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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화 음악에세이에 나간 노래
1 오래전 그날 / 윤종신
2 Forever / Stratovarius
3 샴푸의 요정 / 이승철
4 안되나요 / 휘성
5 엄마의 일기 / 왁스
6 사랑해도 될까요 / 박신양
7 내 여자라니까 / 이승기
8 너만 아는 바보 / 히어로
9 니가 참 좋아 / 쥬얼리
10 가까이 / 샵
11 혼자만 하는 사랑 / 거미
12 사랑해요 / 이소은
13 마법의 성 / 클래식
14 You Raise Me Up / Westlife
15 I'm Sorry / 팀
16 어떤 그리움 / 이은미
17 2 Love / GOD
18 거짓말 / GOD
19 꿈의 대화 / 장혜진
20 내 눈물이 하는 말 / 견우
21 두 사람 / 성시경
22 웃어도 눈물이 나 / 서문탁
23 오래전 그날 / 윤종신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11화 - 오래전 그날
(M) 주제음 - 오래전 그날 / 윤종신
남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있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첫사랑을 가슴에 묻고 살아간다
그렇게 모른 척 살다가
술이라도 한 잔 들어가거나
길가에 떨어진 낙엽이
쓸쓸한 소리를 내면서
하늘로 날아가면
그때, 슬며시 그 기억을 꺼내놓는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
아주 오래된 첫사랑을
아직까지 가슴에 묻지 못하고
내 마음 한 가운데 고이 놓아두었다
(M) Forever / Stratovarius
남 10년 전
대학 합격자를 발표하던 무렵
지방이 집이던 나는
학교 근처에 하숙집을 구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은 남쪽 지방 보다 훨씬 더 추웠다
골목골목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칼바람을 맞으며
난 미리 그려둔 약도에 적힌 집을
찾아갔다
(E) 나무대문 두드리는
남 계세요?
(E) 나오고
여1 누구세요?
(E) 대문 열어주고
남 여기.. 하숙하는 집...
여1 네. 맞아요. 아까 전화하셨던 분이죠?
남 네
여1 들어오세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남 나를 보며 환하게 웃어주는 그녀에게서
좋은 향기가 났다
(M) 샴푸의 요정 / 이승철
남 그녀를 사랑하게 된 게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바쁜 그녀의 어머니를 대신해서
아침을 차려주던 그때부턴지...
온수가 나오지 않던 어느 날
세수할 때 쓰라며
따뜻한 물을 부어주던 그때부턴지...
...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다.
그저, 내 기억 속의 그녀는
언제나 모든 사람에게 따뜻하고 다정한 여자였다
(E) 밥상 차리는
여1 어제 술 먹고 왔죠?
남 어떻게 알았어요?
여1 새벽에 들어오는 소리 들었어요
봉덕씨 술 먹고 오면, 꼭 물 한 컵 먹고 이층으로 올라가잖아요
남 맞다. 제가 좀 그렇죠.
여1 콩나물 국이니까 입맛 없어도 둘러마셔요.
남 저 때문에 끓이신 거에요?
여1 술은 조금씩이라도 날마다 마시면 안좋대요
요즘 너무 자주 먹는 것 같애요.
남 네.. 줄일께요.
남 내게만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난 그녀의 친절에
혹시나 하는 희망을 품어보곤 했다
(M) 안되나요 - 휘성
남 2학년을 마치고
난 군대에 갔고
제대를 한 후엔
또다시 그 하숙집을 찾았다
여1 어머, 다시 오겠다더니 정말 왔네요?
남 전, 제가 한 말 지키는 사람이거든요
여1 엄마가 보셨으면 굉장히 반가워하셨겠다
남 아주머니 어디 가셨어요?
여1 ... 작년 겨울에 돌아가셨어요
남 ...네? 어쩌다가...
여1 원래 혈압 좀 있으셨잖아요.
남 ... 죄송해요. 전혀 몰랐어요.
여1 모르는 게 당연하죠. 괜찮아요 이제.
남 괜찮다 말하는 그녀의 눈가가
벌써 촉촉하다
(M) 엄마의 일기 - 왁스
(E)포장마차
남 그래서 이젠 하숙도 안하시는 거에요?
여1 엄마 계실 때야 조금씩 도왔지만
저 혼자는 무리죠
남 ... 그럼 저는 어디로 가죠?
여1 왜요. 이 근처에 하숙하는 집이 얼마나 많은데.
솔직히 우리집이 제일 후졌었죠 뭐.
방도 옛날식에.. 수도도 마당에 있구.. 요새 이런 집이 있나요..
남 그래두 전 이렇게 마음에 드는 집 못 봤어요
고향 집 같기도 하구~
여1 그렇게 생각해 주면 고맙구요.
남 그럼 요즘은 어떻게..
여1 직장 구했어요. 출판사에서 교정 보는 일인데, 할 만 해요.
남 원래 작가 되고 싶으시다고.. 신춘문예 준비하셨잖아요.
여1 제 주제에 뭘요. 몇 번 떨어지고 나니까 정신 들더라구요.
그런 얘기 그만 하구요, 한 잔 해요.
(E) 소주잔 부딪치는
남 아무도 곁에 없는 그녀
고이 품었던 꿈마저 포기한 그녀
그런 그녀 곁에
왠지 내 자리가 있을 것만 같았다
(M) 사랑해도 될까요 / 박신양
(E)바람 부는, 포장마차 펄럭이는
여1 와, 춥다. 어묵 국물 좀 먹어요.
남 저.. 은서씨..
여1 (풋 웃고)
남 왜, 웃으세요?
여1 예전부터 그랬어요. 다른 하숙생들은 다들.. 은서 누나.. 이러니까
나도 편하게.. 응. 왜? 이랬는데
봉덕씨는 꼬박꼬박 존대말에 은서씨.. 이러니까
나도 말을 못놓겠더라구요.
남 그냥.. 누나라는 말은 싫었거든요.
여1 왜요?
남 내가 많이 좋아하는 여자니까요.
(M) 내 여자라니까 - 이승기
여1 미안한데요. 나한텐 너무 갑작스런 얘기고..
남 전 괜찮아요. 은서씨도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릴께요
여1 아뇨. 솔직히 말하자면.. 저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남 ...
여1 물론 그 사람이 내 마음 받아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건
잘 알지만, 그래두요.. 다른 사람 마음에 품고
봉덕씨 마음 받아들일 수가 없잖아요.
남 그럼.. 그것도 기다릴께요.
은서씨 마음에서 그 사람이 떠날 때까지.
여1 나도 다른 사람 좋아하니까
봉덕씨 마음 알 것도 같은데요.
그러지 말아요. 내가 너무 미안하잖아요.
남 아니에요. 제가 은서씨 때문에 얼마나 좋았는데요.
군대에서 겨울 훈련 받을 때.. 발가락에 동상 걸리고
독감 걸려서 열이 40도까지 올랐을 때두요.
은서씨 생각만 하면 별로 아프지도 않았어요.
여1 봉덕씨...
남 그러니까.. 나는 괜찮으니까.. 나는 기다릴 거니까...
그렇게 하게 해줘요.
그냥 나 이용해요. 마음 아플 때 불러내서 술 마시자고 하구요.
그 사람이 속상하게 하면, 기대서 울어도 돼요.
(M) 너만 아는 바보 / 히어로
(E) 은행 소음
남 졸업을 하고, 은행에 일자리를 구했다
아직도 나는 가끔 그녀를 만난다.
한 번의 고백 뒤로
난 내 마음을 더욱 꼭꼭 숨겼고
그녀 역시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날 만난다.
그렇게라도 그녀와의 만남을 유지하고 싶어
난 그렇게 지내고 있다.
여2 김대리님. 오늘 새로 오신 지부장님 환영식 한다던데. 얘기 들었어요?
남 들었어요.
여2 보나마나 술잔 돌릴텐데, 나 흑기사 좀 해줘요
남 에이, 나보단 이연희씨가 술 잘 하지.
나 요즘 속 안좋아요
여2 왜요? 어디가 어떻게 안좋은데?
남 그냥.. 술병이죠 뭐.. 어제두 최대리랑 한잔 했더니
아직까지 어지럽네..
여2 정말요? 안되겠다. 그럼 내가 백기사 해줘야겠다.
남 백기사?
여2 남자만 흑기사 하란 법 있어요?
여자도 백기사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M) 니가 참 좋아 - 쥬얼리
남 회사 동료인 이연희 대리는
화통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에
미모까지 겸비한 재원이다
그런 그녀가 그 사람 많은 술자리에서
이렇게 선언하고 말았다
(E) 술자리 소음
여2 저기요, 김봉덕 대리 그만 주세요.
지금부터 김대리 술은 제가 마십니다.
(E) 환호
남 (난처, 속삭) 이대리, 왜 이래요.
여2 왜요. 속 안좋다면서요. 내가 김대리님꺼 다 마실테니깐
대신, 오늘 나 집에까지 책임지고 데려다줘요
남 아니, 저기 이대리..
(E) 술 마시고
여2 카...
(M) 가까이 - 샵
(E) 비틀거리는 여자 데리고 가는
남 연희씨. 이대리! 정신 좀 차려봐요.
여2 저 괜찮아요. 괜찮거든요 저.
남 잠깐만.. 101동.. 여기네. 연희씨 다 왔으니까 들어갈 수 있겠죠?
여2 어? 여기 우리집이네. 그럼요, 갈 수 있어요.
남 그럼 저 가요.
(E) 걸어가는
여2 김대리님!
남 네?
여2 얼마 전에요. 길거리 트럭에서 화분을 하나 샀거든요.
화분에다가 이름 붙여주고, 날마다 물을 줬더니
얼마 전에 꽃이 피었더라구요. 겨울 다 돼 가는데.. 신기하죠
남 그러게요.
여2 내가 물 줄 때마다 화분 이름을 불러줬거든요
아마, 내 사랑에 감복해서 꽃이 폈을지도 몰라
남 화분 이름이 뭔데요?
여2 봉덕이요. 내가요. 물 줄 때마다 이렇게 불러줘요.
봉덕아. 봉덕아. 이거 먹고 많이많이 커라.
(M) 혼자만 하는 사랑 - 거미
남 다음날
(E) 자판기 동전 넣는
여2 내꺼 하나 더 뽑아줄 수 있죠?
(E) 컵 나오고, 꺼내는
남 자요. 먼저 먹어요.
여2 땡큐
남 어제 많이 취했었죠
여2 네. 엄청 취했죠.
남 그런 것 같았어요.
여2 그래두, 내가 무슨 소리 했는지는 다 기억해요
남 ... 그래요?
여2 술기운에 실수한 거 아니구요
술기운 살짝 빌려본 거에요.
내가 아무리 철판 깔았다지만, 맨정신에 그런 얘기 할 정도는 아니거든요.
(M) 사랑해요 - 이소은
남 ... 연희씨...
여2 왜요?
남 내 주제에.. 이 대리 같은 사람 과분한 건 잘 아는데요.
나는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여2 알아요. 최대리한테 들었어요.
하숙집 주인 딸. 맞죠?
남 ... 네.
여2 일년에 몇 번 만날까 말까라면서요. 아직도 그 여잔 다른 남자 좋아하고.
남 그렇긴 하지만..
여2 그럼 뭐야? 난 김대리 좋아하고, 김대리는 그여자, 그여자는 딴남자.
먹이 사슬 관계로 보면, 내가 제일 아래잖아!
남 농담이 나와요?
여2 또 심각할 건 뭐에요. 사실, 김봉덕씨가 그 여자 좋아하는 건
일종의 환상 같은 거에요. 지고지순한 사랑에 대한 환상.
그 여자가 아니라, 그 환상을 사랑하고 있는 거라구요.
남 남의 사랑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지 말아요.
여2 어머. 화났어요? 김대리님도 화낼 줄 아는구나.
남 연희씨!
여2 우리 이렇게 시작하면 좋겠어요.
속엣얘기 시원하게 하구요. 화도 내고. 싸우기도 하면서.
서로를 잘 알아가자구요. 최소한, 상대를 사랑한다면
그런 모습까지 좋아해야 하는 거잖아요? 난 그런 게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M) 서지영 -stay in me
남 그 뒤로 김대리는 참 용감하게 내게 다가왔다
여2 주말에 뭐해요?
남 그냥.. 집에 있을 거에요.
여2 집에서 하루종일 뭐하게요. 나랑 쇼핑 안갈래요?
예쁜 겨울 스웨터 하나 사줄께요.
남 괜찮아요. 나는 그런 거 필요 없어요.
남 ....라고 단호하게 얘기해 보지만
정신 차려 보면, 난 사람 많은 쇼핑 센터에 와 있곤 했다.
(E) 백화점 소음
여2 와, 이거 예쁘다. 얼굴에 대봐요. 어머 괜찮다.
남 색깔이 너무 튀는데..
여2 화사하고 좋기만 한데요 뭐. 김봉덕씨 맨날 칙칙하게 회색만 입구..
이거 사요. 얼굴이 확 사네. 완전 원빈 같애요.
남 에이 설마.. (하면서도 바로)여기, 이거 얼마에요?
(M) 마법의 성 -클래식
남 연희와 있으면 다른 복잡한 생각은 하지 않아도 좋았다
웃을 일이 많아졌고
혼자서 술잔 기울이는 일은 적어졌다
(E)사무실 소음, 똑똑 책상 두드리는 소리
여2 나 할인쿠폰 있는데, 저녁은 쌀국수 먹으러 갈래요?
남 할인쿠폰으로 가는 데 말고
맛있는데 골라봐요. 오늘은 내가 살거니까.
여2 어머? 웬일이야. 비싼 거 먹어야지.
(E)전화벨
남 여보세요
여1 저 은서에요
남 은서씨.. 웬일이에요. 먼저 전화를 다 하고..
여1 요즘 통 연락이 없던데. 바빴어요?
남 네.. 그냥 좀..
여1 겨울도 돼 가고.. 찬바람 부니까 갑자기 생각이 나서요
남 그랬어요?
여1 저녁에 시간 있으면, 밥 같이 먹을래요?
남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녀가 나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M) You Raise Me Up / Westlife
남 나, 오늘은 그만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여2 전화, 그 여자한테 온거죠?
남 ...네
여2 거짓말도 못하나? 아니라 잡아떼도 되는 거잖아요
남 미안해요
여2 나 상처 받았을 것 같죠. 그런데 괜찮아요.
오히려 잘됐어요. 그 여자 만나 봐요. 그리고 나랑 마음껏 비교도 해봐요.
남 .....
여2 서서히 알게 될 거에요.
사랑 받는다는 게.. 사랑을 하는 것 보다
얼마나 편하고 행복한 일인지.........
힘들고 불편한 건, 제가 다 할 거니까
봉덕씨는 편하고 기분 좋은 것만 해요
남 연희가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벌써 알고 있었다
고마워하고 있었다
(M) I'm Sorry / 팀
(E) 술집 분위기
남 은서씨, 무슨 일 있어요?
갑자기 나 불러낸 것도 그렇고. 표정도 안좋고..
여1 봉덕씨. 혹시.. 아직도 나 기다려요?
남 .....
여1 그때.. 그랬죠. 기다릴 거라고.
그 사람이 내 마음에서 완전히 떠날 때까지. 기다리겠다구요.
남 ... 네
여1 나도 잘 몰랐는데요. 늘 마음이 허한 게
그 사람이 떠난 빈자리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정신 차려 보니까 그게 아니었던 것 같아요
언제부턴지 잘은 모르겠는데
봉덕씨가 내민 손을 내가 잡질 않아서..
그래서 마음이 춥고 힘들었나봐요.
(M) 어떤 그리움 - 이은미
남 10년을 기다려온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가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는데
내 마음은 그저 안타까움으로 아파오기만 했다
여1 ... 아니라고 해도 괜찮아요.
그런데.. 혹시 아직도 나를 기다리고 있는 거라면...
남 맞아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여1 ... 정말.. 아직두 그래요?
남 네. 아직두 그래요
남 내가 오랫동안 준비해 온 말인데
왠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M) 투 러브 - 지오디
(E) 옥상, 바람 부는, 여자 걸어오는
여2 추운데 왜 옥상으로 오래요?
남 할 얘기가 좀 있어서요..
여2 ... 무슨 얘긴데요?
남 우선.. 미안해요..
여2 잠깐만요
남 .....
여2 그 얘기 조금만 나중에 해주면 안돼요?
꼭 지금 들어야 돼요?
남 연희씨 난..
여2 나 갑자기 할 일이 생각났거든요?
음.. vip 고객 만나는 거라 늦으면 안돼요.
나 지점장한테 더 찍히면 큰일나는 거 알잖아요.
(E) 빨리 뛰어가는
남 내가 무슨 말을 할지, 그녀는 이미 다 알고 있었다.
뒤돌아 뛰어가는 연희의 작은 어깨가
왠지 안쓰러웠다
(M) 거짓말 / GOD
(E) 두 사람, 걸어가는
남 그리고 그 주말
난 은서와 약속을 정해 만났다
남 날이 많이 추워졌죠
여1 ...네
남 그런데요. 제가 아는 어떤 사람 화분에선 꽃이 피었대요
여1 그래요? 하긴 요즘은 실내가 따뜻하니까..
남 뭐 그래서기도 하지만요
그 사람 말로는 화분에 이름을 붙여놓고
물을 줄 때마다 이름을 불러줬다네요.
그래서 꽃이 피었다고 하는데.. 진짜 말도 안되죠..
여1 .... 어떤 이름을 붙였는데요?
남 그냥 뭐.. 모르겠어요 저도..
여1 아마 사랑하는 사람 이름일 거에요.
그렇게라도 불러보고 싶은 이름 같은 거요
(M) 장혜진 - 꿈의 대화
(E)백화점 소음
남 이 스웨터 어때요?
여1 색깔이 너무 튀는 거 아닌가?
남 화사하고 괜찮지 않아요?
누가 그러는데, 난 이런 색깔이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구요.
여1 ... 누가요?
남 네? 아.. 그냥... 좀 아는 사람이..
여1 봉덕씨 아까부터 계속 그러는 거 알아요?
누가 그러는데, 제가 좀 아는 사람이 그러는데, 어떤 여자가 그러는데..
그런데 왜 내 귀엔
그 사람들이 모두 한 사람인 것만 같죠?
남 ... 은서씨...
여1 좋아하는 사람인가요?
남 ......
여1 아니면, 진심은 좋아하고 있는데.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는 사람인가요?
(M) 내 눈물이 하는 말 - 견우
남 너무 혼란스러웠다.
내가 누굴 사랑하는지
어떻게 해야 두 사람 모두가,
아니 우리 세 사람 모두가
상처 받지 않을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여1 봉덕씨가 그렇게 오래 기다려줬으니까
나도 어쩌면...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알잖아요. 기다리는 게 얼마나 고된 일인지.
내가 그렇게 기다려도 소용 없겠다 싶으면
빨리 이야기 해 줘요.
남 돌아서는 은서의 눈에서 눈물방울이 반짝였다.
어떻게든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는 없었다.
지금 잠시 흔들리고 있다고 해도
내가 너무 오래, 소중하게 아껴온 사랑이었다.
남 은서씨. 기다리지 않아도 돼요.
여1 .....
남 그렇게 고된 일, 당신한텐 안시켜요.
힘들고 아픈 건 내가 할께요. 당신은 그냥 편하게만 있어요.
(M) 두 사람 - 성시경
남 그리고 얼마 후
(E) 걸어가는
남 아침 출근길에
작은 종이박스를 들고 사무실에서 나오는
연희와 마주쳤다
여2 (애써 밝게) 못보고 가는 줄 알았는데?
남 ... 어디 가요?
여2 몰랐어요? 이렇게 관심이 없어서야 원..
나 대전 지점으로 발령받았어요.
남 ... 왜요? 왜 갑자기?
여2 원래 우리집 대전이잖아요.
엄마 곁에서 편하게 일하려고 꾀부리는 거지 뭐
남 연희씨. 혹시...
여2 여기서 작업 한번 걸어서, 멋있게 결혼해서
맞벌이 해 보려고 했는데. 잘 안먹혔잖아요.
남 .... 미안해요
여2 아니에요. 내가 미안해요.
나도 많이 좋아해 봐서, 좋아하는 마음이 어떤건지 잘 아는데.
혼자 너무 잘난척 했죠. (울음 꾹 참으며 웃는)
내가 사랑했던 당신이 행복하게 나이 먹었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한 오십 쯤 돼서, 마주치면. 멋진 중년이 돼 있어줘요.
(E) 걸어가는
(M) 웃어도 눈물이 나 - 서문탁
남 내 자리 위엔 작은 화분 하나가 놓여 있었다
오롯하게 빨간 꽃 한송이를 피워내 놓은 그 화분.
나에게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이 화분에 대고 쏟아놓았을 연희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다.
미안했다. 미안해서 눈물이 났다.
(E)전화벨
남 여보세요
여1 나 은서에요
남 네. 어디에요?
여1 점심 먹었어요? 나, 도시락 한번 싸봤는데.
여기 은행 앞이에요.
남 안먹었어요. 먹었어도 또 먹어야죠.
여1 솜씨가 없어서 맛은 장담 못해요
남 30초만 기다려요. 얼른 나갈께요.
남 오래전 그날
내가 소중히 품었던 그 사랑에게 한 약속을
난 지키려 한다
그녀와 함께 도시락을 먹고 들어오는 길에
화분을 하나 살 것이다
그 화분의 이름은
은서가 될 것이다.
(M) 주제음 오래전 그날 / 윤종신
2005-11-1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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