아꼈더니...
제 옷하나 살돈 됐다고 너무 좋아하시더래요.
그런데 저는 고모의 그 말을 전해 듣고 갑자기 눈물이 핑~돌더라구요.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빠가 이 추운날씨에 버스비 800원 아끼려고
걸어 다녀서 모은 돈으로, 좋다고 메이커 옷 사입은 제가 너무나도 부끄러웠어요. 얼른 졸업해서...아빠에게 꼭 효도하고 싶네요.
신청곡: Thank You / Brian Mcknight
김영진
-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요? -
안녕하세요? 행복한 화요일입니다.
제가 드디어 아기 엄마가 된다고 합니다.
워낙 약한 몸의 상태로 인해, 작년 내내 임신의 기대와 실망을 연거푸
반복하던 터라 임신 확인하는 것이 더욱 설레이고 긴장되었답니다.
설마를 되내이며, 임신 확인의 결단을 내리고, 떨리는 두손을 마주잡고
기다리는 5분의 순간.. 억만년처럼 느껴졌죠.
임신인 것을 확인하고서 ' 부처님, 하느님, 모든것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를 연거푸 혼잣말로 중얼거렸답니다.
사실인지 믿어지지 않아, 배를 또 만져보고, 또 만져보고,
설거지를 하다가도, 다시 보고 이렇게 행복할 수 있는지,
내가 이렇게 기쁨을 누려도 되는지, 감사해 하고 또 감사해했죠.
지금의 이렇게 크나큰 행복과 환희를 느끼라고, 작년의 긴긴
시련의 시간을 주셨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아직은 아무런 변화가 없는 몸이라 실감이 나지 않아 꿈인 듯
계속 배를
만져보게 됩니다.
오랜 기다림 끝의 만남이라 더욱 소중하고 값진 인연이라 여기며
이 행복을 위해 노력하렵니다
우리 아가, 큰 인연으로 큰 행복으로 만나길 기도해봅니다
신청곡: Happy Heart / Andy Williams
정경희
- 슬픔이 덜해야 눈물이 난다지요... -
제 나이 서른다섯... 누구에게나 그렇듯 저에게도 부모님은
가슴 시리도록 생각나는 분들이십니다. 두 분 모두 소중하고 가슴 저리지만, 이 나이까지도 고쳐 부르지 못한 이름,, 아빠.
우리 아빠가 제겐 그 누구보다 애절한 분이십니다.
제 나이 열아홉에 아빠의 사고 소식을 접했죠.
의사 선생님의 준비하라는 얘기와 함께 두 달여동안, 의식 없이 지내는 동안 제 눈에서 눈물 마를 날 없도록 만든 우리 아빠.
무조건 내편이었던, 전부였던 아빠.
식물인간이어도 좋으니 숨만 쉴수 있게 해달라고 그렇게 애원하고
매달렸습니다. 벌써 십 육년전 일입니다.
장애 2급. 그렇게 아빠는 저희들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딸 다섯이 전 재산인 우리 아빠. 왼쪽을 못 쓰시는 아빠는 타기도 힘든
버스를 타고 병원다니시랴. 맛난 거 생기면 딸들 챙겨주시랴..
너무 화가나 그러지 마시라해도 그러고 싶어서 그런 다시는 우리 아빠...
아빠 생각만 하면 아직도 이렇게 코가 매워지는데...
얼마 못 사실것 같다던 아빠. 벌써 회갑하고도 넷입니다.
칠순도 훨씬 넘게 사시겠죠? 우습지만 생각만 해도 든든합니다.
딸 다섯이 한복 곱게 입고 사위 다섯이 양복 멋지게 차려 입고
외손자 외손녀들 앞세우고 칠순잔치 해드릴겁니다. 꼭.
그때 제가 편지한번 더 드릴께요. 잔치 무사히 재밌게 잘 끝냈다고.
그리고 아빠는 건강하시다고......
오세동
- 아내와 아기 -
지난 11월 30일, 결혼 1년 만에 첫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아기를 볼 때 마다 기쁘고 감격스러운 마음이야 더할 것이 없지만,
무엇보다 힘든 시간을 참고 이겨내 준 아내가 얼마나 고맙던지요.
서툴고 힘들지만 참고, 또 그것을 기뻐하는 아내를 볼때 마다
'아~~ 저렇게 엄마가 되어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며칠 전 이었습니다. 아기가 젖을 먹고 조금 토했는데, 갈색 빛이
보였습니다. 그것도 두 번 씩이나. 난 아무 일 아닐 것이라 했지만,
아내는 얼굴 빛이 노랗게 질리면서 "아기가 피를 토하는 것 같다'라며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그 말을 들은 저도 속으로는 놀라고 무서웠지만,
밤 늦은 시간에 어떻게 할 수도 없었고, 무엇보다 아기가 아무런
이상 없이 잘 자고, 젖도 잘 먹고 해서 큰 일 아닐 거라며
아내를 달랬습니다. 어깨를 토닥이자 아내가 이내 눈물을 흘리며 주저 앉아 우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아기 아프면 안되는데...여보 어떡해...'
연신 아내를 달래 보았지만, 아내는 한숨도 못자고 부운 눈으로 아침에 출근하는 저를 배웅했습니다. '아무 일 아닐꺼야. 다시 또 그러면 그땐 병원
가보자. 그리고, 그게 아기 것이 아니라 엄마 몸에서 흘러 들어갔을 수도 있으니 조금만 지켜보자' 라고 힘들게 아내를 달래고 출근했습니다.
그리고, 오후 3시쯤 휴대폰으로 아내에게 문자 메세지가 왔습니다.
'유축기로 젖을 짜봤는데 피가 묻어 나왔어요. 우리 아가가 내 젖 때문에
그런게 확실해졌어요. 우리 아가는 건강해요..' 순간 아기가 괜찮다는 말에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몸에서 피가 날 정도로 아픈 대도,
젖을 먹이고 또 그게 자기 때문이라 기뻐하는 아내를 생각하니
울컥 눈물이 나더군요. 우리는 이렇게 배우고 기뻐하면서 엄마 아빠가
되어가나 봅니다. 저는 아기가 아니라 아내를 통해 아버지를 배웁니다.
신청곡: Roy Orbison / in dreams
2006-12-1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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