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조회:
2005년 12월 29일 목요일 음악에세이 대본 및 수록곡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17화 - 그 해 겨울 햇살


(M) 주제음 Winter Light / Sarah Brightman


(E) 교도소 문 여는 소리

남     햇살은 공평하게 내리쬔다

        웬만한 아파트 값 보다 더 비싼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여자의

        화려한 코트깃 위로도....

        부르튼 손으로 빈병과 폐지를 줍는

        늙은 남자의 머리 위로도...

        그리고 이곳...

        벼랑 끝에 서 더 이상 갈 곳 없는

        죄인들의 터전 위에도....

        햇살만은 공평하다

(M) Sunshine On My Shoulders / John Denver


남     나는 이곳에 있는 환자들을

        치료해주는 의사다

        몸보다 마음이 더 피폐하고 아픈

        환자들을 대하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E) 챠트 넘기는 소리

남     임신.. 3개월입니다. 교도소에 들어온 지는 얼마나 되셨죠?

여     ... 임신이라구요?

남     네. 모르고 계셨습니까?

여     .... 아이를 가졌다구요? 내가 아이를요?

남     네. 너무 흥분하지 마시구요.

여     말도 안돼.

남     윤은서씨. 

여     여기서 아이까지.. 나보고 더 이상 어쩌라구..

남     윤은서씨!

여     빨리 떼주세요. 저 애 못 낳아요. 빨리 떼 주세요!!

(M) Lagrima / Dulce Pontes


남     갑작스러운 임신 사실에

        이성을 잃은 여자는

        오랫 동안

        울면서 소리를 질렀다.

        그녀를 애써 진정시켜 놓고

        따뜻한 차 한잔을 주었다


(E) 차 따르는

남     이거 마셔요...

여     (아직 울음이 남아 있는)

남     좀.. 괜찮아요?

여     ........

남     이곳에서 낙태는 할 수 없습니다.

        힘든 상황인건 알겠지만...

        그렇다고 아무 죄 없는 생명을 또 한번 죽일 수는 없지 않겠어요?

여     (조용히) ..... 이 아이의 아버지를... 제가 죽였는데두요?

(M) 나의 시내여 / Origa


남     한참 동안

        침묵이 흘렀다.


여     죽이려고 그랬던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죽이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건 사실이에요.

        정말... 세상에서 없어져 버렸으면 싶을 정도로 미웠어요.

남     ....... 

여     그날도 너무 많이 맞았어요.

        옆집으로 도망갔는데... 쫓아와서 때렸어요.

        그냥 죽어버리려고 옥상으로 뛰어올라가는데

        거기까지 쫓아오길래..

        밀었는데... 밀어버렸는데..

        나 말고 그 사람이 죽을 줄은 몰랐어요.

        그렇게 죽어버릴 줄은 몰랐어요.

(M) Maldicao / Amalia Rodrigues


(E) 찻잔 달그락

남     부모가 어떤 죄를 졌다고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아이가 불행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여     뻔한 소리 하지 마세요.

남     은서씨...

여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교도소 찬바닥에서 자라요.

        그런데 불행해지지 않을 거라구요?

        다른 아이들은 모두 가족들의 따뜻한 환대 속에서

        태어나고 자라는데...

        내 아이는... 쇠창살 속에서..

        햇빛 한줌 안들어오는 이 어두운 곳에서 태어나요.

        그런데 불행해지지 않아요?

남     .... 교도소 안에서는 18개월까지만 아이를 키우게 됩니다.

        그후론 사회복지시설로 옮겨지게 되죠.

        혹시.. 아이를 키워주실 다른 가족이 있으십니까?

여     그런 거... 없어요.

        있다고 해도... 아무도 날 아는 척 해주지 않을 거에요.

남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여     맞고 살 땐.. 왜 그렇게 사냐고.. 빨리 나오라고..

        그놈은 정말 나쁜놈이라고 야단이던 친척들이...

        그 사람 죽고 나니까.. 다 어디론가 가 버렸어요.

        참고인 진술을 부탁하려고 해도.. 아무도 없더라구요.

(M) O Jardim / Bevinda


남     그리고 그녀는 돌아갔다

        얼마 후 교도관들이

        내게 방문검진을 요청했다

        그녀가 식사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E) 삐꺽.. 문 열리는

남     윤은서씨...

여     ........

남     자꾸 식사를 안하시면 안됩니다.

        지금이 가장 중요할 때에요.

여     제발.. 저 좀 내버려 두세요..

남     윤은서씨께는 아이의 목숨을 빼앗을 권리가 없어요.

여     선생님이 뭘 안다고 그래요!

        이 아이가 태어나게 되면, 아마 절 원망할 거에요.

        죽는 것 보다 못한 삶을 살아가면서

        왜 태어나게 했냐고.. 두고두고 절 미워할 거에요!

남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런 게... 인생이에요.

여     ..... 아니에요. 분명히 그럴 거에요. 저를 미워할 거에요. 

남     (단호) 아뇨. 저는 그러지 않았어요.

여     .... 네?

남     제 어머니는 감옥 속에서 저를 낳으셨지만

        전.. 한번도 어머니를 원망하지 않았어요.

        정말 힘들었을텐데.. 그래도 나를 낳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언제나 생각했어요.

(M) It's A Lonesome Old Town / Sting


(E) 죽그릇 놓는

남     .... 먹어요...

여     .........


남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눈물만 흘리고 있던 그녀가

        숟가락을 들었다

(E)  죽 떠 먹는 몇 번쯤..


여     ..... 선생님 저는요...

남     .........

여     저는 사실... 너무 무섭기도 해요.

남     .........

여     이 아이가 저를 닮는 것도 무섭구요.

        아이 아빠를 닮는 것도 무서워요.

        아주 나중에.. 왜 나에겐 아빠냐 없냐구 물어볼까봐 무섭구요.

        그때 아무 대답도 못할까봐.. 너무 무서워요.

(M) Centaur / Joanne Glasscock


(E) 초음파 소리

남     여기.. 이거.. 사진 속에 동그란 거 보이죠?

        이게 아기방이에요.

여     정말요? 그게.. 우리 아이에요? 너무 쪼그맣다...

남     너무 작아서 아무 것도 아닌 것 같겠지만...

        벌써 아이는 자라고 있어요. 생각도 하구요.

        두려운 것도 알아요. 엄마가 공포스러워하면

        아이도 함께 공포스러워하구요. 엄마가 슬퍼하면

        아이도 함께 슬퍼해요.

여     ...... 그럼 제가 울면 우리 아이도 우나요...?

남     .......

여     너무 미안해요. 그동안 제가 너무 많이 울어서...

        (눈물 참으며 웃는) 우리 아이.. 울보로 태어나면 다 제탓이에요.

(M) You Are The Reason / Chyi


남     그녀는 용감해졌다.

        진료를 받으러 올 때마다

        조금씩 표정이 밝아져 있었다.


여     애기가 자꾸 배를 발로 차요 선생님.

남     이 녀석이 아주 건강해서 그래요.

        애가 발로 차면, 손가락으로 배를 톡톡 두드려 주세요.

        엄마가 너랑 함께 있다.. 그런 표시루요.

여     제가.. 이렇게 기쁘고 설레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남     왜 그런 생각을 해요.

여     저 같은 죄인이.. 그러면 안되는 거잖아요.

        사람들이 알면, 얼마나 손가락질 할까요.

남     그런 자책감 갖지 마세요.

        적어도 아이와 한몸일 때는, 아이만 생각하세요.

        기뻐도 되고 설레도 돼요. 아이를 위해서니까.

여     정말.. 그래도 될까요?

남     그럼요

(M) Tears In Heaven / Choirboys


남     그러던 어느날

        난 한밤중 호출을 받았다

        그녀가 이상하다는 것이었다.

        

(E) 문 열고 들어서는

여     (힘없이) 선생님.. 무슨.. 일이에요?

        갑자기.. 하혈을 하고.. 정신을 잃었는데....

남     네. 괜찮습니다. 일단 마음을 편하게 가지세요.

여     그럼, 우리 애기는...

남     네. 다행스럽게도 무사합니다.

여     정말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남     유산기가 좀 있었어요.

        앞으로도 안정 취하시고, 조심하셔야 합니다.

여     ....네 그럴께요.

남     먹는 것도 잘 드시구요.

        여기선 누가 돌봐줄 사람도 없잖아요.

        본인 스스로가 몸에 무리가지 않게 잘 하셔야 됩니다.

여     네 선생님

남     그럼.. 

(E) 걸어나가는데

여     선생님

남     ..네?

여     정말.. 고마우셨어요? 정말 태어난 게.. 고마우셨어요?

        어머니가 원망스럽지 않으셨어요?

(M) Soria Moria / Sissel


남     그녀의 두 눈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여     걱정이 돼서요.

        선생님 말씀 듣고.. 그래.. 우리 아이도.. 선생님처럼 훌륭하게

        클 수도 있는 거다.. 용기를 얻었는데요.

        그래도 걱정이 돼요. 차라리 오늘 같은 날 잘못됐으면 좋았을걸..

        나중에 이렇게 생각할까봐요.

남     저희 어머니는.. 저를 낳다가..

        감옥안에서 돌아가셨어요...

여     .........

남     어머니는 모든 걸 바쳐서 저를 여기 있게 하셨어요.

        그런 어머니 얼굴 한번 뵙지도 못했지만...

        전 알고 있었어요. 그분이 저를 얼마나 살리고 싶어하셨는지...

        죽을 힘을 다해 저를 살려놓고 떠나셨던 그 마음을... 전 알아요.

(M) You Raise Me Up / Westlife


남     그녀의 배는 하루가 다르게 불러왔다.

        그리고 새해가 시작되기 며칠 전...


(E) 아기 울음 소리


남     수고하셨어요. 건강한 왕자님입니다.

여     (울먹) 정말요? 건강해요? 예뻐요?

남     자.. 품에 안아보세요..

여     ...... 너무... 예뻐요....

남     엄마 많이 닮았어요..

여     나 닮는 거 싫은데...

        그래두.. 기분이 좋아요.. 이상해요 선생님..

남     축하합니다.

여     고맙습니다. 선생님.

        우리 아이가 태어난 거, 축하해줄 사람..

        이 세상에서 선생님밖에 안 계세요.

(M)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 바다


남     회색빛 감옥 안에서

        아이는 건강하고 천진하게 자랐다

        어느날 그녀는 아이를 안고

        나를 찾아왔다.


여     선생님. 우리 아이 이름을 좀 짓고 싶어서요.

남     이름을.. 제가요?

여     네... 

        선생님이 살려주셨고, 태어나게 해 주셨으니까

        선생님이 이름도 지어 주세요.

남     .... 그래도 제가 어떻게...

여     해 주세요 선생님.

        부탁 드릴께요.


남     너무 간곡한 그녀의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어

        알았노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날 밤

        난 인명사전에서 수백개의 이름을 펼쳐놓고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몰라

        밤을 꼬박 새워야 했다.

(M) Angel Eyes / Sting


남     윤은서씨. 아기 이름.. 지었어요.

여     (기대) 정말요? 뭔데요?

남     은총이요. 한은총.

여     은총이.. 은총이.. 너무 예뻐요.

남     이 세상에 이렇게 태어난 건

        가장 큰 은총을 받은 거니까..

        앞으로 살아갈 때도 그럴 거에요.

        꼭 그랬으면 좋겠어요.

여     은총이. 

(E) 아기 웃는

여     은총아. 은총아. 이게 니 이름이야. 알겠어?


남     활짝 웃는 아이와

        그 아이를 바라보며 해맑게 웃는 그녀의 모습 위로

        실낱같은 햇살이 비춰 들어오고 있었다

(M) 소중한 사람 / 김창렬


남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은총이는 벌써 이 안에선

        스타였다.

        아침 운동 시간마다

        은총이를 안아보려는 재소자들의 손길은 바빴고.

        웃을 일 없는 이곳에서

        아이를 따라 웃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름 그대로.. 이 아이는

        이곳의 은총이었다.


여     선생님. 아이가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아서요

남     네. 요즘 열감기가 유행이라..

(E) 옷 들춰서 열 재 보고

남     열이 좀 있는데, 이 정돈 괜찮아요.

여     너무 고마운 거 있죠. 이런 데서도 이렇게 안 아프고 잘 자라줘서.

남     엄마 편하라고 그러는거죠

여     선생님. 나중에요.. 우리 은총이가 절 알아볼까요?

남     ......

여     우리 은총이가.. 열 세살이 돼야 여기서 나갈 수가 있는데...

남     .....

여     이제 곧 우리 은총이.. 밖으로 내보내야 하는데...

        이 아이 없이 이곳 생활을 어떻게 견딜지... 참 막막해요...

남     .......

여     아무 것도 해준 거 없이, 받기만 했어요.

        우리 은총이한테 저.. 돌상 하나 못 차려준 엄만데...

(M) Vi Vil Vite / Silje Vige


남     여러 교도관들과 의기투합해서

        난 아이의 돌잔치상을 차렸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이라도 되는 양

        기뻐해 주었다.


(E) 사람들 박수 소리와 웅성거리는

여     .... 선생님... 이게 정말 우리 은총이 돌상이에요?

남     네. 자, 은총아.. 우리 은총이 뭐 집을까?

        연필도 있고 실도 있고 돈도 있고... 자...

(E)아이 웃음 소리

남     와. 연필 집었네?

        은총이 공부 잘하려나 보다...

여     선생님. 저 오늘 너무 기뻐요.

        살면서 이렇게 기쁜 날이 다신 안 올 줄 알았는데

        저 진심으로 정말 기뻐요.

(M) Beautiful Boy / John Lennon


남     그리고 얼마 후

        은총이가 바깥 세상으로 나가야 하는 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E) 똑똑 두드리고 들어오는

여     (왠지 힘없는) 선생님...

남     .... 괜찮으세요?

여     얼마 전부터.. 아는 분들한테 다 연락을 해 보고 있는데요

        아무도.. 우리 은총이를 맡아주실 분이 안 계시네요.

남     ...........

여     시설로 보내야겠죠..?

남     ..........

여     (눈물) 요즘.. 왜 이렇게 눈도 많이 오고.. 날도 추운지 모르겠어요.

        우리 아이.. 이렇게 추운 날 보내기 싫은데...

        아무리 잘해주신다고 해도   

        그래도... 엄마 보고 싶을 수도 있는데...

        아직 보고 싶다고 제대로 말도 못하는 우리 아이...

        너무 불쌍해요 선생님

(M) Lagrima / Bevinda


남     그녀가 다녀간 후

        며칠밤을 고민했다

        그저 순간의 동정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에

        더욱 신중에 신중을 기해

        생각해야 했다.

        하지만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결코 남 같지 않은 이 아이를...

        바라보면 행복해지고

        곁에 없을 땐 눈앞에 아른거리는 이 아이를...

        내가 돌봐주고 싶었다.

(M) Sally Garden / 임형주


(E) 쇠문 열고 들어가는

여     선생님. 선생님이 여기까지 어떻게...

남     은총이는 자네요?

여     네. 선생님 7호 유아방에 아기 하나 더 들어온 거 아세요?

남     네. 알아요.

여     정말 예뻐요. 밤에도 깨지도 않고, 주는대로 잘 먹고, 정말

        신기해요. 우리.. 은총이도 그랬는데...

남     그랬죠. 잔병치레도 없고..

여     가끔은 그게 더 가슴 아팠어요.

        죄는 내가 지었는데, 우리 아이는 왜 저렇게 눈치가 빤할까..

        어린 아이가 어쩌면 저렇게... 어른들이 좋아하는 행동만 할까...

        자기가 어떤 상황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 아는 것 같아서, 정말 미안하고 속상했어요.

(M) I'll Be Seeing You / Rickie Lee Jones


남     만약에... 제가... 은총이를 맡아서 키운다면.. 어떨까요?

여     ........네?

남     제가 은총이를 보살피고 싶어서요.

        원래 제 소망이 아이 하나 입양해서 키우는 거였어요.

여     ....... 선생님... 정말.. 정말이세요?

남     저도 은총이가 이렇게 추운 날에...

        전혀 낯모르는 사람 품에 안겨서..

        전혀 모르는 곳으로 가는 거... 싫어요.

여     ..... 선생님...

남     그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요...

여     (울고) 선생님....

남     아마... 제 어머니가...

        목숨을 다해서 저를 살려놓으신 이유가...

        어쩌면... 은총이를 위해서일지도 모르잖아요.

        제가.. 은총이를 키울께요. 그렇게 하게 해 주세요.

(M) Panis Angelicus / Charlotte Church


남     하얀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오전 열한시.

        직원 휴게실에는

        예쁜 옷을 입은 은총이와

        작은 아기 짐을 든 은서가

        미리 나와 있었다.


(E) 문 열고 들어가는

여     선생님. 정말... 뭐라고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남     은총이가 열세살이 되어도

        엄마 얼굴 잘 알아볼 수 있게 할께요.

여     .......?

남     면회 자주 오게 한다구요.

여     .... 아니에요. 이런 델 뭐하러...

        아니에요...

남     은서씨...

여     ......

남     세상에서 가장 나쁜 엄마가 어떤 엄마인지 알아요?

여     .....

남     죄 지어서 이런 데 있는 엄마가 아니라요.

        절대.. 한번도.. 얼굴 안 보여주는 엄마에요.

        너무 보고 싶어도... 끝내 얼굴 안 보여주는..

        우리 엄마 같은 사람요.

(M) Mama / Il Divo


(E) 아이 우는 소리

남     왠만해서는 울음을 터뜨리지 않는

        은총이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은서의 눈가도 금방 빨개졌다


여     은총아... 울지 마...

        엄마가... 너한테 부끄럽지 않은 엄마 될께.

        이 안에서.. 기술도 열심히 배우고...

        성경도 열심히 보면서...

        너 만나러 갈 준비할께.

        나중에 우리 은총이가...

        엄마 잘 왔어... 이렇게 맞아줄 수 있게...


남     은서는 눈물을 흘리며

        아이를 꼭 끌어안았다

        창밖으로

        눈이 쏟아지고 있었다

(M) 눈의 꽃 / 박효신


남     은서에게서 

        은총이를 받아 안고

        눈 내리는 바깥으로 나왔다

(E) 문 열고 나오는

남     은서는 아직도

        휴게실 안쪽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E)눈 밟고 나오는

남     난 안심하라는 듯

        그녀에게 웃어 보였고

        그녀는 우는 눈으로

        애써 미소를 지었다.

        난 다시

        아이를 끌어안고

        한발 한발 걸음을 내딛었다

        어느새 눈발은 가늘어 지고 있었고

        겨울 햇살이

        구름을 헤치고 쏟아지고 있었다.

(M) 주제음 Winter Light / Sarah Brightman





2005-12-29(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