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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23일 목요일 음악에세이 대본 및 수록곡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63화 - 너에게 간다


(M) 너에게 간다


(E) 토스트 툭 구워져 나오는

남     아침은 언제나

        막 구워져 나온 토스트다.

(E) 우유 컵에 따르고

남     차가운 우유 한잔을 마시고

        정신을 말갛게 깨운 후

        집을 나선다. 

(E) 차가 와서 멈추는

남     난 하루 종일

        내 힘으로 하는 일이 별로 없다.

        남의 손으로 운전하는 차를 타고 출근을 하고.

(E) 현관문 여는

남     남의 손으로 열어주는 문을 통과해

        회사로 들어간다.

(E) 또다른 문 열고 들어서면

남     그리고 오늘의 일정 역시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듣게 된다


여     오전 9시에 임원회의가 있으시구요,

        11시엔 현장으로 이동하십니다.

        그리고 오후 3시엔...

        차세대 기업인 세미나가....


남     잠깐. 새로 왔나?

여     아뇨. 일주일 됐는데요.

남     그랬나? 지금까지 비서들이랑은 분위기가 좀 다르네.

여     네?

남     비서실장이 외모는 안 보고 사람 뽑나 보네 요샌.

여     ...... (참는 느낌) 그럼 계속하겠습니다.


남     오늘 내가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난 얼굴도 잘 모르는 새로 온 비서에게

        브리핑을 받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M) 도시인 - 넥스트


(E) 똑똑 두드리고

남     들어와 

(E) 걸어와, 커피 놓아주는

여     커핍니다. 

(E) 걸어 나가는

(E) 한 모금 마시고

남     이거 봐

여     네?

남     이거 그쪽이 탄 거야?

여     네. 그런데...?

남     다시 타 와. 커피맛이 왜 이래?

여     맛이.. 별로세요?

남     별로니까 다시 타오래지

        맛있으면 그러겠어?

여     .........네. 알겠습니다.

(E) 문 닫고 나가는


남     커피 맛은 그냥 그렇다.

        사실, 커피맛이 어떤 게 좋은건지

        난 잘 모른다.

        아침부터 그저 이유 모를 심통이 솟아

        어딘가에 대고 풀고 싶었던 것 뿐이다.

(M) 위드커피


남     재벌까진 아니지만

        난 아버지 덕분에

        젊은 나이에

        작지 않은 규모의 사업체의

        이사 자리에 앉아 있다.

        어려서부터 어떤 어려움도 없이 자라서일까.

        난 무서운 사람도 없고.

        세상에 두려울 것도 없다.

(E) 똑똑 노크, 들어오는

여     커피, 다시 타왔습니다

(E) 내려놓는

(E) 마시는


남     뭐야 이게.. 똑같잖아.

여     또, 마음에 안 드십니까?

남     니가 마셔봐.

여     .... (아무렇지 않게) 네. 그러죠.

(E) 벌컥벌컥 마시는

여     전 아주 맛있는데요.

남     (기막힌) 너..너..지금 뭐하는거야?

여     저보고 마시라고 하셔서, 마신 건데요. 뭐가 잘못됐나요?

남     야...너....

여     명찰 보이시죠? 제 이름은 윤은선데요.

        암만 부하직원이라고 해도, 이름 정돈 불러주셔야죠.

(M) 내 이름은 김삼순 OST 중


남     아직까지 내게

        저런 식으로 따박따박

        말대꾸를 했던 사람은 없었다.


남     이거 봐, 이름이 그렇게 불리고 싶으면

        집에 가서 그쪽 엄마한테 불러 달라 그래.

여     뭐라구요?

남     무슨 말인지 몰라? 당신 해고라구.

여     ......그래. 내가 나이 먹어서 어렵게 구한 연봉 높은 일자리긴 하지만

        너처럼 인간 같지 않은 놈 비서나 하고 있을 순 없지.

        알았다. 관둘란다.

남     당신 뭐라 그랬어. 지금 나한테 반말했어?

여     왜? 내가 반만하면 안되냐?

        너는 내 얼굴 볼때부터 한마디도 안 빼고 말 똑똑 잘라먹었잖아.

남     아니, 이 여자가!

여     이 여자가 뭐!

        니가 니 아버지 잘 만나 이 회사에선 왕자처럼 이러고 있는지는 몰라두,

        너 할 줄 아는 거 뭐 있냐? 

        죄다 남의 손 빌려서 하면서 똥폼만 잡고 말이야.

남     뭐?뭐?

여     다들 너보구 뭐라 그러는지 알아?

        싸이코래 싸이코. 완전 구제불능 사이코!

(M) 싸이 - 새


남     잔뜩 열이 받은 마음을

        겨우 진정시키고

        회사밖으로 나왔는데.

        저만치에 그 여자가 걸어가고 있다.

        난 얼른 차에 올라타

        그 곁으로 갔다.


(E) 차 붕 와서 멈추는

남     이거 봐. 집에 가나?

여     간다. 왜!

남     아주 막나가시는구만?

여     어차피 엎지러진 물인데 뭘.

남     지금이라도 나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내가 용서해 줄게.

여     .....정말이세요?

남     그렇다니까? 싹싹 빌어봐 어디.

여     (감격) 고맙습니다. 저 그럼 복직 되는 거에요?

        앞으로 안까불고 정말 충성봉사할께요. 커피도 맛있게 타구요....

        (돌변)...라고 할 줄 알았냐? 웃기시네.

남     야!

여     (씁!) 어린노무 자식이! 너 듣자하니 77이라며?

        나 75야. 어따 대구 누나한테. 너 까불지 마!

(M) 누나의 꿈


남     그리고 몇 달 후.

        그때 일을 까맣게 잊었을 때 쯤.

        난 친구들과

        스키장에 가게 됐다.

        그곳에서, 난 또다시

        그 여자를 보게 됐다.


여     (조금 멀리서 외치는) 병아리 스키 교실 선착순 100명 모집하는데요.

        이제 스무명 남았습니다. 곧 마감되니까 얼른 얼른 오세요.


(E) 걸어오는

남     오랜만이었지만

        그녀의 얼굴은 금방 기억이 났다.


남     겨우 이런 일 하려고 그 잘난 척을 하셨어?

여     누구세요?

남     지금처럼 조금만 친절했어도, 내 회사에서 안짤렸을텐데 말이야.

여     (알아보고) 어~ 난 누구시라고. 여긴 뭐하러 왔을까? 물 버리게.

남     뭐?

여     비켜줄래? 나 지금 일하는 중이거든?

남     너두 참.. 늙어서 큰일이다.

        보아하니 빈티가 팍팍 나는 게 돈은 좀 벌어야 되는 모양인데.

        그 성질머리로 어디 진득하니 붙어서 일할 것 같진 않고.

여     뭐?

남     그래, 비켜줄테니까 병아리 스키 교실인지

        올챙이 스키교실인지 열심히 해봐라.

        (낄낄 비웃으며 가는)

여     (뒤에서) 어우 재수 없어. 저런 걸 이런데서 왜 또 만나서... 어우 왕재수!

(M) 바보 - 김건모 (이 바보야~)


(E) 스키장 씽씽 내려오는

남     그날 밤.

        난 야간스키를 타기 위해

        최상급자 코스로 올라갔다.

        난 스키라면 자신있었다. 

(E) 스키 빠르게 내려오는

남     그러던 중 사고가 생겼다.

        잠시 중심을 잃고 만 것이다.

(E) 눈 위를 구르는

남     눈 깜짝할 사이에

        난 굴러 떨어졌고

        잠시 뒤

        정신을 차렸을 땐

        다리를 움직일 수가 없었다.

        지나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난 혼자 남겨져 있었다.

(M) 한영애 - 누구 없소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소)


남     휴대폰은 저만치에 떨어져 있었지만

        난 그것을 집으러 갈 수 조차 없었다

        눈은 차가웠고

        점점 다리에 감각이 없어지고 있었다.

        설상가상...

        졸음까지 몰려왔다.


(E) 씨잉~ 누군가 와서 멈추는

여     (좀 멀리서, 아련한 느낌으로) 이거 보세요. 정신 차려요.

남     사..살려주세요.

여     뭐야... 왕재수잖아?

남     살려..주세요....

여     어우, 얘랑은 왜 이렇게 엮이는거야. 짜증나게.


남     그 여자였다.

        아픈 날 그렇게 구박하는 걸 보니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일단 살고 봐야 했다.


남     살려...주세요... 누나...

(M) 사랑해 누나


남     눈을 떴다.

        병실이었다.

        다리는 붕대로 칭칭 감겨 있었고.

        머리는 뜨거웠다.

        열이 나는 것 같았다.


남     물.....

여     증말.. 골고루 찾는다.

(E) 물 컵에 따라주는. 마시는.

남     나, 여기 어떻게 온건데...

여     이게 또 말을 슬며시 놓네.

        아까까진 누나.. 살려주세요. 이러면서 울고불고 난리더니?

남     (힘은 없는) 내가 언제...

여     니가 그렇지. 니가 이 꼬라지로 살고 있으니

        니 친구들도 다 너를 외면하는 거 아니겠어?

        내가 콘도측에 연락해서 너네 일행들한테 너 다쳤다고 얘기했는데

        한놈도 안온다. 다들 술먹느라 정신 없어서.

남     이 자식들이...(하다가) 아!!!

여     그러니 제대로 살란말이야 제대루.

        그놈들이 너 보고 여기 따라온 줄 알어?

        너 따라오면, 좋은데서 맛있는 거 먹고 한판 잘 놀다 갈 수 있으니까

        그냥 따라온거지.


남     맞는 말이다. 내가 몰랐던 사실들은 아니다.


여     실속 없는 놈. 니네 회사에 전화해서 니가 수족처럼 부리는

        비서들이나 득달같이 달려오라 그래라. 난 간다.


남     그녀가 뒤를 돌아 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

(M) 킬리만자로의 표범


(M) 그대로 깔리며 -

남     (분위기 잡고) 저기... 안 가면... 안돼?

여     뭐?

남     아침에... 사람들 올 때까지만... 여기 있으면 안될까?

여     왜?

남     나... 조금... 외로워서.

여     놀고 있네.

(M) 뚝 끊기는

여     내가 왜 그래야 되는데.

        나 아침부터 일해야 해서 피곤하거든?

남     있어주면.... 복직시켜줄게.

여     이건, 말끝마다 복직 복직. 미안하다 그럼 복직시켜준다더니

        이번엔 니 시중 들어주면 복직시켜주는거야?

남     .........

여     내가 진짜 아픈 사람이라 봐주는 거야.

(E) 자리에 앉는

여     잠이나 자. 난 책 좀 읽다 갈거니까.

(E) 책 넘기는

남     무슨 책인데?

여     알아서 뭐하게.

남     그냥 궁금해서.

여     깊은 슬픔이다. 니가 소설을 아냐?

남     ..... 잘 모르겠는데.

여     그렇지이. 무식해 가지군....

남     내가 왜 무식해?

여     무식하잖아. 너 회의 때두 임원진들이 하는 말 하나도 못 알아듣는다며.

        외국에서 영문 팩스오면 발음기호까지 다 달아서 해석해 놔야 된다고

        그러더라?

남     그만해.

여     족집게 과외를 그렇게 붙여도

        대학을 세 번이나 떨어지고, 니네 아빠가 잔디 깔아줘서 대학 간거라며?

남     (화내는 건 아니고) 그만 하라니까 참... 말 안듣네.


남     말끝마다 나를 공격하고 무시하는데

        이상하다. 왜 그런 그녀가, 밉지 않을까.

(M) 러브액츄얼리 OST


남     서울의 대학 병원으로 옮겨 가자는 걸

        내가 거절했다.

        그리고 그냥 이곳에 얼마 간 머물기로 했다.


(E) 절룩이며 걸어가는

남     윤은서. 

여     왜 왔어 여긴? 그 다릴 해서는?

남     밥은..먹었어?

여     그냥 어묵 꼬치 몇 개 먹었는데? 왜?

남     안먹었으면 같이 먹자구. 내가 스카이라운지 예약해뒀어.

여     너랑 먹다 체할 일 있냐?

남     같이 먹을 사람이 없어서 그래. 나는.. 혼자 밥 먹는 거 싫단 말이야.

여     나는 있잖아. 어리광 부르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싫거든.

남     알았어, 그럼, 어묵 꼬치 몇 개 더 먹어. 나도 그거 먹을테니까.

여     왕자님이 웬일이셔. 서민들 먹거리를 다 먹겠다 그러구.

(E) 어묵 꼬치 먹는

남     아, 뜨거....

여     왜 서울 안 가... 회사 안가봐두 돼?

남     어차피.. 나 없어두 잘 돌아가는 거 알잖아.

여     그건 그렇지.

남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여     말해

남     나 어때?

여     뭐?

남     나, 이상하게 니가 맘에 드는데. 나 어떠냐구.

(M) 넌 내 여자니까 - 이승기


여     (깔깔대고 웃는) 왜 이래, 징그럽게.

남     징그러워? 너 나랑 사귀고 싶어하는 여자애들이 시청에서 광화문까지야.

여     알어. 너 돈 많잖아.

남     그런데?

여     우리 엄마 지론이 돈 많은 남자하곤 절대 어울리지 말아라야.

남     왜?

여     우리 엄마가 그러다 차였거든. 우리 엄마 나 때문에 인생 참 이상하게

        꼬였지 뭐.

남     그럼, 아버지가 누군지 몰라?

여     나야 모르지. 무지하게 부자라는 것밖엔.

        부자면 뭘해? 지 자식이 어디서 어떻게 자라고 있는 줄도 모르는데.

        진짜 가져야 할 건 다 잃어버리고 사는 사람이니, 불쌍하지 뭐.

(M) H 유진 - 날 사랑하지 마요


(E) 책장 넘기는

남     태어나 처음으로, 소설책을 읽었다.

        처음으로, 돌아서서도 누군가를 생각하게 됐고.

        누군가가 무서웠다.

        그녀에게 다가가는 게

        그녀에게 거절당하는 게

        두려웠다.


(E) 청소하는

남     청소까지 다 해? 이렇게 일하면 얼마나 버는데?

여     한달에 80

남     에? 80? 그거 받자고 한달 내내 이렇게 일한다구?

여     염장 지르지 말고 안 도와줄거면 비킬래 좀?

남     내가 80만원 줄게, 이거 하지 말고 나랑 놀아주면 안될까?

여     안되거든요. 

남     돈 모아서 뭐하려고 그러는데.

여     여행 가려구.

남     .....여행? 어디로?

여     티벳

남     뭐? 어디?

여     티벳.... 

남     나 원래 그렇게 살아. 한 일년 열심히 일해서 돈 모이면

        여행가고. 갔다 와서 또 일하고. 그렇게.

(M) 비밀의 화원 - 이상은


남     그럼... 티벳인지 어딘지.. 거긴 언제 가는건데.

여     다음달

남     가서 언제 오는데?

여     모르지, 돈 떨어질 때까지 여기저기 여행 할 거니까.

남     그런게 어딨어!

여     뭐?

남     아니, 혼자 돌아다니면 위험하고. 또...

여     너는 운명을 믿냐?

남     운명?

여     좀 고리타분해도, 난 운명이 있다고 믿거든.

        내 운명은, 그렇게 물처럼 흘러다니는 거라고 생각해.

남     말도 안돼

여     왜 말이 안돼. 니 운명은.... 니 노력 하나도 없이

        그렇게 남들에게 대접받고

        니가 하고 싶은대로 다 하고. 그렇게 사는 거잖아.

        나는, 너 같은 행운 대신... 자유를 가졌어.

(M) 마법의 성 (자유롭게~)


남     그녀가 곧 떠날 것이라는 얘기를 들은 후부터는

        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처음으로, 내가 갖고 싶은것을

        가질 수 없게 될 거란, 두려움이 엄습했다.

        그녀가 없으면, 두고두고 아쉽고.. 가슴이 아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     (기막힌) 뭐?

남     가지 말라구. 티벳인지 어딘지.

여     가지 말고.

남     나랑.. 결혼하자.

여     이거봐요 왕자님. 정신 좀 차리세요.

남     왜. 나 이거, 그냥 쉽게 하는 얘기 아니야.

        나도 며칠밤 잠못자고 고민하다가 꺼낸 얘기야.

여     나 좋아해?

남     그런 것 같애.

여     나도 니가 나쁘진 않아. 첨엔 정말.. 구제불능 왕싸가진 줄로만 알았는데.

        그냥.... 외로움도 많이 타고. 친구도 없는 가엾은 왕따 왕자님이란 생각이

        들었어.

남     뭐, 칭찬인지 욕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너도 나한테 맘이 있다는 거잖        아. 그런데 왜 싫어.  

여     바보야. 좋아한다고, 다... 같이 있을 수 있고. 다 결혼할 수 있고.

        그런 게 아니야, 인생이라는 게.

(M) 해바라기 -JK 김동욱


(E) 눈 위로 빠르게 걷는

남     그럼 넌, 평생 그렇게 불규칙한 직업 가지면서

        여행이나 다니다가... 그렇게 늙을거야?

여     응

남     결혼도 안하고 애도 안낳고... 그렇게?

여     응

남     그러다 나이 들면. 너 그땐 의지할 가족 하나 없이...

        어머니도 돌아가셨다며. 아버지는 누군줄도 모르고.

        명절 때 어디 갈 데도 없이, 나중에 양로원 들어갈 돈도 없으면 어쩔래너?

여     그렇게 걱정되면. 그때 가서 나 돈 좀 주면 되겠네 니가.

        독거노인 돕는다 치고. 그때까지 사업 들어먹지 말고 잘 유지해라.

남     농담하는 거 아니야.

(E) 걷는 거 멈추고

여     그래. 나는 멀리까지 내다보고 사는 사람은 아니야.

        전생이 있었다면, 난 집시가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도 해.         

        하지만 있잖아.그게 나야. 그게 나라는 사람이야.

(M) 바람만 바람만


남     그날밤. 나는 그녀가 읽던 소설을 마저 다 읽었다.

        그리고, 이 글귀가 마음에 남았다.

        “누군가 사랑한다 해도

        그가 떠나기를 원하면

        손을 놓아주렴.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

        그것을 받아들여.

        돌아오지 않으면

        그건 처음부터 너의 것이 아니었다고

        잊어버리며 살거라”

(M)성시경 - 거리에서


남     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뒤늦은 나이에...

        처음으로 마음에 들어온 사람에게

        잘해주지도 못하고

        그냥 그렇게 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E) 스테이크 써는

여     맛있다. 왜 안먹어?

남     많이 먹어.

여     나 있잖아. 궁금한 게 있어.

남     뭔데?

여     그때, 내가 타다준 커피, 그렇게 맛이 없었나?

남     .....아니. 그냥 심술 부려본 거야.

여     그렇지? 다행이다 그럼.

남     뭐가?

여     그때 니가 나보구, 얼굴이 어떻구 그랬던 게 기분 나빠서...

        내가 커피에 손가락 담궜었거든.

남     (피식 웃고)

여     니가 맛이 이상하다 그래서, 혹시 그런 것까지 알아챘나? 속으론

        깜짝 놀랐었잖아.

남     .....(가만 있다가)매일 손가락 담궈도 되니까... 나 커피 더 타주면 안돼?

여     내가... 티벳에 가면.... 가장 높은 산봉우리에 올라서....

        니 이름 불러줄게. 가끔, 바람이 불면... 귀기울여봐.

        내 목소리가 들릴지도 모르니까.

(M) 소리쳐 - 이승철


(E) 공항 소음

남     지금이라도 비행기표 찢고 싶다.

여     (쯧!) 이리 내.

남     돌아오면, 꼭 연락해.

여     넌, 좀 착해져. 그렇게 사람들한테 심술만 피우면

        사람들이, 너의 그 이쁘고 따뜻한 맘을 몰라준단 말이야.

남     내 마음이 따뜻해?

여     내가 바보냐? 그걸 모르게.

남     .....고마워. 

여     갈게. 

(E) 걸어가는 소리

(M) 공항에서 - 하림


(E) 바람 부는 거리를 걷는, 낙엽 밟는 소리

남     난 아직도 가끔...

        하늘이 낮게 내려와 있을 때.

        조용한 바람이 귓가를 스칠 때.

        마음이 싸하게 스산해질 때.

        그럴 때는

        걸음을 멈추고

        어디선가 들릴지 모를

        그 소리를 향해

        귀를 기울여 본다.

        어느 눈쌓인 산봉우리에선가....

        그녀가... 내 이름을 부르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M) 너에게 간다 - 주제음 







2006-11-22(1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