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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웃어도 눈물이 나 / 서문탁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212화 - 너는 내 운명 / 황정민+전도연
(M) 주제음 (너는 내 운명)
(E) 비포장 도로 덜컹거리며 가는 자동차
남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대로
가고는 있지만
계속 뱅뱅 맴돌고만 있는 기분이다
아무리 가도 똑같은 들판에
똑같은 비포장 길이다
왜 내가 이런 외진 마을로
들어와야 되는지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갈 건지
암담하기만 하다
(E) 갑자기 바퀴가 어딘가에 끼어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붕붕대는
남 심지어 차 바퀴가
진흙탕에 빠져서
앞으로 갈 수 조차 없게 돼 버렸다
앞이 노랗다
(M)머피의 법칙
/
디제이 디오씨
(E) 계속 붕붕대는
남 아.. 미치겠네.
(E) 휴대폰 꺼내 눌러보는
남 뭐야. 전화도 안돼?
(E) 이때 털털털 경운기 가다가 멈추는
여 (멀리서) 아저씨 뭐해요?
남 (짜증) 예?
여 그 차 왜 그래요?
남 보면 몰라요? 차 바퀴가 박혀서 꼼짝을 못하잖아요.
여 제가 도와 드려요?
남 아가씨가요?
(E) 경운기 시동 끄고 털썩 뛰어 내려서 걸어오는
여 아저씨가 운전해봐요. 제가 밀어볼께요.
남 괜찮아요. 아가씨가 어떻게..
여 저 힘 세요. 농사일 해서 아저씨 보단 힘 잘 쓸걸요?
얼른 가서 운전이나 해 보세요.
남 예.. 뭐.. 그럼...
(E) 차 붕붕대는
남 (차 문 열고 말하는) 어떻게.. 좀 밀려요?
여 (낑낑대기만)
남 밀리냐구요~
여 아니요. 꼼짝도 안해요. 차가 굉장히 무거워요.
(M)
아리아리 / 이정현
(E) 차에서 내려 걸어오는
남 거봐요. 안된댔잖아요.
여 할 수 없죠 뭐. 그럼 제 경운기에 타세요.
남 예? 경운기에요?
여 금방 해 질 텐데. 이 길로 사람도 안 다녀요.
남 .....
여 (여우 같진 않게. 그냥 순박하게) 그럼 안녕히 계세요
남 (다급) 저기, 뒤에 퇴비랑 쟁기.. 저런 거 좀 치워줘요.
여 네!
(E) 이것저것 치우는
여 타세요
(E) 타고, 경운기 출발하는
여 선생님이시죠?
남 네?
여 선생님 아니에요?
남 저 의사에요. 금촌리 보건소에서 일할 거에요.
여 선생님 맞네요. 의사 선생님. (까르르 웃는)
남 뭐가 좋은지 연신 웃어대는 저 여자
어딘지 모르게 조금 모자라 보인다
(M) 보리울의 여름
남 보건소에서 환자를 보는 일은
무료하고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신경통 때문에 다리가 아프니
주물러 달라는 할머니부터
얼마 되지도 않는 병원비를 깎아달라며
고구마를 내미는 아주머니까지
도무지 적응이 안되는 사람들 뿐이었다
(E)빼꼼 문 열고 들어오는
여 선생님
남 (귀찮은) 네. 어디가 아파서 오셨어요?
여 선생님. 저 모르시겠어요?
남 네? 아. 그때 그...
어디 아픈 데 있어서 왔어요?
여 아뇨. 그건 아니구. 고구마 좀 드셔보시라구요.
(E) 뭔가 놓는
남 저기.. 고구마는 아가씨 말고도
여기 마을 다른 분들도 맨날 갖다 주시거든요.
이건.. 그냥.. 괜찮아요.
여 그래두 저희집 고구마는 다른데.
저희집 고구마가 제일 달고 맛있어요.
(M) 동막골 OST
남 억지로 내게 고구마 바구니를 떠맡긴 여자는
가지 않고 의자에 앉아
다리를 달랑거리고 있다
자꾸 신경이 쓰인다
남 저... 안 가요?
여 네?
남 아니.. 집에 안 가냐구요...
여 네. 집에 아무도 없구요. 심심해서요.
남 네... 그런데요. 보건소는 심심하다고 있어도 되는 곳이 아니거든요
여 저 여기 있는 거 귀찮으세요?
남 아뇨. 그런 건 아닌데.
환자분들한테 방해될까봐요.
여 어차피 환자도 없잖아요
남 (당황하는 티 애써 감추며) .... 곧 오겠죠 뭐..
여 안 올 거에요.
동네 사람들이 다 선생님 욕해요
남 뭐에요? 아니 왜 내 욕을 해요?
여 선생님 디게 싸가지 없대요
주사 놔달라 그래두. ‘아 이런 건 주사 안맞아도 돼요’ 이러구
뭐든 자기 맘대로래요. 그래서 꼴보기 싫다구 다들 안온대요.
(M)
Got What You Need / Eve
남 (흥분 가라앉히며) 뭐 그러거나 말거나, 난 별로 상관 없어요
누군 뭐 여기 좋아서 이러고 있는 줄 아나...
여 여기가 싫어요?
남 싫지 그럼 좋아요?
여 왜 싫어요?
남 아 그거야... (말하려다가) 됐어요.
내가 왜 이런 걸 다 얘기해야 돼요?
여 얘기 안 해도 돼요.
그냥 편하게 계세요. 일 하세요.
저도 그냥 구경이나 할께요.
남 ....
여 선생님 우리 마을에서 왕딴데, 불쌍하잖아요.
제가 친구해 드리려고 온거니까, 너무 고마워 하지 마세요
남 ....!
남 이 여자는 도대체 뭔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화도 안난다
(M) Somewhere
Over The Rainbow+What A Wonderful World / Aselin Debison
남 무시하려 했지만
그 여자 말이 맞았다
난 정말 마을의 왕따였다
자기들끼린 그렇게 친하면서
나를 보면 슬금슬금 피하며 눈치만 봤고
내가 지나가고 나면
뒤에서 수군수군 거리기 일쑤였다.
그러다 내가 싹 돌아보면
후다닥 흩어지곤 했다
이것도 하루 이틀이지
조금씩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했다.
유일하게 말상대가 돼 주는 사람은
그 여자밖에 없었다
(E)문 열고 들어오는
여 선생님!
남 아 깜짝이야. 놀랬잖아요.
여 혼자 자장면 드세요?
남 (무뚝뚝) 네..
여 심심하겠다.
난 세상에서 밥 혼자 먹는 게 제일 싫던데.
남 괜찮아요. 난 원래 밥 혼자 먹는 거 좋아해요.
여 (혼잣말처럼) 응... 사람들 말이 맞구나
남 뭐가요
여 사람들이요, 선생님이 말을 참 재수 없게 한대요
그런데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서요.
남 뭐라구요?!!
(M) 새 (나 완전히 새됐어)
/
싸이
여 그치만 전 그렇게 생각해요.
선생님이 겉은 싸가지가 없지만
속은 안 그렇다. 고구마 속처럼 따뜻하다.
(다시 한번 강조) 물론 겉은 싸가지가 없지만 속은..
남 됐거든요. 그게 욕이야 칭찬이야..
여 선생님. 토요일에 저희집에서 김장 하거든요.
그때 마을 사람들 다 오니까, 선생님도 오세요.
남 제가 왜요?
여 원래 저희는 한 집에서 김장 하면 다 가서 도와도 주고
김치도 얻어먹고 그러는데요. 선생님 오시면
일은 안 시키구요, 김치만 드릴께요.
남 .... 네 봐서요. 시간이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M) 내
생애에 봄날은 간다 / 캔
(E) 라면 끓는 소리, TV 소리
남 물론 토요일에 그 여자 집에 가지는 않았다
혼자서 라면을 끓여놓고
텔레비전을 보는데
신김치라도 조금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E) 대문 두드리는
남 누구야... 누구세요?
(E)나가는
여 선생님 저에요
(E) 문 열고
남 이 시간에 여긴 무슨 일이에요?
여 왜 안 오셨어요. 김치 드리려고 왔어요.
남 (약간 반가운) 안 그러셔도 되는데...
여 김치 통은 다음주에 주세요. 맛있게 드세요.
남 네. 잘 먹을께요.
남 여자가 가져다 준 김치는
내가 먹어본 김치 중 최고였다
(E)라면에 김치 먹는 소리
남 그 김치를 먹으며
처음으로, 그 여자의 이름이 궁금해졌다.
(M)내가 만일 -문소리
(E) 보건소 문 열고 들어오는
여 선생님!
남 (조금 반갑게) 아, 왔어요?
여 김치통 주세요
남 아.. 여기..
(E) 주면, 바로 열어보는
여 어? 텅 비었네
남 네?
여 (서운) 원래 우리 마을 사람들은 뭐 받아먹으면
이렇게 입 싹 씻지 않는데...
고구마라도.. 아니면 감홍시 같은 거라도 넣어서 주고 그러는데.
남 (당황하다가 얼른) 아~~그게요~~ 나두 그러려고 했는데
제가 주고 싶었던 게 여기 다 안 들어가서...
여 뭐 주실려고 그랬는데요?
남 음.. 피자요. 피자 좋아해요?
여 아.. 그거.. 테레비에서 봤는데...
먹어보진 않았어요
남 피자를..... 한번도 안먹어봤어요?
여 ...네...
남 그럼 피자 먹으러 갈래요?
(M) 혼자만의 겨울 - 강수지
(E) 피자 가게 소음
여 와. 냄새가 디게 좋아요.
남 먹어요
여 ... 어떻게.. 먹는 거에요 이거?
남 그냥 손으로 이렇게 집어서요. 먹으면 돼요.
여 아.. (먹고)
남 맛있어요?
여 (대답도 제대로 못하는) 네
남 피클도 같이 먹어요. 이거..
여 네
남 아이처럼 좋아하며 피자를 먹는 그녀의 모습이
참 천진해 보였다. 웃음이 흔한 그녀를 따라
나도 웃고 있었다.
(M) 사랑스러워 - 김종국
(E) 걷는 소리
남 이름이 뭐에요?
여 제 이름요? 윤은서요.
남 이름 참 예쁘네요.
여 (자랑스러운) 네. 우리 엄마가 지어준 이름이에요.
남 그래요? 지금 어머니랑 같이 사세요?
여 ... 아뇨? 저는 혼자 살아요
남 ... 왜 그런지 물어봐도 돼요?
여 엄마는 아빠가 너무 때려서 도망갔대요
그런데 엄마가 도망간 다음에
아빠는 맨날 술만 먹으면서 엄마 찾아다니다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아빠는 엄마 때리지 말지. 그랬으면 엄마도 도망 안가고.
아빠도 안 죽었을텐데. 그죠...
(M) 애상 - 박지윤
(E) 걷는
남 그럼 은서씨는 그때부터 혼자 산 거에요?
여 네. 전 그때부터 맨날 혼자 밥을 먹었어요.
그래서 전 혼자 밥 먹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싫어요.
남 .... 그랬구나...
여 또 싫어하는 거 있어요
애들이 나 따돌리는 거.
남 누가 은서씨처럼 착한 사람도 따돌려요?
여 어렸을 때요. 학교 가면 애들이 나랑 말을 안했어요.
나랑은 말이 안통한다구요. 자기들끼리만 얘기하구요.
밥도 같이 안먹었어요.
남 왜요? 은서씨 말 이렇게 잘하는데?
여 모르겠어요. (조금 웃고) 한번은요, 우리반 어떤애가 돈을 훔쳤는데요.
저 보구 훔쳤다고 하라 그랬어요. 그러면 나랑 친구해 준다구요.
그래서 제가 훔쳤다 그랬거든요. 그런데 그애가요 저랑 친구 안해줬어요.
남 ............
여 (울먹이며) 그때 조금 외로웠어요.
(M) Clementine
여 아저씨도 불쌍하잖아요. 아무도 말도 안걸어주고.
남 ....! 은서씨. 그거는.. 좀 경우가 다르죠.
내가 왜 불쌍해요.
여 그냥 저는 좀 불쌍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아저씨 친구해 드리기로 한거에요.
남 누군가가 자신과 같은 아픔을 당할까봐
먼저 감싸주기로 했다는 그녀.
그 순간. 그녀의 표현대로
내 속은 고구마 속처럼 따뜻해져 오는 것 같았다
(M) 좋은 사람 - 토이
남 그후
마을 사람들을 대하는 내 태도는
조금씩 달라졌다
먼저 인사를 건네기도 했고
어쩌다 찾아오는 환자에게도
친절하려고 애썼다
변한 내 모습을 보고
마을 사람들도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M) 아름다운 세상 - 유리상자
남 어느날 그녀는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인 채
나타났다
여 선생님. 제 손톱 예쁘죠.
남 그녀의 손을 보았다
힘든 농사일로 갈라진 손등에
다 부러진 손톱
왠지 한쪽 가슴이 짠해지는 느낌이었다
남 네. 예뻐요.
여 이거요. 첫눈 올 때까지 안없어지면요.
사랑하는 사람이 애인이 된대요.
남 은서씨 애인 있었으면 좋겠어요?
여 네
남 수줍은 듯 얘기하는
그녀의 얼굴빛도
손톱 위의 봉숭아물빛이었다
(M) 첫사랑 - 이소라
(E) 창문 드르륵 여는 소리
남 그리고 얼마 후
창문을 열었을 때
난 작은 탄성을 질렀다
첫눈이었다
크리스마스 카드 속처럼
작고 예쁜 이 마을에
첫눈이 소담스럽게 내려 있었다
(M) White
Christmas / 신승훈
(E) 문 열고 들어오는
여 (약간 들뜬) 선생님~~~
남 은서씨 왔어요?
여 선생님 첫눈 왔어요
남 나도 알아요.
여 그럼 선생님이 제 애인 하시는 거에요?
남 네??? 무슨 소리에요???
여 이거 보세요.
남 그녀가 양손을 쫙 펼쳐서 내밀었다
아직 반달 모양의 봉숭아물이 남아 있었다
여 첫눈 올 때까지 봉숭아 물 남아 있으면
사랑하는 사람이 애인 된다 그랬잖아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선생님이에요.
(M) 사랑해요 - 이소은
남 .... 은서씨 방금 뭐라 그랬어요?
여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선생님이에요.
남 나라구요?
여 네
남 잠시 말문이 막혔다
이 여자에게 뭐라고 얘기를 해줘야 할까...
두 눈에 눈물이 그렁한 채
나를 보는 그녀에게 뭐라고 해야 할까...
남 은서씨 있잖아요. 나는 예전에 은서씨가 말했던 것처럼
굉장히 싸가지 없는 사람이거든요.
여 (울먹) 네?
남 그러니까 은서씨가 사랑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구요.
여 아니에요. 선생님 싸가지 있어요.
남 은서씨. 그러니까, 내 친구들은... 어떤 여자랑 결혼하냐면요.
대학도 나오고, 돈도 많아서 병원도 지어주고 차도 사주고 집도 사주는..
그런 여자들하고 결혼해요.
여 (이해 못하는, 여전히 울먹이며) 네?
남 나도 내 친구들이랑 비슷한 놈이라서요.
그런 여자랑 결혼할 거에요.
(M) 난
행복해 / 이승철
여 그럼.. 저도 병원도 지어주고 차도 사주고 집도 사줘야 돼요?
남 아니.. 그 얘기가 아니라...
은서씨랑 저는... 조금... 안 맞는 것 같다는 얘기에요.
여 왜요?
남 ..... 그러니까 전요. 은서씨를 사랑하지 않는다구요.
여 .....
남 서로 사랑해야 애인이 되는 거잖아요.
한쪽만 사랑한다구 무조건 애인 해달라고 하면...
그 사람을 괴롭히는 일이 되는 거잖아요.
여 ...... 그런 거에요?
남 ... 네 은서씨
여 죄송합니다.
선생님 괴롭히고 싶은 마음 없었어요.
전 그냥요. 제가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 건
태어나서 처음이어서... 얘기해야 할 것 같아서요...
(M) 너를
/ 연우
남 며칠 후
은서는 다시 나를 찾아왔다
조금 수척해진 얼굴이었지만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남 은서씨 잘 있었어요?
여 네. 오늘은 아파서 왔어요.
남 (놀란) 어디가요? 어디가 아파요?
여 여기요.
남 은서의 손가락은 심장을 가리키고 있었다
여 여기가 아파요. 고쳐주세요.
(M) 서영은 - 내안의 그대 (어떡하죠 내 심장이 고장났나봐)
남 손가락으로 심장을 가리키는
은서의 말간 얼굴을 보는데
내 가슴까지 아파오는 느낌이 들었다
남 거기가 많이 아파요?
여 네. 그리구 밤에 잘 때 자꾸 눈물이 나구요.
밥도 맛이 없어요.
남 그래서 이렇게 마른 거에요?
뭐.. 먹고 싶은 거는 없어요?
여 .... 하나 있긴 있는데...
남 뭔데요?
여 ... 피자요...
남 피자 먹고 싶어요?
여 네... 그런데 만약에 제가 이런 말 하는 게
선생님 괴롭히는 거면, 안 들으신 걸로 해 주세요.
(M) 내가 아는 그대
/
서후
(E)걷는 소리
남 그녀를 데리고 나가 피자를 사주고
함께 마을 버스를 탔다
벌써 어둑어둑해져 오는 창밖을 보며
은서가 작게 노래를 불렀다
여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 없어
둥근 달만 바라보니 외롭기 한이 없다~
남 그 노래 좋아해요?
여 모르겠어요. 그냥 어렸을 때부터 많이 불렀어요.
남 아무도 없는 집에 앉아
혼자서 밥을 먹고
혼자서 노래를 불러야 했을
그녀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니
콧등이 찡해졌다. 가슴이 아팠다.
(M) Clementine
남 얼마 후.
난 다른 보건소로 옮겨 가게 됐다.
그동안 정이 들었던 마을을 떠나는 것도
아쉬웠지만
누구보다 내 가슴에 걸려 있는 사람은
바로 은서였다
(E)문 열고 들어오는
남 ... 은서씨...
여 선생님 오늘 가세요?
남 네. 잘 있어요. 어디 아프지 말구요.
여 ...네... 그리구 이거요...
남 뭐에요?
여 선생님 가면서 드세요.
남 그녀가 내민 김치통을 열었다.
그 안엔 김치 대신, 피자가 들어 있었다.
여 어젯저녁에 사왔는데요. 변하지 말라구 여기 넣어뒀어요.
남 뭐하러 고생스럽게 이런 걸 샀어요.
난 그동안 은서씨가 담궈줬던 김치가 제일 맛있었는데.
김치나 더 주지.
여 정말요? 그럼 김치도 드릴께요. 조금만 기다리실래요?
금방 갔다 올께요.
(M) 다 줄거야
/
조규만
남 말릴 사이도 없이 은서는 뛰어나갔고
잠시 뒤, 가쁜 숨을 내쉬며 들어왔다.
그녀의 팔엔 작은 항아리가 들려 있었다
여 이거 다 가져가세요. 이젠 드리지도 못하는데.
남 그거 나 다 주면, 은서씬 뭐 먹어요
여 저는... 또 담아 먹으면 되잖아요.
남 그럼.. 나는요? 이거 다 먹으면.. 그땐 어쩌죠?
여 전화하세요. 제가 또 갖다 드릴께요.
남 그것도 다 먹으면요?
여 음... 그럼 또... 갖다드릴께요.
남 은서씨 그냥 내 옆에 있을래요?
여 네?
남 그렇게 나한테 계속 주고만 싶으면요.
그냥 내 옆에 계속 있을래요?
(M) 아시나요 - 조성모
남 내 이런 선택은
이 마을 안에서만 인정받을지 모른다
이 마을을 벗어난 다른 곳에선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얘기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믿는다
지금 내 심장의 두근거림을.
그녀 앞에서만 착해질 수 있는
내 마음을.
그녀만 지켜주고 싶고
그녀만 사랑해주고 싶은 건
다름 아닌, 내 운명임을.
(M) 주제음
너는
내 운명 / 황정민+전도연
2005-11-24(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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