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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24일 선곡표 및 음악에세이 대본
 


M     웃어도 눈물이 나 / 서문탁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212화 - 너는 내 운명 / 황정민+전도연


(M) 주제음 (너는 내 운명)


(E) 비포장 도로 덜컹거리며 가는 자동차

남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대로

        가고는 있지만

        계속 뱅뱅 맴돌고만 있는 기분이다

        아무리 가도 똑같은 들판에

        똑같은 비포장 길이다

        왜 내가 이런 외진 마을로

        들어와야 되는지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갈 건지

        암담하기만 하다

(E) 갑자기 바퀴가 어딘가에 끼어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붕붕대는

남     심지어 차 바퀴가

        진흙탕에 빠져서

        앞으로 갈 수 조차 없게 돼 버렸다

        앞이 노랗다

(M)머피의 법칙 / 디제이 디오씨


(E) 계속 붕붕대는

남     아.. 미치겠네.

(E) 휴대폰 꺼내 눌러보는

남     뭐야. 전화도 안돼?

(E) 이때 털털털 경운기 가다가 멈추는

여     (멀리서) 아저씨 뭐해요?

남     (짜증) 예?

여     그 차 왜 그래요?

남     보면 몰라요? 차 바퀴가 박혀서 꼼짝을 못하잖아요.

여     제가 도와 드려요?

남     아가씨가요?

(E) 경운기 시동 끄고 털썩 뛰어 내려서 걸어오는

여     아저씨가 운전해봐요. 제가 밀어볼께요.

남     괜찮아요. 아가씨가 어떻게..

여     저 힘 세요. 농사일 해서 아저씨 보단 힘 잘 쓸걸요?

        얼른 가서 운전이나 해 보세요.

남     예.. 뭐.. 그럼...

(E) 차 붕붕대는

남     (차 문 열고 말하는) 어떻게.. 좀 밀려요?

여     (낑낑대기만)

남     밀리냐구요~

여     아니요. 꼼짝도 안해요. 차가 굉장히 무거워요.

(M)  아리아리 / 이정현


(E) 차에서 내려 걸어오는

남     거봐요. 안된댔잖아요.

여     할 수 없죠 뭐. 그럼 제 경운기에 타세요.

남     예? 경운기에요?

여     금방 해 질 텐데. 이 길로 사람도 안 다녀요.

남     .....

여     (여우 같진 않게. 그냥 순박하게) 그럼 안녕히 계세요

남     (다급) 저기, 뒤에 퇴비랑 쟁기.. 저런 거 좀 치워줘요.

여     네!

(E) 이것저것 치우는

여     타세요

(E) 타고, 경운기 출발하는

여     선생님이시죠?

남     네?

여     선생님 아니에요?

남     저 의사에요. 금촌리 보건소에서 일할 거에요.

여     선생님 맞네요. 의사 선생님. (까르르 웃는)


남     뭐가 좋은지 연신 웃어대는 저 여자

        어딘지 모르게 조금 모자라 보인다

(M) 보리울의 여름


남     보건소에서 환자를 보는 일은

        무료하고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신경통 때문에 다리가 아프니

        주물러 달라는 할머니부터

        얼마 되지도 않는 병원비를 깎아달라며

        고구마를 내미는 아주머니까지

        도무지 적응이 안되는 사람들 뿐이었다


(E)빼꼼 문 열고 들어오는

여     선생님

남     (귀찮은) 네. 어디가 아파서 오셨어요?

여     선생님. 저 모르시겠어요?

남     네? 아. 그때 그...

        어디 아픈 데 있어서 왔어요?

여     아뇨. 그건 아니구. 고구마 좀 드셔보시라구요.

(E) 뭔가 놓는

남     저기.. 고구마는 아가씨 말고도

        여기 마을 다른 분들도 맨날 갖다 주시거든요.

        이건.. 그냥.. 괜찮아요.

여     그래두 저희집 고구마는 다른데.

        저희집 고구마가 제일 달고 맛있어요.

(M) 동막골 OST


남     억지로 내게 고구마 바구니를 떠맡긴 여자는

        가지 않고 의자에 앉아

        다리를 달랑거리고 있다

        자꾸 신경이 쓰인다


남     저... 안 가요?

여     네?

남     아니.. 집에 안 가냐구요...

여     네. 집에 아무도 없구요. 심심해서요.

남     네... 그런데요. 보건소는 심심하다고 있어도 되는 곳이 아니거든요

여     저 여기 있는 거 귀찮으세요?

남     아뇨. 그런 건 아닌데.

        환자분들한테 방해될까봐요.

여     어차피 환자도 없잖아요

남     (당황하는 티 애써 감추며) .... 곧 오겠죠 뭐..

여     안 올 거에요.

        동네 사람들이 다 선생님 욕해요

남     뭐에요? 아니 왜 내 욕을 해요?

여     선생님 디게 싸가지 없대요

        주사 놔달라 그래두. ‘아 이런 건 주사 안맞아도 돼요’ 이러구

        뭐든 자기 맘대로래요. 그래서 꼴보기 싫다구 다들 안온대요.

(M)  Got What You Need / Eve


남     (흥분 가라앉히며) 뭐 그러거나 말거나, 난 별로 상관 없어요

        누군 뭐 여기 좋아서 이러고 있는 줄 아나...

여     여기가 싫어요?

남     싫지 그럼 좋아요?

여     왜 싫어요?

남     아 그거야... (말하려다가) 됐어요.

        내가 왜 이런 걸 다 얘기해야 돼요?

여     얘기 안 해도 돼요.

        그냥 편하게 계세요. 일 하세요.

        저도 그냥 구경이나 할께요.

남     ....

여     선생님 우리 마을에서 왕딴데, 불쌍하잖아요.

        제가 친구해 드리려고 온거니까, 너무 고마워 하지 마세요

남     ....! 


남     이 여자는 도대체 뭔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화도 안난다

(M) Somewhere Over The Rainbow+What A Wonderful World / Aselin Debison


남     무시하려 했지만

        그 여자 말이 맞았다

        난 정말 마을의 왕따였다

        자기들끼린 그렇게 친하면서

        나를 보면 슬금슬금 피하며 눈치만 봤고

        내가 지나가고 나면

        뒤에서 수군수군 거리기 일쑤였다.

        그러다 내가 싹 돌아보면

        후다닥 흩어지곤 했다

        이것도 하루 이틀이지

        조금씩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했다.

        유일하게 말상대가 돼 주는 사람은

        그 여자밖에 없었다


(E)문 열고 들어오는

여     선생님!

남     아 깜짝이야. 놀랬잖아요.

여     혼자 자장면 드세요?

남     (무뚝뚝) 네..

여     심심하겠다. 

        난 세상에서 밥 혼자 먹는 게 제일 싫던데.

남     괜찮아요. 난 원래 밥 혼자 먹는 거 좋아해요.

여     (혼잣말처럼) 응... 사람들 말이 맞구나

남     뭐가요

여     사람들이요, 선생님이 말을 참 재수 없게 한대요

        그런데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서요.

남     뭐라구요?!!

(M) 새 (나 완전히 새됐어) / 싸이


여     그치만 전 그렇게 생각해요.

        선생님이 겉은 싸가지가 없지만

         속은 안 그렇다. 고구마 속처럼 따뜻하다.

         (다시 한번 강조) 물론 겉은 싸가지가 없지만 속은..

남      됐거든요. 그게 욕이야 칭찬이야..

여      선생님. 토요일에 저희집에서 김장 하거든요.

         그때 마을 사람들 다 오니까, 선생님도 오세요.

남      제가 왜요?

여      원래 저희는 한 집에서 김장 하면 다 가서 도와도 주고

         김치도 얻어먹고 그러는데요. 선생님 오시면

         일은 안 시키구요, 김치만 드릴께요.

남      .... 네 봐서요. 시간이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M) 내 생애에 봄날은 간다 / 캔


(E) 라면 끓는 소리, TV 소리 

남      물론 토요일에 그 여자 집에 가지는 않았다

         혼자서 라면을 끓여놓고

         텔레비전을 보는데

         신김치라도 조금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E) 대문 두드리는

남      누구야... 누구세요?

(E)나가는

여      선생님 저에요

(E) 문 열고

남      이 시간에 여긴 무슨 일이에요?

여      왜 안 오셨어요. 김치 드리려고 왔어요.

남      (약간 반가운) 안 그러셔도 되는데...

여      김치 통은 다음주에 주세요. 맛있게 드세요.

남      네. 잘 먹을께요.


남      여자가 가져다 준 김치는

         내가 먹어본 김치 중 최고였다


(E)라면에 김치 먹는 소리


남      그 김치를 먹으며

         처음으로, 그 여자의 이름이 궁금해졌다.

(M)내가 만일 -문소리


(E) 보건소 문 열고 들어오는

여      선생님! 

남      (조금 반갑게) 아, 왔어요?

여      김치통 주세요

남      아.. 여기..

(E) 주면, 바로 열어보는

여      어? 텅 비었네

남      네?

여      (서운) 원래 우리 마을 사람들은 뭐 받아먹으면

         이렇게 입 싹 씻지 않는데...

         고구마라도.. 아니면 감홍시 같은 거라도 넣어서 주고 그러는데. 

남      (당황하다가 얼른) 아~~그게요~~ 나두 그러려고 했는데

         제가 주고 싶었던 게 여기 다 안 들어가서...

여      뭐 주실려고 그랬는데요?

남      음.. 피자요. 피자 좋아해요?

여      아.. 그거.. 테레비에서 봤는데...

         먹어보진 않았어요

남      피자를..... 한번도 안먹어봤어요?

여      ...네...

남      그럼 피자 먹으러 갈래요?

(M) 혼자만의 겨울 - 강수지


(E) 피자 가게 소음

여      와. 냄새가 디게 좋아요.

남      먹어요

여      ... 어떻게.. 먹는 거에요 이거?

남      그냥 손으로 이렇게 집어서요. 먹으면 돼요.

여      아.. (먹고)

남      맛있어요?

여      (대답도 제대로 못하는) 네

남      피클도 같이 먹어요. 이거..

여      네


남      아이처럼 좋아하며 피자를 먹는 그녀의 모습이

         참 천진해 보였다. 웃음이 흔한 그녀를 따라

         나도 웃고 있었다.

(M) 사랑스러워 - 김종국


(E) 걷는 소리

남      이름이 뭐에요?

여      제 이름요? 윤은서요.

남      이름 참 예쁘네요.

여      (자랑스러운) 네. 우리 엄마가 지어준 이름이에요.

남      그래요? 지금 어머니랑 같이 사세요?

여      ... 아뇨? 저는 혼자 살아요

남      ... 왜 그런지 물어봐도 돼요?

여      엄마는 아빠가 너무 때려서 도망갔대요

         그런데 엄마가 도망간 다음에

         아빠는 맨날 술만 먹으면서 엄마 찾아다니다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아빠는 엄마 때리지 말지. 그랬으면 엄마도 도망 안가고.

         아빠도 안 죽었을텐데. 그죠...

(M) 애상 - 박지윤


(E) 걷는

남      그럼 은서씨는 그때부터 혼자 산 거에요?

여      네. 전 그때부터 맨날 혼자 밥을 먹었어요.

         그래서 전 혼자 밥 먹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싫어요.

남      .... 그랬구나...

여      또 싫어하는 거 있어요

         애들이 나 따돌리는 거.

남      누가 은서씨처럼 착한 사람도 따돌려요?

여      어렸을 때요. 학교 가면 애들이 나랑 말을 안했어요.

         나랑은 말이 안통한다구요. 자기들끼리만 얘기하구요.

         밥도 같이 안먹었어요.

남      왜요? 은서씨 말 이렇게 잘하는데?

여      모르겠어요. (조금 웃고) 한번은요, 우리반 어떤애가 돈을 훔쳤는데요.

         저 보구 훔쳤다고 하라 그랬어요. 그러면 나랑 친구해 준다구요.

         그래서 제가 훔쳤다 그랬거든요. 그런데 그애가요 저랑 친구 안해줬어요.

남      ............

여      (울먹이며) 그때 조금 외로웠어요.

(M) Clementine


여      아저씨도 불쌍하잖아요. 아무도 말도 안걸어주고.

남      ....! 은서씨. 그거는.. 좀 경우가 다르죠.

         내가 왜 불쌍해요.

여      그냥 저는 좀 불쌍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아저씨 친구해 드리기로 한거에요.


남      누군가가 자신과 같은 아픔을 당할까봐

         먼저 감싸주기로 했다는 그녀.

         그 순간. 그녀의 표현대로

         내 속은 고구마 속처럼 따뜻해져 오는 것 같았다

(M) 좋은 사람 - 토이


남      그후

         마을 사람들을 대하는 내 태도는

         조금씩 달라졌다

         먼저 인사를 건네기도 했고

         어쩌다 찾아오는 환자에게도

         친절하려고 애썼다

         변한 내 모습을 보고

         마을 사람들도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M) 아름다운 세상 - 유리상자


남      어느날 그녀는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인 채

         나타났다


여      선생님. 제 손톱 예쁘죠.


남      그녀의 손을 보았다

         힘든 농사일로 갈라진 손등에

         다 부러진 손톱

         왠지 한쪽 가슴이 짠해지는 느낌이었다


남      네. 예뻐요.

여      이거요. 첫눈 올 때까지 안없어지면요.

         사랑하는 사람이 애인이 된대요.

남      은서씨 애인 있었으면 좋겠어요?

여      네


남      수줍은 듯 얘기하는

         그녀의 얼굴빛도

         손톱 위의 봉숭아물빛이었다

(M) 첫사랑 - 이소라


(E) 창문 드르륵 여는 소리

남      그리고 얼마 후

         창문을 열었을 때

         난 작은 탄성을 질렀다

         첫눈이었다

         크리스마스 카드 속처럼

         작고 예쁜 이 마을에

         첫눈이 소담스럽게 내려 있었다

 (M) White Christmas / 신승훈


(E) 문 열고 들어오는

여      (약간 들뜬) 선생님~~~

남      은서씨 왔어요?

여      선생님 첫눈 왔어요

남      나도 알아요.

여      그럼 선생님이 제 애인 하시는 거에요?

남      네??? 무슨 소리에요???

여      이거 보세요.


남      그녀가 양손을 쫙 펼쳐서 내밀었다

         아직 반달 모양의 봉숭아물이 남아 있었다


여      첫눈 올 때까지 봉숭아 물 남아 있으면

         사랑하는 사람이 애인 된다 그랬잖아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선생님이에요.

(M) 사랑해요 - 이소은


남      .... 은서씨 방금 뭐라 그랬어요?

여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선생님이에요.

남      나라구요?

여      네


남      잠시 말문이 막혔다

         이 여자에게 뭐라고 얘기를 해줘야 할까...

         두 눈에 눈물이 그렁한 채

         나를 보는 그녀에게 뭐라고 해야 할까...


남      은서씨 있잖아요. 나는 예전에 은서씨가 말했던 것처럼

         굉장히 싸가지 없는 사람이거든요.

여      (울먹) 네?

남      그러니까 은서씨가 사랑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구요.

여      아니에요. 선생님 싸가지 있어요.

남      은서씨. 그러니까, 내 친구들은... 어떤 여자랑 결혼하냐면요.

         대학도 나오고, 돈도 많아서 병원도 지어주고 차도 사주고 집도 사주는..

         그런 여자들하고 결혼해요.

여      (이해 못하는, 여전히 울먹이며) 네?

남      나도 내 친구들이랑 비슷한 놈이라서요.

         그런 여자랑 결혼할 거에요.

(M) 난 행복해 / 이승철


여      그럼.. 저도 병원도 지어주고 차도 사주고 집도 사줘야 돼요?

남      아니.. 그 얘기가 아니라...

         은서씨랑 저는... 조금... 안 맞는 것 같다는 얘기에요.

여      왜요?

남      ..... 그러니까 전요. 은서씨를 사랑하지 않는다구요.

여      .....

남      서로 사랑해야 애인이 되는 거잖아요.

         한쪽만 사랑한다구 무조건 애인 해달라고 하면...

         그 사람을 괴롭히는 일이 되는 거잖아요.

여      ...... 그런 거에요?

남      ... 네 은서씨

여      죄송합니다.

         선생님 괴롭히고 싶은 마음 없었어요.

         전 그냥요. 제가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 건

         태어나서 처음이어서... 얘기해야 할 것 같아서요...

(M) 너를 / 연우


남      며칠 후

         은서는 다시 나를 찾아왔다

         조금 수척해진 얼굴이었지만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남      은서씨 잘 있었어요?

여      네. 오늘은 아파서 왔어요.

남      (놀란) 어디가요? 어디가 아파요?

여      여기요.


남      은서의 손가락은 심장을 가리키고 있었다


여      여기가 아파요. 고쳐주세요.

(M) 서영은 - 내안의 그대 (어떡하죠 내 심장이 고장났나봐)


남      손가락으로 심장을 가리키는

         은서의 말간 얼굴을 보는데

         내 가슴까지 아파오는 느낌이 들었다

 

남      거기가 많이 아파요?

여      네. 그리구 밤에 잘 때 자꾸 눈물이 나구요.

         밥도 맛이 없어요.

남      그래서 이렇게 마른 거에요?

         뭐.. 먹고 싶은 거는 없어요?

여      .... 하나 있긴 있는데...

남      뭔데요?

여      ... 피자요...

남      피자 먹고 싶어요?

여      네... 그런데 만약에 제가 이런 말 하는 게

         선생님 괴롭히는 거면, 안 들으신 걸로 해 주세요.

(M) 내가 아는 그대 / 서후


(E)걷는 소리

남      그녀를 데리고 나가 피자를 사주고

         함께 마을 버스를 탔다

         벌써 어둑어둑해져 오는 창밖을 보며

         은서가 작게 노래를 불렀다


여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 없어

         둥근 달만 바라보니 외롭기 한이 없다~

남      그 노래 좋아해요?

여      모르겠어요. 그냥 어렸을 때부터 많이 불렀어요.


남      아무도 없는 집에 앉아

         혼자서 밥을 먹고

         혼자서 노래를 불러야 했을

         그녀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니

         콧등이 찡해졌다. 가슴이 아팠다.

(M) Clementine


남      얼마 후.

         난 다른 보건소로 옮겨 가게 됐다.

         그동안 정이 들었던 마을을 떠나는 것도

         아쉬웠지만

         누구보다 내 가슴에 걸려 있는 사람은

         바로 은서였다


(E)문 열고 들어오는

남      ... 은서씨...

여      선생님 오늘 가세요?

남      네. 잘 있어요. 어디 아프지 말구요.

여      ...네... 그리구 이거요...

남      뭐에요?

여      선생님 가면서 드세요.


남      그녀가 내민 김치통을 열었다.

         그 안엔 김치 대신, 피자가 들어 있었다.

 

여      어젯저녁에 사왔는데요. 변하지 말라구 여기 넣어뒀어요.

남      뭐하러 고생스럽게 이런 걸 샀어요.

         난 그동안 은서씨가 담궈줬던 김치가 제일 맛있었는데.

         김치나 더 주지.

여      정말요? 그럼 김치도 드릴께요. 조금만 기다리실래요?

         금방 갔다 올께요.

(M) 다 줄거야 / 조규만


남      말릴 사이도 없이 은서는 뛰어나갔고

         잠시 뒤, 가쁜 숨을 내쉬며 들어왔다.

         그녀의 팔엔 작은 항아리가 들려 있었다


여      이거 다 가져가세요. 이젠 드리지도 못하는데.

남      그거 나 다 주면, 은서씬 뭐 먹어요

여      저는... 또 담아 먹으면 되잖아요.

남      그럼.. 나는요? 이거 다 먹으면.. 그땐 어쩌죠?

여      전화하세요. 제가 또 갖다 드릴께요.

남      그것도 다 먹으면요?

여      음... 그럼 또... 갖다드릴께요.

남      은서씨 그냥 내 옆에 있을래요?

여      네?

남      그렇게 나한테 계속 주고만 싶으면요.

         그냥 내 옆에 계속 있을래요?

(M) 아시나요 - 조성모


남      내 이런 선택은

         이 마을 안에서만 인정받을지 모른다

         이 마을을 벗어난 다른 곳에선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얘기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믿는다

         지금 내 심장의 두근거림을.

         그녀 앞에서만 착해질 수 있는

         내 마음을.

         그녀만 지켜주고 싶고

         그녀만 사랑해주고 싶은 건

         다름 아닌, 내 운명임을.

(M) 주제음  너는 내 운명 / 황정민+전도연






2005-11-24(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