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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15일 목요일 음악에세이 대본 및 선곡표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15화 - 크리스마스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M) 주제음 The Christmas Song / Celine Dion


(E) 교무실 소음


남     크리스마스가 되려면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는데

        날이 추워선지

        모두들 살짝 들떠 있다.

        학교 학생들 뿐만 아니라

        교무실의 선생님들까지도

        이번 크리스마스엔 눈이 올지..

        무엇을 할 것인지..

        어디에 갈 것인지..

        누구와 함께 보낼 것인지..

        이야기하기에 여념이 없다.

        나만 빼곤 모두

        다가오는 크리스마스가

        좋기만 한가 보다

(M) Last Christmas / Wham


(E) 서랍 부산스럽게 여닫는

여     이상하다? 그게 어디 갔지?

남     뭐 찾으세요?

여     작년에 쓰고 남은 크리스마스 카드요.

        올해 쓰려고 여기 어디 넣어뒀거든요.

남     아이구.. 서랍 속이... 참...

여     서랍 속이.. 왜요?

남     아니에요

여     뭐가 아니에요. 말을 꺼냈음 끝을 내요.

남     아니... 서랍 속이 좀 지저분..하다구요.

여     아~ 뭘 이 정도 가지구요~

남     솔직히 저는 여학교 와서 진짜 실망 많이 했어요.

        여학생들은 이슬만 먹고 살아가는 줄 알았는데

        무슨 밥들을 그렇게 많이 먹는지. 또 왜 그렇게들 지저분한지.

여     실망은 저도 마찬가지로 많이 했네요.

남     왜요?

여     제가 학교 다닐 때 국어선생님 좋아했거든요.

        국어선생님들은 맨날 시만 외우고 다니시고 멋진 말만 할 줄

        알았는데. 김선생님.. 무좀 있으셔서 발가락 양말 신고 다니시는 거

        보고... 정말... 환상이 확 깨졌어요!

(M)환상 속의 그대 / 서태지와 아이들


남     내 옆자리에 앉은 윤은서 선생.

        윤선생은 단아한 얼굴 생김에

        얼핏 보면 새침해 보이는 인상이지만

        성격은 무척 털털한 편이다.

        붙임성도 좋고

        아이들과도 친구처럼 잘 지내면서

        인기도 많다


(E) 뭔가 꺼내는

여     찾았다!

남     그거에요?

여     네. (훅훅 불고)

남     요즘은 이메일로 다 보내던데. 아직도 크리스마스 카드써요?

여     우리 반 애들한텐 한명한명 손으로 써줘요.

        그리구, 미국에 있는 제 약혼자한테두요.

남     맞다. 그 약혼자라는 사람은 한국엔 언제 와요?

여     올 때 되면 오겠죠. 워낙 바쁜 사람이니까.

남     참 일편단심이네요.

여     저한텐 그 사람 밖에 없어요.

(M) 오직 너 - 채연 (한번만 돌아봐 내 눈을 봐~)


남     윤선생의 책상 위에는

        한 남자의 사진이 놓여져 있다

        몇 년 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는 남자

        언제 공부가 끝날지

        기약이 없다는 이 남자

        떠난 후로 한번도 돌아오지 않은 남자인데도

        윤선생은 늘 그를 기다린다.


여     미국에선 우리나라처럼

        크리스마스를 떠들썩하게 보내지 않는대요

        가족들이랑 같이 보낸대요.

남     그 약혼자라는 분이 그래요?

여     네. 그 사람은 크리스마스 때도 공부하느라구

        집에도 잘 없구.. 작년 크리스마스 땐 그래서 전화통화도

        못한 거 있죠.

남     (농담처럼) 그게 뭐 공부하느라 그랬는지

        딴 여자 만나느라 그랬는지, 알 게 뭐에요.

여     (갑자기 울컥) 뭐라구요? 김선생님,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남의 말이라고 그렇게 함부로 해도 돼요?

(E)벌떡 일어나서 나가 버리는

(M) 애인 있어요 - 이은미


(E)교정 소음, 아이들 시끄러운 소리 등

(E)다가가는 

남     ... 저기 윤선생님.

여     ... 네

남     아까 화 많이 나셨어요?

여     ....

남     전 그냥.. 농담으로 한 말인데...

여     ... 아니에요. 제가 화내서 죄송해요.

남     혹시, 그분이랑 무슨 일 있어요?

여     일은요~ 아무 일 없어요~

        저희가 얼마나 잘 지내는데요.

남     연말인데.. 남자친구분도 멀리 계시고

        마음이 많이 허전하실텐데, 제가 괜한 얘길 해서...

여     아니라니까 자꾸 그러세요.

(E) 여자 아이들 웃음 소리 나고

여     애들 참 이쁘죠

남     네

여     제가 이 학교 출신이라는 거, 이야기 했나요?

남     아, 그러세요? 전혀 몰랐네요.

여     그래서 애들이 더 이뻐요.

        어렸을 때 저 보는 것 같아서요.

남     윤선생님. 저만할 때 귀여웠을 것 같아요.

여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늘 머리를 양갈래로 땋고 다녔어요.

        교복 입고 양갈래 머리라서, 애들이 70년대 학생 같다고

        많이 놀리고 그랬는데.

(M) 보리울의 여름 (아이들 합창 소리)


여     그런데 김선생님은 왜 여자친구가 없어요?

        연애 한번도 안해봤죠?

남     네? 아니에요. 해봤어요.

여     에이 뭘. 딱 보면 알지.

남     제가 연애 한번도 안해 본 것처럼 보여요?

여     네

남     들켰네. 이상하게 연애 운이 없는건지

        잘 안됐어요. 내가 좋으면, 그쪽이 싫다 그러고.

        그쪽이 좋다 그러면, 내가 싫고.

여     그럼 첫사랑도 없는 거네?

남     뭐, 짝사랑도 사랑으로 쳐준다면.. 있죠.

여     언젠데요?

남     고등학교 때요

여     선생님?

남     아뇨. 옆학교 다니던 여학생요.

여     이뻤어요?

남     이뻤죠. 

여     아직도 얼굴 기억나요?

남     네. 아침마다 버스 안에서 3년을 만났거든요.

여     그런데 말 한번 못 걸었어요?

남     네. 한번은 자리에 앉아 있는데

        그 여학생이 내 앞에 와서 서더라구요.

        그런데 갑자기 버스가 급정거를 해서..

        그 여학생이 내 무릎 위로 쓰러졌어요.

여     와! 좋았겠다.

남     그때 웃긴다는 듯이 피식 웃으면서

        교복 치마 탁탁 털고 일어나던.. 그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M) 오래전 그날 (교복을 벗고~) / 윤종신


(E) 교실 문 드르륵 열고 나오고, 뒤로 아이들 떠드는 소리

(E) 다가오는

여     김선생님. 오늘 교무실 송년회 하는 거 알아요?

남     네. 

여     아~ 또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줘야겠네.

남     노래 준비한 거 있어요?

여     그럼요.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

        더불어 댄스도 준비하는 센스!

남     (웃고)

여     김선생님은 노래 뭐하실 거에요?

남     네? 저는.. 벌써 일년.. 지난 일년을 추억하는 의미에서...

여     안돼요 안돼요. 확 쳐져요.

남     그럼.. 그럼 이기찬의 감기 어때요?

        (부르는) 일년이면 되니. 돌아올 수 있니.

        기다리란 말도 하지 않는거니.

여     어우 안된다니까요.

        김선생님은 분위기 다 띄워놓으면 꼭 그런 거 불러선...

        작년엔 내사랑 내곁에 불렀죠?

        (청승맞게 부르는) 나의 모든 사랑이 떠나가는 날엔~

남     .... 그랬던 거 같아요

여     제가 어떻게 띄워논 분위긴데, 그렇게 망가뜨려요.

        이번엔 제가 어머나로 분위기 확 띄워놓을테니까 

        김선생님은.. 이거 불러요 이거. 사랑스러워.

(M) 김종국 - 사랑스러워


(E)노래방 소음

남     그녀의 지도 아래

        열심히 연습한 노래를

        목청껏 불렀다

        그리고 처음으로

        사람들에게 노래로 박수를 받아봤다.

        

(E) 캔 따주는

여     거봐요. 내 말 듣기 잘했죠?

남     네. 고마워요.

여     김선생님. 이번 크리스마스 땐 뭐하세요?

남     그냥 뭐, 집에서 텔레비전 보겠죠 뭐.

여     재미 없게.. 친구들도 안 만나요?

남     그런 날은 친구놈들도 휴대폰 꺼놓고 여자친구 만나죠

여     소개팅 할래요?

        내가 괜찮은 사람 소개해 줄까요?

남     크리스마스 이브에요?

여     네

남     크리스마스 이브에 소개팅 하면

        좀 속보이지 않아요?

여     속 좀 보이면 어때요.

        나이 먹을만큼 먹어서 누구 눈치 볼 거 있어요 뭐?

남     ... 그래두....

여     내 친구 너무 괜찮은 애 있어요. 한번 만나봐요.

남     ......

여     둘이 잘되면 얼마나 좋아요?

        처음 만난 날이 크리스마스 이브면, 너무 낭만적이잖아요.

(M) 김현철, 임상아 - 크리스마스 이브


(E) 사람들 시끌벅적하게 인사 나누고

남     윤선생님은 집이 어느 쪽이에요?

여     전 가까워요. 걸어가도 돼요.

남     저 술도 안 먹었는데, 차로 데려다 드릴까요?

여     정말요? 저야 고맙죠.

(E) 차에 타고

남     음악 들으실래요?

(E) CD 꽂고 플레이 버튼

(BG) 라붐 주제가 -

여     이 노래 좋아해요?

남     네. 우리 학교 다닐 때 한참 유행했던 노래잖아요.

여     맞다. 그때 소피마르소 너무 이뻤죠.

남     피비케이츠랑요.

여     난 장국영 좋아했는데.

        그때 왜 장국영이 초컬릿 광고 모델이었잖아요.

        저 맨날 그 초컬릿만 먹었어요.

남     왜, 제가 좋아했다던 그 여학생요.

        그 여학생이 소피마르소 닮았었어요

여     정말요? 진짜 이뻤나보다.

남     그래서 이 노래 들으면, 아직도 그 여학생 생각이 가끔 나요.

(M)라붐 주제가 Reality / Richard Sanderson


남     그리고 다음날

        조금 늦게 출근한

        윤선생은 

       두 눈이 붉게 충혈돼 있었다.


남     윤선생님 감기 걸렸어요?

여     아뇨..

남     아파 보이는데.. 괜찮아요?

여     괜찮아요.

(E) 책 넘기는 소리

 

남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책장을 몇장 넘기더니

        이내 책장 위로

        눈물 방울이 떨어졌다

(M)그래도 살아야겠지 - 가비 앤 제이


(E) 자판기에서 커피잔 떨어지는, 커피 꺼내 주는

남     마셔요 

여     고마워요 

남     무슨 일 있어요?

여     (애써 꿋꿋하게) 김선생님~ 이런 말 있잖아요.

        주고 받는 소개팅 속에 싹트는 우리 우정!

남     네?

여     제가 소개팅 해 드리기로 했으니까

        저도 해 줘요

남     ... 약혼자 분이랑 무슨 일 있어요?

여     약혼자는 무슨.

        사실, 그 사람 제 약혼자 아니에요.

남     네? 그게 무슨..

여     약혼 같은 거 안했어요.

        공부하겠다고, 기다리지 말라고 그러고 갔는데.

        저 혼자 기다리면서, 저 혼자 약혼자라구 떠들고 다녔어요.

남     .......

여     그렇게 가서 3년 동안, 한번도 돌아온 적도 없었는데

        내가 크리스마스 카드, 연하장, 생일카드...

        그렇게 보내도. 답장 한번 없었는데.

        전화 통화도 잘 안됐는데.

        그랬는데도 나 혼자서.. (눈물 애써 참으며)

        나 혼자 그렇게 사랑한거죠.

(M) 바본가봐 (바본가봐~) / 아이비


남     제 친구 중에요, 정말 실한 놈 있어요.

        직장도 튼실하구요, 연봉도 세구요, 키도 크구요.

        얼굴도 잘생겼구, 성격도 좋구 또.

여     그런 사람이 왜 여자가 없대요?

남     주변에 아는 여자는 많은데, 딱 사귀는 여자는 없다 그러더라구요

여     바람둥이구나?

남     아. 뭐 꼭 그렇다기 보단 아직 임자를 못만나거죠

여     바람둥이 말구요.

        가진 거 없어도 좋고, 못생겨도 좋으니까.

        착한 사람 소개해 줘요.

        착하고 마음 약해서, 매달리면 받아주기도 하고..

        옛날 애인이 그동안 지켜준 의리 생각해서, 그 세월 생각해서.. 

        다른 여자 함부로  만나지 않는.. 그런 남자요.

        너무 똑떨어지고, 잘난 남자, 이젠 싫어요.

(M) 바보라죠 - 성시경 (조금 길게)


남     그날 오후

        눈이 많이 내렸다

        갑작스럽게 내린 폭설에

        모두 수업은 뒷전이고

        유리창에 매달려

        집에 돌아갈 걱정들 뿐이었다

        

남     윤선생님은 좋겠네요. 집 가까워서.

여     차 어떻게 가져갈거에요?

남     오늘은 차 두고 가야할 것 같아요.

여     그럼, 술 먹어도 되겠네?

남     술 먹고 싶어요?

여     오늘은 왠지~ 한 잔 하고 싶어요 (웃고)

남     윤선생님은 밝아서 좋아요

여     나는 내가 밝아서 싫은데?

        속은 찢어지는데도 웃고 있는 내가

        너무 가증스러울 때 있어요

(M) 내가 웃는 게 아니야 - 리쌍


(E) 호프집 분위기

(E) 짠! 건배하고


여     지금 생각해 보면, 난 세상에서 제일 나쁜놈을

        좋아하고 있었어요.

남     왜요?

여     둘이 만난지 6년 됐는데

        한번도 크리스마스에 함께 있어본 적이 없어요

남     정말요?

여     그 사람이 한국에 있을 때도 그랬어요.

        크리스마스 이브엔 들떠서 미용실 가서 머리도 하고

        화장도 몇시간씩 걸려서 하고

        그날 입으려고 아껴둔 새옷도 꺼내고. 그렇게 준비하고 나면.

        꼭 저녁 7시 넘어서 전화가 왔어요.

        미안하다고 급한 일 생겼다고.

남     ....그랬구나.

여     정말 못된 시간이에요. 저녁 7시.

        그땐 다른 약속도 못잡잖아요.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7시에 누군가한테 전화해서

        우리 만나자, 그럴 수 있겠어요?

남     힘들죠 

여     한판 울고 나서, 마스카라 때문에 까매진 얼굴 세수하고

        머리 감고, 새옷 다시 옷장 속에 걸어놓고. 그러고 나면

        배가 고프거든요. 그럼 피자 같은 거 하나 시켜놓고

        텔레비전 보면서, 크리스마스 특집 영화 보는 거에요

        그런 크리스마스를 세 번 보냈더니요.

        그 다음 그 사람이 여기 없었던 세 번의 크리스마스는

        오히려 맘이 더 편하더라구요.

(M) lonely christmas - 샤크라


남     뭐하러 그렇게 나쁜 사람을 만났어요?

여     내 말이요. 아니라고, 이 사람 정말 아니라고.

        아무리 생각을 해도, 끝나지지가 않았어요.

        목소리 한번 들으면 마음이 스르르 풀리고.

남     여자들이 그렇게 나쁜남자들만 좋아하니까

        착한 남자들이 설 곳이 없는 거에요

여     김선생님처럼요?

남     그럼요. 저처럼요.

여     (웃고) 그러게요. 꼭 이렇게 된통 당해야 정신을 차리지.

남     그 사람이.. 먼저 헤어지자고 그랬어요?

여     그 사람하곤 얘기도 못해봤어요.

남     그럼요?

여     집으로 전화를 했더니, 어떤 여자가 받더라구요.

        그리고 그 사람이랑 결혼할 사이라고 그러대요.

남     .... 그랬어요?

여     네. 그래서.. (그제야 눈물 나는) 그 사람하고 통화하려고

        너무너무 애썼는데. 그 사람이 받아선.. 내 목소리 듣고..

        그냥 끊어버렸어요. 내 목소리를 듣고.... 끊어버렸어요.

        (울고) 

(M) 이 죽일 놈의 사랑 - 이수영


(E) 눈 밟는 소리

남     이제 좀 괜찮아요?

여     네. 후련해요.

남     지금은 다 됐나보다, 싶은데 또 생각날 거에요.

여     .... 네

남     그럴땐 그렇게 생각하세요.

        이러다 또... 이젠 다 됐다, 싶은 순간이 올 거라구요.

여     네

남     그런 시간들이 몇 번이나 반복될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점점 괜찮아진다는 거에요.

        아무리 아파도 처음처럼, 그렇게 아프진 않다는 거.

여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요?

        한번도 연애 안해 봤다면서?

남     연애는 안해 봤지만, 사랑은 해 봤거든요.

(M) Just Tell Me You Love Me / England Dan & John Ford Coley


(E) 눈 밟는 소리

여     그 여학생요?

남     네?

여     고등학교 때 짝사랑했다는 그 여학생 얘기죠?

남     (웃고) .... 글쎄요.

여     그 얘기면서 뭘.

남     그냥.. 지금은 가끔 생각나요. 아주 가끔요.

        우리 애들 보면, 생각나고.

        크리스마스 되면 생각나고.

여     크리스마스에 왜요?

남     고3 때 크리스마스에 제가 선물을 준 적이 있거든요.

여     그 여학생한테 직접요?

남     아뇨. 집앞에 그냥 놓고 왔어요

여     선물이 뭐였는데요?

남     라붐 LP판이요. 제가 가장 아끼던 음반이었어요.

여     음.. 그 여학생이 소피마르소 닮았다고 그랬었죠.

남     네. 거기다 쪽지를 넣어놨었거든요.

        혹시라도 내가 궁금하거나.. 날 만나줄 거라면

        놀이터로 나와달라구요.

여     그랬는데요? 

남     당연히 안 나왔죠. 그날 놀이터에서 5시간을 기다렸어요.

        아마 평생 맞을 눈을 다 맞았을걸요?

(M)걸프렌드 - M (죽을만큼 아프지만...)


여     못됐다. 그냥 한번 나가주는 게 뭐 힘들다구.

남     난 다른 건 안 바랬구요.

        그냥.. 이름만이라도 알고 싶었어요.

여     세상에. 이름도 몰랐어요?

        3년 동안?

남     네.. 

여     친구들한테라도 물어보거나.. 다른 방법을 한번 써보지.

남     그러게요. 그런 융통성도 없었어요 그땐.

        그런데 나중에 나중에.. 어떻게 하다가 이름은 알게 됐어요.

        그냥 그걸로 만족했죠.

여     그랬구나. 

(E)눈 밟는 소리 조금 더

여     다 왔다.

남     지난번에도 느낀건데, 집이 참 예뻐요.

여     오래된 집인데요 뭘.

남     이런 집엔 왠지.. 봄 되면 장미도 필 것 같구요

        마당엔 텃밭도 있을 것 같아요.

여     맞아요. 우리집 5월쯤 되면 장미밭 돼요.

        그리구 텃밭에다가 상추랑 깻잎 같은 거 심어 먹어요.

(M) 어느 산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 / 예민


남     그후 며칠 동안 계속해서 눈이 왔다

        윤선생과 나는

        창가에 서서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셨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는 내게 위로받고 싶어했고

        난 그녀에게 위로를 주고 싶었다.


(E) 창가에 낀 서리를 뽀드득 닦아내는

여      제 친구가 자꾸 물어봐요.

        김선생님 어떤 사람이냐구요.

남     저희 선배두요.

여     크리스마스 이브에 소개팅 하는 거 처음인데

남     나두요

여     그런데 왜 이렇게 하기가 싫지?

남     .......

여     우리 그냥.. 그날 같이 있음 안되나?

(M) 화이트 크리스마스 - 이승철 성시경 이수영 브라운아이즈 소울 등..


여     ..... 왜 대답이 없어요? 싫으시죠?

        그럴 줄 알았어. 싫을 줄 알고, 저도 농담으로 해 본 거에요.

남     농담이면 안되는데

여     네?

남     농담으로 그냥 그런 말 한 거면...

        그냥 던진 돌에 개구리 맞아 죽는 격이란 말이에요.

여     .....

남     진짜... 그날 저랑 보내셔도 괜찮겠어요?

(M) 더 크리스마스 송 - 김조한 성시경


여     그럼, 이미 잡힌 소개팅은 어쩌죠?

남     음.. 둘이 만나게 하면 되죠.

여     (웃고) 그럴까요?

남     그 선배는 어차피 소개 받을 사람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몰라요

여     제 친구두요

        그럼 둘이 만날 장소랑 시간 정해서

        빨리 가르쳐 줘야겠다. 그죠?


남     활짝 웃고 있는 그녀를 보며

        난 생각한다

        이게 꿈은 아닐까

        꿈은 아니었으면.

        10년도 훨씬 넘은 그때

        내가 그렇게 많이 좋아했던 그녀.

        윤은서.

        그렇게 알고 싶었던 그 이름.

        윤은서. 

        그 여자가 지금 내 앞에서

        나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겠다고 한다.

(M) I Love You / 이재훈


(E) 눈 밟는 소리

여     안 데려다 줘도 되는데.

남     들어가세요. 


남     그 시절 내가 얼마나

        그녀를 이 곳에 데려다 주고 싶었었는지.

        그녀는 모른다.

        학교에 발령을 받고

        예전과 똑같은 모습의 그녀를 만났을 때

        얼마나 눈물나게 반가웠는지

        그녀는 모른다.


여     그럼 내일 뵐께요.

(E) 들어가려다가

여     예전엔 크리스마스 다가오는 게 무서웠는데

        이번엔 크리스마스가 참 기다려져요

(M) Prayer / Charlotte Church + Josh Groban


(E)방문 열고 들어오는, 의자에 앉는 

여     오랜만에 편안한 마음이다

        아직 확신은 없지만

        그는 참 착하고 좋은 사람 같다

        편하고 행복한 사랑을 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갑자기 그 사람이 좋아한다던 음악이 듣고 싶어진다


(E)찾는 

여     (혼잣말처럼) 여기 어디 라붐 LP 판이 있었는데... 

(E)상자 여는  

여     여?다. 

(E)먼지 후 불고

여     이걸 언제 샀더라.. 아님 누가 줬던가?

        생각이 안나네... 어? 이게 뭐지?

(E) 툭 떨어지는

남     안녕하세요. 많이 놀라셨죠. 제 이름은 김봉덕이구요.

        오래전부터 그쪽을 많이 좋아했어요.

        혹시.. 괜찮으시면... 놀이터로 나와 주세요. 기다리고 있을께요.

        혹시.. 나오기 싫으시면.. 그냥...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M) 주제가 







2005-12-15(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