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조회:
2005년 12월 1일 목요일 음악에세이 대본 및 수록곡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13화 - 내 인생의 콩깍지


(M) 주제음 내 인생의 콩깍지 / 박광현+소유진


남     사람이 낭만적인 사랑을 느끼는 건

        어떤 호르몬 때문 이란다

        그런데 그 호르몬이

        수명을 다하는 기간은

        1년에서 1년 반 정도라고 한다

        그 기간이 지나고 나면

        호르몬은 사라지고

        처음의 그 열정도

        영원할 것 같던 그 감정도 사그라든다는 것이다.

(M) Two love - GOD


(E) 사무실 소음

남     연말이다

        각종 모임과 회식들 때문에

        하루도 그냥 넘어가는 날이 없다

        오늘 저녁에도

        부서 전체 회식이 있다고 해서

        난 미리 우유를 마시기로 했다

        술 때문에 지칠 대로 지친 위장을

        우유가 좀 보호해 주지 않을까 싶어서다


(E) 편의점 들어가는


여     어서 오세요.

(E)걸어가서 뭔가 집어오는

여     우유 하나 하셨습니다.

(E)삑 계산기 찍는

여     550원입니다.

남     550원요? 잠깐만요.

(E) 부산스럽게 주머니 뒤지는

남     어? 지갑이 어디 갔지?

        분명 여기.. 아니 여긴가? 넣었는데..

여     ... 지갑 안 가져 오셨어요?

남     네. 잠깐만요. 그럼, 제가 잠깐 사무실에 갔다 올께요.

        저희 사무실 바로 길 건너 건물이거든요?

여     그냥 가져 가시구요, 나중에 갖다 주세요.

남     예? 그래도 어떻게..

        ... 그래두 돼요?

여     네. 괜찮아요.

남     고맙습니다.


남     편의점 아르바이트 생인가 보다.

        깔끔한 줄무늬 셔츠에

        하늘빛 모자를 눌러쓴 하얀 얼굴.

        무척 호감 가는 인상이다.

(M) 하늘빛 꿈 - 박지윤


남     그날 밤

        회식 자리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동안

        문득문득 

        편의점에서 일을 하고 있던

        그녀의 얼굴이 생각났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술자리가 끝난 후

        사무실 앞의 그 편의점 앞을 서성거렸다

        손님이 없는 한밤 중

        계산대 앞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그녀 얼굴을

        멀리서 바라보는데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참 오랜만에,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렸다

(M) she - Elvis Costello


남     다음날

        난 그녀가 출근 하자마자

        그 편의점을 찾았다

(E) 편의점 문 열고 들어가는


여     어서 오세요

남     안녕하세요?

여     아 또 오셨네요?


남     그녀는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남     네. 돈 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여     안 주셔도 되는데

남     그래두.. 어떻게 그래요.

(E) 동전 주는

남     여기...

여     네. 감사합니다.

(E) 금고 열고 동전 집어넣는


남     지금부터 아르바이트 시작하시는 거에요?

여     네. 저녁 7시부터 해서 내일 아침 7시까지에요.

남     와.. 힘들지 않아요?

여     왜 안 힘들어요. 다리두 많이 붓구요.

        낮밤이 바뀌니까 사람이 좀 멍하고 그래요.

남     그럼 낮 시간에 하시지....

여     새벽 타임이 페이가 더 낫거든요.

남     네... 


(E) 가서 뭔가 집어오는

남     난 망설이다가 오렌지 쥬스 두 개를 집어 왔다


여     오렌지 쥬스 두개 하셨습니다. 3800원입니다.

남     여기 있어요. 그리고 이거 한개.. 드세요.

여     ... 저요?

남     네. 많이 피곤하실 것 같아서요.

(M) 별 바람 햇살 그리고 사랑 - 김종국


남     이상한 일이였다

        몇 번 보았을 뿐인데

        난 오래전부터 그녀를 좋아해 온 사람 같았다

        그녀가 편의점에 출근하는 시간이 다가오면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채

        창문가만 서성거렸고

        어둠 속에 밝게 불을 밝히고 있는

        편의점에 가까이 다가갈 땐

        이러다 심장이 터지는 게 아닐까

        걱정해야 할 정도였다

(E) 편의점 들어가는

여     어서 오세요.


남     늘 똑같은 인사말에

        밝게 웃어주는 게 전부였지만

        내겐 그 시간이 하루를 사는 이유였다

(M) 소중한 사람 / 김창렬


(E) 뭔가 내놓는

여     이건.. 가격표가.. 없는데..

        어느 쪽에서 가져오신 거에요?

남     .... 이건 그냥 제가 드리는.. 그러니까 제 선물이에요...

여     .... 네?

남     제 얼굴 아시죠..?

여     ... 네. 날마다 오셨잖아요.

남     날마다 뭘 사려고 왔던 건 아니에요.

        사실대로 털어놓자면, 그쪽 얼굴이 보고 싶었어요.


남     그녀의 표정이 조금 흔들렸다


여     이게.. 뭔데요?

남     별 거 아니에요. 머리핀인데...

        머리도 길고 그래서.. 잘 어울릴 것 같았어요.

(M) 갈색머리 - 윤건


남     조금 수줍은 듯

        또 조금 망설이는 듯

        머리핀이 든 상자를 만지작거리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여     저 이런 거 받기 곤란해요.

남     부담 갖지 말고.. 그냥 받아만 주세요.

        저 그렇게 이상한 사람은 아니거든요.

(E) 급히 나가버리는

여     (뒤에서) 저기요. 손님!!


남     당황해하는 그녀를 뒤로 한 채

        편의점을 빠져 나와 버렸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식은땀이 났다

        서른이 다 되어가는 나이에

        사춘기가 다시 와 버렸나 보다

(M) 환생 - 윤종신


남     그후 며칠 동안

        난 괜히 쑥스러운 마음에

        편의점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그러다 얼마 후

        큰 용기를 내서

        그녀가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편의점 앞에 서 있었다


(E) 문 열고 나오는

남     안녕하세요

여     (깜짝) 엄마야.. 여기서 뭐하세요?

남     일곱시에 퇴근한다 그러셨던 게 생각나서요.

여     출근 안하세요?

남     전 아홉시까지만 들어가면 돼요

        저 혹시, 아침 드셨어요?

여     .... 아뇨

남     그럼 저랑 간단히 아침 드실래요?

(M) 사랑하나요 - 이승환


(E) 식당 분위기

남     의외로 그녀는 아침을 함께 먹겠다고 했고

        우린 근처 식당에 들어왔다


남     여기 전복죽 맛있는데. 드셔 보세요.

여     그럴까요?

남     아주머니. 여기 전복죽 두 개 주세요.


남     주문을 하고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남     ... 지난번엔 놀라셨죠

여     네 조금...

남     이런 데서 이런 얘기 하는 거 좀 그렇지만요

        제가 그쪽을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여     제 이름도 모르시잖아요

남     이름이야 알면 되는거구요.

여     저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시잖아요

남     알아요. 웃는 게 예쁘다. 친절하다. 부지런하다...

여     그건 제 모습의 전부가 아니죠

남     어떤 사람의 전부를 사랑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여     ....

남     누가 좋으면요. 그 사람의 한 부분만 좋아도

        그걸로 만족하는 거에요. 난 그래요.

(M) 나를 소개합니다 - 김현성


남     아침 식사를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E) 거리 소음

여     아침.. 잘 먹었어요.

남     제가 이름 여쭤봐도 돼요?

여     나중에... 가르쳐 드릴께요.

        그럼, 안녕히 가세요.


(E) 멀어지는

남     역시 그런건가...

        아무리 내 심장이 뜨거워도

        아무리 내 마음이 진실해도

        그 마음이 그녀에게 가서 닿을 수는 없는건가...

(M) I Love You / 이재훈


남     그녀에게 거절을 당했다는 생각에

        무엇을 먹어도 가슴에서 턱, 걸리는 것 같고

        잠을 자고 나도 머릿속의 앙금이 걸러지지 않는 날들이

        계속됐다.

        일부러 편의점 근처엔 가지 않고

        혼자서 가슴앓이만 하던 며칠이 지났다

        퇴근 시간..

        창밖으로 비인지 눈인지 모를 무언가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E) 걷는

남     그리고 나도 모르게

        내 발길은 그녀가 있는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편의점 앞에 서 있는

        내 자신에 당황스러워 하며

        다시 돌아서려는데

        내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다

        그녀의 머리카락 위에 반짝이는

        머리핀이었다

(M) 눈의 꽃 / 박효신


(E) 편의점 문 열고 들어서는

여     어서오..세요.. 안녕하셨어요?

남     ... 네...

여     ........

남     ........

여     한참 안 오셔서 궁금했어요

남     ... 네?

여     제 이름 가르쳐 드리려고 기다렸는데

        안오셔서요. 

남     저를.. 기다리셨어요?

여     ..... 꼭 그런 건 아니지만...

        .... 그런 것도 같아요...

(M) 사랑합니다 - 이재훈


남     너무 멀게만, 너무 높게만 느껴지던 

        별 같은 사람이었는데

        그녀가 내게 와 주었다.

        함께 있으면 좋았고

        헤어져 있을 땐 눈물 나게 그리운...

        어느새 우린 연인이 되어 있었다.


(E) 편의점 문 열고 들어가는

여     오빠~! 오늘 회식 있다면서 뭐하러 와.

남     너 기다렸다가 데려다 주고 들어가려구.

여     괜찮은데... 

남     괜히 손님 없을 때 이상한 놈들 올 수도 있잖아.

        나 없을 때 누가 자꾸 시간 있냐고 물어보고

        선물이라고 뭐 갖다 주면 절대 대꾸하지 마.

여     알았어 오빠. 걱정 마.

남     솔직히 너는 어디 내놔도 튀는 미모기 때문에

        이런 데 있으면 안 된단 말이야. 내가 너 때문에 잠이 안와 밤마다.

        너 이 일 그만 두면 안돼?

여     치~ 오빠나 잘해.

        오빠가 정장 쫙 차려입고 출근할 때마다

        내가 얼마나 불안한데~ 회사 여직원들이 집적댈까봐~

남     너 걱정할까봐 말 안했는데, 들이대는 애들 적지 않아

여     그럴만두 하지! 솔직히 오빠, 다니엘 헤니 닮았잖아!

        내가 요새 텔레비젼에서 다니엘 헤니 볼 때마다

        오빤 줄 알고 깜짝깜짝 놀래!!

(M) 내 인생의 콩깍지 주제가 / 소유진


남     처음엔 모든 게 좋았다. 그저 좋기만 했다.

        그녀 밖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사랑을 하면 눈에 콩깍지가

        덮인다고 하던데. 그 말이 맞았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났다.

        이제 조금씩 현실이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여전히 그녀를 사랑했지만

        그녀 때문에 밀어두었던 일도 해야 했고

        그녀 때문에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도

        조금씩 만나야 했다.


(E)술집 소음

(E)핸드폰 벨 울리는

남     여보세요

여     응 오빠. 나야. 어디야?

남     어. 나 친구들이랑 술 한잔 하려구...

여     나 오늘 밤 12시에 교대하기로 한 거 알지?

        데리러 올거지?

남     (난처) 아 맞다. 데리러 가야 되는데...

        은서야 어쩌지? 오늘 친구들을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여     그럼 그 시간에 나 혼자 집에 가라구?

        오빤 나 걱정되지도 않아?

남     걱정 되지.. 은서야 오빠가 너무 걱정되니까

        콜택시 불러서 들어가. 오빠한테 택시 넘버 적어서 보내주구.

여     (툴툴) 알았어. 오빠두 괜히 친구들이랑 어울리다가

        부킹 같은 거 하면 알지?

남     (버럭) 은서야! 오빠 눈엔 너만 여자로 보여. 알면서 그래!

(M) 연인 - 김연우


남     그리고 1년이 지났다

        사랑을 하게 만들어준다는

        그 호르몬은 정말 1년이면 바닥이 나는걸까...

        어느 CF 속의 카피처럼

        사고는 이때부터 시작인 걸까...

        

(E) 핸드폰 벨

남     여보세요~ 

여     왜 안와? 나 끝날 시간 다 됐는데...

남     ... 내가 말 안 했나? 약속 있는데...

여     그럼, 오늘도 나 혼자 들어가라구?

남     혼자 좀 가면 안되냐?

여     뭐?

남     아니.. 내가 좀 바쁠 땐 혼자 들어가도 되잖아

여     오빠 나 데려다 준 거 얼마나 오래됐는지 알기나 해?

        나 요즘은 맨날 혼자 가잖아

남     야, 솔직히 말해서 니네집이 일산이고 우리집이 분당인데

        왔다갔다 하면 두시간도 넘게 걸려. 설사 내가 데려다 주겠다

        그래도 니가 괜찮다 그래야 되는 거 아니냐?

        사람이 양심이 좀 있어라

여     뭐?? 오빤 내가 한밤중에 들어가도 걱정도 안된다는 거지?

남     야. 니가 나보다 힘도 더 센데 걱정은 무슨 걱정!

여     뭐? 기가 막혀서. 됐어! 끊어!

(E) 뚝 끊기는


남     요즘 우리는 이틀이 멀다 하고

        이렇게 싸운다

(M) 숙아 - 쿨


(E) 공원 소음

남     (하품하는)

여     간만에 만나서 하품부터 하는거야?

남     어제 늦게까지 일 있었잖아

여     일 좋아하신다. 술 마시고 노는 것도 일이냐?

남     야. 그것도 일이야. 니가 남자들의 세계를 몰라서 그래.

여     남자들은 사차원 세계에 사나보지?

        그 세계에선 술 마실 때 휴대폰 켜놓으면

        누가 와서 잡아가나 보지?

남     야.. 또 무슨 말을 그렇게...

(E) 문자 메시지 도착음

남     문자 왔나?

(E) 뺏어가는

여     누구야? 줘봐!

남     야!! 남의 걸...

여     오빠 안녕하세요. 그때 영화 보여주셔서 고마워요. 이번엔 제가

        보여드릴께요...???

남     누..누구지? 문자 잘못 왔나? 광고문잔가부다.

        요즘은 하여간 광고들도 이상하게 한다니까..

여     (계속해서 읽는) 봉덕 오빠의 작은 새... 민지...?


남     아.. 오늘 완전 딱 걸렸다

(M) 넌 딱 걸렸어 / 유니


남     아주 잠시 한눈을 팔아도

        그녀는 귀신같이 눈치 채 버렸고

        그럴 때면 난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또 빌어야 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내가 왜 이러고 살아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     뭐라구? 다시 말해봐

남     내가 왜 이러고 살아야 되냐구...

여     오빠가 어떻게 살고 있는데?

남     너 이런 저런 아르바이트 하는데 다 따라다니면서

        기사 노릇하고, 그러면서도 시간 못 맞춘다고 욕 먹고..

        휴일에도 제대로 잠 한숨 못 자고. 친구들도 니 눈치 봐가면서

        만나야 되고.

여     그래서? 지금 헤어지자는 얘기 하는거야?

남     아니.. 꼭 그렇다기 보단.. 뭔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이대론 좀 힘들겠다는 거지

여     그게 그 얘기잖아!

남     또 우긴다. 하여간 너는 니 말만 맞고, 너무 제멋대로야!

(M) 벽 / 김현정


여     웃겨! 난 뭐 할 말 없어서 안하는 줄 알아?

        내 친구들 애인들은 차도 다 스포츠카에

        생일선물도 다이아 반지 같은 거 해줘

        이렇게 구린 18금 해주는 사람 있는 줄 알아?

남     뭐? 너 지금 말 다 했어?

여     아니? 덜 했어.

        솔직히 오빠 내 스타일 아니었어. 하두 좋다구 쫓아다녀서

        불쌍해서 만나줬더니, 이제 와서 나보구 제멋대로라구?

남     불쌍해서 만나? 아, 그랬어?

여     그래! 지금 와서 그게 얼마나 후회되는지..

남     후회를 왜 해? 그냥 그만 두자.

여     고마워. 그만 두자!

(M) 또 한번의 계절은 가고 - 정경화


남     아주 솔직히

        마음이 편했다

        홀가분했다

        어차피 우리 두 사람을

        정신없게 만들었던 호르몬도

        사라져 버렸고

        우리 두 사람을

        그토록 굳게 엮어줬던

        사랑도 사라졌으니

        여기까지가 끝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M) 하루 이틀 사흘 나흘 - 김건모


남     이상한 일이었다

        그녀가 늘 같은 시간에 자리를 지키던 편의점에

        다른 사람이 서 있는 걸 보는데

        뒷통수가 멍해지는 기분이었다

(E)전화 거는데 결번이라는 안내 멘트

남     어쩌면.. 다시는..

        그녀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 한 구석에 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허한 기분이 들었다

(M) 기대 - 나윤권


(E) 걸어오는 소리

남     은서야

여     ....

(E) 다시 걸어가려는

남     은서야 잠깐만

여     나 할 말 없어

남     내가 미안해. 잘못했어.

여     됐어. 오빠가 무슨 잘못을 해?

        어차피 우리 둘 다 잘못 없어

        그냥... 사랑이 식은 거 뿐인데 뭘

남     그런 거 아니야.

        나도 그런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아

여     왜? 술 마시면 생각나고, 괜히 외로워지니까 보고 싶고 그래?

        그런 건 그냥 후유증 같은 거야.

        오빠랑 나랑 함께 한 시간에 대한 후유증... 

남      은서야

여     또 금방 괜찮아질거야

        그렇게 좋아했다가 금방 시큰둥해지는 것처럼

        지금 좀 아픈 것도 금방 아무렇지 않아 질 거라구

(M) 바본가봐 - 아이비

(E) 걸어가는

남     눈물을 꾹 참으며 돌아서는

        그녀의 갈색 머리칼 위로

        머리핀이 반짝이고 있었다


남     그럼 그건 뭔데!

        왜 내가 준 머리핀 하고 있어?

        왜 내가 준 반지는 아직도 끼고 있어?

        왜 아직도 나 보는 니 눈이 예전이랑 똑같아?

여     ......

남     미안하다고 하잖아.

        나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만 사랑인 줄 알았어

        이제 내 심장이 니 앞에서도 뛰지 않길래

        사랑이 끝난 줄 알았어

        그런데 이제 니가 내 심장이 돼 버렸더라

        내 속에 니가 있었던 거더라        

        그걸 몰랐어. 미안해 정말.

(M) 두루루 - 안재욱


남     아무 대답도 못하고

        그저 눈물만 흘리고 있는 그녀의 머리 위로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한다

(M) 주제음  내 인생의 콩깍지 / 소유진+박광현





2005-12-01(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